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게임의 장점 극대화한 무극, 비용도 극대화

일본배우 후지이 미나를 홍보모델로 선정해 주목을 받았던 간드로메다의 ‘무극’이 정식서비스에 돌입했다. ‘무극’은 봉신연의, 수호지, 금병매 등 동양의 고전을 중심으로 하는 판타지 세계관을 바탕으로 선계와 마계의 대립과 인간의 본성을 주제로 한 웹게임이다.

웹게임은 그래픽이나 콘텐츠 등 다방면에서 클라이언트 게임에 비해 미흡한 것은 사실이지만, 대신 별도의 설치가 필요하지 않다는 점 때문에 오랜 시간 게임에 투자하기 힘든 직장인에게 각광받고 있다. 또 이런 게임들은 자동전투와 자동이동 등의 편의 기능을 지원해 유저가 게임에 많은 시간을 투자할 필요가 없도록 배려하고 있다.

‘무극’은 이런 웹게임 본연의 재미를 유지하면서 웹게임의 단점인 지루함을 최소화하려 노력한 모습이다. 여러 종류의 PvP나 PvE 콘텐츠로 유저가 즐길 수 있는 거리를 다양하게 제공하면서 일일퀘스트 개념의 무극진인 콘텐츠를 제공해 유저의 지루함을 최소화했다. 또 스킬이 일정 레벨 달성 시 자동으로 습득하는 것이 아니라, 퀘스트나 사냥으로 얻을 수 있는 포인트로 배우는 방식으로 다른 게임과 차별화를 꽤했다.

이 게임의 전투는 유저의 캐릭터 외에 성군과 파티를 이뤄 진행한다. 성군은 게임 내 플레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동전과 명성 수치로 영입 가능한 것으로 다른 게임의 용병과 같은 개념으로 보면 이해가 쉽다. 성군 보유수는 제한이 없지만 사냥에 활용 가능한 수는 지원 2명, 출전 1명의 총 3명이다. 성군을 지원으로 설정하면 실제 전투에 참여하진 않지만 능력치를 향상시켜주며, 출전으로 설정한 성군은 실제 전투에 참여해 도움을 준다.

온라인게임하면 빼놓은 수 없는 부분이 PvP와 PvE 콘텐츠다. 다른 유저와의 경쟁을 중요시하는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에서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무극’은 다른 웹 게임에 비해 이런 PvP와 PvE 콘텐츠가 다양한 편이다.

먼저 ‘무극’의 PvP를 살펴보면 경기장과 용주쟁탈, 투법대 등의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경기장은 웹게임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다른 유저와 대전하는 방식으로, 자신보다 높거나 비슷한 유저와 대전해 순위를 겨루는 방식이다. 전투는 기본적으로 출전으로 설정한 성군과 파티를 이뤄 진행한다. 

다만, 유저가 직접 조작할 수 있는 수동 사냥모드를 지원하는 다른 콘텐츠와 달리 경기장은 자동 사냥모드만 가능하다. 이로 인해 자신의 능력치가 더 높다고 하더라도 사용하는 스킬 순서의 문제로 경기에서 패배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또 성군과 유저 캐릭터의 호흡이 맞지 않는 경우도 있다. 자신의 캐릭터의 강함만으로 승부하는 것이 아니라 운도 경기의 승패에 어느 정도 작용을 하는 셈이다. 유저들이 웹게임에 투자를 하는 이유 중 하나가 다른 유저와의 경쟁을 위해서지만, 운에 의해 승패가 좌우된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용주쟁탈은 직접 조작이 불가능했던 경기장의 아쉬운 점을 해소한 PvP 콘텐츠다. 전투 방식은 경기장과 동일하지만, 유저가 직접 조작할 수 있어 스킬 조합 등 다채로운 전투가 가능하다. 예를 들어 검황 직업을 육성하는 유저라면 용황 스킬과 선풍 스킬을 조합해 사용하면 적의 공격을 최소화할 수 있어 손쉬운 승리가 가능하다. 또, 뇌격 스킬을 활용해 먼 거리에 있는 적에게 단숨에 다가가 공격하는 것도 가능하다. 좀 더 전략적인 PvP를 즐길 수 있는 셈이다. 더불어, 용주쟁탈에서는 게임 내 탈 것인 법보를 강화할 수 있는 용주를 얻을 수 있기에 캐릭터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필수로 즐겨야 할 콘텐츠 중 하나다.

투법대는 자신의 영지 내에서 진행할 수 있는 콘텐츠로, 대전에서 승리 시 다른 영지의 생산물을 일정부분 얻을 수 있다. 기존 PvP 콘텐츠가 정해진 보상을 한 번에 얻을 수 있다면 투법대에서는 원하는 보상을 선택 할 수 있는 셈이다. 이로 인해 기존 PvP에서 부족한 부분을 서로 보완하면서 즐길 수 있었다.

