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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 성범죄 묵인하지 않았다” 액티비전블리자드 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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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액티비전블리자드 CI (사진출처: 액티비전블리자드 공식 홈페이지)

액티비전블리자드는 작년 7월부터 직장 내 괴롭힘에 관련된 릴레이 소송에 휘말리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공정고용주택국(DFEH)을 시작으로, 액티비전블리자드 주주 그룹, 뉴욕시 퇴직 공무원 연기금 등에서도 소송을 제기했다. 이 세 그룹은 사내에 성희롱, 성추행 등이 만연하고, 바비 코틱 CEO를 위시한 경영진이 문제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리고 지난 16일(현지 기준) 액티비전블리자드는 자사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조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번 보고서는 액티비전블리자드 스스로가 자체적으로 조사한 결과를 정리한 것이며 미국 평등고용위원회(EEOC) 길버트 카젤라(Gilbert Casellas) 전 위원장이 내용을 검토했다. 액티비전블리자드는 EEOC와 피해자를 구제하는 1,800만 달러(한화 약 234억 원) 기금 조성을 조건으로 성희롱을 포함한 사내 괴롭힘 문제에 합의한 바 있다.

보고서 골자는 일부 위법행위가 있었으나 광범위하고, 조직적인 괴롭힘이 있었다는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고, 경영진이 이를 묵인했다는 증거도 찾을 수 없었다는 것이다. 액티비전블리자드는 “많은 주장과 달리 이사회와 외부 고문은 자사 고위 경영진이 성희롱 사례를 의도적으로 무시하거나 경시했다는 증거가 없다고 결정했다. 고위 경영진이나 직원이 이사회에 정보를 감추려는 직간접적인 증거도 찾지 못했다”라며 “일부 입증된 성희롱 사례가 있으나 이는 액티비전 고위 경영진과 이사회가 성희롱을 인지하고도 묵인했다거나, 괴롭힘, 차별, 보복과 같은 조직적인 문제가 있었다는 것을 뒷받침하지 않는다”라고 전했다.

결과를 검증하기 위해 앞서 이야기된 길버트 카젤라 전 위원장은 2016년 9월 1일부터 2021년 12월 31일까지 집계된 액티비전블리자드 사건 관련 자료를 검토했다. 그는 보고서를 통해 “보고된 양을 기준으로 보면 액티비전블리자드 회사 규모에 비해 위법행위가 발생한 수가 비교적 적다”라고 밝혔다.

▲ 사내 성범죄에 대해 액티비전블리지드가 자체 조사한 결과보고서 일부 (자료출처; 액티비전블리자드 IR 페이지)

아울러 액티비전블리자드는 EEOC와의 협의를 포함해 안전하고, 포용적이며, 모범이 되는 업무환경 조성에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업, 인사 등 다른 부서와 독립된 윤리준수 팀 신설, 전사적인 직장 내 괴롭힘 금지 정책, 괴롭힘 및 차별 방지 교육에 대한 투자 3배 확대 등이 있다. 아울러 EEOC 협의로 마련한 1,800만 달러에서 피해자들은 보상을 청구할 수 있다. 다만 보상을 받으면 다른 정부기관인 DFEH 소송에는 참여할 수 없다.

마지막으로 소송 과정에서 자사와 마찰을 빚은 미국 DFEH와 관련 사건을 보도한 언론에 대한 불만도 표출했다. 액티비전블리자드는 DFEH는 사내 괴롭힘을 조사할 권한도 없었고, 조사를 완료하지도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서 DFEH가 언론을 겨냥해 선동적인 주장을 이어갔고, 관련 보도로 무고한 직원과 회사 전체가 영향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보고서에는 일부 언론보도는 ‘근거가 없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액티비전블리자드를 고소한 미국 DFEH 측은 2년간 조사한 결과 여성이 남성에 비해 보수, 승진, 직무 배정, 승진, 해고 등 인사 전반에 걸쳐 불이익을 받았고, 사내 성희롱과 성추행이 빈번했다고 밝힌 바 있다. 주요 사례로는 직장 내에서의 음담패설, 술에 취한 채 여성 직원에게 부적절한 행동을 한 것, 어린이집에 자녀를 데리러 갔다는 이유로 비난한 것, 회의실이 필요하다는 남성 직원에 의해 수유실에서 쫓겨난 것 등이다.

▲ 액티비전블리자드 고소 관련 미국 DFEH 보도자료 일부 (자료출처: DFEH 공식 홈페이지)

작년 11월에는 월 스트리트 저널이 바비 코틱 CEO에 대해 보도한 바 있다. 이에 따르면 코틱 CEO는 2006년에 여성 비서에게 살해하겠다고 협박했고, 2007년에는 성희롱으로 본인을 고소한 여성 승무원에게 ‘당신을 파멸시키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어서 ‘콜 오브 듀티: 뱅가드’ 개발사 슬래지해머 게임즈에서 일하던 여성 직원이 상사였던 하비에르 파나메노(Javier Panameno)가 저지른 성범죄 2건을 보고하고 퇴사했으나 액티비전블리자드는 이를 조사하지 않았고, 콜 오브 듀티: 블랙 옵스’를 개발한 트레이아크 댄 번팅(Dan Bunting) 전 공동 대표의 직장 내 성추행에 대해 사내에서는 해고를 권고했으나 코틱 CEO가 막았다고 언급됐다.

액티비전, 블리자드, 킹 노동자 연합 ‘어 베터 ABK(A Better ABK)’는 17일, 공식 트위터를 통해 사측이 발표한 보고서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기존과 마찬가지로 이번 보고서 역시 회사 잘못을 감추려는 것에 불과하며, 그나마 업무환경이 개선된 것은 사측이 아니라 직원들이 힘써온 결과물이라는 것이다. 이와 함께 이들은 앞서 이야기한 액티비전블리자드 관련 사건을 보도한 뉴스 다수를 트위터에 인용하며, 이러한 보도와 근거가 사건이 사실임을 입증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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