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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코어 i3와 XMP 메모리와의 미묘한 상승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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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4세대 코어 프로세서 ‘하스웰’의 전 라인업이 마침내 완성됐다. 아직 모든 제품이 출시된 건 아니지만, 코어 i7을 비롯해 코어 i5, 그리고 지난 9월 코어 i3까지 출시됨으로써 비로소 데스크톱PC 시장이 완연히 하스웰 기반으로 중심이 이동하는 계기가 만들어졌다.

 

인텔 4세대 코어 프로세서는 고사양 사용자들에게는 큰 이득을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프로세서 자체의 성능에서 별다른 진전이 없기 때문. 약간의 성능 향상과 전력관리 능력의 향상은 있었지만, 사용자가 체감할 수 있는 수준이라 하기엔 다소 부족하다는 느낌이다.

 

반면, 프로세서에 내장된 그래픽을 함께 사용할 생각인 소비자라면 하스웰은 분명 매력적인 선택이 아닐 수 없다. 전작인 아이비브릿지에 비해 확연히 개선된 그래픽은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보다 강력한 성능의 시스템을 구축하려는 소비자에게 매력적이다. 출시 초기인 현 시점에서 가격이 그다지 만족스럽진 않지만, 이는 차차 안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출시된 코어 i3 시리즈는 대개 HD 4600, 또는 HD 4400 그래픽을 탑재하고 있다. 하위 버전인 HD 4400은 6개의 실행 유닛, 4개의 텍스쳐 유닛, 두 개의 ROP를 가져 전 세대 코어 i3의 그래픽 HD 2500이 제공했던 6, 1, 1개의 유닛에서 크게 개선됐다. 이런 변화가 고스란히 그래픽 성능으로 이어질 것임은 익히 짐작할 수 있는 일이기도 하다.

 

 

■ XMP는 뭐지?

 

프로세서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인텔과 AMD는 모두 GPU를 내장한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이런 흐름은 더욱 가속화 돼 이제는 거의 모든 프로세서에 GPU가 기본 탑재되는 추세다.

 

프로세서에 탑재되는 그래픽은 상황에 따라서는 무용지물일 수도 있지만, 어떤 경우에는 보다 저렴한 가격에 필요한 모든 것을 갖추는 수단이 될 수도 있다. 대개의 경우 성능에 민감한 수요보다 가격에 민감한 수요 층에서 내장 그래픽은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적인 대안이 되어주고 있다.

 

인텔 '아이리스(Iris) 프로'처럼 별도의 그래픽 메모리를 장착한 내장그래픽도 존재하지만, 대개의 경우 프로세서에 내장된 그래픽 코어(GPU)는 시스템에 장착된 메모리를 공유하는 구조를 취하고 있다. 상황에 따라 이는 다소 느린 성능의 내장 그래픽을 더욱 느리게 만드는 요소로 작용하기도 하는 것이 사실. 

 

 

▲ XMP를 지원하는 G.SKILL 립죠스(RIPJAWS) X 시리즈 메모리

 

XMP(Extreme Memory Profile)는 인텔이 주창한 DDR3 메모리의 확장 규격이다. JEDEC(Joint Electron Device Engineering Council)는 메모리의 동작속도와 각종 레이턴시 등을 일종의 표준으로 제정하는데, 이보다 높은 성능을 요구하는 메모리에 대한 근거가 없다는 점에 착안, 표준보다 더 높은 스펙을 지원하는 메모리를 쉽게 활용하기 위해 만들어진 일종의 정보 프로파일이다.

 

XMP 프로파일을 가진 메모리는 JEDEC이 규정한 표준 메모리보다 더욱 공격적인 레이턴시, 또는 동작속도를 사용할 수 있다. 이는 결국 메모리 대역폭의 확장이라는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지게 되는데, 시스템 메모리를 공유해 사용하는 통상의 내장 그래픽은 메모리의 대역폭 확장이 그래픽 성능의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현재 지스킬(G.SKILL), 커세어(Corsair)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하이엔드 하드웨어 브랜드들은 대부분 XMP를 지원하는 메모리를 시장에 선보이고 있다.

 

 

■ XMP 메모리가 그래픽 성능에 미치는 영향

 

XMP를 좀 더 쉽게 정의하자면, 정상적인 메모리보다 훨씬 빠른 동작속도나 레이턴시를 가진 메모리가 자신이 어떤 환경에서 정상적으로 동작할 수 있는지에 대한 정보를 품고 있는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

 

 

이를 지원하는 메인보드라면 바이오스에서 XMP 항목을 찾을 수 있고, 사용자는 프로파일을 선택해 주기만 하면 동작속도와 복잡한 레이턴시, 동작전압 등의 설정이 모두 자동으로 이루어진다.

 

이후 메모리가 자체적으로 갖고 있는 정보를 메인보드에 전달하고, 메인보드는 표준보다 훨씬 공격적인 설정으로 메모리를 구동하게 된다.

 

 

G.SKILL 립죠스 X 시리즈 메모리는 다양한 프로 게임리그를 통해 더욱 잘 알려진 제품들이다. 온게임넷 LOL 챔피언스 리그, 곰TV 주관 GSL 공식 시스템 메모리, 곰TV 주관 GSTL 공식 시스템 메모리 등 유명 프로 게임리그와 함께하고 있는 제품.

 

붉은색의 메모리는 PC3-17000(2133MHz)로 동작하는 제품이며, 전면의 파란색은 PC3-19200(2400MHz)로 동작하는 제품이다. 두 제품 모두 표준 메모리인 PC3-12800(1600MHz)에 비해 높은 동작속도, 또는 동일한 동작속도에서 훨씬 빠른 레이턴시를 지원한다.

