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 초등학생 무렵, 다마고치가 유행이었다. 당시 다마고치가 너무 해보고 싶어서 친구의 것을 빌려 키웠었다. 안타깝게도 많은 어린아이가 그렇듯 동물을 너무 사랑해 밥을 지나치게 먹였고, 결국 그 가상의 동물은 죽게 되었다. 그 충격 때문인지 이후엔 그 어떤 유, 무형의 동물도 키우지 않았다.
세월이 흘러 나이언틱의 모바일 AR 펫 시뮬레이션 게임 ‘페리도트’가 지난 9일 출시됐다. 보석 형태의 알에서 펫인 ‘도트’가 부화했을 때 다마고치가 준 아픈 기억이 떠오를 수 밖에 없었고, 이번에는 절대 죽이지 않고 펫을 길러보리라 무거운 결심으로 게임을 시작했다. 게임에 사망 시스템이 없다는 것을 안 것은 그 후의 일이다.
도트란 무엇인가
페리도트는 일종의 사이버 애완동물인 ‘도트’를 키우는 게임이다. 플레이 방식은 다마고치와 상당히 유사한데, 애완동물이 너무 굶거나 심심해하지 않도록 가끔씩 관리해주면 된다. 이에 더해 AR 기술이 접목되어 휴대전화 카메라가 활용되는데, 도트가 배경을 인식하고 이에 맞는 행동을 하기도 하는데, 예를 들어 꽃이나 고양이, 그리고 사람을 보면 이에 따른 감정표현을 한다.
도트는 태어난 이후 충분한 먹이와 놀이, 그리고 주어지는 퀘스트를 통해 경험치를 얻으면 성장해 아성체와 성체가 된다. 도트만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플레이어 또한 성장하는데, 레벨이 오르면 이에 따라 추가적인 활동이 가능해진다. 예를 들어 도트에게 묘기를 가르칠 수도 있고, 더 많은 특성을 해금할 수도 있다.
도트는 몹시 귀엽다, 물론 아기와 성체만. 아성체(청소년)기에는 솔직히 좀 어중간하고 징그러운 느낌이 든다. 포켓몬이나 디지몬 일부도 성장기 아가 때는 귀엽고 최종 진화체는 멋있는데, 중간에는 두 모습이 섞여 있어 미묘하게 느껴지는 것과 비슷하다.
도트 육성 방법
기본적으로 플레이어 할 일은 도트를 키우고 성장시키는 것이다. 도트를 키우는 가장 기초적인 방식은 도트의 기본적인 욕구인 식욕, 놀이욕을 충족시키는 것, 걷기, 도트의 바람(소원) 들어주기, 그리고 일일 퀘스트와 주간 퀘스트를 하는 것이다.
식욕과 놀이욕은 밑에 게이지가 떨어지면 밥을 주고 공놀이를 해주는 것으로 채우며, 그 때마다 경험치를 얻는다. 또 도트와 걸으면 저절로 경험치를 소량 획득한다.
바람(소원)은 도트가 매 시간마다 하나에서 세 개까지 주는 간단한 퀘스트다. 보통은 먹고 싶은 것, 보고 싶은 것, 공놀이 몇 번 하기, 일정 거리 걷기 등을 준다. 여기서 최신 AR기술이 활용되는데, 도트는 카메라로 보이는 꽃, 사람, 개나 고양이를 인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플레이어가 꽃을 비추면 도트가 그 꽃을 인식하고, 향기를 맡거나 재채기를 하는 등의 상호작용을 한다.
사실 이것을 이용한 꼼수도 있는데, 컴퓨터 화면의 사물도 인식하기 때문에 꽃과 고양이를 찾아 집 밖에 나갈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화면의 꽃과 실제 꽃 까지는 구분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래도 실제 길을 걸으면 도트가 쫓아오고, 그러다 동물을 마주치거나 꽃을 보면 상호작용을 하는 장면은 굉장히 신선하고 또 재미있다. 도트와 유사한 색의 띠가 플레이어와 도트를 연결하는데, 줄을 따라 도트가 그 짧은 다리로 플레이어를 쫓아오는 모습을 보면 저절로 기분이 좋아진다.
도트와 플레이어의 상호작용
도트와 길을 걷는 것 이외에 도트와 상호작용하는 방법이 있는데, 가장 기본적인 것은 쓰다듬기다. 화면의 도트에 손을 대면 진동이 울리고, 도트가 매우 좋아한다. 또 도트가 가끔씩 플레이어를 돌아보며 감정표현(즐거움)을 하기도 한다.
다른 상호작용으로는 땅파기가 있다. 지면에 원을 그리면 도트가 달려와서 해당 지역을 파고 식량과 공을 얻을 수 있다. 지면의 종류(모래, 흙, 물 등) 얻는 아이템이 달라 최신 AR 기술을 체험할 수 있지만, 위에 소개한 컴퓨터 화면 꼼수를 여기서도 사용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묘기가 있는데, 밥을 들고 묘기를 시키면 해당 행동을 수행한다. 묘기 중 엉덩이 흔들기나 반대로 돌기는 놀라울 정도로 귀엽다. 묘기 훈련을 완료 하면 해당 묘기는 대기 화면에서 가끔씩 사용한다.
아쉽게도 이 정도가 현재 상호작용의 전부이다. 걷기는 휴대전화 화면 크기의 제약과 도트의 느린 속력 때문에 도트의 귀여운 모습을 감상하기 어렵고 묘기는 밥 줄 때와 건드리지 않을 때 이외에는 보기 힘들다는 단점이 있다. 도트와 상호작용 방식이 적기 때문에 교감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추가되면 좋겠다.
성체가 된 후, 부화 시스템
도트에도 ‘DNA 데이터’라는 세부적인 특성이 존재하며 이는 도트의 외형을 결정한다. 특성은 도트를 키울 때는 의미가 적은데, 육성 중에는 바꿀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이런 세부적인 데이터는 부화를 통해 확률적으로 유전된다.
부화를 하기 위해선 우선 내 도트가 성체여야 하고, 다른 플레이어의 도트와 합의해야 한다. 합의의 과정이 상당히 독특한데, 누군가가 먼저 ‘너, 하자!’는 식의 메시지를 보내고, 상대편이 수락한다면 합의하에 새로운 도트를 얻게 된다. 상당히 부끄러운 방법이 아닐 수 없다.
도트 육성은 난이도가 높지 않고 하루에서 이틀이면 아기에서 성체까지 육성이 가능하다. 반면 부화는 ‘해구슬’ 재화가 추가로 소모되고, 특성에 따라 외모도 변화하기 때문에 게임을 깊이 파고드는 사람은 부화를 메인 콘텐츠로서 삼을 것이다.
하지만, 포켓몬스터의 알까기처럼, 분명 도트를 좋아해서 시작한 게임이 아름다운 도트만 수집하고 못생긴 것은 방치하는 식으로 변질되는 과정은 우울한 현실을 반영하는 듯 하다. 이런 모순이 게임의 재미요소면서 씁쓸한 부분인 것 같다.
페리도트는 AR 펫 시뮬레이터로서 좋은 기술력과 재미를 동시에 갖춘 게임이다. 도트는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을 만큼 귀여우며, 현실의 동물보다 훨씬 쉽게 기를 수 있다. 현실의 동물만큼은 아니지만, 약간의 상호작용도 가능하다. 여기에 게임을 더 파고들고 싶은 사람이라면 부화(교배) 콘텐츠까지 준비되어 있어 깊이있는 육성을 즐길 수 도 있다. 스마트폰에서 완성도 높은 가상의 동물을 키워보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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