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이 새해 벽두부터 신제품을 내놨다. 이번에 선보인 7세대 CPU 시리즈는 카비레이크(Kabylake)라는 코드명으로 불리던 것으로 14나노 공정을 최적화한 것이 특징. 이전 세대보다 10~25% 강력한 성능을 구현하며 저전력으로 구동한다.
이에 발맞춰 노트북 제조사들은 다양한 신제품을 시장에 쏟아내고 있다. 그렇다면 이들은 정말 좋은 실력을 갖췄을까? 사실 노트북 같은 고가의 제품을 쉽게 접할 수 없는 우리가 판단하기에는 다소 어려운 부분이 있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전문가의 도움이다. 우리가 자주 플레이하는 게임을 하루에도 8시간 이상 돌리며 하드웨어에 대한 확실한 선호도를 갖고 있는 전문가라면 더할 나위 없다. 프로게이머처럼 말이다. 시중에 출시된 게이밍 노트북 중 눈에 띄는 제품을 골라 프로게이머에게 평가를 부탁했다. 물론 충분한 여유를 두고 사용한 후에.
이번에 찾은 e스포츠 선수단은 LW. 검증을 맡긴 제품은 MSI 게이밍 노트북 GT83VR 7RF 타이탄 SLI와 GE62VR 7RF 코브라 프로다. MSI는 인텔 7세대 CPU 기반 게이밍 노트북을 선보이면서 ‘Best Meets Best(최고와 최고가 만나다)’라는 슬로건을 내세웠다. 인텔 7세대 CPU와 엔비디아 파스칼 GPU, MSI 게이밍 DNA의 조합을 의미하는 것. 노트북과 데스크톱PC 간의 장벽을 허물고 획기적인 발전을 이루었다는 의미도 담았다는 게 MSI의 설명이다.
오버워치 강자, LW
LW는 오버워치 선수단으로 이뤄진 팀이다. 워낙 화려한 전적을 보유하고 있어 오버워치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익히 들어봤을 이름이다. 첫 번째 오버워치 대회를 비롯해 OGN, 헝그리앱, 인벤이 개최한 대회 등 지금까지 9번의 우승을 거머쥐었다. 한 마디로 웬만한 경기에선 모두 우승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
LW는 오버워치 베타 버전이 나왔던 지난해 3월 처음 창단했다. 당시에는 한 팀이었지만 지금은 레드와 블루로 나눈 상태. 럭셔리 워치(Luxury Watch)의 줄임말로 고급 시계라는 말이 유행하던 오버워치 출시 초기에 지은 이름이다.
LW는 지영훈 감독이 이끌고 있다. 스타크래프트1 시절 스타CUE라는 닉네임으로 프로게이머 활동을 했던 선수 출신 감독이다. 그는 전략과 전술이 뛰어난 팀을 지향한다. 그래야 게임을 플레이하는 사람이나 보는 사람 모두 즐길 수 있다는 것. 훈련할 때도 선수 간의 조화에 비중을 두고 결과보다는 내용을 더 많이 본다. 그는 이미 글로벌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전 세계 팀이 모여 있는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하겠다는 것이 그의 포부다.
LW 선수단 중 제품을 의뢰한 팀은 블루다. 현재 LW블루 팀은 총 6명. 공격적인 포지션임에도 안정감을 주는 메코(Meko, 김태홍), 맏형으로서의 리더십을 보여주는 서브 힐러 루나(Luna, 장경호), 어린 시절부터 두각을 나타내던 플라워(FlOw3R, 황연오), 욕심 많은 지원가 겜블러(Gambler, 허진우), 게임 분석력이 뛰어난 메인 탱커 야누스(Janus, 송준화), 게임 내 상황을 가장 잘 분석하고 브리핑하는 서브 딜러 새별비(Saebyeolbe, 박종렬) 선수로 구성했다. 현재 페이스북 페이지와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으며 물론 아프리카와 트위치에서도 만날 수 있다.
게이밍 노트북 끝판왕, MSI GT83VR 7RF 타이탄 SLI
MSI GT83VR 7RF 타이탄 SLI(이하 GT83)에 대한 평가는 LW블루 새별비 선수가 맡았다. 제품에 대한 설명을 듣자마자 관심을 보였던 선수다. 그는 “PC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감탄사 나올만한 디자인과 사양”이라며 “슈퍼카를 보는 듯한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새별비 선수 말대로 GT83은 게이밍 노트북의 끝판왕이다. MSI가 선보인 인텔 7세대 CPU 라인업 중 최상위 모델. 2.9GHz 클록 속도로 돌아가는 쿼드코어 인텔 7세대 코어i7-7820HK CPU와 엔비디아 지포스 GTX1080 GPU 두 개를 넣고 SLI로 묶었다. 메모리는 DDR4 규격으로 32GB나 된다. 저장장치로는 512GB SSD와 1TB HDD를 모두 넣었다. SSD는 M.2 NVMe 인터페이스, HDD는 7,200rpm을 지닌다. 이는 현재 새별비 선수가 사용하는 데스크톱PC보다 더 좋은 사양이다.
