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벽에서 조조는 손권, 유비 연합군에게 패했고, 천하통일의 야망은 물거품이 됐다. 이어 유비가 촉을 제압하고 천하는 조조, 유비, 손권의 3자로 나눠졌다. 중국 4대 기서 삼국지에서 삼국시대가 시작되는 과정이 이와 같다. 이런 1:1:1의 구도는 생각보다 안정적이다. 서로 힘이 비슷한 세력이 견제를 하게 된다. 설령 1강 2약 구도가 되더라도, 2약이 힘을 합치면 1강을 충분히 견제할 수 있게 된다. 그런 식으로 힘의 균형이 유지가 된다.
메모리 시장에서도 이와 같은 양상을 볼 수 있다.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의 경쟁 구도로 판이 짜여진 것이다. 특히 마이크론이 HBM 메모리 시장에서 4세대 제품을 건너뛰고 5세대 제품을 양산하며 승부수를 띄웠다. 이번 시간에는 메모리 반도체 분야의 빅3 중에서도 특히 주목할 만한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에 대해 알아봤다
1978년부터 시작했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의 역사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이하 마이크론)는 1978년 미국 아이다호 주 보이시에서 설립됐다. 4명의 창업자가 아이다호 지역의 부호들에게 창업 자금을 투자 받은 것이 시작이다. 이후 마이크론은 1981년 버지니아에 실리콘 웨이퍼 제조 공장을 완공 후 64Kbit DRAM 생산을 시작해 반도체 제조의 기반을 다졌다.
이후 행보도 주목할 만하다. 1998년 텍사스 인스트루먼트의 메모리 반도체 사업부를 인수했고, 이어 2001년에는 도시바 DRAM 사업 부문을 인수하게 됐다. 이를 통해 전 세계에 실리콘 웨이퍼 공장을 가지게 됐다. 이어 2006년에는 Lexar를 인수해 USB, SD 카드 등을 판매했다.
이어 빅3가 될 수 있었던 계기인 2013년 엘피다 메모리 인수가 있다. 엘피다 메모리는 일본의 DRAM 제조사로 세계 금융위기와 동일본 대지진 때문에 부채가 크게 쌓여 파산하게 된다. 마이크론은 이를 인수했고, 당시 DRAM 점유율이 크게 올라 SK하이닉스를 제치고 업계 2위가 되었다. 추후 2015년 3위로 복귀하기는 하지만, 엘피다 인수를 계기로 빅3에 자리매김했다고 볼 수 있다.
좀비를 닮은 생명력, 마이크론 제품의 특징
마이크론 Crucial(마이크론 크루셜) 제품은 크게 SSD, DRAM으로 나뉜다. 저장 장치와 메모리 둘 다 시장에서 반응이 좋은 편이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마이크론 SSD의 특징은 낸드 플래시 메모리와 DRAM 캐시를 모두 자체 제조한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자사 저장 장치의 품질을 철저히 관리한다. 대표적인 예로 별명이 있다. 좀비. 좀비 SSD로 불렸다. 좀비라면 끔찍한 것 아닌가?
하지만 마이크론에 있어서 좀비 SSD란 별명은 대단한 찬사다. 한 번 죽었다 살아난 좀비는 여간해서는 죽지 않는다. 그런 죽지 않는 좀비를 닮은 내구성과 안정성을 지녔기 때문이다. 이는 신뢰성이 높다고도 볼 수 있고, 해당 특징은 현 SSD까지 이어진다. 이처럼 마이크론은 자사의 NAND 플래시와 DRAM을 SSD에 사용하여 최적의 성능과 신뢰성을 보장한다. 모든 메모리 모듈 및 SSD 제품은 수백 회의 품질 검사를 거쳐야만 출고되기 때문이다.
1978년 마이크론이 창립되고, 이후 40여 개가 넘는 메모리 제조업체가 스쳐 지나갔다. 마이크론도 그중 하나였다. 그리고 이제는 소수의 업체만 남았고, 마이크론도 여기 해당된다. 흡사 전쟁터와 같은 메모리 시장에서 살아남았다는 것은 그만한 기술이 있기 때문이다.
마이크론은 메모리 제조사이기에 단면 구성을 사용한다. 메모리 속도를 높이기 위해 양면으로 쌓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고성능을 제공하며, 효율적인 열 관리와 전력 소비를 제공한다. DDR4, DDR5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여 시장의 요구에 부응하고 있다. 특히, 세계 최초로 GDDR6X 메모리를 개발한 사례도 있다.
