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조이, 모드보다 쉽게 만드는 유저 콘텐츠 봇물

생활 시뮬레이션 ‘인조이(inZOI)’에는 여타 게임에서는 보기 어려운 몇 가지 최신 기능이 포함됐다. 대표적인 것이 ‘3D 프린터’ 기능으로, 실제 사진을 게임에 입력하면 AI 보정 기능을 통해 인게임에 구현한다. 또한 모션 캡쳐, 혹은 사진을 조이가 따라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기능 등 AI에 기반한 신기술들이 다수 탑재된 것이 특징이다. 또한 크래프톤은 타인이 만든 인게임 가구나 타 조이 외모를 불러오는 프리셋을 공유할 수 있는 유저 제작 콘텐츠 공유 플랫폼 ‘캔버스’를 서비스 중이다.

덕분에 여타 게임이라면 '모드'를 통해 구현해야 했던 요소들을 매우 자유롭게 게임에 넣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일반적으로 PC게임이 출시되고 유명세를 타면, 모드를 공유하는 온라인 사이트 ‘넥서스 모드’ 등에 수많은 유저 제작 모드들이 올라온다. 다만 이러한 모드는 기본적으로 어느 정도의 지식이 요구되는 만큼, 아무나 만들긴 어렵다. 반면, 인조이는 크래프톤이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캔버스에 누구나 수많은 창작물들을 올리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많은 조이 외모, 독특한 가구, 건물 등이 캔버스에 등록되고 있는데, 여타 게임의 유저 모드 못지 않다. 물론 ‘춤’이나 ‘악세서리’ 등 캔버스에 등록되지 않는 콘텐츠는 넥서스 모드를 통해 배포되고 있으며, 이 역시 만만치 않은 수준을 자랑한다.

캔버스와 모드로 유명한 ‘넥서스 모드’ 홈페이지 등지에서 인조이에 적용할 수 있는 여러 흥미로운 제작물들을 모아봤다.

사람이 등장하고 배경이 현대라면, 무조건 제작되는 모드 중 하나가 바로 ‘스포츠카’ 구현이다. 인조이에서도 3D 프린터 제작 기능을 활용해 생성한 여러 스포츠카들이 게임에 등장했다. 람보르기니 우라칸, 벤츠 G 클래스, 가와사키 닌자 H2R 등 수많은 고급 차량과 탑승물을 인조이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아쉽게도 ‘가구’에 해당해 탑승은 어렵지만, 전시해 놓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진다.

비단 스포츠카 뿐만 아니라 다소 독특하고 신비스러운 운송수단도 등장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탱크다. 거대한 포신과 육중한 강철 몸통으로 현대전의 한 축을 담당하는 그 탱크 맞다. 넥서스 모드 페이지에서는 M1 에이브람스와 레오파드 2A6 탱크가 그 거대한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아쉽게도 ‘GTA’ 시리즈가 아닌 만큼 주포를 발사하거나 도로를 질주할 수는 없지만, 멋진 자태만큼은 일품이다.

인조이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 제작물은 바로 외형 프리셋이다. 캔버스에는 숫자를 셀 수 없이 많은 조이의 얼굴 프리셋을 만날 수 있다. 주로 매우 아름답거나 멋있는 캐릭터거나, 유명 배우나 캐릭터를 재현한 경우가 많다. 마고 로비의 할리퀸, 가수 빌리 아일리쉬, 배우 티모시 살라메, 한국 아이돌 카리나, 윈터, 정국 등이 대표적이다.

그 가운데서는 다소 기묘한 캐릭터들도 눈에 띈다. ‘발더스 게이트 3의 오리진 캐릭터 ‘레이젤’, 애니메이션슈렉의 ‘슈렉’, 드래곤 볼의 프리져 등 다소 인간을 벗어난 생김새의 조이도 여럿 만나볼 수 있다. ‘엘든 링’의 팬으로 보이는 크리에이터 GloamEyed는 ‘미켈라’, ‘메스메르’, ‘레날라’, ‘라니’, ‘멜리나’ 등 게임 캐릭터에 더해 프롬 소프트웨어 미야자키 히데타카 디렉터의 얼굴을 캔버스에 구현하며 엄청난 팬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인조이는 평화로운 생활 시뮬레이션이다. 누군가를 직접 공격하는 것은 상당한 제한사항이 있으며, 검, 활, 창, 도끼 등 냉병기도 찾아볼 수 없다. 하지만 하지 말라는 것이 있다면 오히려 더 해보고 싶은 법, 여러 무기를 게임 내에 구현한 이들이 많다. 대부분은 가구의 일종으로, 카타나, 갑옷, 총기 등을 집 안에 놓고 감상할 수 있다. 당연히 직접 사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 순간 인조이가 아니고 GTA가 될 테니까.

