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임 방송계의 아이돌, '대도서관'의 라이브 방송 모습
<출처: 유튜브 채널 '대도서관TV'>
몇 년 전부터 실시간 게임 방송이 점차 활발해지기 시작했다. 보통은 취미나 호기심 수준에서 단일 송출 플랫폼에 스트리밍하지만, 그 중에는 인기를 얻어 점차 구독자(팔로워) 수가 늘어나면서 실시간 방송을 직업으로 삼은 전문 BJ들과 유명 BJ가 되기 위해 실시간 방송에 도전하는 도전자들도 있다.
그런데, 게임 방송의 경우 대표적인 고사양 요구 작업이어서 유튜브, 트위치, 아프리카 등에서 전문적으로 방송하는 BJ들의 경우 게임용 + 송출용 PC를 별도로 두어 본체를 2대 이상 사용하거나, 혹은 인텔 익스트림 CPU 6900X, 6950X와 같이 초고가 CPU가 포함된 본체를 사용하고 있다.
라이젠, 8코어 16스레드라며? 방송에는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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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공정 |
14nm |
소켓 |
AM4 13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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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어 |
옥타(8)코어 16스레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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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 |
기본 3.6GHz, 부스트 4.0GHz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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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시메모리 |
L2 4MB, L3 16M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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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PU |
없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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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전력 |
95W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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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
60만 원 초반 |
출시직후 연일 화제를 몰고 다니는 라이젠 CPU의 가장 큰 특징은 경쟁제품 대비 절반 수준의 저렴한 가격에 무려 8코어 16스레드를 맛볼 수 있다는 것. 그래서 출시 전부터 대량의 코어를 활용한 각종 작업, 특히 컴퓨터에 부하가 많이 가는 게임방송과 인코딩, 렌더링 작업 등에서 높은 가성비를 보일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래서 오늘 기자는 순정상태의 라이젠 R7 1800X으로 대표적인 고사양 작업인 게임방송에 도전해보기로 했다. 과연 라이젠 CPU는 단일 컴퓨터로 게임 방송을 무리 없이 진행할 수 있을까?
테스트 PC 소개
AMD 라이젠 R7 1800를 제외하면, 테스트에 사용된 나머지 부품은 지극히 '평범한' 수준의 부품들로 선택했다. 메인보드는 이엠텍에서 유통하는 Biostar B350 Racing GT3를 사용했으며, 메모리는 삼성전자의 PC4-17000 8GB 단일 메모리다. 그래픽카드는 기자가 보유한 엔비디아의 지포스 GTX970을 장착했다.
테스트 PC의 OS는 윈도우 10 64bit 홈 버전을 사용했다. 내컴퓨터 항목의 속성에서 프로세서와 메모리 정보를 볼 수 있다.
그래픽카드의 경우 AMD의 RX480이 함께였다면 더 좋았겠지만, 아쉽게도 현재 보유 중이지 않은 관계로 GTX970이 참전했다.
▲ 보드에 장착된 R7 1800X
작업 관리자의 성능 항목에서 CPU의 정보와 논리 프로세서의 작동 상태를 알 수 있다. 옥타(8)코어 16스레드가 바쁘게 일하고 있는 걸 보면서 성능이 어떨지 기대감이 더욱 커졌다. 라이젠 시리즈가 이토록 주목을 받는 것은, 단지 성능이 높아서가 아니라 그 성능의 제품 가격대가 경쟁사 대비 상당히 저렴해서일 것이다. 게임 방송에서도 어마어마한 ‘가성비’를 보여줄지 테스트해보자.
게임방송, 좌절감이 PC 업그레이드를 부른다!
유튜브나 트위치에서 게임 콘텐츠로 방송하는 BJ들은 2대의 PC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한 대는 게임 구동용, 한 대는 방송 송출용이다. PC 게임을 돌리는 데 있어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은 VGA이지만, 인터넷 스트리밍 방송은 영상 인코딩을 실시간으로 처리해야 하므로 CPU의 영향도 매우 크다. 게임과 영상 인코딩을 동시에 수행하는 것은 생각보다 부하가 크게 걸리는 작업으로, 어지간한 고사양 시스템이 아니면 두 작업 모두 쾌적하게 돌리기가 어렵다. 그래서 방송을 위해 업그레이드를 하거나, 본체를 2대 구매하여 방송 송출만을 담당하는 별도의 송출 PC와 고사양 VGA를 장착한 게임용 PC를 구동하는 것이다.
