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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사막 기행기] NPC와 교류하기 위한 '대화의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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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줄거리

일리아 섬에서 따분한 일상을 보내던 솔봉은 '검은사막 칼페온 원정대'의 초대를 받고 대도시를 향해 떠나기로 마음을 먹는다. 부푼 기대를 안고 여행을 떠나려던 찰나, 그녀에게 들려온 마을 주민의 '촌스럽다' 한 마디에 그녀는 발걸음을 멈춘다. 그리고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는 검은사막의 커스터마이징을 거쳐 예뻐진 얼굴과 완벽한 몸매로 다시 탄생한다. 본격적인 여행을 떠난 그녀는 곧 '벨리아 마을'을 발견하게 되는데...


발레노스 대륙을 향하는 배에 몸을 싣고 얼마나 지났을까요? 저 멀리 육지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뱃사공에게 물어보니 어업을 주로 하는 '벨리아 마을'이라고 하는군요. 배에서 내려서는 촌스러운 티를 내지 않고자 평소보다 등을 펴고 걸음을 내딛습니다. 하지만 처음 보는 낯선 풍경들과 사람들의 시선이 어색해 금세 고개를 숙이고 말았습니다. 



플레이어와 함께 살아 숨쉬는 NPC


길을 따라 발걸음을 옮기다 보니 사람들이 유난히 북적이는 곳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푯말을 확인하니 '벨리아 마을'이라고 적혀 있네요. 어렸을 때 아버지 손을 잡고 오그리마 축제에 다녀온 이후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은 처음 보는 것 같습니다. 놀라운 사실은 마을을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모두 선남선녀들입니다. 물약을 팔고 있는 아가씨도, 아이와 함께 마을을 산책하는 아주머니도 놀라울 정도의 외모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을 관찰해보니 다들 바쁩니다. 여행객은 시종일관 뛰어다니고, 보석 상인은 반짝이는 보석을 쉴 새 없이 닦고 있습니다. 대장장이 아저씨는 옆에 있는 고블린을 구박하면서 끊임없이 망치를 두드리네요. 답답했던 일리아 섬과는 달리 사람 사는 냄새가 물씬 풍기는 듯 합니다. 


▲ 약초로 물약을 만들고 있던 아가씨도



▲ 그저 마을을 방황하는 아주머니도 예쁩니다



▲ 대장장이 아저씨 옆에 있는 고블린도 나름 귀엽습니다


검은사막의 또 다른 플레이어, NPC

검은사막의 'NPC'는 플레이어와 함께 살아 숨 쉬는 존재다. 단순히 퀘스트 진행이나 아이템 판매를 도와주는 데 그치지 않고, 유저와의 교류를 통해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 또한 몇몇 NPC들은 특정 시간에 출퇴근을 하거나, 호감도에 따라 다른 반응 등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 


다들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기술을 배우고 싶은 마음이 무럭무럭 샘솟습니다. 아버지께서도 인생을 살아가는 데 기술만 있으면 먹고 사는데 큰 지장이 없다고 하셨으니깐요. 예뻐지는 기술은 지난 시간에 배웠으니, 이제 돈을 벌기 위한 기술을 배워야 할 거 같습니다. 도시 사람들은 마음이 넓다고 하니 말을 걸면 기술을 가르쳐 주지 않을까요?


솔봉: 저기.. 저는 솔봉이라고 하는데요

연금술사: ...

솔봉: 괜찮으시다면 혹시 연금술을 가르쳐주실 수 있나요?

연금술사: 바빠 죽겠는데 거기서 뭐하는 거람?


연금술사 아가씨는 혼잣말을 중얼거렸지만, 제 귀에는 또렷하게 들리더군요. 감히 저를 무시했다는 생각에 화가 머리 끝까지 솟아오릅니다. 당장에라도 '내가 누군지 알아?'라고 외치고 싶은 기분이네요. 그래도 첫 마을에서 좋은 이미지를 쌓고자, 조용히 가게를 빠져 나옵니다. 


