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리니지 2에서 최초의 70레벨이 탄생한 것이다. 리니지 1에서 최초의 50레벨이 탄생한 구문룡에 비유될 만큼 리니지 2에서는 뉴스중의 뉴스라고 할 수 있다. 리니지 2에서 가장 고레벨 몬스터가 60레벨이라는 것을 생각해보면 게이머의 캐릭터가 65레벨을 넘어가면서 레벨업은 고생이 꽃피는 나무가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꽃을 피운 게이머가 있었으니 바로 외식업에 종사하고 있는 최규남(33세) 씨다. 캐릭터는 1서버에서 활동하고 있는 ‘아키러스’. 사실 그가 70레벨이 되기까지 가장 큰 난관은 바로 레벨상한선이었다. 레벨 69에서 경험치 100%를 달성하는 순간 닭털이 휘날리며 레벨업을 할 줄 알았는데 전혀 변화가 없었다고 한다. 이유인즉 설마 70레벨이 나올까? 하고 안심하던 엔씨소프트에서 당시 레벨 상한선을 70에 맞추었고 때문에 60레벨 100% 경험치 상태에서 더 이상 진행이 안되었다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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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70레벨 캐릭터의 주인 |
마침 70레벨을 달성한 날이 16일 오전 7시, 즉 리니지 2의 정기정검일 이었다. 엔씨에서는 재빨리 패치를 하고 레벨 70을 달성한 최규남씨를 본사로 초대했고 게임메카에서 인터뷰를 하기에 이르렀다.
이미 70레벨이 되었다는 것을 확인하고 왔으니 레벨은 따로 질문할 필요가 없어서 좋다. 현재 캐릭터 직업은 무엇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봤다.
“실버레인져입니다”
▲실버레인저! 그것도 남자다! |
▲버프를 받지 않은 기본 스탯 |
▲올 버프를 받은 상태의 스탯 |
역시 엘프다. 남자라면 엘프!를 외치던 기자였으나 최규남씨가 엘프를 선택한 이유는 따로 있었다고 한다(더구나 아키러스는 남자 캐릭터다). 바로 넓고넓은 리니지 맵을 보다 빠르게 이동하기 위해서 앨프를 선택했고 그중에서도 칼과 활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스카우터 계열을 선택했다고 한다.
“70레벨을 달성하려면 많은 시간을 게임에
투자했을텐데... 너무 무리하는거 아닌가요?”
“게임은 하루 평균 20시간에서 22시간 정도 합니다. 너무 무리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있는데 제가 외식업에 종사하면서 일하는 시간인 12시간정도는 기본적으로 플레이 하고 나머지 시간동안 집중적으로 플레이합니다. 물론 모자란 시간은 동생의 도움을 받기도 합니다”
혹시 몇 명이 돌아가면서 캐릭터를 돌리는 작업이 아니었을까 하고 던진 질문에 그는 주로 혼자서 플레이한다는 답변을 했다. 이 답변을 듣는 순간 예전 리니지 1에서의 구문룡이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당시 피자가게 주인으로 불가능하다고 생각되었던 마의 50레벨을 최초로 달성한 구문룡. 아키러스와 구문룡의 공통분모는 바로 ‘외식업’이었다(지존이 되고싶으면 외식업을 해볼 것을 쬐금~ 추천해본다). 그렇다면 최고레벨은 노리고 만들어진 것인가?
▲리니지 1 최초의 50레벨 구문룡 |
“최고레벨은 다른 게임에서도 해왔습니다. 그런데 리니지 2만큼은 최고렙을 하지 말자라고 생각했다. 1등은 외롭고 피말리기 때문에 다섯 손가락 안에만 들자는 생각으로 했다. 일부러 오픈 베타도 남들보다 일부러 늦게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하다보니까 이렇게 되어버렸다. 특히 사람이 제일 붐벼 몬스터가 모자라 레벨업하는 것이 힘들었는데 70레벨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최고 지존을 유지하는 것은 조금 힘들 듯하군요”
물론 하다보니 혈맹의 명예와 자신의 명예를 위해 한번쯤 달성해보고자 하는 마음은 들었다고 한다. 여기서 잠깐 혈맹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보자 그는 총군주일까?
“‘드래곤나이츠’ 혈맹의 한 라인 군주겸 총혈맹의 고문일을 맡고 있습니다“
70레벨이 사냥하는 곳은 어디일까? 그리고 아데나는 얼마나 많이 벌 수 있을까?
“신전에서 사냥을 하고 있는데 이미 신전안의 몬스터도 진한 파란색을 띄고 있어 별 도움이 안됩니다. 70레벨을 달성하는데 고비는 없었는데 아마도 하나를 고르라면 자기레벨에 맞는 몬스터를 사냥하지 못했다는 것을 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즉 리니지 2에 현존하는 최고레벨 몬스터인 ‘퀸’이 60레벨인데 다른 몬스터는 더더욱 많은 패널티를 받아 아데나는 거의 벌지 못한다고 한다. 특히 이번에 진행하고 있는 문자 맞추기 이벤트도 레벨차이가 심해 참가하지 못했다고 하니 고레벨도 나름대로 고충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물론 행복에 겨운 고충이지만 말이다.
“다음달 크로니클 업데이트가 있는데 최고레벨자로서 건의하고 싶은 내용이나 꼭 바라는 점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100레벨 몬스터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고렙 게이머가 무서움을 느끼고 긴장감과 정복감을 가질 수 있는 몬스터가 나왔으면 좋겠다. 또한 실버레인저를 하면서 너무 만족을 하고 있는데 오히려 다른 캐릭터들이 상향패치해 밸런싱을 맞추었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실버레인저 하향패치는 절대 반대합니다(^^)”
여기서 리니지 2 게이머들이 가장 궁금해할 것이 바로 어떤 장비를 착용하고 있는가라는 것이다. 최고레벨이면 정말 현존하는 최고 장비를 착용하고 있을 것인가? 설마 거기까지는 무리라고 생각했지만 저레벨 게이머들의 억장을 무너뜨리는 한마디...
