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보드 계의 괴짜로 불리는 ASRock, 우리나라 유저들은 ‘연구소’, 해외 유저들은 Tech Geek으로 부르곤 한다. 늘 새로운 기능, 독창적인 기능을 자사의 메인보드에 접목해 실험 정신이 투철한 제조사이기 때문이다. 덕분에 ASRock 메인보드가 새로 나오면 이번엔 무슨 독특한 기능이 접목되었나 은근히 기대될 정도다. 혹자는 우스개 소리로 메인보드에 냉장고만 붙이면 된다고 했,..
ASRock은 2002년 ASUStek Computer Inc.의 자회사로 시작되었다. 초기에는 보급형 메인보드를 제작하는 데 중점을 두었지만, ASRock은 곧 독립적인 회사로 성장하여 합리적인 가격과 성능의 균형으로 유명해졌다. 그 후 2010년에는 ASRock은 ASUS로부터 완전히 분리되어 Pegatron Corporation의 독립 자회사가 되었고 2010년대 중반까지 강력한 글로벌 입지를 구축하며 전 세계 메인보드 제조사 상위 3위에 이름을 올리는 데 성공했다. 이번 기사에서는 독특한 콘셉트 메인보드를 지향해 전 세계 PC 유저들에게 항상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있는 ASRock의 라인업을 정리해 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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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ASRock의 고급짐을 담당한다
1 Taichi/Phantom Gaming/Steel Legend
최근 출시되는 ASRock 메인보드의 라인업은 의외로 단순하다. 게이머와 전문가를 위한 하이엔드, 일반 사용자들을 위한 라인업, 두 부류로 나뉜다. 과거 연구소라는 별명답지 않다. 과거 너무 많은 라인업으로 인한 구매자들의 혼란을 방지하고자 후술할 NOVA, RS, Lighting 등 하위 라인업을 다양하게 구성하는 방향으로 전환한 것으로 보인다. PC 사용 목적을 우선 선정하고 그 다음 가격대나 부가 기능을 고르면 자연스럽게 세부 모델명이 나오는 식이기 때문에 초보자 입장에서는 오히려 반길만한 부분이라 하겠다.
▲ ASRock Z890 Taichi 에즈윈<798,980원>
ASRock Z890 Taichi 디앤디컴<798,990원>
ASRock Z890 Taichi 인텍앤컴퍼니<801,400원>
ASRock 메인보드의 정점은 Taichi 시리즈다. Taichi 시리즈는 ASRock의 프리미엄 메인보드 라인업으로, 디자인과 성능을 모두 중시하는 사용자들을 위한 제품군이다. 20 페이즈 이상 고급 전원부 설계와 효율적인 냉각 솔루션을 제공해 안정성과 내구성이 강하다. Taichi 시리즈는 멀티 GPU 지원, 고속 스토리지 옵션, 그리고 고품질 오디오 기술을 탑재하여 게이머와 전문가 모두에게 적합하다. 또한, 독창적인 기어 모양의 디자인과 RGB 조명은 세련된 PC 빌드를 원하는 사용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갈 라인업이라 하겠다. 그만큼 천정부지로 가격대가 올라가는 건 어쩔 수 없는 운명이지만, ASRock 메인보드의 진수가 모두 담겨있어 상징하는 바가 매우 크다.
▲ ASRock X870E Nova WiFi 디앤디컴<654,190원>
ASRock X870E Nova WiFi 대원씨티에스<647,000원>
ASRock X870E Nova WiFi 에즈윈<648,600원>
ASRock 메인보드의 No.2는 Phantom Gaming이다. 시중 유통되는 메인보드에서는 줄여서 PG로 표기하는 경우도 많다. PG는 한마디로 게이머를 위해 최적화된 라인업이다. 이 시리즈는 고성능 네트워킹 기능, 뛰어난 오디오 품질, 그리고 게임 환경에 특화된 소프트웨어를 제공한다. PG 시리즈는 AMD와 Intel 프로세서를 지원하는 다양한 모델로 구성되어 있고, 라인업 내 가성비가 그나마 높은 제품까지 준비되어 Taichi에 비해 접근성이 좋은 편이다. 최근 AMD X870E 칩셋 제품을 중심으로 하위 라인업 개념인 NOVA 시리즈를 공격적으로 마케팅하고 있다. 고사양 게이밍 환경을 구현하려는 사용자들에게 특히 추천되는 제품군이다.