오버워치를 해보니 그래픽 설정을 매우 높음으로 해도 200fps가 나온다. 전투 때도 150fps 이상을 유지한다. 안 보이던 효과나 숨어 있던 사물이 훨씬 잘 보인다는 게 새별비 선수의 평이다. 빠른 반응 속도 역시 인상적이라고. 단 모니터가 144Hz 주사율을 지원하지 않는 점은 아쉬움으로 꼽았다. GT83은 18.4인치 크기에 1920*1080 해상도를 지원한다.
키보드는 스틸시리즈의 기계식 키보드를 넣었다. 심지어 기존 키보드보다 한층 업그레이드한 체리 MX 스피드 실버 스위치 기반이다. 반응 속도가 약 40% 올라갔다는 게 MSI의 설명. 덕분에 노트북임에도 최적의 키감과 인식률을 자랑한다. 새별비 선수는 이 부분도 높이 평가했다. 확실히 빠른 반응 속도를 체감할 수 있었다는 것.
하지만 청축 스위치를 사용하는지라 너무 부드러운 키감과 소리가 나지 않는 점은 불편해했다. 물론 이는 개인 선호도에 따라 갈리는 부분이다. 또한 키 접점이 너무 밑에 있다는 점도 단점으로 꼽았다. 보통 키보드는 키가 프레임 위에 올라와 있지만 노트북은 상판을 접어야 하는 구조 탓에 키캡의 제일 높은 부분이 팜레스트와 비슷한 높이에 위치한다. 구멍을 누르는 듯한 기분이 들어 오래 하면 손이 아플 것 같다는 게 새별비 선수의 설명이다.
GT83의 두께는 69mm며 무게는 5.5kg이다. 물론 숫자만 놓고 보면 덩치가 꽤 큰 편이다. 하지만 새별비 선수의 의견은 다르다. 사양이 일반 데스크톱PC 이상인데 이 정도면 얇고 가벼운 것 아니냐고 반문한다.
제품에 대한 총평을 물으니 “10점 만점에 9점”이라고 답했다. 인터넷만 연결하면 어디서든 게임을 할 수 있다는 점이 좋다고. 대회 참가했을 때 대기실에서 시간을 허비할 필요 없이 연습하면서 손을 풀 수 있겠다는 설명이다. 물론 주최측에서 허락했을 때의 이야기지만. 1점은 모니터 주사율과 가격에서 깎였다. 최고의 사양을 지녔지만 다나와 최저가 기준으로 524만 3,000원이라는 가격은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니까.
GT83을 놓으면서 그는 한 마디 덧붙였다. “탐난다”
디자인까지 잡았다, MSI GE62VR 7RF 코브라 프로
MSI의 두 번째 게이밍 노트북 GE62VR 7RF 코브라 프로(이하 GE62)는 루나 선수가 사용했다. 그는 GE62의 디자인부터 호감을 느끼는 눈치다. 보통 게이밍 노트북하면 딱딱한 인상인데 이건 부드럽고 예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물론 사양도 만족. 오버워치를 돌려보니 그래픽 설정을 매우 높음으로 해도 100fps 이상이다. 일반 사용자에게는 아무 문제 없는 즐길 수 있는 수준이다. 전반적으로 연습용 데스크톱PC와 큰 차이가 느껴지지 않아 노트북으로 플레이한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는 것이 루나 선수의 평이다.
GE62는 2.8GHz 클록 속도를 지니는 쿼드 코어 인텔 코어i7-7700HQ CPU와 엔비디아 지포스 GTX1060 GPU를 달았다. 메모리는 DDR4 8GB, HDD는 1TB짜리를 넣었다. 멀티 부스트를 이용하면 SSD나 HDD를 자유롭게 추가할 수 있다.
모니터 부분에서는 아쉬움을 느꼈다. 주사율이 60Hz이기 때문에 144Hz 모니터를 사용하는 루나 선수에게는 부족함이 느껴질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그래도 예전에 사용했던 60Hz 모니터보다는 한결 좋아졌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루나 선수의 경우 60Hz 주사율의 모니터로 오래 플레이하면 멀미가 나는데 GE62에서는 그런 느낌을 못 받았다고. 참고로 GE62는 15.6인치 크기에 풀HD 해상도를 지원한다.
키보드 역시 이질감을 느꼈다. 키보드 방식과 키 배열이 다르기 때문. 루나 선수는 현재 적축 스위치의 기계식 키보드를 사용한다. 단 키 피치가 낮아서 안 좋을 줄 알았는데 막상 써보니 부드러워서 나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오히려 반응 속도는 일반 기계식 키보드와 크게 차이가 없다고. GE62는 여느 MSI 게이밍 키보드와 같이 스틸시리즈 제품을 적용했다.
GE62는 383*260*27~29mm며 2.4kg의 무게를 지닌다. 루나 선수는 “사양을 보면 3~4kg은 될 줄 알았다”며 놀라움을 표했다. 가격은 운영체제 별매에 다나와 최저가 기준 149만 5,000원이다.
그는 “8년 전에 노트북을 잠깐 써봤는데 그때와는 비교도 안 된다”며 “오버워치가 아닌 다른 게임이었으면 더 좋은 평이 나왔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반 사용자에게는 당연히 추천.
한만혁 기자 mhan@da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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