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리스를 배경으로 한 '어쌔신 크리드: 오디세이' (영상출처: 유비소프트 공식 유튜브 채널)
지난 3월 말부터 비공식 루트를 통해 흘러나온 ‘어쌔신 크리드’ 신작 ‘오디세이’. 지난 5월 말 티저 영상이 공개된 후에도 고대 로마 혹은 그리스를 배경으로 할 것이라는 정보 외 아무것도 공개되지 않던 이 게임이 ‘E3 2018’에서 그 실체를 선보였다.
‘어쌔신 크리드: 오디세이’는 익히 알려진 대로 고대 그리스 도시국가들을 배경으로 한다. 이 고대 시기는 유럽 뿐 아니라 현대 널리 통용되는 철학, 과학, 예술 등의 기초를 탄생시켰다. 소크라테스와 같은 유명 인물과 스파르타, 아테네 같은 도시, 유명 신전과 신상(神像)들, 용맹한 전사 등 낭만과 신비, 피와 지성이 뒤섞여 있는 매력적인 세계. 그 곳을 무대로 누빌 수 있다는 사실은 많은 이들의 환호성을 받기에 충분했다.
▲ 이번 작품 배경은 그리스다 (사진출처: 유비소프트 E3 2018 컨퍼런스 생중계 갈무리)
그리고 지난 10일(현지시간), 게임메카는 ‘E3 2018’ 개막을 이틀 앞두고 미국 LA에서 진행된 유비소프트 신작 타이틀 시연회에 참가해 게임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었다. 과연 ‘어쌔신 크리드: 오디세이’는 전작의 성공을 이어갈 수 있을까?
낭만의 세계 고대 그리스가 내 눈 앞에!
고증 잘 된 게임으로 매번 언급되는 ‘어쌔신 크리드’ 시리즈 답게, 이번 작품 역시 실제 그리스 시대 사회를 잘 담아냈다. 시연 버전에서는 해안가에 위치한 한 그리스 마을에서 다양한 퀘스트를 받고, 수행할 수 있었다.
▲ 남, 녀 캐릭터 중 원하는 주인공을 고를 수 있다 (사진출처: 유비소프트 E3 2018 컨퍼런스 생중계 갈무리)
이집트를 배경으로 한 전작 '어쌔신 크리드: 오리진'이 피라미드가 서 있는 광활한 사막을 잘 표현했다면, 이번 작품은 해안가에 위치한 고대 남유럽 마을의 평화로움을 몸으로 느낄 수 있다. 물동이를 이고 가는 그리스 여인네, 마을 곳곳에 있는 그리스 신을 모시는 신전, 한쪽 어깨를 드러내거나 치마를 입은 고대 남성들의 패션 등은 보면 볼수록 감탄을 자아낸다.
▲ 그리스의 향취를 곳곳에서 맛볼 수 있다 (사진출처: 유비소프트 E3 2018 컨퍼런스 생중계 갈무리)
전작에서부터 등장한 독수리 시스템 역시 이러한 배경을 이해하고 감상하는 데 도움을 준다. 매 시스템을 켜면 하늘을 나는 독수리와 시점을 공유하며 마을 전경을 파악할 수 있는데, 마치 드론을 날려 하늘에서 도시 전체를 감상하는 느낌을 준다. 사막밖에 볼 게 없던 전작보다도 더욱 보는 맛이 살아난다.
▲ '오리진'에 이어 독수리와의 협업은 이어진다 (사진출처: 유비소프트 E3 2018 컨퍼런스 생중계 갈무리)
전체적인 그래픽 수준이나 시스템, UI 등은 전작 ‘어쌔신 크리드: 오리진’과 거의 비슷하다. 사실 처음 봤을 때만 해도 전작 시스템을 이용해 새로 만든 확장팩인 줄 착각했을 정도다. 현장 관계자에 말에 의하면 ‘어쌔신 크리드: 오리진’과 거의 같은 시기에 제작했다고 한다. 다른 게임이라면 우려먹기라는 지적이 나올 수도 있겠지만, 그래픽이나 시스템적으로 워낙 좋은 평가를 받았던 ‘어쌔신 크리드: 오리진’을 바탕으로 한 게임이니만큼 그 수준의 게임을 한 번 더 만날 수 있다는 것이 오히려 반갑게 느껴진다.
전작에 비해 달라진 점은 대화의 비중이다. 게임을 하다 보면 수많은 대화를 나누고, 선택을 할 수 있다. 그 선택에 따라 게임의 진행이 극적으로 달라진다는 점이 ‘어쌔신 크리드: 오디세이’의 특징이다. 실제로 소크라테스의 의뢰로 정부에 잡혀간 인물을 구하는 퀘스트를 진행하던 도중이었다. 인질을 구한 뒤 탈출에 성공한 후 대화를 나누다 적대적인 대사를 골랐더니 갑자기 인질이 삽을 들고 내게 덤비는 것이 아닌가. 결국 기껏 구해낸 인질과 싸워 그를 죽이는 파국적인 사태로 발전하고 말았다. 내 선택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것을 보아하니 마치 ‘헤비 레인’이나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과 같은 인터렉티브 드라마 장르가 연상됐다.
