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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사막 기행기] '채집'과 '제작', 홀로 서기 위한 준비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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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줄거리]

'검은사막 원정대'의 초대를 받고 칼페온으로 떠난 솔봉이 처음 만난 마을은 벨리아였다. 수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는 마을에서 각고의 노력 끝에 대화의 기술을 배운 그녀는 다음 마을로 발걸음을 옮기는데...

[지난 줄거리]


정이 들어버린 벨리아 마을 주민들과 헤어지는 건 싫지만, 칼페온으로 향하려면 시간이 촉박했습니다. 결국 마을사람들과 작별 인사를 나누고 마을 입구를 나서는데, 마구간 총각이 헐레벌떡 뛰어나와 당나귀 고삐를 쥐여줍니다. 이렇게 비싼 당나귀를 선물해 주다니, 마구간 총각이 저를 많이 좋아했나 봅니다. 


'이거, 선물이에요. 걸어가지 말고 타고 가요.'


도시 미녀들은 당나귀보다 비싼 말도 많이 받는다고 하던데, 일단 여긴 시골이니 당나귀에 만족해야겠죠. 그렇게 눈물을 흘리는 총각을 뒤로 한 채 당나귀를 타고 마을을 떠납니다. 당나귀의 이름은 '올로레'라고 지었습니다. 뺀질거리는 행동과 게슴츠레한 눈이 딱 고향 친구 올로레를 닮았기 때문이죠.



▲ 앞으로 함께 여행할 올로레와 기념사진 한 컷!


올로레를 타고 달리다 보니 어느덧 밤이 깊어졌습니다. 쉴 곳을 찾아 한참을 두리번거려도 마을은 커녕 잠시 쉬어갈 헛간마저 보이지 않네요. 올로레도 더는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아, 그대로 잔디 위에 모포를 깔고 벌렁 드러눕습니다. 하늘의 수많은 별을 보면서 내일은 어떤 사람들을 만날지 상상해봅니다. 


그렇게 잠든 지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요? 햇빛에 눈이 부셔 잠에서 깨어 주위를 둘러보니 올로레가 온데간데없습니다. 혹시 근처에서 풀을 뜯고 있는 건 아닐지 소리쳐 불러보지만, 나타날 기미가 보이질 않습니다. 올로레의 안장에 넣어뒀던 옷, 초대장, 지도, 노잣돈들을 생각하니 갑자기 현기증이 납니다.



'자급자족'의 첫 걸음, 검은사막의 채집


졸지에 빈털터리가 되어버렸습니다. 아버지께서 처음 보는 당나귀와 남자는 믿지 말라고 하셨는데, 딱 제가 그 꼴입니다. 만나면 당장에라도 엉덩이를 걷어찰 생각에 이를 바득바득 갈며 열심히 달리다 보니 멀리 농장이 보입니다. 우선 사정을 말하고 도움을 받아보자는 생각에 농장으로 들어가 아주머니께 말을 걸어 봅니다. 자초지종을 이야기하니 아주머니께서는 씨익 웃음을 지으시며 말을 꺼내시네요.



▲ 이때는 아주머니가 좋은 분인 줄만 알았습니다


아주머니의 말인즉슨, 노잣돈을 챙겨줄 테니 농장 일을 도와달라는 내용이었습니다. 동전 한 닢 없는 제게 다른 선택은 없었기에 단숨에 수락했지만, 이 선택이 제게 고통을 안겨줄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이 게으름뱅이! 어디 할 일 없이 놀고 있어. 당장 일하지 못해!!'


제안을 수락하자 아주머니의 표정은 마치 지옥에서 올라온 악마처럼 변하고 맙니다. 그리고는 돌돌 말려있는 양피지 한 장을 던져줍니다. 아주머니의 호통과 무서운 표정에 놀라 황급히 양피지를 펼쳐보니 제가 해야 할 일들이 빼곡하네요. 단언컨대 광산의 일꾼 고블린도 이렇게 착취당하지는 않을 겁니다. 하지만 법은 멀고 주먹은 가깝다는 말이 있듯이, 아주머니에게 혼나지 않기 위해서 밖으로 나가 농장 일을 시작합니다.


아주머니가 시킨 농장 일은 시골 출신인 제게 크게 어려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텃밭에서 익은 토마토를 바구니 한가득 따고, 강에 가서 물고기를 낚고, 땔감으로 쓸 나무를 베는 등의 단순 노동이었죠. 정신없이 일하는 모습에 아주머니도 만족스러운지 흐뭇한 표정을 짓고 계시네요.



▲ 내가 노예계약을 했던가? 다시 생각해보게 된 양피지


자급자족의 첫 걸음, 검은사막의 '채집'

검은사막에서는 요리, 연금술 등의 제작에 필요한 재료들을 필드에서 구할 수 있다. 채집은 돌, 가죽, 풀, 나무, 물 등으로 분류되어 있으며 채집을 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도구가 필요하다.



