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게임 좀 즐겨봤다는(?) 이들치고 ‘동서게임채널(이하 동서)’을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약 10여년에 걸친 시간동안 국내 PC게임 유통을 주도했던 동서는 EA 등의 외국계 기업이 한국에 직영유통체제를 갖춘 이후 부진의 늪을 헤어나오지 못했다. 말도 많고 탈도 많던 그 시절을 추억 속에 묻어둔 채 조용히 게임개발에만 몰두하고 있는 동서게임채널. 압구정동 어느 한켠의 작은 사무실에서 벌어지고 있는 신규 프로젝트의 진행상황은 어떻게 되고 있는 것일까.
영웅의 길을 떠난다
게임은
생명 에너지 카이의 통제권을 놓고 세 종족간의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는 것으로 시작된다.
왕실 혈통을 잇는 유비제국은 전통을 고수하고 기계문명으로 무장하여 옛 왕조의
영광을 되찾고자 분투한다. 주술과 마법에 정통한 손권은 계시록의 예언에 따라 모든
생명체를 암흑의 세계에 영원히 가두고자 비밀스런 명령을 개시하고 조조군은 정복욕에
젖어 탐욕의 눈길을 보내는데…
동서게임채널에서 개발 중인 ‘영웅의 길(The Code of Honor)’은 본래 패키지게임으로 제작하고 있던 ‘삼국지천명: 영웅의 길’을 온라인화한 것이다. 왠지 진부한 느낌을 줄 수도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을까. 천명의 세계관을 그대로 이어받되 게임진행 스타일을 완전히 교체한 이 작품을 두고 동서는 부제목이 ‘영웅의 길’을 간판에 내걸기로 결정한다.
영웅의 길은 현재 한게임에서 서비스되고 있는 트리거의 ‘라크무’와 비슷한 형태의 게임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개발단계에서 패키지출시의 어려움으로 서비스방향이 전환된 이 작품과는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다. 단순히 패키지게임을 온라인으로 옮겼다는 의미가 아닌, 기획에서부터 개발까지 100% 온라인에 최적화된 게임이라는 뜻이다.
전략시뮬레이션게임을 어떻게 온라인화한다는 것일까. 물론 최근엔 롤플레잉이라는 틀에서 벗어나 액션, 스포츠, 퍼즐, 보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가 온라인으로 선보이고 있긴 하지만 전략시뮬레이션이란 분야는 여전히 ‘패키지게임’이라는 개념이 게이머들에게 더욱 친숙하다. 이러한 고정관념을 타파하기 위해 동서게임채널은 전략시뮬레이션과 롤플레잉의 장르를 혼용한 개념을 영웅의 길에 도입했다.
게이머는 유비군이나 손권, 조조군을 선택해 일반적인 전략시뮬레이션을 즐기는 다른 게이머와 대결을 벌일 수 있다. 여기서 일반적인 전략시뮬레이션과 구분 지어주는 개념은 게이머가 직접 게임 속 영웅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얼핏보면 워크래프트 3의 영웅시스템과 비슷하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게이머가 선택한 클래스(궁수, 전사, 마법사)를 퀘스트나 사냥을 통해 키워나가고 직접 소환한 유니트를 모아 전투를 벌임으로서 MMORPG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물론 자신이 쌓아올린 경험치와 전리품, 퀘스트 보상으로 스킬을 조정하거나 장비의 업그레이드를 이루는 것도 가능하다.
분명 주목할만한 필요가 있는 게임
기자가
지난 WCG2003 쇼케이스를 통해 접해본 영웅의 길은 놀라움 그 자체였다. 국산의 기술력으로는
믿어지지 않을만큼의 높은 퀄리티를 지닌 3D 그래픽의 구현 때문이었다. 영웅의 길의
맵은 통상적으로 게이머들이 즐기는 ‘스타크래프트’의 256x256 사이즈의 맵보다
수십배 넓은 필드로 이루어져 있다. 또한 카툰렌더링 방식으로 제작된 동양풍의 캐릭터들
역시 주변환경과 동떨어지지 않은 느낌으로 자연스럽게 구현되어 있다는 점 역시
칭찬할만한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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