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샷과 건스터, 여태껏 국내게임에서 시도하지 않았던 사이드뷰 슈팅이라는 독특한 방식의 시스템을 택한 두 개의 게임이 비슷한 시기에 등장했다.
같은 방식의 게임이 똑같은 시장에서 만나면 경쟁을 벌이는 것은 당연한 일! 게다가 서비스하는 곳도 NHN과 넥슨이라는 만만치 않은 곳들이다. 과연 두 게임 중 어느 누가 경쟁에서 이길 수 있을 것인가? 그 예상을 돕기 위해 이번 코너에서는 이 비슷한 장르의 두 게임을 비교해볼까 한다.
시스템과 독창성
두 게임의 시스템을 비교하기 전에 미리 알아둬야 할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SOLDAT(이하 솔댓)이라는 게임이다. 몇 년 전 무료다운로드 방식으로 배포된 솔댓은 아직까지 소수의 매니아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사이드 뷰 슈팅의 시초격인 게임이다.
▲이것이 솔댓이다 |
▲물론 이전에도 웜즈, 리에로 등의 게임이 있었다 |
난데없이 솔댓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빅샷과 건스터 두 게임 모두 솔댓의 영향을 받은 부분이 상당히 많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시스템과 독창성 부분은 이 솔댓과 비교하는 방식으로 진행하려한다.
※애초에 건스터와 빅샷을 비교하기위해 만든 기사인 만큼 솔댓과 표절이냐 아니냐를 따지는 문제는 이 자리에서 논하지 않음을 밝힙니다.
건스터
건스터는 솔댓의 강화판 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비슷한 부분이 많다. 특히 일정시간 사용할 수 있는 부스터와 리스폰되면서 선택하는 무기체계는 솔댓과 유사한 부분이 많다. 이외에도 기본무기를 버리고 다른 무기를 집을 수 있는 것과 두 개 이상의 방향키를 눌러서 사용하는 앞구르기 등도 솔댓의 시스템을 그대로 옮겨다 놓은 것이다.
▲솔댓과 건스터의 가장 큰 특징인 '부스터를 사용한 공중전투' |
물론 스나이퍼 총을 들고 앉으면 사정거리가 늘어난다거나, 캐릭터의 선택에 따라 능력치가 변하는 등 건스터만의 독특한 특징도 있다.
빅샷
건스터가 솔댓의 업그레이드 버전이었다면 빅샷은 솔댓의 대표적인 시스템만을 채택한 형태다. 빅샷에서는 하늘을 나는 대신 땅에서 점프를 뛰며, 리스폰 때 무기를 정하는 대신 미리 선택한 캐릭터에 맞는 무기만을 들고 싸우게 된다.
게다가 엄밀히 말하자면 솔댓 이전에도 웜즈와 리에로 등의 사이드 뷰 슈팅게임이 존재했었기 때문에 딱히 솔댓의 시스템을 빌려왔다고는 하기 힘들다. 독창성이라는 면에 있어서는 건스터보다 훨씬 자유로운 셈이다.
▲무투기라는 새로운 방식의 공격기도 있다. 남자 캐릭터의 손에 있는 칼에 주목 |
▲캐릭터마다 무기가 다르다. 게다가 대기실에서도 싸울 수 있다! |
그래픽
솔댓과의 비교는 여기까지하고 이제부터 본격적으로?두 게임의 차이에 대해 알아보자. 제일 먼저 비교할 것은 게임의 첫 인상을 결정하는 요소인 ‘그래픽’이다.
건스터
건스터의 그래픽은 매우 기능적이다. 불필요한 배경을 없애고 캐릭터가 올라갈 수 있는 곳과, 올라갈 수 없는 곳을 확실히 구분해 두었다. 때문에 처음 보는 맵에 오더라도 그 구조를 쉽게 파악할 수 있을 정도로 직관적이다.
하지만 너무 기능적인 그래픽만을 원한 탓에 게임의 전반적인 그래픽이 단조로운 감이 있다. 게임의 효율성도 좋지만 유저의 보는 재미도 생각해 줘야 하지 않을까?