▲ 이 날 물고기 씨가 마를 뻔 했다고 한다



▲ 텃밭의 새빨간 토마토도 자루 가득 따고..


▲ 겨울 내내 땔 수 있게 땔감도 준비하고



▲ 노랗게 익은 벼도 추수하고



▲ 농작물을 창고에 잘 넣어두기까지 해야 완벽한 일꾼이죠


고된 농장 일에 잠시 허리를 펴고 쉬고 있자 아주머니가 다가옵니다. 그러더니 어깨를 다독거리며 자루 하나를 건네주시네요. 자루에는 감자를 비롯해 지도, 옷, 그리고 금화 몇 푼이 들어 있었습니다. 눈을 동그랗게 뜨고 아주머니를 바라보니 멋쩍은 웃음을 지으시네요.


아주머니: '내가 자식 잃은지 오래라, 애들은 어떻게 대해야할지 몰라서 험하게 굴었어.'

솔봉: '아줌마...'

아주머니: '모자라지는 않을거여. 굶지말고 여행 잘 해. 못된 당나귀 꼭 잡고.'


이야기를 듣고 보니 아주머니께서도 전쟁의 피해자였습니다. 전쟁으로 아이들을 잃은 나머지 감정 표현이 많이 서툴러진 거겠죠. 그래도 이렇게 노잣돈을 마련해주신 아주머니의 배려에 감격해 꼭 안아 봅니다. 마치 어머니의 품 같은 따뜻함이 느껴져 눈물이 그렁그렁 맺히네요.

아주머니와의 아쉬운 작별을 뒤로 하고 다시 발걸음을 옮깁니다. 얼마나 걸었을까요? 눈 앞에 높은 성벽이 보입니다. 벌써 칼페온에 도착했다는 생각에 달려가 보지만, 성문에는 '하이델'이라는 도시 이름만이 적혀있었습니다. 기대했던 칼페온은 아니지만, 대도시에 들어서니 괜히 가슴이 설렙니다.


내 집 마련의 꿈을 검은사막에서, '하우징'


우선 짐을 내려놓기 위해 여관을 찾았지만, 이미 여행객들로 인해 빈 방이 없다는 말만 들립니다. 또 노숙할 생각에 한숨을 내쉬자 여관 주인은 제 모습이 안쓰러웠는지 집 하나를 사는 게 어떠냐는 제안을 던져 오네요. 목적지인 칼페온까지 가야 할 길은 멀지만, 도시에서 집을 사들이는 게 꿈이었던 제게는 그 어느 제안보다 달콤했습니다. 결국 여관 주인과 빠르게 계약서를 작성하고 저만의 집을 구매했습니다. 


여관 주인에게서 열쇠를 받아 들고 주소를 찾아가니 벽돌로 된 아담한 집 한 채가 보입니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생각보다 넓고 아늑한 공간이 저를 반겨주더군요. 지하실과 벽난로까지 갖춰져 있는 집안 살림을 보아하니 궁전이 부럽지 않습니다. 요즘 집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라는데, 이런 저렴한 가격으로 집을 구한 제 안목이 놀라울 따름입니다. 


내 집 마련의 꿈, 검은사막의 '하우징'

검은사막의 각 마을과 도시에서는 공헌도를 사용해 나만의 집을 얻을 수 있다. 집은 '대장간', '목공소', '세공소', '숙소', '적재소', '주거지' 등으로 분류되며, 용도에 맞는 각종 활동을 할 수 있다. 일꾼을 고용해 무기, 가구를 만들거나, 요리, 연금술과 같은 생산 활동을 하고 싶다면 집을 얻어보자. 
참고로 집을 구입할 때 사용한 공헌도는 판매할 때 돌려받을 수 있다.



▲ 벽돌로 된 예쁜 내 집!



▲ 벽난로와 요리 도구도 갖춰져있다



▲ 지하실에는 수상한 연금술 도구가..



다양한 레시피를 시도해보자, '제작'


직접 배워서 레시피를 획득하는 검은사막의 '제작'

검은사막의 집에는 침대, 탁자와 같은 가구를 배치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요리', '연금술'처럼 제작을 위한 도구도 설치할 수 있다. 채집으로 재료를 모았다면 생활에 필요한 물품들을 직접 제작할 수 있다. 단 제작을 위해서는 정확한 레시피가 필요하며, 제작에 성공하면 해당 레시피를 '지식'으로 얻을 수 있다.


