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챔스 섬머 4강] 롤드컵으로의 기로에 선 KT 애로우 vs SKT T1 S

2014 롤챔스 섬머가 반환점을 지나 드디어 대망의 준결승전에 돌입한다. 4강 첫 경기는 최고의 피지컬로 무장한 KT 애로우와 운영의 강팀 SKT T1 S의 대결이다. 양 팀 모두 이번이 첫 롤챔스 4강 진출인데다, 롤드컵 진출을 위한 서킷포인트가 걸려있는 만큼 한 치도 물러설 수 없는 상황이다.

국내 리그에 배정된 롤드컵 출전권은 총 세 장으로, 서킷 포인트 순위 1, 2위 팀이 롤드컵에 직행하고 3~6위 팀끼리 선발전을 통해 마지막 한 팀을 선발한다. 현재 KT 애로우의 서킷 포인트 순위는 7위, SKT T1 S는 8위로써, 두 팀 모두 선발전 참가 자격조차 없는 상태다.

경기에 임하는 KT 애로우는 8강전에서 다소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이번 시즌 들어 기존의 뛰어난 피지컬에 완숙한 경기 운영까지 더해졌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전통의 강호인 나진 쉴드에게는 중과부적이었다. 발빠른 맵 장악을 통해 우위를 점한 나진 쉴드는 1, 2세트 내내 KT 애로우를 손쉽게 요리할 수 있었다.

그러나 KT 애로우는 벼랑 끝에 몰렸음에도 여유를 잃지 않았다. 3세트에서는 자신들의 장기인 피지컬을 적극 활용해 계속 소규모 교전을 벌여 승기를 잡아챘다. KT 애로우가 두 세트를 내주고도 침착함을 유지한 반면, 나진 쉴드는 경기가 어려워질수록 빠르게 집중력을 잃어갔다. 결국, KT 애로우는 5세트까지 가는 난타전 끝에 패패승승승의 극적인 역전승에 성공했다.

비록 경기에서는 승리했지만 KT 애로우에게 큰 과제가 남았다. 현재 리그의 패권을 쥐고 있는 삼성 블루는 선수 개개인의 역량과 팀 단위 경기 운영이 모두 뛰어나다. KT 애로우가 떠오르는 총아로 조명받았던 이유도 이 두가지 능력을 모두 갖출 여지를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진 쉴드전에서 보여준 KT 애로우의 운영은 미숙하기 그지없었다. 결국, 선수 피지컬만 믿고 싸우던 과거와 별반 다를 바 없는 모습이었다.

KT 애로우에는 카카오라는 걸출한 정글러가 있다. 카카오는 인섹 이후 리그에서 가장 주목 받는 정글러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카카오를 주축으로 팀 전체가 언제나 전술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빠른 시일내에 KT 애로우만의 운영 능력을 확립하지 못한다면 앞으로의 일정에서 좋은 성과를 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맞서는 SKT T1 S 또한 쉽지 않은 8강전을 지나왔다.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신생 나진 소드와의 5세트에 달하는 장기전을 치렀기 때문이다. SKT T1 S는 나진 소드의 날카로운 초반 공세에 밀리기도 했지만, 뛰어난 후반 운영으로 이를 극복하며 승리를 거머쥐었다.

패기 넘치는 신예들로 구성된 신생 나진 소드는 조별리그에서 흠잡을 데 없는 경기력을 보여줬다. 그러나 신예 선수들이 다전제 경기에 익숙하지 않다는 것이 문제였다. 경기가 길어질 수록 나진 소드 선수들은 실수를 연발하며 다 잡은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리기 일쑤였다. 결국, 마지막 5세트에서도 치명적인 실수로 SKT T1 S에게 역전의 빌미를 제공했다.

이로 인해 4강 진출에 성공한 SKT T1 S의 경기력에도 의문점이 남았다. 이날 SKT T1 S는 탑 라이너 마린과 정글러 호로의 계속된 부진으로 힘겨운 경기를 펼쳤다. 다행히 뱅, 울프 듀오의 라인 장악력이 강력하고, 미드에서도 이지훈이 안정적으로 버텨주고 있지만 탑과 정글의 공백이 너무 크다. SKT T1 S가 이번 경기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마린과 호로의 기량 회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8강 C, D조 경기를 치른 삼성 형제팀이 좋은 경기력으로 찬사를 받은 반면, KT 애로우와 SKT T1 S는 힘겹게 4강에 오른 불안한 모습이다. 두 팀 중 어느 쪽이 승리하던 결승전에서는 리그 최강자 삼성과 맞서야 하는 만큼, 이번 경기에서 이제까지의 아쉬운 모습을 일신해야 한다. 과연 KT 애로우와 SKT T1 S 가운데 롤드컵 선발전 진출과 창단 이래 첫 결승 진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팀은 누가 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