그런데, 만약 CPU가 라이젠처럼 8코어 이상의 제품이라면 어떨까? AMD의 라이젠으로 2 PC 시스템의 고충을 해결할 수 있을까? 만약 게임 구동과 영상 인코딩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성능을 내준다면, BJ 꿈나무들이 굳이 2대의 PC를 사용하지 않아도 적당한 가격으로 방송 송출에 도전할 수 있게 된다. 그래서 게임 구동과 영상 인코딩, 그리고 인코딩된 영상의 실시간 송출까지 제대로 소화할 수 있을지 알아보자.
본격 게임 방송 테스트
가볍게 몸풀기로 유튜브 실시간 스트리밍 테스트를 진행했다. 방송하려면 게임 영상을 방송용 화질과 용량에 맞게 인코딩하는 작업을 실시간으로 처리해야 한다. 홈페이지의 설명을 통해 방송에 필요한 프로그램을 다운로드 받아 설치하고, 출력 영상 소스를 게임 화면으로 설정하면 자신이 게임하는 장면을 실시간으로 방송할 수 있다. PC 카메라와 마이크가 있다면 금상첨화, 당신도 BJ가 될 수 있다.
함께 테스트에 나설 게임은 인기 하이퍼 FPS 게임 ‘오버워치’. 해상도는 FHD다. (참고로 기자는 FPS를 너무 못하기 때문에, 걸어 다니는 보너스 수준. 인공지능을 상대로 벌이는 전투만 진행했다) 게임 옵션은 GTX970과 1800X의 연산능력을 믿고 처음부터 매우 높음(5단계 중 4) 레벨로 진행했다.
▶ 테스트 1
해상도 : FHD (1920*1080)
게임 그래픽 옵션 : 매우 높음
송출 채널 : 유튜브 (간단한 테스트 후 OBS 이용)
결과 : 원활
유튜브 실시간 스트리밍 세팅은 별로 어렵지 않다. 한 번도 스트리밍해본 적이 없는 기자도 프로그램 다운로드 및 설치, 설정 시간을 포함해 20여 분만에 방송을 시작할 수 있었다. 테스트한 방송은 비공개로 진행했다.
▲ X264 코덱으로 방송에는 CPU만 사용중 (Nvenc 미사용)
▲ 위 스크린샷의 CPU 부분을 확대한 컷
프로세서의 사용 현황을 보면, 오버워치가 4~8개를 주로 사용하고 나머지 인코딩, 송출 등에 나머지가 사용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대기실이 아닌 본게임 진행에서도 프레임이 60프레임 이하로 떨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FRAPS 테스트 결과 라이젠 R7 1800X와 GTX970 그래픽카드를 써서 매우 높음 옵션으로 방송할 때 평균 프레임 수치는 60FPS를 넘었다.
참고로 유튜브 스트리밍 중에 화면의 상단을 보면 연결 상태를 볼 수 있다. 컬러 별로 의미하는 것이 조금씩 다른데, 녹색은 문제없다는 뜻이다. 이는 네트워크 상태를 비롯해 스트리밍을 진행하는 PC의 상태 등 다양한 요건에 따라 결정된다.
▶ 테스트 2
해상도 : FHD (1920*1080)
게임 그래픽 옵션 : 매우 높음
송출 채널 : 유튜브(OBS 이용), 페이스북(배틀넷 자체 스트리밍 기능 이용)
결과 : 원활
▲ 2채널 별도 송출도 큰 무리는 없다. 단, 기자의 OBS 세팅 미스로 30fps로 송출
게임 방송에서 원활한 게임 플레이 + 스트리밍을 위해선 고가의 CPU가 필요하다는 것이 실제 방송 BJ들의 중론이다. 코어 수가 많은 라이젠에게 좀 더 스트레스를 줘보고 싶어 배틀넷에서 자체 제공하는 페이스북 스트리밍을 유튜브와 동시에 진행해 봤다. 아까(OBS를 이용해서 유튜브 단일 송출)보다 논리 프로세서가 4개 더 바빠지기 시작했고, CPU 쿨링 팬이 더 빨리 돌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FRAPS의 평균 프레임은 60FPS를 넘어 안정적이었다.