짐을 풀어놓고 잠시 휴식을 취하려고 침대에 눕자 배에서 꼬르륵거리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그러고보니 집을 구했다는 사실에 기뻐 밥 먹는 시간도 잊었네요. 대도시의 식당은 무슨 맛일지 궁금해 집을 나서려는 순간, 구석에 있던 요리 도구가 생각났습니다. 도시에서는 '우리 집에서 밥 먹고 갈래?'라는 문구가 남자를 유혹하기에 최고라는데, 저도 이참에 요리 실력을 키워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쇠뿔도 단김에 빼라고 시장에 가서 장을 봅니다. 요리에 필요한 소금, 우유, 치즈, 식용유, 그리고 도시 남성의 입맛을 사로잡을 최고급 와인까지 장바구니에 넣고 봅니다. 그런데 생각 없이 재료를 사다 보니 정작 메인 요리에 필요한 고기를 살 돈이 부족해졌습니다. 와인을 환불해 고기를 사려고 했지만 가게 주인은 단호하게 안 된다는 말만 반복합니다. 도시라 그런지 사람들의 태도가 냉랭하네요.


결국 고기가 없는 봉투를 들고 집 안에 들어섭니다. 조미료만 가지고 무슨 요리를 해야 맛이 있을지 고민하던 찰나, 농장 아주머니가 챙겨준 감자가 떠오릅니다. 어린 시절 어머니가 해준 감자 수프는 그 어느 별미보다 맛있었죠. 기억을 더듬어 재료를 순서대로 넣어봅니다. 껍질을 벗긴 감자를 팔팔 끓는 물에 넣고, 소금 몇 줌, 우유 조금, 치즈 조금을 넣고 끓이자 고소하고 맛있는 냄새가 방 안을 가득 채웁니다. 



▲ 솔봉의 손 맛이 느껴지는 감자 수프 완성!



▲ 내친김에 감자를 튀겨 크로켓도 만들어 보았다



▲ 여러분을 위해 솔봉이 공개하는 감자 수프 레시피! 생각보다 간단하죠?


기억을 더듬어 만든 감자 수프는 대성공이었습니다. 당장에 시집을 가도 부족함이 없겠네요. 이렇게 맛있는 요리를 혼자 먹다 보니 아쉽다는 생각에 옆집 문을 두드려봅니다. 다소 무뚝뚝한 표정의 아저씨가 나와 겁이 났지만, 이사 왔다는 인사와 함께 저녁을 먹자고 청합니다. 그리고 묵묵히 수프와 크로켓을 드시는 아저씨께 맛이 어떠냐고 물어보니 이렇게 대답을 하시네요.



▲ 아저씨, 사실은 맛있었죠?


'이걸 무슨 맛으로 먹는지..'


하지만 퉁명스러운 아저씨의 말과는 달리 그릇은 깨끗하게 비워져 있네요. 입맛에 맞으셨나 봅니다. 다음에 또 맛있는 요리를 들고 오겠다고 말하자 고개를 조용히 끄덕이십니다. 아마도 도시 사람들은 솔직한 표현이 쑥스러운가 봅니다.


요리로 자신감을 얻은 저는 집으로 돌아와 연금술에 도전해봅니다. 몇 번의 실패를 거치고 만들어진 물약은 회복약 상인에게 비싸게 팔리더군요. 그렇게 번 돈으로 집에 탁자와 책상 등 각종 가구를 들여 놓습니다. 적막했던 집이 몇 번의 손길을 거쳐 제법 근사해졌네요. 


새로운 가구와 짐들을 정리하고 침대에 누워서 내일 하루를 계획합니다. 우선 도망간 당나귀를 붙잡아 초대장을 찾아야겠고, 연금술과 요리로 돈을 벌 아이디어가 스쳐 갑니다. 내일 날이 밝으면 당장 실행에 옮겨봐야겠습니다.


당나귀에게 전 재산을 도둑맞았지만 농장에서 '채집'을 배우며 농장 일을 도운 그녀, 열심히 일한 대가로 노잣돈을 받고 하이델에 도착합니다. 집도 구하고 '제작'으로 돈을 벌면서 어엿한 주민이 된 그녀는 더욱 큰 목표를 세우고 무언가 계획을 세우네요. 어떤 계획일까요? 솔봉의 검은사막 기행은 매 주 화요일, 검은사막 게임메카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 게임메카 황인솔 기자 (솔봉, breezy@gamemec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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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사막 2015년 7월 14일
플랫폼
온라인
장르
MMORPG
제작사
펄어비스
게임소개
'검은사막'은 각종 클래스의 특성을 살린 박진감 넘치는 액션과 스킬, 플레이어가 직접 느낄 수 있는 강렬한 타격감, 전술적인 면을 강조한 대규모 공성전, 개성넘치는 캐릭터와 화려하면서 사실적인 비주얼을 장점으로 ...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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