“당연히 현존하는 최고 아이템을 착용하고 있습니다”... 라고 말하고 있다.
좀더 부연설명을 하면 컴포지트 헬멧, 미스릴장갑, 디바인루츠, 상점에서 팔던 마나세트(지금은 상점에서 안판다)를 장착하고 있다고 한다(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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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목표가 있다면 역시 최고레벨을 유지하는 것일까? 아니면 별도의 목표를 가지고 게임을 하는 것일까... 게임을 하는데 있어 목적없이 하는 것은 그가 말한대로 노가다일 뿐인데 말이다.
“아키러스 개인으로는 바라는 것은 없고 드래곤 나이츠 혈맹이 최고의 혈맹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자 목표입니다. 또한 다음달 적용되는 공성전을 기대하고 있으며 첫 번째로 성을 점령한 혈맹이 되기 위해 모의 공성전도 연습하고 있습니다”
특히 300여명에 이르는 드래곤나이츠 혈맹원이 이미 클로즈베타 당시에 공성을 치러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어느 누구보다 공성에는 자신있다고 한다.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드래곤나이츠 혈맹은 공성전문 혈맹이라고 한다.
▲저 장비와 레벨이면 이런것도 가능하다 |
공성전문 혈맹이라면 성 5개를 다 차지할 생각인가? 이 또한 궁금해졌다.
“그건 말이 안되고. 동맹혈하고 성에 대한 것은 상의해서 차지하겠지만 5성 통일은 안할 생각입니다. 동맹혈이 하나의 성을 차지할 생각은 있지만 독식을 하고 싶은 마음도 없고,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게임 외적인 부분으로 18세 이용가 등급판정 이후 게임 수정없이 그대로 서비스 하는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합니까?”
“18세 이용가 판정과 수정없이 서비스 하는것에 대해서는 대찬성이다. 만약 15세 이용가를 고수하기 위해 게임을 수정했을 경우 나 자신이 캐릭터를 버리고 게임을 접었을 것입니다“
이유를 들어보니 15세 이용가를 위해 수정을 했다면 상관은 없겠지만 게임을 칼질하는 역할을 했을 것이고 이는 흥미를 잃어버리게 되는데 18세 이용가로 방침을 바꿔 다행이라며 앞으로 성인용 게임으로서의 요소가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램이라는 것이다. 특히 예전에 게임했을 때와는 달리 자신이 만나왔던 사람들이 30대 였다는 것도 게임 이용층이 성인이라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고 전했다.
▲18세 이용가라 좀 고민 해보자 |
▲ 18세 이상 서비스 결정에 대찬성! |
요즘은 연말이라 오프라인에서 자주 만남을 가지는데 서울에서도 하고 광주에서도 하고 물론 300명의 혈맹원이 다 모이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번개모임은 자주 갖는 편이라고..
게임을 하면서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참 좋은 일이라며 참고로 자신은 독신주의자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과 만남을 가지는 것이 좋다고 한다.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틈타 돌발적인 질문을 해봤다.
"엔씨소프트는 현금거래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인데 개인적인 생각으로 어떻습니까?"
“저는 현금거래는 필요악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아이템이 몇백만원, 몇천만원 단위로 거래가 생긴다면 이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몇만원 정도는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저 자신은 맘먹고 20여 시간을 사냥하면서 장비를 맞춰 현거래를 할 필요조차 없었지만 일반유저가 저처럼 하기에는 솔직히 무리라고 생각합니다“
▲이 아이템들은 혼자 구했지만 일반 게이머라면 조금 버거울 듯 |
최규남씨의 생각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하루에 2~3간 게임을 하는 일반 직장인 게이머들의 경우 평생 저랩존을 벋어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이것이야 말로 게임을 즐기는 것이 아니라 게임이 노가다로 변해버리는 요인이라는 것이다. 이런 경우 게이머의 입장에서는 찬성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다.
이같은 질문을 한 이유는 바로 최고레벨은 폐인이며 무조건 현거래를 했을 것이라는 편견 때문이었다. 이 편견에 대해서도 최규남씨의 말을 들어보자.
“판단은 개인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저같은 경우 게임을 취미생활로 하기 때문에 술한잔 먹을 시간에 혈맹원들이랑 모이는 것이 재밌기 때문에 게임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물론 저를 싫어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아키러스 팬클럽’도 있습니다”
좋아하는 사람은 좋아하고 싫어하는 사람은 싫어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것으로 자신을 지칭할 때 나쁜말로 하면 ‘폐인’ 좋은 말로 지칭하면 ‘매니아’라고 하는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싶단다.
이후 혈전 시스템과 카오 시스템에 대해서 약 40여분간 이야기를 나누며 이 시스템의 보안 사항과 부조리에 대해서 열변을 토했으나 너무 많은 이야기가 나와서 이는 기자가 취합해 개발자 인터뷰때 전달하기로 했다.
마지막으로 리니지 2에 바라는 점을 물어봤더니만 약간 장난스러운 답변이 돌아왔다.
“제발 몹좀 무섭게 만들어 줬으면 좋겠습니다. 몹이 안무서우니 몹몰이가 나오는 것입니다. 레벨이 올라갈수록 패널티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크로니클 1의 새 영지와 몹에 많은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라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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