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연자로 선 리처드 라우스 3세
'폭력적인 게임이 도덕성을 결핍시킨다'는 억울한 누명을 어디서 해소할 수 있을까. GDC에서 그 난제에 대한 답이 제시됐다. 바로 게임 시나리오 속에 플레이어가 자신의 도덕성을 고민하게 만드는 요소들을 숨겨놓는 것이다.
오늘(현지시간 25일), GDC 2013 세션 중 하나인 ‘도덕적인 게임 스토리를 쓰는 7가지 기술(Seven Techniques for writing a Moral Game)’이 열렸다. 연사로 선 리처드 라우스 3세(Richard Rouse III)는 ‘파 크라이 3’의 스토리를 인용해 게이머에게 ‘도덕적’ 고민거리를 던지는 방법에 대해 설명했다.
‘파 크라이 3’는 등장 캐릭터를 살해하는 횟수가 쌓일수록 주인공이 죄책감에 괴로워하며 게임이 끝나는 구조를 취한다. 그는 “플레이어는 자신의 선택이 어떤 결과를 만들어 내는지 알게 되면, 스스로 ‘도덕성’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고 말했다. 이것이 제 아무리 도덕적이고 교훈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거나, 감동적인 스토리 라인을 전개하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이고 실질적인 방법이라는 것이다.
‘파 크라이 3’는 오픈 월드를 기반으로 플레이어가 원하는 모든 행동을 할 수 있는 게임으로 알려져 있지만, 스스로의 행동에 대한 대가를 치르도록 설계되어 있다는 것. 그는 “스토리를 완성하려면 폭력성도 필요하다. 하지만 그 속에 도덕을 상기시킬 장치를 설정해야 한다”며 다시 도덕적인 스토리를 써야 할 필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게임의 ‘도덕성’에 관한 논의는 하루 이틀 있어온 것이 아니다. 근래 미국의 코네티컷주에서 발생한 총기난사 사건으로 게임이 가지는 ‘폭력성’과 ‘도덕성 결여’ 이슈는 더욱 커진 상태다. 이 사건 이후 미국에서는 정부 차원에서 게임이 폭력성 증가에 끼치는 영향에 대해 연구를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해 더욱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이 외에도 ‘바이오쇼크: 인피니트’를 예로 들어 ‘도덕성’을 상기시키는 장치를 배치하는 법을 설명했다. 게임 속에 플레이어가 선뜻 고르기 어려운 선택의 순간을 배치해 결정에 따라 직접적으로 스토리와 결말이 바뀌게 하는 것이다.
소개된 항목 중에는 ‘도덕성’을 상기시키는 좋은 이야기를 만드는 방법으로 ‘예산을 세운 후 거기에 맞춰서 작업하라’거나, ‘좋은 스토리를 쓰려면 최대한 작은 규모로 일하라’등과 같이 개발자들의 실질적인 업무 환경에 대한 요소가 포함되어 있었다.
연사로 선 리처드 라우스 3세는 현재 마이크로소프트에 개발자로 근무하고 있으며, 마이크로소프트로 이전하기 전에는 유비소프트 몬트리올 스튜디오에서 ‘레인보우 6’ 프랜차이즈의 스토리 기획자를 담당했으며, 한국에는 ‘게임 디자인: 이론과 실제’라는 책의 저자로 알려져 있다.
'파 크라이 3'는 곳곳에서 잔혹한 고문과 학살이 자행되고 신원 모를 시체가 종종 발견되는 열대섬이 배경인 게임으로, 잔혹한 장면이 다수 등장해 '청소년 이용불가' 심의 판정을 받았다.
▲ '파 크라이 3'의 한 장면. 고민 없이 즐기다 보면 어느새 캐릭터는 자신을 자책한다
▲ 선택의 무게가 가벼울수록 플레이어는 '도덕성'에 대한 숙고 없이 게임을 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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