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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시장 위축? 확실하게 영역이 나뉜 것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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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칠 줄 모르던 데스크톱 PC의 성장도 이번 년도에 들어서는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다. 대신 그 자리에는 태블릿과 스마트폰, 노트북 PC가 들어서고 이들의 성장세는 한창 때의 데스크톱PC 보다 더 빠르다.

 

그럼에도 데스크톱 PC는 아직까지 ‘가성비’ 측면에서 타 기기가 따라올 수는 없다. 특히 고성능을 필요로 하는 그래픽/동영상/게임에서는 데스크톱 PC 만한 것이 없다. 태블릿과 스마트폰의 영역은 정해져 있고 노트북 PC도 마찬가지다.

 

이렇게 본다면, 데스크톱 PC 성장의 하락이라기 보다는 태블릿과 스마트폰과 영역이 겹치는 저가형 PC 시장의 축소라고 보는 것이 옳다. 오히려 중고가형 제품에서는 큰 변화가 없거나 오히려 더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을 게임 강국으로 만들어준 온라인 게임도 태블릿과 스마트폰에서는 할 수 없고 오직 데스크톱 PC에서만 할 수 있다. 그리고 이 온라인 게임이 요구하는 PC의 제원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몇 년 전에 구입한 쿼드 코어 CPU에서도 잘 되던 게임들이 이제는 옵션을 조금씩 낮춰야만 부드러워지는 것을 느끼곤 한다. 같은 쿼드 코어이고 클록도 별 차이 없는데 무엇이 문제일까?

 

중형 차라고 다 같은 중형 차가 아닌 듯 CPU라고 다 같은 CPU는 아니다. 인텔 2세대 코어 프로세서 중 베스트 셀러인 i5-2500은 동작 클록 3.3GHz에 쿼드 코어, 256KB x 4 L2 캐시의 스펙을 갖고 있고 3세대 코어 i5-3570은 3.4GHz에 쿼드 코어, 256KB x 4 L2 캐시이다. 언뜻 보면 별 차이 없으나 두 제품에서는 제조 공정의 차이가 있고 이 때문에 생기는 소비전력의 차이가 있다.

 

그리고 오늘의 주제인 ‘하스웰’도 기본 스펙은 아이비브릿지와 거의 같지만, 소비 전력과 내장 그래픽 코어, 성능에서 차이가 난다.

똑 같은 3.4GHz에 쿼드 코어, 256KB x 4 L2 캐시이지만 마이크로아키텍쳐가 다르기 때문이다.

 

 

인텔의 틱-톡 전략을 보면, 샌디브릿지와 아이비브릿지는 같은 ‘톡’을 공유하고 있고 하스웰과는 다르다. 여기에서 같은 ‘톡’이라면 같은 ‘마이크로아키텍쳐’를 사용한다는 것을 뜻한다.

 

샌디브릿지 아키텍쳐에서 하스웰 아키텍쳐로의 변화는 인텔의 미래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인텔은 더 이상 프로세서의 성능’만’ 높이는 것에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 적어도 소비 전력 대비 성능을 함께 고려하고 있으며, 이런 변화는 데스크톱뿐 아니라 모바일 시장까지 겨냥한 것이다.

인텔은 전기를 적게 먹으면서도 기존의 성능을 유지 또는 향상 시킬 수 있는 새로운 전략을 세운 것이고, 그 첫 산물이 ‘하스웰’이다.

 

이처럼 하스웰은 ‘가성비’가 아닌 ‘전성비(전력 대비 성능)’를 내세웠는데 그 내면에는 하스웰 마이크로아키텍쳐가 존재한다.

 

 

1.  하스웰 마이크로아키텍쳐

 

새로운 마이크로아키텍쳐의 변화는 요란하지 않고 실속을 챙기는 쪽으로 생겼다. 먼저 새로운 명령어 셋인 Intel Advanced Vector Extensions 2 (AVX2)를 통해 사이클당 FLOPs를 샌디브릿지 대비 2배로 올렸다.

 

 

 

이 AVX에는 FMA(Fused Multiply-Add)라는 새로운 명령어셋이 추가되었는데 이것은 곱셈과 덧셈을 동시에 해서 계산하는 시간을 줄이는 것이다. 예를 들어 곱셈에 5 사이클이 소비되고 덧셈에 4 사이클이 소비된다면 가장 큰 사이클인 곱셈의 5 사이클이 소요되는 것이다. 만약 FMA가 없다면 곱셈과 덧셈을 계산하는데 9 사이클이 들어갈 것이다. 여기에서 80%의 시간 단축이 생긴다.