▶ 테스트 3
해상도 : FHD (1920*1080)
게임 그래픽 옵션 : 낮음
송출 채널 : 유튜브(Xsplit 이용, 60fps), 페이스북(Xsplit 이용, 60fps)
결과 : 원활, 간헐적인 프레임 드랍 있음
유튜브, 트위치, 페이스북 방송에 많이 사용되는 Xsplit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유튜브와 페이스북에 라이브 방송을 시도했다. 게임 옵션은 '낮음'으로 설정하고, FHD 60fps, 인코더는 여전히 X264다. 진행결과 라이젠 1800X의 CPU 로드율은 최소 40%에서 최대 90% 정도로 플레이 장면에 따라 제법 변동이 있었다. 게임 옵션을 '낮음'으로 낮췄음에도 불구하고 '높음'으로 2채널 송출을 진행했던 OBS 스튜디오에 비해서 부하가 심하게 걸렸다. OBS보다 상대적으로 더 많은 리소스를 사용하는 Xsplit의 특성 탓도 있겠지만, 게임 방송 첫 경험인 기자가 세팅 값을 제대로 설정하지 못한 이유도 있을 것이다.
고사양 패키지 게임 방송은 어떨까?
▶ 테스트 4
게임 : 라이즈 오브 툼레이더 스팀 버전
해상도 : FHD (1920*1080)
게임 그래픽 옵션 : 높음
송출 채널 : 유튜브(Xsplit 이용, 60fps)
결과 : 원활
▲ 위 스크린샷의 CPU 성능 부분을 확대했다
온라인 게임보다 필요 사양이 높은 스팀 게임도 구동해 봤다. ‘라이즈 오브 툼 레이더’에서 아직 수행하지 않은 동굴 미션을 진행하며 유튜브 스트리밍 환경을 관찰했다. 그래픽 옵션은 위에서 두 번째 ‘높음’ 단계로 설정했다. 10분 정도 진행하는 과정에서 CPU 사용률이 꽤나 오르락내리락했지만, 프레임 수치는 게임 진행 전반에 걸쳐 60FPS 근처에서 유지됐다.
CPU의 오버파워, 나머지 부품이 받쳐주면?
테스트 결과, 라이젠 X1800의 경우 X264 인코더(CPU 자원만을 활용)를 이용한 게이밍 + 2채널 동시 스트리밍을 구동할 수 있었다. 또 마지막 테스트를 보면, 그래픽카드와 램이 비교적 평범한 기자의 테스트 환경에서도 고사양의 스팀 게임이 플레이 + 스트리밍이 무리 없이 가능함을 알 수 있다. 8코어 16스레드 수준의 CPU를 장착한 PC라면, 적어도 성능 면에서 굳이 비용이 더 투입되는 2 컴퓨터를 준비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Xsplit을 이용한 2채널 송출의 경우 프레임이 하락하는 문제가 있지만, 테스트에 사용한 사양이 전문 방송용 PC라고 하기에는 부족한 '비교적 평범한 사양'이었기 때문에, CPU 자원을 100% 활용하지 못하고 다른 부품들이 라이젠 CPU의 발목을 잡는 모습을 보였다. 만약 그래픽카드와 램을 더 상위급으로 보완할 경우 더 원활한 게이밍과 방송 송출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
한편, 더욱 원활한 방송 송출을 원한다면 그래픽카드의 자원을 이용하는 인코더 NVENC(엔비디아 그래픽카드), 또는 VCE(AMD 그래픽카드)를 이용하면 된다. 이 경우 CPU가 인코딩을 하지 않기 때문에 사용율이 크게 낮아져서 게임과 송출만 담당하면 되기에, 라이젠 R7 CPU라면 3개 이상 채널로의 송출도 무리 없이 가능하다. 다만 최고의 화질을 원한다면 CPU 자원을 이용하는 x264 인코더를 사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방송용 CPU, 라이젠 하나면 충분!
더 쾌적한 게임 방송 환경을 위해 큰돈을 들여 8코어, 10코어 프로세서를 장만해야 했던 것도 이제 옛날 일이 될 것 같다. 현재 R7 1800X의 가격은 레이스 맥스 쿨러를 포함해 60만 원대다. 인텔 6950X의 1/3 수준이고 6900X와 비교해도 절반 수준이다.
비록 신제품에 대한 찬사보다는 ‘암레발’(AMD + 설레발)이 아니냐는 오명을 먼저 들은 라이젠 시리즈이지만, 직접 체감한 결과로 볼 때, 라이젠 시리즈의 출시로 CPU 시장이 꽤 급변할 것이란 생각이 든다. 물론 아직도 국내 전체 PC의 70% 이상은 보급형 이하 성능의 프로세서를 사용하지만, 라이젠 시리즈는 일반 소비자뿐만 아니라 B2B 시장까지 넘볼 만한 가격과 성능을 가진 프로세서다. 방송용이라면? 고민할 필요가 없다. 라이젠 R7 라인업 가운데 아무거나 하나면 충분할 것이다.
기획, 편집 / 다나와 송기윤 (iamsong@danawa.com)
글, 사진 / 테크니컬라이터 황연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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