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웨어 > 기획기사

다사다난 2024년... PC 주변 기기에는 어떤 일들이 있었나?

/ 1

external_image


지난 기사에서 PC를 구성하는 주요 부품들의 이슈를 다뤘다. 이번 기사에서는 2024년 PC 주변기기 시장에서 화제가 됐던 여러 이슈들을 돌아보고자 한다. 중국발 주변기기들의 가성비 혁명 덕분에 2024년은 소비자들이 저렴한 가격에 우수한 스펙의 제품들을 구입할 수 있었던 한 해로 기억될 것이다.  

* 모든 통계 료는 다나와 리서치 기준이다.





                 케이스                  


놈. 놈. 놈

크고 투명한 놈, 작고 꽁꽁 싸맨 놈, 무조건 숨기는 놈



external_image

▲ Antec C8 MESH (126,500)


2024년 케이스 시장을 관통한 키워드는 3개로 요약할 수 있다. 어항 케이스, SFF(스몰 폼팩터), BTF(후면 커넥터 메인보드)지원 케이스이다. 


'어항 케이스'는 전면과 측면이 모두 투명패널인 케이스를 말한다. 케이스 내부를 앞/옆에서 모두 투명하게 볼 수 있는 것이 어항과 비슷해 이런 별명이 붙었다. 어항 케이스는 2023년까지만 해도 전체 케이스 판매량의 10% 수준에 그쳤으나, 2024년 들어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며 대중화에 성공했다.



다나와 리서치에 따르면, 어항 케이스의 점유율은 2024년 1월까지만 해도 전면 메쉬와 측면 강화유리를 적용한 케이스에 밀려 12.3%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후 급격히 성장해 2024년 11월 기준으로 점유율 49%를 기록하며 전체 1위에 올랐다. 


이처럼 어항 케이스의 점유율이 급상승한 이유는 저렴한 가격대의 제품 출시가 늘었기 때문이다. 어항 케이스는 원래 튜닝용 고가 케이스 시장에서 몇 년 전부터 존재했으나, 접근성이 높지는 않았다. 당시에는 가격대가 10~40만 원대에 달했고 그 마저도 기본 케이스 팬이 포함되지 않아 팬 추가 비용까지 고려하면 케이스에 20~70만 원을 써야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2024년에 들어 가성비를 내세운 어항 케이스들이 출시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최근 출시된 제품들 중 상당수는 기본 케이스 팬을 포함했는데도 10만 원 미만이라 가격 부담이 크지 않다. 아예 3~4만 원대에도 출시된 어항 케이스들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external_image

▲ Fractal Design Ridge (235,590)


대세로 자리 잡은 어항 케이스에 이어, 케이스 시장에는 SFF와 BTF라는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먼저 SFF(Small Form Factor)는 주로 iTX 메인보드를 장착하는 케이스 용량 20리터 미만의 작은 케이스를 말한다. 보통 미들 타워 케이스의 1/4~1/6 크기이며, 더 작은 제품은 1/8 수준의 사이즈도 출시되고 있다.


SFF의 매력은 무엇일까? 작은 크기에도 불구하고 데스크톱 CPU와 고사양 그래픽카드를 장착할 수 있다는 반전 매력이다. 덕분에 책상 위 공간 활용도가 높아 데스크테리어에 유리하다. 특히 SFF는 IT커뮤니티 사이에서 고사양 시스템을 콤팩트하게 구축하기 위한 '고수의 선택'이라는 이미지가 형성되면서 점점 더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 드디어 아담하고 예쁜 여ㅊ... 아니, 초미니 데스크톱 SFF 시대가 왔다!!


external_image

▲ ASUS ROG Hyperion GR701 BTF Edition (709,000)


BTF(Back to the Future) 케이스는 메인보드의 모든 케이블 커넥터를 뒷면으로 옮긴 '후면 커넥터 방식 메인보드'를 장착할 수 있는 케이스를 말한다.


BTF라는 용어는 원래 ASUS가 자사 후면 커넥터 메인보드를 홍보하기 위해 사용한 마케팅 용어였다. 비록 기술 표준 용어로는 어색하다는 지적이 있었으나, ASUS가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다른 케이스 브랜드들이 이를 채택하면서 BTF라는 명칭이 점차 대표성을 가지게 되었다. SFF와는 대척점에 있는 개념으로, 일반적인 케이스에서 극도의 깔끔함을 추구하는 사용자를 위한 '뉴 메타'로 자리 잡고 있다.







                 모니터                  


QD-OLED의 등장, VA의 쇠락

고가 게이밍 모니터 QD-OLED가 끝판왕 패널로 등극

중저가 가성비 모니터 시장, VA 비중 줄고 IPS로 통일되나



external_image

▲ FHD/480Hz, 4K/240Hz 모드를 지원하는 LG전자 울트라기어 32GS95UV (1,604,690)


2024년 모니터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은 기술은 QD-OLED였다. 비록 높은 가격대 때문에 절대적인 판매량은 많지 않았지만, 고가 게이밍 모니터 시장에서는 스펙 면에서 가장 선호되는 패널로 떠오르며 IT커뮤니티에서 ‘끝판왕’으로 불렸다.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OLED 모니터의 점유율은 연초 0.3~0.5%에서 연말엔 1.7~2.2%로 약 4배 증가하며 상승세를 보였다. 