그리고 곰곰히 생각해보니 목표가 잘못된 거 같습니다. 제 추리에 따르면 연금술사 아가씨는 분명히 제 외모를 질투한 나머지 냉담한 반응을 보인 것입니다. 그러니 이번에는 목표를 바꿔서 다시 말을 걸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마침 눈 앞에 근육질의 멋진 남성이 지나가네요. 하지만 이 남성도, 저기 지나가던 아저씨도 돌아오는 반응은 냉랭했습니다. 



▲ 차가운 도시 여자라는 말만큼 냉랭한 대답



▲ 대장 기술도 쉽게 알려주지 않는다



▲ 닭을 사용한 요리법을 물어봐도 역시 단호하게 거절이 돌아온다



▲ 다들 나에게 왜그러는걸까



'아는 것이 힘이다', 지식을 쌓자


예쁘게 외모를 가꿨음에도 불구하고 마음의 벽을 허무는 일은 어렵습니다. 아니면 다들 바쁜 나머지 제게 신경을 쓸 시간이 없었던 걸까요? 대화를 꺼내기도 전에 고개를 돌리는 마을 사람들에게 실망한 나머지 마을에서 들고 나온 포도주를 술병 채, 마셔봅니다. 그렇게 청승을 떨고 있는데 지나가는 할머니 한 분이 다가와서 말을 겁니다. 


'젊은 사람이 포기가 그렇게 빠르면 어떡해, 노력을 해야지'


벨리아 마을에서 평생을 살았다는 할머니는 마을의 큰 일은 물론 소소한 사건까지 속속들이 아신다고 합니다. 심지어 1-9번지에 살고 있는 소서러 아가씨가 몇 명의 남자를 사귀었고, 지금 몇 다리를 걸치고 있는지 알고 있다네요. 그 결과 무슨 일이 생기면 마을 사람들이 할머니를 가장 먼저 찾는다고 합니다. 


그러고 보니 저는 대장장이 아저씨 이름은 커녕 가족 구성이 어떻게 되는지, 취미와 관심사가 무엇인지도 몰랐습니다. 연금술사 아가씨가 어떤 약초를 좋아하는 지, 요리사 아주머니의 입맛이 어떤지도 몰랐네요. 그러면서 기술을 내놓으라고 생떼를 부린 걸 생각하니 얼굴이 붉어집니다. 


붉어진 제 얼굴을 보더니 할머니가 낄낄거리며 웃습니다. 그리고는 제게 여러 정보를 알려줍니다. 기술교관 총각은 옆 동네 꽃가게 아가씨를 만나기 위해 매일 밤마다 자리를 비운다든지, 마을을 떠나 본 적이 없는 여관 아주머니는 해안 동굴에 대해 궁금해 한다든지... 이야기를 듣다 보니 앞으로 대화를 어떻게 이끌어 나가야 할지 감이 잡히기 시작했습니다. 


게임을 할수록 똑똑해지는, 검은사막의 '지식'

검은사막의 지식은 인물, 생태, 모험일지 등 다양한 분야로 구분된다. NPC마다 관심 있는 지식은 모두 다르며, 친밀도를 쌓기 위해서는 요구하는 지식을 습득해야 한다. 

지식 습득은 인물과 대화, 해당 지역 방문, 몬스터 처치, 특정 오브젝트 발견 등 모험을 통해 얻을 수 있다. 이렇게 얻은 지식은 NPC와 이야기 교류를 할 때 사용되며 이야기 교류를 마치면 해당 NPC와의 호감도를 상승시킬 수 있다.


할머니의 조언대로 마을 사람들의 관심사를 파악하기 시작했습니다. 대장장이 아저씨는 버릇없는 일꾼 고블린을 다루는 방법을, 민병대장은 옆 동네 민병단의 움직임을 궁금해하더군요. 마을 촌장 아저씨는 쌍둥이 딸의 소식만을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마을 사람들의 관심사를 알았으니 이제 지식을 쌓을 차례입니다. 고블린과 관련된 지식을 습득하기 위해 고블린을 때리고 또 때려봅니다. 민병대에 대한 소식을 듣기 위해 옆 마을까지 달려가 소문을 듣기도 하고, 촌장님의 두 딸을 만나 서로 통성명을 합니다. 이렇게 지식을 쌓다 보니 제가 더욱 똑똑해진 기분입니다. 