 

 

■ 메모리 하나로 그래픽 성능에 차이가 날까?

 

앞서 대개의 내장그래픽이 시스템의 메모리를 공유해 사용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매우 빠른 메모리를 별도로 갖춘 그래픽카드라면 시스템 메모리에 따르는 성능의 변화가 거의 없지만, 이렇듯 시스템 메모리를 공유하는 구조에서는 빠른 메모리는 의외로 큰 효용으로 나타날 수 있다.

 

대량의 텍스쳐를 처리하기 위해서는 방대한 저장공간이 필요하고, 메모리와 GPU 사이에 주고받을 수 있는 데이터의 양이 크면 클수록 성능 역시 보장받을 수 있다.

 

다만, 이론이 늘 현실과 같을 수는 없는 일. 실제 테스트를 통해 XMP 메모리가 게임 성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확인해 보자.

 

▲ 3Dmark 1.1

 

최신 버전 3Dmark는 모바일 디바이스와 퍼포먼스PC, 일반적 수준의 PC 등을 구분해 각각의 테스트 툴을 제공한다. 테스트에는 인텔 4세대 코어 i3-4130과 이의 내장그래픽인 HD440이 사용됐으므로 지극히 일반적인 가정용, 또는 업무용 PC로 볼 수 있는 사양이다.

 

범용 PC의 그래픽 성능을 측정하는 Cloud Gate 테스트 결과는 상당히 놀라운 수준이다. 표준 속도인 1600MHz로 동작하는 설정(Default)에서는 두 메모리 모두 4800점대 중반을 기록하더니, XMP를 적용하자 결과는 눈에 띄게 달라졌다.

 

립죠스 X PC3-17000은 2133MHz로 동작하되, 각기 다른 레이턴시를 지원하는 두 개의 XMP를 갖고 있고, 파란색의 립죠스 X PC3-19200은 2400MHz로 동작하는 하나의 프로파일을 갖고 있다.

 

3DMark의 결과를 살펴보면, XMP를 적용하자 비약적으로 향상되는 3D 성능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 정도 차이라면 특정 게임의 구동이 가능하거나, 또는 그렇지 못한 수준을 가르는 차이가 될 수도 있어 보인다.

 

다만, 2133MHz로 동작하는 PC3-17000 메모리가 2400MHz로 동작하는 PC3-19200보다 나은 결과를 보인 것은 다소 의외다. XMP를 적용하면 동작속도만큼이나 다양한 레이턴시를 어떤 특징에 맞추어 설정하므로, 이 경우 오히려 PC3-17000 메모리의 XMP 프로파일이 3Dmark에 최적화 돼 있던 결과일 수 있다.

 

▲ 메모리 대역폭 측정

 

실제 메모리의 대역폭만을 별도로 측정하면, 역시 2400MHz로 동작하는 PC3-19200이 가장 높은 대역폭을 기록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1600MHz로 동작할 때와 2133MHz, 2400MHz로 동작할 때의 성능 차이가 상당하다는 사실 역시 극명하게 확인된다.

 

20GB/s 초반의 읽기 성능과 중반의 쓰기 성능은 메모리를 2133MHz로 구동하자 20GB/s 중반과 후반에 육박하는 성능으로 훌쩍 상승한다. 초당 대역폭이 약 5GB/s 가량 향상된 셈. 더욱 높은 동작속도인 2400MHz로 구동하자 최대 30GB/s에 육박하고 있다.

 

 

■ 메인보드 선택에 주의합시다

 

XMP는 이같이 상당한 수준의 대역폭 향상과, 이를 통한 3D 그래픽 성능의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문제는 XMP를 지원하는 메모리의 가격과 메인보드다. XMP를 지원하는 메모리는 현재 상당수 출시돼 있고, 가격 역시 안정권에 형성돼 있는 제품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시스템 구축 시 부담이 되지 않는 선에서 XMP 메모리의 선택을 신중히 고려해 볼 가치가 있다. 더구나 XMP 메모리를 장착하면 단순히 게임뿐 아니라 오피스, 각종 인코딩과 디코딩 등 거의 모든 영역의 작업에서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그 효용가치가 더욱 크다.

 

다만, 자신이 고려하고 있는 메인보드가 XMP를 정상 지원하는지 꼭 확인해야 한다. 대개 내장그래픽을 사용하는 경우 코어 i3와 H81, B85, H87 칩셋 기반의 저렴한 메인보드를 선택하는 예가 잦다. 이런 메인보드의 경우 XMP는 지원하지만, 선택한 메모리가 지원하는 최대속도로의 구동은 불가능한 예가 있다.

 

따라서 XMP 메모리를 선택하는 경우 해당 메모리의 XMP 프로파일을 적용했을 때의 동작속도를 메인보드가 정상적으로 지원하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정상적인 지원만 가능하다면, XMP 메모리는 시스템 전반을 더 쾌적하게 만드는 요소가 될 수 있다. PC는 거의 모든 작업 시 데이터를 메모리에 임시 저장한다. 그리고 필요 시 이 데이터를 호출해 쓰게 된다. 이 때 더욱 빠른 속도의 메모리는 더 빠른 반응과 방대한 데이터 전송 능력을 십분 발휘한다. 이는 결국 게임을 포함한 시스템 전반의 속도향상으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보급형 시스템이지만, 두루두루 부족하지 않은 성능을 발휘하는 PC를 원한다면, XMP 메모리는 분명 긍정적인 결과를 이끌어내는 선택이 될 수 있다.

 

오국환 기자 sadcafe@i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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