 

이것은 사이클당 FLOPs를 최대 2배까지 높여준다.

 

그리고 하스웰에서는 캐시를 개선하였다.

 

 

캐시의 크기는 같지만 대역폭을 기존 아키텍쳐보다 2배로 높여 처리 속도를 향상 시켰다.

 

마지막으로 실행 유닛의 폭이 기존보다 33% 커졌다는 것이다.

 

 

하스웰 이전에는 포트0~5까지 6개만 있었으나 하스웰 아키텍쳐에서는 4번째 산술&논리 연산을 담당하는 유닛과 새로운 분기 유닛, 저장 주소 생성을 하는 AGU 유닛이 생겼다.

그리고 포트0과 1의 FP Multiply와 FP Add에 FMA가 추가되었다는 것도 특징이다.

 

 

2.  향상된 전원 관리 능력

 

하스웰의 가장 큰 특징이 이 부분이 아닐까 한다. 사실 마이크로아키텍쳐의 변화로 ‘넷버스트 마이크로아키텍쳐’에서 ‘코어 마이크로아키텍쳐’만큼의 성능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니니 때문일 수도 있다.

 

특히 CPU의 대기 모드가 2단계 더 늘어나 절전 모드에서 소비전력을 더욱 줄일 수 있게 되었다. 인텔 CPU의 절전모드는 C-State가 존재한다. C-State 단계에 따라 CPU 동작 범위가 달라지게 되고, 이에 따라 소비 전력도 다르다.

예를 들어 C0 단계는 CPU가 낼 수 있는 가장 빠른 속도로 동작하고 소비전력도 CPU 스펙의 최대치와 같다.

반면 하스웰에서 새로 생긴 C7(현 데스크톱 PC 최고 단계)에 진입하면 동작 클록을 24MHz까지 낮춰 대기 모드에 들어간다. 그리고 이때 필요하게 되는 전류량은 0.05A 수준. 50mA만으로 CPU가 유지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기존 파워 서플라이는 대기 시 흘려 보내는 최소 전류량이 0.5A라는 것이다. 0.05A보다 10배 많은 0.5A가 흘러 들어가면 역으로 파워 서플라이가 과전류 차단을 하면서 시스템 보호 목적으로 꺼버린다는 것이다.

 

PC를 사용 중 대기 모드로 전환하면 메모리(디스크)에 작업 내용을 임시 저장하고 다시 켜질 때 이것을 불러와 빠르게 작업 환경을 복구해준다. 하지만 과전류 차단이 되면 기존 작업 내용이 고스란히 사라지는 불운을 겪게 된다.

 

그래서 인텔은 하스웰을 발표함과 동시에 +12V 최소 전류로 0.05A를 공급할 수 있는 파워서플라이 제조사와 제품 리스트를 공개했고 지금도 계속 업데이트를 하고 있다. 다나와(www.danawa.com)에서 보여지는 파워서플라이 상품정보에도 이와 같은 안내 문구가 있으니 제품 구매 시 참고하면 도움이 된다.

 

<가격비교 사이트 다나와의 상품 정보 첫 부분에 표기되어 있는 하스웰 지원 안내 문구>

 

만약 기존 파워에서 하스웰을 사용하고자 하면 바이오스 설정에서 C-State를 끄거나 최대 절전 모드를 사용하지 않으면 된다. 단, 실수라도 대기 모드에 들어갔다 복구할 때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니 바이오스 설정에서 끄는 것을 추천한다.

 

 

3.  새로운 패키지

 

네할렘에서 샌디브릿지로 변경할 때 CPU의 핀도 LGA 1156에서 LGA 1155로 바뀌었다. 마찬가지로 샌디브릿지에서 하스웰로 바뀌면서 LGA 1150이 되었다. 이 말은 기존에 사용하던 인텔 6/7 시리즈 칩셋이 탑재된 메인보드는 하스웰 CPU를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사실 CPU와 메인보드를 새로 사고 나서 2년 후 나오는 신제품을 그대로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은 조금 억울한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하스웰 CPU 구입자는 약간의 축복을 받았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최근 유출된 인텔의 2014년 로드맵에 의하면 ‘Tick’ 전략에 의해 ‘브로드웰’이 선보여야 할 그곳에 ‘하스웰 리프레시’라는 코드명이 버티고 있다. ‘하스웰’ -> ‘하스웰 리프레시’ -> ‘브로드웰’까지 모두 하스웰 마이크로아키텍쳐를 그대로 사용한다면 적어도 LGA 1150의 수명은 3년간 이어지는 것이다.

