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 동안 저 없이 잘 지내셨습니까, 게임메카 여러분. 우리나라에 미소녀 게임이 정식 발매되었다는 소식에 다시금 긴급 투입된 게임메카 미소녀 전담 기자 하루히빠입니다.
아시다시피 지난 4월 15일, 우리나라에 ‘야마모토 카즈에’씨의 원화로 유명한 ‘스튜디오 에고!’사의 ‘이즈모2’가 정식 발매되었습니다. 일본에서 이미 2004년에 발매되었던 게임이라 좀 뒤늦은 감이 있지만, 완벽한 한글화와 함께 출시되었으니 나름대로 만족입니다.
이번 메카 미소녀통신 특별판에서는 우리나라에 정식 발매된 ‘이즈모2’를 통해 ‘이즈모’시리즈와 ‘스튜디오 에고’사에 대해 이야기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 '이즈모2'에 등장하는 세라. 나는 새도 떨어뜨릴 정도의 음치(!)
‘스튜디오 에고!’는 어디지?
미소녀 게임에 크게 관심있으신 분이 아니라면 ‘이즈모2’는 상당히 낯선 게임일 것입니다. 하물며 ‘야마모토 카즈에’라는 원화가나 ‘스튜디오 에고!’라는 회사는 말할 것도 없겠지요. 그렇다면 혹시 일본 TGL사의 ‘파랜드 택틱스’시리즈는 기억하시는지요?
▲ '파랜드 택틱스'시리즈 모르는 PC게이머도 있나요?
바로 이 ‘파랜드 택틱스’시리즈의 1편과 2편을 담당했던 원화가가 ‘야마모토 카즈에’입니다. ‘파랜드 택틱스’시리즈를 즐겨보셨다면 ‘이즈모’시리즈의 그림이 전혀 낯설지 않은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이 ‘야마모토 카즈에’가 일본 TGL사를 퇴사한 후 ‘파랜드 택틱스’ 1,2편을 개발했던 개발진 일부와 함께 차린 회사가 바로 ‘스튜디오 에고!(Studio-e.go!)’사입니다. (야마모토 카즈에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이 기사를 참고하세요)
▲ '캐슬 판타지아: 성마대전'의 한 장면
‘스튜디오 에고’사는 정통 일본식 SRPG였던 ‘파랜드 택틱스’시리즈의 제작 경험과 ‘야마모토 카즈에’의 미소녀 일러스트를 살려 일본식 RPG와 미소녀 게임이 혼합된 장르의 독특한 게임을 만듭니다. 이런 ‘스튜디오 에고’사의 대표적 게임으로는 ‘맨 앳 워크(우리나라에서는 2편이 ‘파랜드 택틱스 FX’라는 이름으로 발매됨)’시리즈, ‘캐슬 판타지아’(우리나라에서는 ‘캐슬 판타지아:성마대전’이 발매됨)시리즈가 있습니다. 그리고 오늘 소개 할 ‘이즈모’시리즈도 있구요.
‘이즈모’시리즈는 어떤 게임일까?
다른 ‘스튜디오 에고!’사 게임과 ‘이즈모’시리즈의 가장 큰 차이점이라면 그 배경에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맨 앳 워크’나 ‘캐슬 판타지아’의 경우에는 서양식 판타지를 배경으로 한 게임이지만, ‘이즈모’시리즈는 그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일본 건국 신화(아마테라스 신화)를 소재로 제작된 게임입니다. 때문에 다른 시리즈와는 달리 ‘이즈모’시리즈에서는 ‘일본 문화’고유의 색깔이 좀 더 강하게 표현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창을 든 일본 전통 복장을 입은 무녀라든가 일본 고유 신화에서 이름을 따온 캐릭터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이런 요소는 ‘캐슬 판타지아’나 ‘맷 앤 워크’의 분위기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를 ‘이즈모’시리즈에 부여해줍니다.
▲ 배경이 배경이니 만큼 무녀는 기본으로 등장한다
게임으로서의 ‘이즈모’시리즈를 살펴보자면, 다른 ‘스튜디오 에고’사의 게임과 비슷하게 미소녀 게임과 일본식 RPG가 결합된 구조를 가고 있습니다. 스토리 진행은 전형적인 미소녀 게임의 방식을 따르고 있고, 필드 이동이나 전투는 일본식 RPG의 형태를 그대로 가져와 사용하고 있습니다. 마우스 클릭만 하면 엔딩을 볼 수 있는 미소녀 게임에 식상해하는 사람들이나, ‘파랜드 택틱스’류의 SRPG를 좋아하는 사람 양 쪽을 모두 다 노린 구성입니다.
▲ '이즈모2'의 필드 모습
↓ 페이지 이동은 이쪽입니다 ↓
이즈모 시리즈의 역사 훑어보기
‘이즈모’시리즈의 제1편인 ‘이즈모’는 일본에서 2001년 12월에 발매되었습니다. 위에서도 이미 언급했지만 이전까지 ‘스튜디오 에고!’의 간판작이었던 ‘캐슬 판타지아’가 서양 판타지 배경이었던데 반해, ‘이즈모’의 경우에는 (일본인에게) 친숙한 일본건국 신화를 차용함으로서 매니아들에게 나름대로 호평을 받으며 꽤 짭짤한 판매고를 올립니다.