▲ 직접 조사해서 얻어내는 지식이 가장 값진 법! 열심히 뛰자



▲ 마을의 민병대장 아저씨를 위해서는 옆 동네 민병단원에 대한 지식을..



▲ 항상 딸을 걱정하는 촌장님을 위해서는 딸의 안부를..



▲ 고블린 다루는 법에 관심이 많은 대장장이를 위해서 고블린에 대한 지식을 얻어냈다



이야기 교류를 통해 호감도를 쌓자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이야기를 가지고 다시 한 번 말을 걸어봅니다.


'고블린을 교육하려면 엉덩이를 걷어 차세요'

'옆 동네 민병대원에는 굉장히 예쁜 아가씨가 있답니다'


이렇게 말을 꺼내자 마을 사람들의 반응이 더욱 다정해졌습니다. 심지어 민병대장 아저씨는 눈을 반짝이면서 의자까지 빼주네요. 마흔이 넘은 노총각 아저씨에게 옆 마을 미녀 민병대원의 소식은 마지막 동아줄과 같았나 봅니다.


다른 마을 주민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촌장 할아버지는 저를 붙잡고는 장장 2시간이나 딸 자랑을 하다가 할머니에게 등짝을 맞았습니다. 연금술사 아가씨와는 피부에 좋은 약초 이야기를, 여관 아주머니와는 해안 동굴의 저녁노을에 대한 이야기로 호감도를 쌓았습니다. 


이렇게 마을 사람들과 수다를 떨다 보니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습니다. 벨리아 마을에서의 첫날, 나름대로 충실했다고 생각되지 않나요?


NPC와 호감도를 높일 수 있는, '이야기 교류'

NPC의 관심사를 배웠다면 '이야기 여력'을 사용해 교류를 할 수 있다. NPC와의 이야기 교류는 일종의 미니 게임 방식으로 진행되며, 성공하면 호감도를 획득할 수 있다. 이 호감도가 일정 수치에 도달하면 숨겨진 아이템이나 퀘스트, 또는 새로운 지식 등을 얻을 수 있다. 


종달새가 지저귀는 소리에 눈을 뜨고 부스스한 머리로 밖을 나서니 주민들이 기다렸다는 듯이 제 앞으로 다가옵니다. 


'오늘은 재밌는 이야기 없나요?'

'이리 와서 이거 좀 먹어보세요. 솔봉님.'


어제와 상반된 대우에 어깨가 으쓱하네요. 도시 사람들과 친하게 지내는 것도 어려운 일이 아닌 것 같습니다. 연금술을 배우는 건 어떻게 됐느냐고요? 연금술사 아가씨에게 피부에 좋은 약초를 알려줬더니 물약을 만드는 법부터 효능까지 상세하게 알려주더군요. 앞으로 물약 걱정은 안 해도 될 거 같아요. 



▲ 가구를 만드는 목수 아저씨의 관심사로 말을 거니



▲ 호감도가 상승했다!



▲ 마구간지기 총각은 특별한 선물이라며 마차 등록증을 줬다


벨리아 마을에 도착한 그녀는 '대화의 기술'을 통해 마을 주민과 친분을 쌓고 다양한 지식을 습득했습니다. 어엿한 모험가로 차츰 성장하는 그녀가 다음 마을에서는 어떤 기술을 배우게 될까요? 솔봉의 검은사막 기행은 매 주 화요일, 검은사막 게임메카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 게임메카 황인솔 기자 (솔봉, breezy@gamemec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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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사막 2015년 7월 14일
플랫폼
온라인
장르
MMORPG
제작사
펄어비스
게임소개
'검은사막'은 각종 클래스의 특성을 살린 박진감 넘치는 액션과 스킬, 플레이어가 직접 느낄 수 있는 강렬한 타격감, 전술적인 면을 강조한 대규모 공성전, 개성넘치는 캐릭터와 화려하면서 사실적인 비주얼을 장점으로 ...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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