OLED 모니터 라인업도 풍성해졌다. 2023년만 해도 OLED 모니터는 초대형 사이즈 및 울트라와이드 위주로 출시되었지만, 올해 초부터 27, 32인치 같이 많이 찾는 크기의 모니터도 여럿 출시되기 시작했다.



IPS 패널은 여전히 보급형부터 중급형까지 폭넓게 사용되며 점유율을 더욱 확대했다. 반면, 보급형 모니터 시장에서 IPS와 경쟁하던 VA 패널은 점유율이 감소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보급형 게이밍 모니터 시장에서는 VA 패널이 가격 대비 뛰어난 스펙(수치)을 앞세워 소비자들에게 높은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2023년부터는 가성비 높은 IPS 패널(Fast-IPS 등)이 보급형 게이밍 모니터 시장에 등장하며 VA 패널의 입지가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과거에는 LG전자의 나노IPS와 블랙IPS만이 게이밍 모니터용 IPS 패널로 사용되어 IPS 제품의 가격이 높았다. 그러나 이제는 LG전자 외에도 고성능 IPS 패널을 공급하는 업체들이 늘어나며, IPS 게이밍 모니터의 가격이 크게 하락했다. 이로 인해 IPS 패널이 보급형 게이밍 모니터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키보드                  


비 오는 날 독거미 한 마리

레이니75, 독거미 시리즈 등 

중국발 가성비 고퀄리티 기계식키보드 열풍 




▲ 워낙 인기가 많으니 키보드 스위치를 비교한 영상도 많은 조회수를 기록했다.


2024년 키보드 시장은 '독거미'와 '레이니'를 빼놓고는 논할 수 없다. 2024년 내내 중국발 가성비 키보드들이 커뮤니티를 뜨겁게 달궜다. 순히 가격이 저렴하기만 했다면 이토록 주목받지 못했겠지만, 독거미와 레이니가 유명해진 이유는 가격을 초월하는 품질을 제공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독거미라는 별칭으로도 불리는 AULA F87(64,860)과 AULA F99(77,000)는 타건감, 소음, 마감의 완성도, 유무선 연결 지원, LED 효과 등 소비자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요소를 모두 갖추었으면서도 가격은 기존 제품들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기존 10~20만 원대 최상급 플라스틱 키보드와 견주어도 손색 없거나 오히려 더 나은 타이핑 경험을 했다는 소비자들의 실제 후기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external_image

▲ WOBKEY WOB RAINY75 (93,150)


플라스틱에 독거미 시리즈가 있었다면, 알루미늄 키보드에는 레이니가 있다. 일반적으로 알루미늄 키보드를 제작하려면 하우징 가공 비용만으로도 큰 비용이 든다. 하지만 WOBKEY WOB RAINY75(93,150)는 10만 원 전후의 가격으로 풀 알루미늄 하우징, 뛰어난 마감과 빌드 퀄리티, 그리고 우수한 스위치와 키캡까지 제공하며 소비자들로부터 '이 가격에 팔아도 남는 게 있나?'라는 감탄을 자아냈다.







                 마우스                  


더 가볍게! 더 빠르게!

60g 이하 초경량 마우스만 점유율 올라

게이밍 마우스 시장에서는 4K/8K 폴링레이트 이슈로 떠올라



2024년 마우스 시장은 60g 이하의 무선 초경량 마우스가 대세로 떠올랐다. 2024년 1월과 11월의 마우스 시장 점유율을 무게별로 비교해 보면, 60g 이하 초경량 마우스만 점유율이 크게 상승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반면, 더 무거운 마우스들은 대부분 점유율이 감소했거나, 증가하더라도 +0.5%p 미만의 미미한 변화를 보였다.



초경량 마우스 시장에서는 삼대천왕으로 불리는 세 가지 모델이 주목받았다. 국내 IT커뮤니티에서 '잠자리'로 불리는 VXE 마우스 시리즈, '지슈라'로 불리는 로지텍 G PRO X SUPERLIGHT 2(184,460), '바브삼'으로 불리는 Razer Viper V3 Pro(239,000)이다. 참고로 이들 모두 무선 연결을 지원하는 제품이다.


VGN VXE MAD R 유무선(40,540), VGN VXE R1 PRO MAX(31,500) 등은 키보드 시장의 독거미 시리즈와 유사한 가성비+고퀄리티 포지션을 담당했다. 이러한 제품들은 고급 브랜드의 5~10만 원대 마우스와 비슷한 스펙과 가벼운 무게를 자랑하면서도 가격은 절반 수준으로,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가성비 모델로 만족하지 못하는 하이엔드 유저들은 로지텍과 레이저의 최상급 모델을 선택하는 추세다. 지슈라2와 바브삼 같은 고가 모델은 판매량이 꾸준히 증가하며 시장에서 입지를 공고히 했다.


external_image

 고 폴링레이트 유행을 이끈 레이저. 하이퍼폴링 동글을 통해 폴링레이트를 8000Hz(8KHz)까지 극대화한다.