모드에서도 이러한 총기류는 다수 찾아볼 수 있다. 모두 게임의 3D 프린트 기능을 활용했고, 글록 17, 홀스터에 들어있는 권총, M16A1, AKM, G3 등이 악세서리로 구현되어 몸에 착용할 수 있다. 직접 발사하는 것은 역시 불가능하지만, 향후 경찰과 갱스터 등 총기와 관련된 직업 전용 아이템으로 등장하면 몰입감을 더할 것으로 보인다.

인조이에는 모션 캡처를 활용해 실제 사람의 움직임을 조이에 적용할 수 있는 AI 기능이 탑재됐다. 사진이나, 직접 몸을 움직이는 장면을 모션 캡처 한 뒤 입력하면 조이가 이를 따라하도록 만들 수 있어, 다방면에서 재미있는 장면이 등장하고 있다. 특히 캐릭터가 감정표현을 사용할 때 춤을 추도록 만들 수도 있어, 관련된 유저 제작 콘텐츠가 여럿 배포되고 있다.

특히 해외에서 많은 인기를 끄는 한국 아이돌 그룹의 춤도 만나볼 수 있다. 넥서스 모드에 등록된 ‘K 팝 이모트 AI 모드’에는 5종의 블랙핑크 춤, 4종의 방탄소년단, 1종의 있지, 2종의 일본 애니메이션 춤이 감정표현으로 구현됐다. 이외에도 셔플 댄스와 ‘강남 스타일’ 춤을 구현한 모드도 확인할 수 있다.

인조이를 즐기는 사람들 중에서는 심즈 골수 팬이 상당하다. 당장 ‘심즈 4’만 해도 출시 10년이 넘었는데, 그 동안 유사 장르 신작조차 찾기 어려웠기에 신선하고 새로운 생활 시뮬레이션을 찾아온 이들이다. 그럼에도 옛 게임의 맛을 잊지 못한 것일까? 심즈의 여러 기본심들을 인조이 캐릭터 생성 기능으로 구현하고자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다.

‘kleddy’라는 한 유저는 심즈 속 유명 심들을 인조이 캐릭터 생성 프리셋으로 구현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넥서스 모드에는 해당 프리셋을 한 번에 내려 받을 수 있으며, 캔버스에는 그의 개별 작업물들을 감상할 수 있다. 모티머 고스, 밥 팬케이크, 헌팅턴 3세, 리버티 리 등 30종이 넘는 유명 기본 심 외형을 확인할 수 있다.

인조이는 ‘건축 시뮬레이터’라는 별명을 들을 정도로 건축과 가구 구현에 상당한 공을 들였다. 특히 캔버스에는 유저들이 창조한 아름다운 집들을 여럿 만나볼 수 있다. 대부분 살면서 한 번쯤 은 살아보고 싶을 정도로 아름답고 화려하거나, 작지만 아담하고 개성 있는 집들이 많다. 물론 유저들 중에서는 독특하고 새로운 시도를 하는 이들도 많다. 

한 유저는 유명 픽사 애니메이션 ‘업’에서 영감을 받은 집을 제작했다. 집의 트레이드마크인 수많은 풍선이 묶인 굴뚝이 구현된 것이 포인트다. 한 유저는 일본 라멘을 매우 사랑하는지, 정통 원조 느낌의 라멘 가게를 구현했다. 이외에도 귀여운 산리오 캐릭터 ‘쿠로미’를 테마로 하는 인터넷 카페, 과일과 야채를 파는 슈퍼마켓, 생활용품 판매 프랜차이즈 ‘다이소’ 매장, 좀비로 채워진 도시 등을 구현한 것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