다양한 제품 라인업을 갖췄다, 현재의 마이크론
▲ 공식 유통사 대원씨티에스는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한다
마이크론은 다양한 제품 라인업을 제공한다. 마이크론 크루셜 라인업만 봐도 DRAM, SATA SSD, NVMe SSD, 외장 SSD 등 다양하다. 국내 시장에서는 마이크론 공식 유통사 대원씨티에스가 유통 중이다. 대원씨티에스의 제품을 구매 시 쾌적하게 사후지원을 받을 수 있다. 마이크론의 주요 제품은 다음과 같다.
크루셜 M.2 SSD 라인업
크루셜 T705: PCIe Gen5 SSD. 최대 14,500MB/s의 읽기 속도와 12,700MB/s의 쓰기 속도를 갖췄다. 최대 4TB 제품군을 선택할 수 있고, 방열판이 장착된 모델도 있어 효율적인 열 관리가 가능하다. 사실상 현존 최고 성능의 SSD로 고사양 게임 및 AI 앱 등 대량 워크 로드에 적합하다.
크루셜 T700: PCIe Gen5 SSD. 최대 12,400MB/s의 읽기 속도와 11,800MB/s의 쓰기 속도를 갖췄다. 크루셜 T705가 등장하기 전 최고의 SSD였다. 방열판이 장착된 모델도 있어 효율적으로 열을 관리할 수 있다. 대량 크리에이티브 워크 로드, 게임, 영상 편집에 적합하다.
크루셜 T500: PCIe Gen4 SSD. 7,400MB/s의 읽기 속도와 7,000MB/s의 쓰기 속도를 갖췄다. PCIe Gen4 SSD 중에서는 가장 성능이 뛰어난 편이다. 방열판을 선택할 수 있고 플레이스테이션 5 업그레이드, 게임, 사진 편집에 적합하다.
크루셜 P3 Plus: PCIe Gen4 SSD. 최대 5,000MB/s의 읽기 속도와 4,200MB/s의 쓰기 속도를 갖췄다. 최대 4TB 용량을 선택할 수 있다. 필수 자료를 보관해야 하는 일반 사용자에게 적합하다.
크루셜 SATA SSD 라인업:
크루셜 MX500: 마이크론을 대표하는 SSD다. 최대 560MB/s의 읽기 속도와 510MB/s의 쓰기 속도를 갖췄다. 최대 4TB 용량을 선택할 수 있다. SATA SSD 중에서는 가장 뛰어난 SSD다. 일반 컴퓨팅, 게이머, DIY 사용자, 비즈니스 등 다양한 목적에 적합하다. 신뢰성은 오랫동안 검증된 SSD다.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다.
Crucial BX500: 가성비에 초점을 맞춘 SATA SSD다. 최대 540MB/s의 읽기 속도와 500MB/s의 쓰기 속도를 갖췄다. 4TB 제품군도 출시됐다. 저예산에 성능 좋은 SSD를 사용하고 싶은 일반 사용자, DIY 사용자에게 적합하다.
영원하라 마이크론
글로벌 AI 시장이 크게 성장함에 따라 HBM(고대역폭 메모리)의 수요도 늘었다. 마이크론은 빅3 메모리 업체 답게 자사의 기술력을 앞세워 HBM 시장에서 선전 중이다. 또한, GDDR7 메모리도 이어 선보일 예정이다. 이에 따라 삼국시대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마이크론은 소비자 입장에서는 고마운 기업이다. 가격 대비 성능이 뛰어난 제품군을 선보이면서도 늘 신뢰성은 잃지 않았다. 한 마디로 가성비가 좋으면서 별다른 의심 없이 믿고 쓸 수 있는 제품을 늘 공급했다. 대표적인 제품이 MX500이다. 정말 오랫동안 활약했고, 고장도 잘 안 난다. 가격도 비교적 저렴한 편이었다.
앞으로도 마이크론은 한국 시장에서 대원CTS를 통해 가성비 좋은 제품군을 선보일 것이다. 대표적으로 T500이 있다. 다나와 SSD 순위를 보면 T500이 상당히 높은 편인데, 자세히 보면 MX500의 특징을 물려받았다. 성능이 좋은데 가격이 저렴한 편이며 안정성은 검증됐다. 이는 마이크론 제품에 기대하는 역할을 제대로 수행한다고 볼 수 있다. 앞으로도 마이크론 제품은 SSD, 메모리 시장 안정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기획, 편집 / 다나와 정도일 doil@cowave.kr
글 / 곽달호 news@cowav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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