대부분의 웹게임들은 게임 초반에는 레벨업 속도가 빠르지만 일정 레벨 구간을 넘어가면 속도가 확연하게 느려진다. 이는 ‘무극’도 마찬가지다. 20레벨 중후반까지는 하루나 이틀 정도 잠깐씩만 게임을 즐겨도 손쉽게 올릴 수 있지만, 30레벨에 들어서면서부터는 레벨업의 압박이 느껴지기 시작한다. 30대 중반 레벨을 넘어서면 진행할 수 있는 퀘스트의 숫자도 줄어, 레벨업이 더욱 힘들어진다.

무극진인은 온라인게임의 일일 퀘스트처럼 게임 내 콘텐츠를 활용한 다양한 퀘스트를 받을 수 있는 시스템으로, 퀘스트 공백을 메꾸고 레벨업의 지루함을 덜어준다. 부루마블과 같은 보드게임처럼 주사위를 굴려 퀘스트를 받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퀘스트는 강화와 토벌, 성국갱신, 경기, 성격 등 게임 내에서 즐길 수 있는 대부분의 콘텐츠를 포함하고 있다.

최근 출시되는 대부분의 온라인게임은 퀘스트 기반이 많다. 단순히 한곳에서 사냥을 즐기기보다는 사냥을 하는 동기를 부여하고 그에 따른 보상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유저들이 반복되는 사냥으로 지루함을 느끼지 않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게임 플레이 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레벨업에 필요한 경험치도 자연스럽게 증가되면서 레벨별로 설정된 퀘스트가 끊어지는 구간이 생기게 된다. 방대한 콘텐츠를 가진 온라인게임이라면 이 구간 동안 공성전 등의 다른 콘텐츠를 즐기면 되지만 웹게임에서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이런 점 때문에 지루함을 느끼고 중간에 게임을 그만두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무극’은 퀘스트가 끊어졌다고 하더라도 무극진인에서 별도의 퀘스트를 받을 수 있다. 무극진인을 통해 받을 수 있는 퀘스트로 게임의 동기를 부여하면서 강화부터 전투까지 다양한 게임 내 콘텐츠를 즐길 수 있기에, 놓치고 있었던 콘텐츠를 다시 한 번 각인시키는 효과도 누릴 수 있었다.

‘무극’ 내에는 법보부터 선격, 성군 등 다소 생소하게 들리는 용어를 가진 콘텐츠가 대거 포진돼 있다. 이 때문에 게임을 처음 접하는 초보자라면 튜토리얼을 한다고 하더라도 각 콘텐츠가 가지고 있는 기능과 역할을 한 번에 파악하기 어렵다. 예를 들어 용병 개념의 콘텐츠인 성군은 일정량의 동전과 명성치로 영입할 수 있지만, 보유한 명성치를 성군 모집 내에서만 확인할 수 있기에 지속적으로 유저가 체크하지 않으면 성군의 영입이 가능한 상황인지 아닌지 알 수 없다. 하지만, 무극진인을 진행하다보면 성군 관련 퀘스트도 주어지기에 자연스럽게 명성치를 확인할 수 있었다.

웹게임은 게임사 입장에서는 단기적으로 많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모델으로, 기존 온라인 게임에 비해 유저들의 부담이 큰 편이다. 이런 점은 ‘무극’도 마찬가지다. 게임 내에서 재료 수급이나 레벨업, 퀘스트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던전에 입장해야 하지만, 입장을 위해서는 일정 수치의 체력포인트가 소모된다. 이는 온라인게임에서의 피로도와 같은 개념이라고 보면 된다. 

체력은 30분에 5포인트씩 회복되며 12시와 18시에는 20포인트가 회복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단순 계산만으로는 하루 플레이를 즐기기에 충분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체력포인트의 총량이 240이고, 던전 1회 입장 시마다 소모되는 체력의 수치가 5포인트인 만큼 던전에 입장할 수 있는 횟수는 48번에 불과하다. 

여기에 무극진인에서 받을 수 있는 퀘스트 중에는  특정 던전을 4회 클리어 해야 하는 미션도 있고, 캐릭터 아이템 제작을 위한 재료를 얻으려면 던전에 입장해야 하는 만큼 포인트 소모는 더욱 커진다. 반면, 던전 전투 진행 시간은 종류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1회에 약 1분 정도다. 전투 화면을 보지 않고 진행 시간만 확인할 수 있는 소탕은 1회에 1분 고정이며, 실제로 전투를 진행할 경우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1분을 약간 넘는다. 

