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신합체로봇하면 흔히 콤바트라V, 메칸더V 등의 수퍼로봇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그리고 이런 수퍼로봇은 슈팅, 액션게임 등 국한된 장르에만 등장해왔기 때문에 이를 이용한 다양한 컨텐츠를 즐기기란 쉽지 않았다. 물론 반프레스토에서 발매한 시뮬레이션 ‘수퍼로봇대전’ 시리즈가 있기는 하지만 이 마저도 마니아성이 강해져 더 이상 일반 유저들이 쉽게 선택해서 즐길만한 게임은 아니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얼마 전 프리뷰를 통해 대만에서 개발돼 일본에서 서비스되고 있는 메카닉 MMORPG ‘M2 신갑연의’를 소개한 적이 있다. 인터서브가 개발한 M2 신갑연의는 중국에서 가장 오래된 공상소설인 ‘산해경’을 기반으로 여기에 세계 각국의 신화를 첨가시켜 오리지널 세계관을 형성한 것이 특징인 온라인게임으로 중국 춘추전국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이 게임이 무협소재의 일반 MMORPG와 차이점이 있다면 인류와 마귀가 벌이는 전투에 ‘신갑병’이란 로봇을 추가시켜 이들만의 전쟁을 묘사해 무협이 아닌 판타지SF 장르를 표방하고 있다는 것 정도. |
하지만 이번에 소개할 온라인게임 ‘스타게이트 온라인’은 M2 신갑연의와 같이 일반적인 MMORPG의 소재에 로봇이란 개념을 첨가시켜 장르의 변형을 꾀한 작품이 아니라 게임컨셉 자체를 로봇에 맞춰 전형적인 메카닉 소재의 MMORPG를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홍콩에서 개발된 로봇게임
압피온라인, 믹스마스터에 이어 브로드밴드 사가 운영하고 있는 게임포털 브로드밴드게임을 통해 곧 오픈베타테스트를 실시하게 될 스타게이트 온라인은 홍콩 신흥개발사 CELESTIAL DIGITAL ENTERTAINMENT가 개발한 MMORPG로 전형적인 핵 앤 슬래시 타입을 띠고 있다.
퍼블리셔 선정과 관련된 문제로 인해 당초 예상보다 1년이나 늦게 일본유저에게 공개된 스타게이트 온라인은 2003년 8월 홍콩에서 먼저 공개됐다. 처음 공개됐을 당시 스타게이트 온라인의 게임구성은 그라비티의 라그나로크 온라인과 크게 다를 바 없어 실망감을 안겨주기도 했지만 나름대로 SF적인 요소를 잘 배합해 인상적인 세계관을 구현했다는 평을 얻은 바 있다.
이후 1년간 스타게이트 온라인은 라그나로크 온라인의 느낌을 벗고 좀더 SF적인 세계관 구축을 위해 여러 맵과 메카닉 등 새로운 요소를 추가해 왔으며 그 모습은 오는 12월 말 공개될 예정이다.
▲합체, 변신을 통해 새로운 파티개념을 선보인다
스타게이트 온라인은 강화기갑이라 불리는 로봇을 플레이어가 직접 조작해서 전투를 벌이는 MMORPG로 플레이어는 공격, 방어, 마력 등 저마다 한가지 특성에 특화돼 있는 종족을 선택해 게임을 즐기게 된다.
플레이어가 타게 될 강화기갑은 팔과 다리 등의 파츠교환이 가능한 메카닉으로 플레이어는 원하는 스타일에 따라 대응되는 파츠를 이용해 기체를 강화시켜 나갈 수 있으며 몬스터와의 전투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카드를 통해서도 각 파츠의 각종 능력을 강화시킬 수 있다.
업그레이드 파츠는 드릴, 캐논, 근접형 타격무기, 머신건, 캐러필러, 이족, 사족, 역관절 등 다양하게 제공되며 이는 퀘스트 수행에 적합한 형태로 플레이어가 직접 교환할 수 있다.
특히 스타게이트 온라인은 다른 플레이어가 조작하는 강화기갑과의 합체시스템을 제공하고 있으며 합체 시 리더가 되는 플레이어는 기체를 다양한 모습으로 변화시킬 수 있게 된다. 합체된 기체는 증강된 전투력만 가지게 될 뿐만 아니라 각 기체들이 가지고 있는 특수능력도 개별적으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합체 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파괴력을 보유하게 되며 이는 게임 내 다양한 퀘스트를 진행할 때 도움이 된다.
합체는 두 명의 플레이어가 기본이지만 다수의 플레이어를 통한 합체도 가능하기 때문에 스타게이트 온라인의 합체는 일반 MMORPG의 파티편성과 같은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SF가 되기에는 아직 모자란 판타지 MMORPG
스타게이트 온라인은 혹성 니로아에 펼쳐지는 다양한 퀘스트와 전투에 초점이 맞춰진 SF 온라인게임으로 평균적인 전투능력과 높은 방어력을 가진 진족, 방어력은 낮지만 우수한 마법능력과 회복능력을 가지고 있는 미크족, 높은 전투능력을 가지고 있는 반면 이동속도가 느린 기계 생명체 마봇 등 세 종족이 등장하며 앞서 설명한 대로 플레이어는 이 세 종족 중 한 종족을 선택해 게임을 플레이하게 된다.
▲스타게이트
온라인에는 총 세 가지 종족이 등장한다
이들 종족이 생활하고 있는 니로아 혹성은 신단성전, 리리아 성, 기사 성, 유성폭포 등 크게 8개 주요장소로 구성돼 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혹성이라는 컨셉, 지역적 특성, 건축양식, 등 SF적이라기 보다는 판타지에 가까운 구성을 보여주고 있어 그동안 세계관에 대해 많이 수정했다고는 하지만 변신합체로봇이 등장한다는 것을 빼고는 아직까지는 기존 MMORPG와 크게 다른 점을 발견할 수는 없다.
▲겉보기에는
그냥 판타지 RPG의 세계지도를 보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문제는 내부도 똑같다는
것
주요등장인물이나 NPC도 기본설정은 충분히 SF장르에서 볼 수 있는 것들이지만 표현해 내고 있는 것은 중세시대를 기반으로 한 판타지풍 또는 정통RPG에서 볼 수 있는 것들이어서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스타게이트 온라인도 SF장르를 표방하는 기존의 MMORPG처럼 SF적인 요소, 즉 로봇만을 앞세워 기존 MMORPG와의 차별화를 시도한다고 한다면 오픈베타테스트에 집중된 유저들의 관심은 단발성에 그치고 말 것이다.
스타게이트 온라인은 액션, 슈팅 등 일부 장르에서만 국한해 사용됐던 변신합체로봇이란 컨텐츠를 MMORPG 장르에 접목시켜 활용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칭찬받을 만한 타이틀이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대로 단순히 변신합체로봇, 파티에 대한 새로운 개념만으로 기존의 판타지 MMORPG와 차별화를 시도한다면 유저들의 외면은 불 보듯 뻔한 일이라 할 수 있다.
퍼블리셔 선정을 위해 보낸 지난 1년의 공백기 동안 준비한 컨텐츠와 약 16개월간 실시해온 홍콩 현지에서의 서비스를 통해 얻은 노하우도 물론 중요하겠지만 SF온라인게임으로 스스로 장르를 정한 만큼 그에 대한 철저한 대비도 중요할 것이라 생각한다. 소탐대실, 지금 스타게이트 온라인이 가장 명심해야 할 말이 아닌가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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