▲ CG모드는 어디로?
우리나라에서는 ‘이즈모’가 2005년 1월에 정식 발매되었습니다. 무려 4년이라는 세월이 걸려서 들어온 ‘이즈모’지만, 패키지만큼은 일본판만큼 호화롭게 구성해서 초회 한정판을 한국 팬 보다 일본 팬들이 많이 사갔다는 후일담이 있을 정도입니다. 당연히 한글화도 충실하게 되었구요. 다만, 원작인 ‘이즈모’가 19세 이용가 게임이었던데 반해 한국판 ‘이즈모’는 15세 이용가로 출시되면서 대부분의 CG가 잘려나가거나 수정되는 사태를 맞습니다. 아예 CG모드를 통째로 삭제 당하기도 했구요.
▲ 한글판 '이즈모2'의 타이틀 화면
‘이즈모’시리즈의 제2편인 ‘이즈모2’는 일본에서 2004년 7월에 발매되었습니다. 일본 건국신화를 소재로 한 전작의 세계관을 계승한 이야기로, 정확히 말하면 ‘이즈모’의 배경에서 약 20년 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전작과 직접적으로 이야기가 이어지지는 않지만, 큰 틀에서 보면 확장팩인 ‘이즈모2학원광상곡’까지 이어지는 세계관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전작인 ‘이즈모’의 답답한(^^;) 플레이를 개선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나름대로 판매고를 올립니다.
▲ 이것이 '이즈모2'
▲ 한글화는 잘 되어 있다
‘이즈모2’는 1편과 마찬가지로 우리나라에서는 전체적인 수정과 한글화를 거쳐 2008년 4월에 정식 발매되었습니다. 전편과 마찬가지로 4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후에야 들어온 것은 아쉬운 일이지만, 패키지 발매가 거의 없는 PC게임 시장에서 그것도 미소녀 게임으로서는 드물게 완벽 한글화를 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원화가 ‘야마모토 카즈에’의 싸인이 포함되어 있는 한정판 구성도 만족스러운 수준이구요.
‘이즈모3’은 ‘스튜디오 에고!’사 설립 10주년 기념작으로 2007년 7월에 일본에서 발매되었습니다. ‘이즈모3’의 가장 큰 특징은 스토리적인 면에서 일본 건국 신화 대신 ‘견우와 직녀’이야기를 도입했다는 것입니다. 너무나 큰 스케일로 이야기를 진행 한 나머지 스토리에 구멍이 많이(?) 생겼던 ‘이즈모’와 ‘이즈모2’보다 좀 더 충실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RPG 파트 역시 좀더 쾌적하게 즐길 수 있도록 시스템에 조금 수정이 이루어졌구요. 물론 ‘이즈모3’의 가장 큰 매력은 발전한 ‘야마모토 카즈에’씨의 미소녀 원화이지만요.
▲ 캐릭터들이 좀 더 예뻐졌다
‘이즈모3’은 우리나라에 아직까지는 정식 발매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이즈모’와 ‘이즈모2’가 정식 발매되었는데 당연히 ‘이즈모3’도 정식 발매되리라 봅니다. 시기가 언제일지는 아무도 모르지만요.
▲ '성검 아빌리온'에 등장할 예정인 캐릭터. 무녀 대신 도끼라...
‘이즈모3’의 제작 이후 ‘스튜디오 에고!’사에서 공식적으로 ‘이즈모’시리즈의 후속작을 발표하지는 않았습니다. 대신 올해 7월에 새로운 게임인 ‘성검 아빌리온 - 멸망의 마녀와 잃어버린 왕국’이 출시 예정입니다. 이 역시 기존 ‘캐슬 판타지아’시리즈와 마찬가지로 판타지 배경의 게임이 될 것이라고 하네요.
마치며
이번 미소녀 메카 통신 특별판에서는 정식 발매 된 ‘이즈모’시리즈와 ‘스튜디오 에고!’사의 역사를 간단히 짚어보았습니다. 국내 PC게임 패키지 시장이 거의 고사한 최근 상황에서, 한국 지사까지 설립하고 마이너 장르인 ‘미소녀 게임’을 정식 발매하는 ‘스튜디오 에고’사의 도전(?)은 참으로 놀라운 일입니다. 어떻게 보면 한국 게임 시장이 그만큼 다원화 되어 가고 있다고 말할 수도 있는 부분입니다.
▲ '세이나루카나'. 미소녀 게임이지만 SRPG에 가까운 게임이다
개인적인 바람으로는 ‘이즈모2’등의 ‘스튜디오 에고’게임 뿐 만 아니라 다른 명작 미소녀 게임들도 한글화 되어 즐길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예를 들어 Xuse사의 ‘세이나루카나’ 같은 경우에는 웬만한 SRPG 뺨치는 명작 미소녀 게임이니까요. ‘이즈모’시리즈처럼 적절한 수정(?)을 거쳐서 나오면 미소녀 게임 매니아 뿐만 아니라 일반 게이머에게도 사랑 받을 수 있지 않을까요? 그 날이 오기를 기원해 봅니다.
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