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을 넘어 사회 전반적으로 ‘메타버스’가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메타버스가 언급될 때마다 그 안에서 경제적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는 NFT, 암호화폐 등 가상자산 이야기다.
이를 놓고 정부, 국회, 업계, 게이머는 각기 다른 시각을 가지고 있다. 일부 업체는 메타버스와 NFT 게임 등에 대해 '게임 비즈니스의 미래'라고까지 말하고 있지만, 게이머 사이에서는 게임에서 재미보다 돈벌이가 우선시 되는 사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물론 '돈 버는 게임'을 원하는 목소리도 공존하고 있다. 정부에서는 게임에서 얻은 결과물을 현금으로 바꿔주는 환전을 불법으로 규정하기에 암호화폐나 NFT를 제공하는 게임도 법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같은 주제를 두고 각계각층에서 의견이 엇갈리는 것은 비단 이 뿐만이 아니다. 게임사와 게이머가 수 년간 팽팽히 대치 중인 확률형 아이템 등 다양한 주제들이 존재한다. 다만 여러 주체가 합의 없이 평행선을 그리며 대립만 하면 대안을 찾기 어렵고, 사태가 장기화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집단에 따라 처한 상황과 이해관계가 다르기에 합의점을 찾는 일 또한 생각보다 쉽지만은 않다. 이는 법을 만들고, 정책을 추진하는 정치권과 정부도 마찬가지다.
이번에 조직된 대한민국게임정책포럼은, 여러 계층의 의견과 시각, 권리를 반영해 중립적으로 정책 아이디어를 제시해줄 ‘중재자’ 역할을 자청했다. 게임학계 출신이자 게임물관리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한 이재홍 학회장이 한국게임정책학회를 만들었고, 여러 계층을 아우를 게임정책을 제시할 정책포럼을 꾸렸다. 이 학회장은 25일 열린 창립 세미나에서 “부모와 아이, 국가와 업계, 업계와 이용자, 이용자와 국가 사이에 대립과 갈등이 있고, 이 가운데 정책이 있다. 그 중간자 역할을 하고자 포럼을 시작했다”라고 밝혔다.
이에 정책포럼은 기존 게임 법·제도는 물론 현안 전반에 대한 정책을 발굴하고, 이를 제시하는 역할을 맡는다. 게임산업 진흥, 게임 제작 역량 강화, 게임문화, 확률형 아이템 등 법과 정책 이슈, 인력 양성, e스포츠 활성화까지 게임에 관련된 전반적인 분야를 살펴보고, 어떠한 정책이 필요한지, 기존 정책을 어떻게 개선할지에 대해 방향성을 제시하고 정책 아이디어를 내는 포럼이 되겠다는 것이 목표다.
특히 그는 메타버스에 대해 “작게는 메타버스 게임이겠으나 넓게 보면 지구가 디지털로 들어간다는 의미다. 지구 전체로 보면 게임은 얼마 되지 않지만, 4차산업혁명에서 가장 융복합이 뛰어난 것이 블록체인과 메타버스이며 정책으로 가로막히는 것이 아니라, 관련 내용을 정리해야 줘야 하는 기술이다. 그런데 게임이 이를 가로막는 형국이 되어버렸다”라며 “정부 혼자서는 이를 풀기 어렵고, 업계와 이용자도 마찬가지다. 공동의 장을 열어서 합의점을 찾아서 부단하게 움직여 제대로 정책을 세워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강조한 부분은 한축에 치우쳐서 정책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현장 발제를 맡은 이락디지털문화연구소 이장주 소장은 전화기, 개인용 컴퓨터, 스마트폰 등 신기술은 이를 통해 재미를 찾는 수요를 바탕으로 널리 보급되며 기술발전을 이뤘고, 재미를 중심에 둔 게임은 앞으로도 시장을 이끌어갈 선두주자가 될 것이라 밝혔다. 다만, 시장을 주도하기 위해서는 소비자를 만족시킬 수 있는 부분이 무엇인지를 파악할 필요가 있고, 정책 역시 시장 요구에 발을 맞춰야 한다고 밝혔다.
이장주 소장은 “4차산업혁명에서도 기술이 단독으로 무언가를 하지는 못하며, 그 기술을 선택한 사람의 욕망에 따라 달라진다. ‘어디로 갈지는 어디로 가고 싶은가에 달렸다’라는 영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대사처럼 말이다”라며 “게임산업 육성으로 국민과 유저들은 뭘 느끼고 싶은지를 명확하게 해야 하며, 업계, 학계는 물론 시민단체, 청소년 보호단체까지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하나의 주제를 도출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정책포럼 창립 세미나 현장에는 게임사 관계자는 물론 문체부 정윤재 게임과 과장, 콘진원 조현래 원장, 게임위 김규철 위원장 등 정부 관계자 다수도 자리했다. 이 학회장이 밝힌대로 이용자, 업계, 정부가 정책포럼을 다리로 삼아 게임정책을 만들어가는 모습을 볼 수 있느냐가 관건으로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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