▲ ASRock Z890 스틸레전드 WIFI 디앤디컴<468,960원>
ASRock Z890 스틸레전드 WIFI 인텍앤컴퍼니<466,500원>
Steel Legend 시리즈는 아마 ASRock 메인보드 중 가장 인기가 많으면서 인지도가 높은 제품이 아닐까? 내구성과 기능성을 겸비한 메인보드 제품군으로, 합리적인 가격대를 유지하면서도 강력한 성능을 제공한다. 이 라인업은 튼튼한 전원부와 견고한 PCB 설계를 특징으로 하며, 작업용 PC와 게이밍 PC 모두에 적합하다. 또한, 라인업 이름 그대로 '금속' 느낌의 독특한 디자인과 RGB 조명 효과는 강인하면서도 세련된 이미지를 완성시켜준다. 최근에는 화이트 컬러 기반의 제품을 많이 선보이고 있어 어항형 케이스와 각종 튜닝 용품과 상당한 시너지가 기대되는 제품군이다. 하지만, 2024년 출시된 제품을 중심으로 가격대가 거의 Taichi 급으로 올라간 모습이라 가격 경쟁력은 떨어진다는 평가도 많다. 최신 칩셋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가격 정책이니 B나 H 시리즈 같은 보급형 메인보드 라인업이 잘 해결해 줄 것이라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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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사용자도 고급 기능을 이용할 권리가 있지요
2 Pro / 일반
다음은 가성비에 더 중점을 둔 Pro와 일반 라인업이다. 솔직히 ASRock의 진가는 하이엔드보다 보급형 라인업에서 더 빛을 발한다 느껴진다. 가격에 걸맞지 않은 실속형 구성에 다양한 부가기능이 놀라울(?) 곳곳에 숨어있기 때문이다. 또한, 가성비와 성능의 밸런스가 잘 맞는다는 평가가 많아 소비자들에게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제품군이기도 하다.
▲ ASRock Z890 Pro RS WiFi White 디앤디컴<397,990원>
ASRock Z890 Pro RS WiFi White 에즈윈<414,990원>
Pro 시리즈는 무엇보다도 가성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용자들을 위해 설계된 라인업이다. 비록 Steel Legend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최신 칩셋 메인보드의 이상 고가 행진에 영향을 받아 Z890이나 X870E 제품은 상당히 비싼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지만, B나 H 계열이 나오면 10~20만 원대로 떨어질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이 제품군은 안정적인 성능과 필수 기능에 중점을 두며, 불필요한 부가 요소를 제거하여 실용성을 극대화했다. Pro 시리즈는 소규모 사무용 PC나 가정용 PC에 이상적이며, 경제적인 가격에도 기본 이상의 성능을 제공한다. 모델명엔 RS가 붙는데 Race Sport라는 뜻으로 지난 Z690 칩셋 시절 Pro4에서 변형된 브랜드명이다.
