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니아의 전유물? 이제는 대세! 기계식 키보드
2016년은 그야말로 '기계식 키보드의 해'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니었다. 체리 스위치가 기계식 키보드에 독점 장착되던 2013년까지만 해도 평균 12만 원에 육박하는 높은 가격과 그에 따른 낮은 인지도로 인해 판매량이 적었다. 따라서 기계식 키보드 매출은 당시 대세였던 멤브레인 키보드의 절반 정도, 전체 키보드 거래액 대비 29%에 불과했다.
그러나 2014년 2분기에 카일 스위치를 장착한 키보드가 객단가가 10만 원 이하로 출시되었고, 2014년 기계식 키보드의 매출은 2013년 대비 27%가 상승하였다. 여기에 2015년 중순부터 등장한 오테뮤 스위치 키보드는 첫 제품부터 무려 객단가 6만 원대의 저렴한 가격으로 승부수를 걸며 키보드 시장을 발칵 뒤집어 놓았다.
멤브레인 키보드의 매출을 여유롭게 넘어서며 2015년에는 기계식 키보드 거래액이 전체 거래액의 절반 수준으로 성장했고, 2016년 들어 다양한 제조사들의 가격경쟁에 힘입어 오테뮤 축 키보드는 마침내 3만 원대 제품까지 출시되며 멤브레인 키보드와 가격경쟁을 해도 뒤지지 않을 수준이 되었다. 그리고 떨어진 가격과 반비례하여 2016년 기계식 키보드 판매량은 2015년 대비 무려 200%나 증가했다.
재미있는 점은 여전히 객단가 12만 원 이상을 유지하고 있는 체리 스위치를 장착한 기계식 키보드 의 매출이 줄지 않고 오히려 소폭 상승했다는 점이다. 비싼 가격이긴 하지만, 체리 스위치가 기계식 스위치의 ‘원조’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는 한 지표로 볼 수 있다.
↑이제 체리 스위치를 떠올리면 이런 이미지가 떠오를 정도
무엇보다 마니아들이 다시 체리 스위치를 사용한 키보드를 찾게 되는 이유는 오랫동안 체리 스위치를 이용해 고급 키보드를 만들어온 여러 제조사들에 대한 신뢰가 뒷받침되기 때문으로 보인다. 가성비가 좋다고 여겨지는오테뮤 스위치의 인기와 함께 우후죽순 등장한 키보드 제조사들 중 일부는 제품의 마감 상태가 불량하거나 고장률이 높아 소비자들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 그럴수록 오랜 기간 체리축과 함께 기계식 키보드 제조 노하우를 다져온 유명 제조사들의 가치가 높아지고, 그 가치를 알아보는 소비자들이 꾸준히 찾기 때문에 오테뮤 스위치 키보드의 강세에도 체리 스위치는 굳건한 것으로 보인다.
기계식 키보드 시장의 현황을 어느 정도 살펴봤으니 이제 본격적으로 인기순위를 살펴보자. 올해 1월 기계식 키보드 매출 점유율을 기준으로 오테뮤 축 제품 5개와 체리 축 제품 5개를 각각 선정하였다. 품질에서 체리에 밀리고 가격에서 오테뮤에 밀려 판매량이 많이 떨어진 카일 스위치는 더욱 새로워져서 돌아온다고 하니 구매를 잠시 망설여도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