또한, 게이밍 마우스 시장에서는 4K/8K 폴링레이트가 이슈로 부각됐다. 일반 사용자들에게는 실사용에서 큰 체감이 없지만, 감각이 예민하거나 게임에 진심인 게이머들은 최고의 반응 속도를 위해 4K/8K 폴링레이트를 지원하는 마우스를 구매하거나, 별도의 4K/8K 수신기를 추가로 구입하는 경향을 보였다.







                 쿨러/팬                  


공랭의 바람이 분다

굳건한 공랭의 시대

데이지체인도 인




최근 CPU 쿨러 시장에서 수랭 쿨러의 점유율이 3년 만에 하락세를 보이며, 공랭 쿨러가 다시금 시장의 주도권을 잡았다. 2021년, 수랭 쿨러는 21%의 점유율로 급상승하며 큰 인기를 끌었으나, 2024년에는 연간 기준 19.9%로 떨어지며, 최저점인 18.5%까지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수랭 쿨러의 선호도 감소는 최신 CPU들이 대부분 저발열 고효율 제품으로 출시되면서 공랭 쿨러의 성능이 충분히 만족스러워졌기 때문이다. 특히, AMD의 7800X3D와 9800X3D와 같은 최신 고급 CPU들은 상급 공랭 쿨러로도 안정적인 성능을 발휘할 수 있어, 소비자들이 공랭 쿨러를 선택하는 경향을 보였다.


반면, 수랭 쿨러는 공랭 쿨러 선호도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감성적인 요소를 강조하며 대응하고 있다. 최신 수랭 쿨러들은 화려한 LED 조명과 LCD 화면을 내세워 시각적인 즐거움을 제공하는 한편, 수랭 펌프의 내구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펌프 내구성 강화와 뛰어난 사후 지원을 강조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external_image

▲ 발키리 GL360 ARGB (183,000)


또한, 신생 브랜드 ‘발키리’ 가격 대비 뛰어난 성능을 자랑하며 빠르게 시장에 자리잡았다. 발키리는 우수한 냉각 성능과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소비자들의 주목을 받으며 빠르게 인기를 얻고 있다.


external_image

▲ 이엠텍 레드빗 ICEFULL 360 ARGB (134,900)


2024년 시스템 팬 시장에서 데이지체인 기능이 점차 소비자들에게 중요한 구매 포인트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2024년 판매된 시스템 팬의 전체 판매량 중 데이지체인 기능을 지원하는 팬의 판매 비율은 2023년 10.6%에서 2024년 15%로 약 4.6%p 상승했다. 월별로 살펴보면, 연말로 갈수록 데이지체인 팬의 판매 점유율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특히, 11월에는 19.8%, 12월에는 17.6%에 달했다.

*데이지체인 쿨링팬은 팬 1과 팬 2를 서로 밀착시켜 연결할 때, 전원과 RGB 정보를 전송하는 별도의 케이블 없이 팬 측면의 접점을 통해 연결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거추장스러운 전원 케이블과 RGB 케이블을 없애주어 조립과 선 정리를 더 편리하게 만들어주며, 튜닝 효과 또한 뛰어난 장점으로 작용한다.








                 스피커                  


해는 저물고, 다시 그 시대로

사운드바 유행이 저물고

다시 북셸프 스피커의 시대로



2010년대 후반부터 인기를 끌었던 사운드바의 유행이 서서히 저물고 있다. 2024년 12월 말 기준으로, 스피커 카테고리에서 인기 순위 1~30위 안에 포함된 사운드바는 8개에 불과하며, 그 중에서 2024년 7월에 출시된 Creative 사운드 블라스터 GS3(58,990)을 제외하면 신제품은 없는 상황이다.


반면, 북셸프 스피커 시장은 활기를 띠고 있다. Creative, 캔스톤, 에디파이어, 프리소너스 등 주요 브랜드들이 작은 사이즈의 신제품을 출시했으며, 판올림 버전도 선보이며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external_image

▲ 북셸프 스피커는 책장(책꽂이)에 놓고 들을 수 있는 사이즈의 스피커를 말한다.


      따라, 비주얼과 음질을 모두 일정 수준 이상 갖춘 작은 사이즈의 2채널 북셸프 스피커가 각광받고 있다. 현재 스피커 시장에서 가장 주목  Creativ 즈(53,860)  MR4(70,970).       세련된 디자인을 내세우며, 에디파이어 MR4는 가격 대비 뛰어난 음질과 화이트 색상으로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다.




기획, 편집 / 다나와 조은혜 joeun@cowave.kr

글 / 김진우 news@cowave.kr

(c) 비교하고 잘 사는, 다나와 www.danawa.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공유해 주세요
게임잡지
2006년 8월호
2006년 7월호
2005년 8월호
2004년 10월호
2004년 4월호
게임일정
2025
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