▲ ASRock H510M-HDV/M.2 SE 디앤디컴<96,000원>
ASRock H510M-HDV/M.2 SE 에즈윈<93,950원>
마지막은 ASRock 메인보드 중 가장 하위를 담당하고 있는 일반 제품들이다. 특별히 브랜드 네이밍 없이 바로 칩셋 종류로 표기되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내장 그래픽 위주로 조립되는 콘셉트가 강하다 보니 디스플레이 출력 포트를 의미하는 HDV 옵션이 많이 붙는다. 보통 10만 원 내외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으며 사무용이나 저렴한 데스크톱 PC 구성에 인기가 많다. 시중에는 별도의 박스 없이 정전기 방지 봉투에만 쌓여 판매되는 벌크 제품도 많아서 여러 대의 PC를 조립하거나 기업 납품용으로도 각광을 받는 제품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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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업은 아니지만 특별한 ASRok의 메인보드들
3 LiveMixer / Lighting
▲ ASRock Z790 LiveMixer D5 에즈윈<357,170원>
ASRock Z790 LiveMixer D5 디앤디컴<376,570원>
ASRock LiveMixer 시리즈는 콘텐츠 크리에이터와 스트리머를 위해 설계된 메인보드 라인업이다. 이 시리즈는 다양한 주변 기기를 동시에 연결할 수 있도록 최대 23개의 USB 포트를 제공하며, 확장 카드 장착을 위한 추가 PCIe 슬롯도 마련되어 있어 뛰어난 확장성을 자랑한다. LiveMixer 메인보드는 AMD와 Intel 플랫폼을 모두 지원하며, 각각 B650 LiveMixer와 Z790 LiveMixer 모델이 있다. 최신 칩셋이 적용된 LiveMixer 메인보드는 아직 출시가 되지 않았고, 향후 출시 소식도 없다. 이 메인보드들은 고성능 프로세서를 지원하기 위해 14+2+1 페이즈의 디지털 전원부를 탑재하고, 프리미엄 8 레이어 PCB 설계를 통해 안정성과 성능을 극대화했다. 또한, LiveMixer 시리즈는 독특한 그래피티 디자인을 채택하여 시각적인 매력을 더하고, 콘텐츠 제작에 필요한 다양한 장치와의 호환성을 고려한 설계로 사용자들에게 편의성을 제공한다. 이러한 특징들로 인해 LiveMixer 시리즈는 스트리밍, 팟캐스트, 영상 편집 등 다양한 콘텐츠 제작 환경에서 필요한 기능과 성능을 제공하며, 다양한 주변 기기를 사용하는 사용자들에게 적합한 선택이 될 수 있다.
▲ ASRock Z890 Lightning WiFi 에즈윈<473,640원>
Lighting 라인업은 Phantom Gaming의 하위 라인업으로 고성능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을 위한 메인보드다. 이름 그대로 선형과 각진 디자인 요소를 통해 번개를 나타내는 디자인 콘셉트로 유명하다. 고스펙 메인보드이다 보니 게이밍 환경은 물론 영상 콘텐츠 제작, 오버클러킹 등 다양한 활용도를 자랑하며 최근 칩셋을 적용한 제품의 경우 PCIe 5.0과 Hyper M.2 슬롯까지 제공해 다양한 최신 기술을 마음껏 활용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정식 라인업은 아니지만, 메인보드 칩셋이 새로 출시될 경우 ASRock 라인업 중 가장 빨리 적용되는 편이기 때문에 확실한 성능과 빠른 트렌드 적용이 필요한 파워유저에게 적합한 메인보드라 하겠다.
지금까지 '연구소 보드' ASRock 메인보드의 라인업에 대해 알아보았다. 예전만큼 연구소의 모습은 보여주지 않아 아쉬움이 남지만 그동안 쌓인 노하우와 명성은 그대로 이어지는 수준이라 앞으로의 행보가 더 기대되는 메인보드 제조사다. 인텔과 AMD의 새로운 CPU, 칩셋이 등장했으니 기술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따라서 ASRock의 신제품이 어떤 방향으로 발전할지에 대한 궁금증도 계속 커질 전망이다. 암울한 환율 상황과 출시가의 이상 고공행진이 소비자들에겐 참 힘겨운 시절을 보내게끔 만들지만, 희망은 버리지 말자. 연구소 ASRock은 계속 전진할 테니까!
기획, 편집, 글 / 다나와 정도일 doil@cowav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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