▲ 퀘스트 상대로 등장하는 '소크라테스' (사진출처: 유비소프트 E3 2018 컨퍼런스 생중계 갈무리)
▲ 각 퀘스트마다 고를 수 있는 선택지가 등장한다 (사진출처: 유비소프트 E3 2018 컨퍼런스 생중계 갈무리)
어째 대장군 크리드의 냄새가…
전작 ‘어쌔신 크리드: 오리진’은 RPG 장르로 변화하며 전투에서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가장 큰 변화가 히트박스형 논타겟팅 전투 시스템으로, 잘만 이용하면 암살이 아니라 평범한 액션 게임, 혹은 무쌍류 액션 게임과 같은 전투를 펼치며 적을 제압할 수 있다.
▲ 암살은 무슨, 정면 승부다 (사진출처: 유비소프트 E3 2018 컨퍼런스 생중계 갈무리)
▲ 티저 영상에서 나왔던 발로 차는 동작은 실제 액션 (사진출처: 유비소프트 E3 2018 컨퍼런스 생중계 갈무리)
▲ '진 삼국무쌍' 느낌이 나는 전투도 있다 (사진출처: 유비소프트 E3 2018 컨퍼런스 생중계 갈무리)
이러한 전투 시스템은 이번 작품으로 오면서 더욱 액션성에 초점을 맞춰, 이제는 암살 없이 액션만으로도 게임을 풀고 갈 수 있는 수준이 되었다. 실제로 이번 체험에서 기자는 암살 없이 전투로만 게임을 진행했는데, 일반 퀘스트는 무리 없이 수행할 수 있었다.
▲ 심지어 시리즈 상징 '히든 블레이드' 대신 창을 쓴다 (사진출처: 유비소프트 E3 2018 컨퍼런스 생중계 갈무리)
이러한 액션성을 대변해주는 부분은 해상전과 전쟁 모드다. 해상전의 경우 배를 몰고 다니며 적(해적, 상선, 해군 등) 배와 싸움을 하는 모드다. 대포가 발명되기 전 고대 전투답게 해상전은 활쏘기와 들이받기로 진행된다. 적 배의 옆구리에 뱃머리를 들이박아 타격을 주거나, 화살을 쏴서 적 배를 항해불능으로 만드는 것이 주 목적이다. 평상시에는 배를 조종하며 적과 싸우는 지령을 내리고, 적선을 항해불능으로 만든 후에는 해당 배에 뛰어 올라가 적을 모두 죽이고 전리품을 챙길 수 있다. 이쯤 되면 암살자인지 이순신인지 헷갈릴 수준이다.
▲ 해상전도 맛볼 수 있다 (사진출처: 유비소프트 E3 2018 컨퍼런스 생중계 갈무리)
전쟁 모드는 이러한 전투 모드의 정점에 달해 있다. 체험에서는 150대 150으로 진행되는 아테네 대 스파르타 간 전쟁에 스파르타 편으로 참여했는데, 적군 수를 줄여서 최종적으로 전투를 승리로 이끄는 것을 목표로 한다. 적 지휘관을 골라 죽여 지휘 체계를 무너뜨리는 전투가 효율적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막상 실제로 해보면 끊임 없이 달려오는 병사들을 상대하느라 바쁘다. 2대 1, 3대 1로 정신 없이 칼을 휘두르고 피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이제 더 이상 암살자가 아니고 대장군의 길을 걷는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 암살자보다는 장군에 가깝다 (사진출처: 유비소프트 E3 2018 컨퍼런스 생중계 갈무리)
전체적으로 봤을 때, ‘어쌔신 크리드: 오디세이’는 간만에 등장한 시리즈 명작 ‘오리진’의 길을 탄탄히 따라간 작품이다. 전작에서 호평 받은 시스템을 계승해 익숙함을 살리되, 게임 무대를 그리스로 바꾸며 달라진 세계를 다뤘다. 혹 너무 변화가 없지 않냐는 지적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오리진' 역시 작년에 나온 게임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아직 식상해질 단계는 아니다. 이후로 비슷한 구성을 두세 번씩 더 우려먹는다면 조금 지겹겠지만 지금은 식상함보다는 반가움이 더 크니까.
▲ 원하는 장비와 스킬을 찍어 캐릭터를 성장시키는 요소도 있다 (사진출처: 유비소프트 E3 2018 컨퍼런스 생중계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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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메카 취재팀장을 맡고 있습니다jong31@gamemec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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