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드컵 우승 경험팀의 운영, T1 2022 롤드컵 결승 1세트 승

롤드컵 우승을 경험한 팀은 확실히 남달랐다. 6일, 샌프란시스코 체이스 센터에서 열린 2022 롤드컵 결승전에서 T1이 멋진 운영으로 시종일관 적을 흔들며 1세트 승리를 가져왔다.

1세트는 예상대로 밴픽부터 치열했다. 두 팀 모두 상대편의 조커 픽이라 할 수 있는 라이즈와 애쉬를 자르는 식으로 밴카드를 한 장씩 소모했으며, 픽에서는 T1의 ‘오너’ 문우현과 DRX ‘베릴’ 조건희의 시그니처 픽이라 할 수 있는 정글 리신과 서폿 하이머딩거가 등장했다.

초반 정글 싸움이 생각보다 훨씬 치열했다. 초반 2렙에 DRX의 정글이 미드에 들리면서 ‘페이커’ 이상혁의 아지르가 점멸이 빠졌고, 이를 만회하기 위해 T1의 리신이 카운터 정글로 적 돌거북을 빼먹었다. 하지만 이내 ‘표식’ 홍창현이 멋진 동선과 깔끔한 계산으로 적 아지르를 잡아내며 선취점을 얻었다. 그렇게 DRX에게 유리하게 초반이 흘러간다고 생각되는 찰나, 바텀에서 ‘케리아’ 류민석이 레나타의 날카로운 ‘악수’ 활용으로 적 시비르를 잡아내며 균형을 맞춰갔다.

이후엔 T1이 상대방의 이득을 제한하며 계속해서 DRX에게 불편한 균형이 유지됐다. 미드라인 주도권을 활용해 DRX가 빠르게 첫 용을 획득하려던 순간, ‘구마유시’ 이민형의 바루스가 ‘꿰뚫는 화살’로 용을 스틸한다던가, 첫 전령 싸움에서 DRX 킬을 내주고 전령을 잡았음에도 눈을 먹지 못하는 등 여러모로 DRX에게 기분 나쁜 상황이 계속됐다. 심지어 두 번째 용 타이밍에도 T1 ‘오너’ 문우현이 한타를 열려던 DRX를 무시하고 용을 먹은 뒤 깔끔하게 후퇴하며 또 한 번 T1은 이득을, DRX는 손해를 봤다. 

균열은 세 번째 용이 나온 17분경에 발생했다. T1은 용을 치기 위해 자리를 잡은 DRX를 처음에는 전령을 활용해 흔들고, 두 번째는 아지르의 패시브를 이용해 흔들었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DRX는 용 근처 삼거리 부시에 숨어서 기습을 시도했으나, 적 서포터와 핵심 전력인 ‘제카’ 김건우의 사일러스가 교환되면서 손해를 보게 됐다. 결국 DRX는 용도 내주고 그대로 한타까지 밀리고 말았다. 

T1은 이후 글로벌 골드의 우위를 앞세워 확실한 운영을 펼쳤고, 그 사이에 ‘표식’ 홍창현의 비에고가 적 정글에게 솔킬을 당하거나, ‘킹겐’ 황성훈과 ‘제카’ 김건우가 소규모 교전에서 잡히는 등 격차가 조금씩 더 벌어졌다. T1은 21분에 햇바론을 먹은 뒤 순식간에 바론 플레이로 5,000골드 넘게 확보하는 등 빠르게 게임을 굴리기 시작했다. 

DRX는 이후에 적을 가끔씩 끊어내고 잘 버텨내면서 ‘데프트’ 김혁규의 시비르가 아이템을 갖출 때까지 기다렸다. 적의 4용을 한 차례 잘라내기도 하고 미드 억제기가 밀린 와중에도 미니언을 잘 받아먹으면서 경험치와 돈을 쌓았다. 하지만, 바론을 먹고 바텀 억제기를 민 뒤 영혼용까지 완성한 T1을 막아낼 수는 없었다. T1은 3억제기를 민 뒤 슈퍼 미니언 웨이브 세 라인과 함께 차근차근 적을 압박했다. 쌍둥이 타워까지 밀린 DRX가 회심의 한타를 열었지만, ‘케리아’ 류민석이 레나타의 적대적 인수로 멋지게 받아치면서 이마저도 수포가 되었다. 결국 1세트는 슈퍼플레이를 곁들인 정석적인 운영을 보여준 T1이 가져가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