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틸 스틸 스틸! T1 2022 롤드컵 결승 매치 포인트 확보

스틸에 스틸이 거듭된 명경기였다. 6일, 샌프란시스코 체이스 센터에서 열린 2022 롤드컵 결승전 3세트에서 거듭되는 슈퍼 플레이 속에 T1이 승리하며 먼저 매치 포인트를 달성했다.

3세트 밴픽부터는 챔피언 티어에 약간에 변화가 있었다. 1세트와 2세트에서 모두 크게 활약했던 바루스가 선픽의 대상으로 떠올랐고, 이번 대회에서 가장 뜨거운 픽이라 할 수 있는 아트록스는 티어가 오히려 내려가 두 번째 페이즈에서야 밴이 되었다. 결과적으로 T1은 라인전을 중시한 조합을, DRX는 한 타에 집중한 조합을 완성했다.

경기 초반에 바텀 라인전에 몰입한 T1을 DRX가 ‘표식’ 홍창현의 비에고를 활용해 잡아내면서 첫 득점을 가져간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DRX 또한 칼리스타를 내줬고, 점멸도 세 개나 소모해 T1의 라인전 우위는 계속됐다. DRX는 여기서 지지 않기 위해 용과 함께 전령을 어떻게든 섭취했고, 탑에서 포탑 방패 골드도 채굴해 골드 차이를 최소화 하는 것에 성공했다. 결과적으로 T1도, DRX도 원하는 구도를 유지한 채 라인전 단계가 마무리됐다.

한 타는 12분경에 처음 발생했다. ‘제카’ 김건우의 사일러스가 ‘페이커’ 이상혁의 아지르를 상대로 이니시에이팅을 걸면서 싸움이 시작된 것이다. 서로 사이좋게 미드를 잡아낸 이후 추가로 진행된 싸움에서 ‘구마유시’ 이민형이 적 오른을 잡아내기 위해 몸이 앞으로 쏠렸고, 그 순간 ‘데프트’ 김혁규의 칼리스타가 도착해 딜을 퍼부으며 적을 잡아낸다. 

이런 식의 구도는 20분까지도 수차례 발생했다. 적을 먼저 잡아낸 T1을 DRX가 후속타로 따라가면서  잡아내거나, 진영을 밀어내고 용을 먹은 T1을 DRX가 쫓아가서 또 잡아내는 식의 연속이었다. 상대적으로 난이도가 높은 T1이 슈퍼 플레이를 펼치면 DRX가 침착하게 수습하는 형국의 연속이었다. 

그렇게 글로벌 골드가 팽팽하게 유지되던 중 24분경 중요한 싸움이 열렸다. ‘페이커’ 이상혁이 탑 2차 포탑을 압박하던 중에 누워버렸고, 그 틈을 노려 DRX가 바론을 친다. 바론을 거의 다 쳐가는 와중에 갑작스레 ‘오너’ 문우현이 바론 둥지로 파고들면서 평타와 강타를 동시에 노려 바론 스틸에 성공, 그대로 한 타까지 이어지면서 T1이 크게 득점에 성공했다.

이후 T1은 빠른 속도로 게임을 굴리며 적 포탑을 거의 다 밀어버리고 바텀 사이드 억제기까지 밀어내는 데 성공한다. 바론 플레이로 번 돈이 5,000원을 넘어섰으며, 여기서 끝내지 않고 사이드에서 한 번 더 이득을 보면서 차이를 크게 벌렸다.

결정적인 순간은 30분경 영혼용을 앞둔 한 타에서 발생했다. T1이 용을 치고 있던 와중에 ‘표식’ 홍창현이 용 스틸에 성공했고, 그대로 한 타 단계에서 ‘오너’ 문우현을 잡아내는 것에도 성공한 것이다. DRX는 상대 정글이 없는 틈을 타서 바론을 공략했다. 하지만, ‘제카’ 김건우가 적을 견제하던 중에 바론의 공격을 막고 누워버렸고, 바론 마저 ‘구마유시’ 이민형 바루스의 꿰뚫는 화살로 스틸 당하면서 T1이 다시 기점을 잡았다. 

T1은 이어진 한 타에서 한 명 더 잡아낸 다음, 부활해서 돌아온 ‘오너’ 문우현과 ‘페이커’ 이상혁과 함께 그대로 공성에 돌입하면서 치열했던 게임을 마무리했다. 그야말로 두 팀 모두 오브젝트 스틸에 스틸을 거듭하면서 슈퍼 플레이를 만들었고, 그 부분이 이 게임의 승패를 가르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