패치는 없고 사기성 기술과 버그 넘쳐나는 철권 8

철권 8이 시즌 2를 업데이트한 지 보름이 되어 가는 가운데, 게임의 핵심 재미를 해치는 각종 버그와 밸런스 조절 실패 요소가 끊임없이 제보되고 있다.

그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신규 캐릭터 ‘안나’ 관련 버그다. 철권 시리즈에는 전통적으로 여성 캐릭터가 안나의 앞오른손(6RP)을 맞으면 같은 기술로 반격할 수 있는 이스터에그가 있다. 철권 8 역시 해당 이스터에그가 적용됐는데, 이전과 달리 남성 캐릭터도 반격이 가능하다.

문제는 이 때 상대가 피격 순간 LP를 빠르게 입력하면, 안나의 모션이 바뀌며 히트 스매시와 레이지 아츠를 포함한 상대 캐릭터 기술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반대로 상대 캐릭터가 안나 기술을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해당 버그가 발동되면 안나가 쿠마처럼 바닥을 기어 가거나, 잭의 힘자랑 자세를 취하는 등 상당히 우스꽝스러운 광경이 연출된다. 나아가 일부 연출에서는 카메라 앵글이 비정상적으로 움직이며, 캐릭터 외형도 안나와 상대 캐릭터가 뒤섞인 부자연스러운 모습으로 변하기도 한다. 

맵이나 기술과 관련된 버그도 수없이 발견됐다. 벽이 없는 곳에서 월 블래스트 등 벽 기믹이 발생하는 버그, 벽 파괴 시 플레이어 간 위치가 뒤바뀌는 버그, 일부 캐릭터 기술이 맞지 않았음에도 히트 대시가 발동하는 버그, 레이지 아츠 발동 시 상대 캐릭터가 움직일 수 있는 버그 등 다양한 현상이 제보됐다.

안나를 포함한 버그 대다수는 특정 조건을 충족시켜야 발생하기에 실전성은 다소 떨어지며, 대전 결과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 다만 많은 유저들이 “게임 가격만 8만원인 풀프라이스 게임에서 이 정도의 버그가 생기는 것이 맞냐”라며 허술한 만듦새를 지적했다.

지나치게 강한 성능을 가졌거나 버그성 기술로 인해 망가진 밸런스에 대해서도 불만이 이어졌다. 대표적인 사례로 잭-8과 폴이 있다. 일명 ‘건강 박수’라 불리는 잭-8의 ‘메이크 썸 노이즈(감마 하울링 자세 후 9AP)’는 가드 대미지는 물론, 높은 프레임 이득 성능으로 상대방의 가드, 반격, 횡이동을 모두 무력화시키며 일방적인 이득을 취할 수 있다.

아울러 폴은 해머링(6AP) 후 앉은 자세 파생기를 사용하면 기상 킥이나 기상 LK RP 등 후속공격이 가드를 뚫는 버그성 기술이 발견됐다. 이러한 사기성 기술은 정도는 덜하지만 폴과 잭 외에도 다수 보고되고 있으며, 해당 기술들만 사용해도 실력에 관계 없이 승리를 따낼 수 있는 경우도 많다. 이에 대다수 유저들이 “게임의 본질적인 재미를 해친다”며 피로감을 호소하는 중이다.

이러한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별다른 조치가 이뤄지지 않자, 유저들 사이에서는 “게임이 망가져 가고 있다”, “당장 패치해도 모자랄 판에 유저들이랑 기싸움 하는거냐”며 불만이 폭발하고 있다. 일부 유저는 과거 철권 7에서 라스의 앞6RPLP 후속타가 확정으로 들어가는 버그를 3일 만에 고쳤던 것을 언급하며, 철권 8의 느린 조치에 대한 실망감을 내비치는 추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