 

아직까지 ‘하스웰 리프레시’에 대한 어떠한 정보도 없는 상태여서 이 코드명을 갖는 제품이 ‘브로드웰’의 다른 이름인지 아니면 ‘틱-톡’ 전략에 부분 수정이 되는 것인지는 밝혀지지 않았기에 필자로서도 단정지을 수는 없다.

 

아이비브릿지 사용자라면 하스웰로 업그레이드하기 약간은 망설여질 것이다. 일단 제조공정이 동일한 22nm이고 소비 전력에서도 큰 차이를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샌디브릿지라면 하스웰 업그레이드를 고려해 볼 수 있다.

 

 

<3DMark 11 구동 했들 때 소비전력 차이>

 

<PCMark07 구동 했을 때 소비전력 차이>

 

성능에 대해서는 다음 회에 다룰 것이며, 이번에는 소비 전력의 차이만 언급하겠다. 샌디브릿지와하스웰은 동급 스펙에서 전체적으로 20W 이상의 소비전력 차이를 보여준다.

 

마찬가지로 다음 회에 다룰 예정인 내장 그래픽코어의 차이도 하스웰 선택의 이유가 될 수 있다. 현재 판매 중인 하스웰 내장 그래픽 코어인 ‘인텔 HD 4600’은 일반 그래픽 카드 저가형 제품과 비슷한 수준의 성능을 내고 있다.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 두 가지이다. 첫째는, 하스웰 + 보급형 메인보드 구성이 샌디브릿지 + 8만원 대 그래픽 카드 + 보급형 메인보드 조합보다 저렴하다는 것이다. 또한 성능도 앞선다.

 

두 번째는 소비전력의 차이이다. 8만원 대 그래픽 카드의 TDP는 60W가 넘는다. 샌디브릿지 TDP 95W + 그래픽카드 65W는 160W이다. TDP가 소비전력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TDP를 기준으로 볼 때 하스웰 TDP인 85W의 두 배가 조금 안 되는 수준이다.

 

하스웰 CPU에서 내장 그래픽만으로 무엇을 할 수 있냐고 묻는다면 매우 많은 것을 소화할 수 있다 말할 것이다. 현재 4K 해상도를 하드웨어적으로 디코딩 할 수 있는 GPU는 하스웰 내장 그래픽 코어뿐이다.

 

수십 개월 동안 국내 게임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는 ‘리그오브레전드’도 HD 4600에서 훌륭한 프레임을 보여주고, 한창 뜨고 있는 ‘월드오브탱크’도 풀옵션까지는 아니지만 1920 x 1080에서 중급 이하 옵션으로 충분히 가동 가능하다. 지금 네이버에서 ‘게임 순위’로 검색을 해보라.

 

<2013.7.29 네이버 게임 일간검색 순위>

 

위 게임들 중 HD 4600으로 실행 불가한 것이 몇 개나 있을까? 단언컨대 단 하나도 없다. 여기에 포함되어 있지 않은 아이온, 블레이드앤소울, 아키에이지, 월드오브워크래프트 등이 있지만, HD 4600이 만능은 아니다.

 

현재 아이비브릿지 CPU를 사용하고 있는 사람에게 하스웰 업그레이드를 권장하는 것은 무리가 따른다. 그러나 아이비브릿지 이전 모델 사용자라면 제조 공정과 마이크로아키텍쳐가 전부 바뀐 상황이므로 업그레이드도 고려해볼 만하다.

 

소비 전력 감소, 성능 향상, 내장 그래픽 코어 성능 향상이라는 3박자가 골고루 갖춰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현재 사용하는 LGA1150 구조도 최대 3년까지 보장될 수 있기 때문에 이후 출시 예정인 ‘하스웰 리프레시’와 ‘브로드웰’ 업그레이드도 가능하다.

이제 데스크톱 PC의 영역은 굳어졌다. 최고의 게임 머신으로, 가격 대 성능비가 맞지 않는다면 더 이상 데스크톱 PC도 설 자리가 없기 때문이다. 그 자리를 지키기 위해 만들어진 하스웰 CPU이니만큼 충분한 가격 대 성능비를 제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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