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CJ 인터넷이 내년부터 서비스될 신규 퍼블리싱 라인업 발표를 했다.
이 중에는 중국의 격미시공에서 개발한 ‘Field of Honor’(필드 오브 아너, 이하 ‘FOH’)라는 중국산 게임도 포함되어 있었다. 라인업 리스트 중에서 유일하게 중국산 게임이라는 것도 이채롭지만 RTS(Real Time Strategy,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와 FPS(First Person Shooting, 1인칭 슈팅 게임)의 장르가 혼합된 게임이라는 점도 주목을 받고 있다. 중국에서 만들어진 RTS+FPS는 과연 어떤 물건인지 게임메카에서 미리 살펴보았다.
▲CJ 인터넷에서 퍼블리싱하는 두번째 중국 게임이다. |
RTS+FPS=?
먼저 ‘FOH’는 FPS와 RTS의 두 가지 장르를 혼합된 게임이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인간과 외계진영으로 나뉘어져 플레이어는 두 종족 중 하나를 선택해서 플레이한다.
인간 진영은 FPS의 게임방식으로 아군 진영에 쳐들어오는 외계 진영의 괴물들을 격퇴하는 방식이고, 외계 진영을 선택하면 RTS의 게임방식으로 다수의 유닛을 컨트롤해 인간 진영을 공격하는 이색적인 방식을 취하고 있다.
사실 이러한 장르의 접합은 처음 시도되는 게 아니다. RTS의 요소를 활용한 하프라이프의 MOD(Modification, 사용자에 의해 2차 창작된 게임)게임으로 유명한 ‘내츄럴 셀렉션’에서 먼저 시도가 되었다. FPS게임을 기반으로 RTS가 혼합되어 유저들의 역할분담으로 RTS가 구현된 ‘내츄럴 셀렉션’과는 달리 ‘FOH’는 기존 게임에서 보여졌던 FPS와 RTS의 스타일이 명확하게 구분되어 한 공간 안에서 공존하는 느낌이다.
▲’내츄럴 셀렉션’의 게임 화면. 현재 후속작이 제작중이다. |
▲인간 진영의 FPS(좌)는 상대 플레이어에 의해 좀 더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대규모의 적들을 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 반면 외계 진영의 RTS(우)에서는 소수지만 일사분란한 움직임을 보이는 적들을 상대하게 될 것이다. |
눈에 띄는 고퀄리티의 그래픽
시스템 다음으로 주목할 만한 것이 ‘FOH’의 그래픽이다. ‘FOH’에는 격미시공사에서 자체개발한 ‘Effextxf’라는 그래픽엔진이 사용되었는데, FPS의 디테일한 요소들의 표현과 RTS의 유닛들의 대규모적인 표현이 잘 되어있다. 중국이 기술력 없다는 말은 이제 옛말이 되어가고 있다.
▲괄목상대라는 사자성어가 떠오른다. |
‘스타크래프트’+‘스타쉽 트루퍼스’
그래픽이 좋긴 한데 보면서 왠지 어떤 게임들과 닮아있다는 느낌도 든다. 전반적인 맵의 분위기와 연출, 인터페이스 등이 게임 ‘스타쉽 트루퍼스’와 ‘스타크래프트’와 유사한 부분이 많아 보인다. 유저들 사이에서 얻은 ‘스타크래프트 온라인’이라는 별명이 이를 뒷받침해주고 있고, 중국의 한 사이트에는 ‘스타쉽 트루퍼스’와 ‘FOH’의 스크린샷을 비교한 게시물도 올라와 위의 두 게임과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던 것이 필자 혼자만은 아닌 듯싶다.
▲FPS 모드의 스크린샷(좌). ‘스타쉽 트루퍼스’(우)와 비슷하다는 반응이 많다. |
▲RTS 모드의 스크린샷(좌). ‘스타크래프트(우) 온라인’이라는 별명이 붙은 데는 다 이유가 있었다. |
▲외계 진영의 영웅 유닛. 외계 진영의 플레이어 별로 하나씩 존재한다. 블리자드 사에서 발매했던RTS나 MMORPG를 많이 해 봤다면 익숙한 그런 느낌이다. |
중국산 게임의 오명을 씻을 수 있을 것인가?
흔히 ‘메이드 인 차이나’라고 하면 질이 좋지 않은 제품들로 인식되어 있었다. 그동안 국내에서 서비스되었던 중국산 게임의 경우도 ‘메이드 인 차이나’라는 오명을 벗을만한 작품이 없었다. 기술력이나 그래픽의 질에서는 높은 수준의 완성도를 보이지만 게임의 시스템적인 부분이나 구성방식에 있어서는 좋게 평가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카트레이서’는 국내에서 ‘카트라이더’의 복제품이라는 평가를 받았고 ‘완미세계’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와 유사한 점이 많아 유저들 사이에서 표절 논란이 대두되며 그리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게임 시스템의 노하우 부족으로 인한 벤치마킹이라는 변명을 하기에는 너무 많이 닮아있다. |
위에서 말했던 것처럼 ‘FOH’는 ‘스타크래프트’의 인터페이스나 ‘스타쉽 트루퍼스’의 전반적인 맵, 유닛 구성과 연출이 많이 닮아있다. 하지만 기존의 중국산 게임들처럼 복제품으로 취급하기에는 FPS+RTS라는 신선한 시도와 그에 대한 재미까지 묻혀버리는 느낌이다.
일단은 정식으로 국내서비스를 실시하게 될 때까지 기다려봐야겠다. 뚝배기만 보고 장맛이 어떤 지 알 수는 없는 노릇이니 일단 어떤 게임인지 체험을 해 보고 나서 판단을 내려도 늦지 않을 것이다. 과연 ‘FOH’가 국내 유저들의 중국산 게임에 대한 인식을 바꿀 수 있을까? FPS와 RTS의 결합이 어떤 결과를 낳을 것인지, 그에 대한 국내 유저들의 반응은 어떨 지 기대가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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