물론, 체력을 충전할 수 있는 수단이 없는 것은 아니다. 게임 내 캐시인 금자를 지불하면 체력을 충전할 수 있다. 40포인트를 충전하려면 20금자가 필요하며, 이는 400원 정도의 가치다. 400원이라는 숫자가 작게 느껴질 수 있지만, 기자가 포인트를 모두 소모하는데 걸린 시간이 약 3~4시간 정도였던 것에 비춰보면 직장인의 근무 시간인 8시간 동안 게임을 즐기기 위해서는 넉넉잡아 240포인트를 추가로 충전해야 한다. 금자로는 120금자, 현금으로는 2400원 정도로 한 달이면 약 4만 원 정도의 금액이 소모되는 셈이다.

물론, 금자의 소모가 여기서만 끝난다면 금액적인 부담은 크지 않다. 하지만, 경기장과 영지 운영, 재물의신 도전 등 다수의 콘텐츠에 횟수 제한이 있고, 아이템 즉시 제작, 영지 수익 가속 등에서도 금자가 필요하다. 또 ‘무극’에는 장비 강화와는 별도로 장비 단조를 할 수 있다. 이는 일반 장비를 좀 더 강화된 진 장비로 만드는 것으로 단조를 위해서는 40장의 교환권이 필요하다. 교환권은 금자 20개를 통해서 구매한 만큼 장비 하나 당 총 400금자가 필요한 셈이다. 캐릭터의 모든 장비를 단조할 경우 총 2400 금자가 필요하며, 성군의 장비까지 단조하려면 그 금액은 더욱 커진다.

물론, 게임을 느긋하게 즐긴다면 결제를 하지 않고도 충분히 플레이 가능하지만, 국내 게임 유저들의 특성상 타인과의 경쟁을 즐기는 만큼 투자한 금액에 따라 벌어지는 차이에서 오는 상대적인 박탈감은 게임에 대한 의욕을 감소시킬 수 있는 부분이다. 현재는 접속 시간에 따라 지급되는 접속 선물외에도 정식서비스 기념으로 진행되는 이벤트로 인해 금자 수급이 용이한 편이지만, 이벤트 기한이 정해져 있는 만큼 시간이 갈수록 무과금 유저가 과금 유저와 경쟁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무극’은 타인과 즐기는 PvP부터 던전 사냥, 용병 개념인 성군 수집 및 육성, 게임 내 탈 것인 법보 육성, 자신만의 영지 건설 등 다른 웹게임에 비해 즐길 거리가 다양하다. 게임을 처음 접한 유저라면 레벨업 마다 새롭게 생겨나는 콘텐츠를 파악하기도 벅찰 정도다. 

또한, 각각의 콘텐츠에서 얻을 수 있는 보상이 혜택을 다르게 적용해 사장되는 콘텐츠 없이 유저가 여러 콘텐츠를 번갈아가며 즐길 수 있으면서, 다른 유저와 파티를 구성해 플레이해야 하는 콘텐츠는 무극진인을 통해 퀘스트를 부여해 파티원이 없어 퀘스트를 못하는 상황을 최소화 시켰다. 이처럼 기본에 충실하면서 디펜스 형태의 요괴의탑부터 다양한 PvP와 PvE 콘텐츠, 영지건설까지 한 번에 즐길 수 있다. 

대부분의 웹게임의 단점 중 하나는 과금체계이다. 게임 내 콘텐츠의 횟수 제한을 둬 정해진 수치까지만 즐길 수 있게 하고 그 이상을 플레이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결제를 해야 한다. 또 결제를 유도하는 콘텐츠가 한 두 개가 아닌 만큼 게임을 즐기는 유저의 부담은 점차 커지게 된다. 그렇다고 결제를 안 하고 즐기자니 벌어지는 과금 유저와의 격차를 따라잡기 벅차다. 이런 점이 무과금 유저의 상대적인 박탈감과 게임에 대한 의욕을 저하시키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이런 웹게임의 특유의 빈익빈부익부 현상은 ‘무극’도 마찬가지였다. 체력 외에도 영지의 친구 지원 횟수, 영지 수확 등 여러 콘텐츠에 횟수 제한이 있으며, 이를 늘리기 위해서는 금자가 필요하다. 또 아이템 강화 시에도 금자가 소요돼 콘텐츠를 하나 둘 즐기다보면 소모되는 금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된다. 이런 과금 문제는 대부분의 웹게임에서 발생하는 공통적인 문제이기도 하지만, 아쉬운 것은 사실이다. 그래도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다양하고 여러 가지 매력은 가지고 있는 게임임은 분명하니, 타인과의 경쟁을 즐기며 게임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유저라면 한번 쯤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