▲보면 바로 알 수 있다니까요 |
▲눈요기 감으로는 0점이다. 건스터에는 보는 재미가 없다! |
빅샷
건스터가 군더더기를 제한 효율적인 그래픽을 선보였다면 빅샷은 반대로 최대한 화려한 그래픽을 추구한 형태다. 특히 배경은 2D, 캐릭터는 3D로 만들어져 있기 때문에 아름다운 배경과, 풍부한 연출의 캐릭터를 동시에 즐길 수 있다.
대신 게임의 장애물과 배경의 구분이 쉽지 않고 정작 중요한 캐릭터에 집중할 수 없다는?단점이 있다.
▲스크린샷만 보면 건스터와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멋지다! |
▲위에 있는 물고기가 배경인지 장애물인지 한 번에 판단할 수 있는 사람? |
타격감
화려하고 아름다운 그래픽 말고도?슈팅, 액션게임에는 중요한 요소가
하나 더 있다. 바로 ‘타격감’이다.
건스터
타격감만으로 따지자면 건스터는 슈팅게임 중에서도 수준급에 속한다. 공격이 맞았을 때의 이펙트가 큰데다가, 대미지를 입을 때마다 뒤로 밀리는 캐릭터(넉백현상) 등은 건스터만의 타격감을 잘 살려주고 있다. 특히 상대방에게 수류탄을 적중시키거나 저격총으로 원킬을 시킬 때의 쾌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다.
▲이펙트를 보라! 정말 ‘이 맛에’ 건스터 한다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
단, 화려한 이펙트에 비해 사운드가 약하다. 공격이 명중하였을 때와 빗나갔을 때의 구분을 좀 더 확실히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빅샷
반면 빅샷의 타격감은 그리 좋지 않다. 일단 게임의 진행이 느리고 캐릭터의 체력이 높기 때문에 원샷원킬 등의 손맛을 느낄 수 없다. 게다가 화려한 이펙트와 달리 사운드는 초라하기 그지없다. 그나마 있는 사운드도 현실의 날카로운(?) 총소리가 아닌 동화에서나 나올법한 두리뭉실한 소리다.
▲저격총에 맞아봐야 20% 정도의 대미지를 입을 뿐이다. 타격감이 생길 리가 없잖아? |
▲일단 보기에는 좋다. 하지만 타격감은 사운드가 7할이요, 이펙트가 3할 이니라... |
물론 빅샷의 연령층이 주로 10대 초반의 어린 유저들임을 생각해보면 현실적인 총소리보다는 지금의 두리뭉실한 사운드 쪽이 빅샷에 어울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가뜩이나 느린 게임 진행에 사운드까지 이런 식으로 나오면 곤란하다. 지금의 빅샷은 마치 타격감이라는 노른자를 잃어버린 계란과도 같은 상태다.
총평 - 게임플레이만 놓고 보면 건스터, 그 외 부분은 빅샷!
단순히 게임플레이만을 놓고 보자면 필자는 조심스럽게 건스터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 독창성과 화려함만을 쫓다가 슈팅게임의 기본이 되는 타격감을 놓친 빅샷보다는 보는 맛은 부족해도 기본기에 충실한 건스터쪽이 낫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게임플레이만을 놓고 봤을 때의 이야기다. 게임의 플레이를 제외한 그래픽과 배경음악 등에서는 빅샷이 압도적으로 나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빅샷은 무투기를 통한 근접공격과, 캐릭터성의 강화 등 기존 솔댓류의 게임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는 점에도 점수를 주고 싶다.
▲이후 등장할 빅샷의 퀘스트도 기대가 된다 |
▲건스터의 문제는 ‘솔댓의 그림자가 너무 많이 보인다’는 점이다 |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두 게임 모두 ‘솔댓류의 게임’이라는 말이 꼬리표처럼 달라붙는다는 것이다. 이미 존재하는 게임의 아이디어를 취해서 그것을 더욱 발전시키는 것도 좋지만, 그에 못지않게 새로운 아이디어를 갖춘 게임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이미 충분한 크기로 자라난 캐쥬얼게임 시장에서 우리만의 새로운 게임을 만나 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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