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하반기에 넥슨은 페리아 연대기를 비롯한 주요 개발작 다수를 접었고, 던전앤파이터 아버지라 할 수 있는 원더홀딩스 허민 대표를 외부 고문으로 영입했다. 이후 근 2년간 시장에서 검증된 흥행공식을 따라가는 모습을 보였다.
이처럼 몸을 웅크려온 넥슨에 최근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이를 확인할 수 있는 것이 7월에 일제히 테스트 참여자 모집에 나선 이은석 디렉터의 PC 액션 신작 ‘프로젝트 HP’와 원더홀딩스 개발 자회사 원더피플의 PC 배틀로얄 신작 ‘슈퍼피플’이다. 넥슨이 모바일이 아닌 신작의 테스트를 진행하는 것은 2019년 12월에 진행된 카트라이더 드리프트(PC, Xbox) 이후 약 1년 6개월 만이다.
먼저 프로젝트 HP는 칼, 창과 같은 근접무기를 활용한 백병전을 특징으로 앞세우고 있으며, 이에 대해 넥슨 관계자는 쉬벌리 2, 모드하우, 마운트 앤 블레이드 등에 영감을 받았다고 설명한 바 있다. 위의 세 게임들은 모두 중세 시대를 배경으로 플레이어 여러 명이 맞대결하는 액션을 특징으로 앞세웠으나, 프로젝트 HP는 이와 달리 판타지와 현대적인 요소가 가미된 전장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어서 슈퍼피플은 최후의 생존자 혹은 스쿼드를 가리는 배틀로얄을 앞세운 PC 슈팅 신작이다. 테스트 참가자 모집과 함께 공개된 트레일러를 통해 오버워치 등 하이퍼 FPS가 떠오르는 속도감 있는 전투에, 에이펙스 레전드처럼 각기 다른 특화 스킬 및 궁극기를 보유한 캐릭터 12종을 갖췄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앞서 이야기한 PC 신작 2종에는 넥슨 개발조직의 변화가 반영되어 있다. 넥슨은 2019년 말부터 개발조직 분산에 힘을 실어왔다. 2019년 12월부터 신규 타이틀 개발을 전담하는 신규개발본부를 만들었고, 작년 6월에는 데브캣과 니트로 스튜디오(카트라이더)를 별도 법인으로 분사시켰다. 여기에 지난 2019년 9월에 넥슨은 3,500억 원에 원더홀딩스 지분 11.1%를 인수했고, 지난 13일 원더홀딩스와 신규 게임 공동사업 계약을 체결했다.
이를 토대로 넥슨이 노리는 것은 두 가지로 압축된다. 하나는 속도전, 또 하나는 안정지향에서 탈피하는 것이다. 개발조직 개편 전에 넥슨은 신작 출시가 기약 없이 늘어진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 부분이 극명하게 드러난 대표작은 약 10년이나 개발했음에도 끝내 프로젝트가 취소된 페리아 연대기다.
이에 대해 신규개발조직을 맡은 넥슨 김대훤 부사장은 지난 4월 국내 매체와 진행한 인터뷰를 통해 늘어지는 개발을 지양하고, 말보다 결과로 보여주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후 프로젝트 HP와 슈퍼피플이 공개 후 조기에 일반 유저를 대상으로 한 테스트 단계에 돌입하며 출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어서 게임적으로는 기존에 집중하던 ‘대표 IP 모바일화’에서 탈피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즉, 테스트를 준비 중인 프로젝트 HP와 슈퍼피플을 통해 넥슨이 기존과 얼마나 달라진 면모를 보여줄 것이냐가 관전포인트로 떠오른다. 아울러 신규 타이틀 2종을 토대로 넥슨이 2019년의 신규 프로젝트 무더기 종료와 안정지향적인 행보에서 벗어나서 소기의 성과를 달성할 수 있느냐도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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