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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예술적 가치 포르노로 훼손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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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일,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게임정책토론회 현장

6월 18일, 국회도서관 강당에서 열린 게임정책토론회 '게임 중독인가, 예술인가?'에는 주목도 있는 패널 다수가 등장했다. ▲ 동양대 진중권 교수 ▲ 게임인재단 남궁훈 이사장 ▲ 선데이토즈 이정웅 대표 ▲ 상명대학교 김인철 교수 ▲ 한예종 이동연 교수 ▲ 한국콘텐츠진흥원 김일 팀장 ▲ 상명대학교 윤형섭 교수 ▲ 류임상 뉴 미디어 아티스트가 지정토론자로 참석했다. 또한 토론회를 주최한 게임인연대의 대표를 맡고 있는 동양대 김정태 교수가 좌장을 맡았다.

토론회의 주제는 크게 2가지로 압축된다. 게임의 예술적인 가치와 여전히 뜨거운 감자로 통하고 있는 게임중독법이 핵심으로 떠올랐다. 본격적인 토론에 앞서 김정태 교수는 "뉴욕현대미술관에서는 팩맨이나 테스리스, 심시티, 심즈 등 게임 15종을 예술로 지정한 상황이다. 이 외에도 20여 종의 게임이 지정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나라도 이제 게임의 예술장르로서의 지위를 인정해줄 때가 되었다"라고 운을 띄웠다.

게임메카는 게임정책토론회의 주요 발언을 한 번에 살펴보는 '말.말.말' 코너를 마련했다.


▲ 토론회 좌장을 맡은 게임인연대 김정태 대표

진중권 교수 '영화의 예술적인 가치는 포르노의 존재로 훼손되지 않는다'

현장에서는 '애니팡'처럼 예술성보다는 대중성으로 승부하는 게임에도 '예술적인 가치'가 있느냐는 질문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진중권 교수는 "사실 영화에서 가장 잘 나가는 장르는 포르노다. 그러나 이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포르노 때문에 영화는 예술이 아니라는 의견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라고 밝혔다. 게임 역시 상업성으로 승부하는 다수의 타이틀로 인해 예술적인 가치가 평가절하될 수 없다는 것이 진 교수의 의견이다.


▲ 동양대 진중권 교수

진중권 교수 '한국 부모는 자녀의 교육에 관심 없다'

진중권 교수는 한국의 부모가 자녀의 교육에 너무 무심하다고 지적했다. 진 교수는 "사실 한국의 학부모는 자녀 교육에 관심이 없다. 학교에 아이를 맡기고, 학원비를 대주며 부모로서의 역할을 다 했다고 생각한다. 여기에 공교육과 사교육은 입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자녀를 교육하는 부분에 큰 공백이 있는 셈이다"라며 부모 역시 본인의 잘못을 되돌아보는 냉철한 시각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남궁훈 이사장 '게임에 떠넘기기, 사회문제 원인 진단에도 악영향'


▲ 게임인재단 남궁훈 이사장

게임인재단 남궁훈 이사장은 현재 게임규제의 가장 큰 문제는 사회문제의 원인을 진단하는데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라 지적했다. 

남 이사장은 "나주 어린이 성폭행 사건에 대해 '엄마와 범인과 PC방에서 게임을 하던 중독자'라는 보도가 나왔다. 그러나 피해자의 어머니가 PC방에 간 이유는 아이와 숙제를 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언론은 피해자가 PC방에 갔다는 내용을 '어머니가 게임중독이다'로 몰아가며 사건의 원인이 게임이라 뒤집어 씌웠다"라며 "규제로 인해 게임산업이 위기에 처하는 것은 어쩌면 작은 문제일 수 있다. 게임에 모든 것을 덮어씌우는 것은 강력범죄와 같은 사회문제가 발생하는 원인을 가려, 실질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동연 교수 '중독과 몰입이 없는 예술은 예술이 아니다'


▲ 한예종 이동연 교수

한예종 이동연 교수는 '중독과 예술'은 이분법적인 개념이 아니라 상호작용적이라는 의견을 냈다. 이 교수는 "게임규제개혁공대위의 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재동 작가는 발족식 때 '창의적인 예술가가 왜 중독자를 위한 대변인이 되었냐'는 질문에 '중독되지 않는 예술이 어떻게 예술일 수 있느냐'라고 답한 바 있다"라며 "게임중독법은 '게임'을 비롯해 어떠한 매체에 몰입하는 현상을 나쁜 것으로 치부한다. 그러나 몰입과 중독은 사람들로 하여금 예술작품에 매료되도록 하는 중요한 요인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정웅 대표 '게임을 만드는 사람에 대한 인식 개선해야'


▲ 선데이토즈 이정웅 대표

선데이토즈 이정웅 대표는 본인의 경혐을 토대로 한국 게임 개발자에 대한 외부의 왜곡된 시선에 대해 말했다. 이 대표는 "선데이토즈를 차리고 개발자를 뽑기 위해 면접을 진행했는데, 지원자의 부모님이 같이 와서 기다리는 모습을 봤다. 게임업체에 면접을 보러 가는 자식이 오죽 걱정되었으면 면접장소까지 와서 기다렸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러한 사례를 통해 게임 개발자에 대한 시선이 정말 좋지 않다는 점을 실감할 수 있었다"라고 밝혔다.

김일 팀장 '게임에 대한 부모와 자식의 인식 차이 크다'


▲ 한국콘텐츠진흥원 김일 팀장

한국콘텐츠진흥원 김일 팀장은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게임에 대한 부모와 자식 간의 인식 차이가 크다는 사실을 설명했다. 김 팀장은 "학교폭력의 원인이 무엇인가를 묻는 질문에 부모는 '게임을 포함한 미디어의 영향'을, 청소년은 '적법한 처벌이 없다'를 꼽았다"라며 "또한 게임을 왜 하는가에 대한 질문에 청소년은 '친구들을 사귀기 위해서'라고 답했다. 반면 부모는 게임이 자녀의 건강을 해치고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차이를 좁혀가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김인철 교수 '게임중독법은 사실 모든 것을 규제한다'


▲ 상명대학교 김인철 교수

상명대 김인철 교수는 게임중독법의 범위가 지나치게 광범위하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김인철 교수는 "신의진 의원이 발의한 법안에는 '인터넷게임 등 미디어 콘텐츠'를 중독물질로 규정한다는 내용이 있다. 이는 비단 게임만이 아니라 TV, 인터넷도 규제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모든 종류의 부정적 사회 문제' 역시 지나치게 광범위하다"라며 "이처럼 너무 범위가 넓은 것은 법학적인 관점에서 무효다. 누구나 규제대상이 될 수 있어 처벌을 하지 못하도록 되어 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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