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드컵 순위결정전] KT 불리츠 vs 나진 쉴드, 물러설 곳 없는 한 판 승부

지난 윈터 시즌까지만 해도 KT 불리츠는 리그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는 강자였다. 특히, SKT의 페이커와 쌍벽을 이루는 미드라이너 류를 중심으로 계속 난전을 유도하는 전투적인 성향으로 유명했다. 그러나 류가 정글러로 포지션을 변경하고 새로운 미드라이너 나그네가 합류하면서 KT 불리츠에게 고비가 찾아왔다.

나그네는 좋은 기량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수비적인 플레이에 익숙한 나머지 기존 KT 불리츠의 팀컬러와는 어울리지 않았다. 여기에 경기를 주도하던 류가 정글러로 전혀 자리를 잡지 못하고 부진의 수렁에 빠지면서 KT 불리츠만의 특색을 잃어버리기에 이른다. 심지어 한 때 최고의 서포터로까지 평가받던 마파가 중요한 경기에서 연거푸 실수를 범하면 KT 불리츠는 리그 하위권으로 추락했다.

나진 쉴드는 CJ 형제팀과 함께 롤챔스 초창기부터 활약해온 명문팀이다. 그러나 계속해서 새로운 구단이 창설되고 프로팀간의 역학관계가 변하면서 나진 쉴드의 입지도 줄곧 줄어들었다. 삼성과 SKT의 틈바구니 속에서 어느새 리그 중위권에서 머무는 어중간한 팀으로 저평가받게 된 것이다. 

다행히 새롭게 실력있는 선수를 영입하고 변혁을 꾀한 끝에 올해 롤챔스 스프링에는 준우승이라는 쾌거를 이루어냈지만, 섬머 시즌에 다시 8강 탈락의 고배를 마셔야했다. 이러한 빠른 몰락의 원인으로는 팀의 견인차 역할을 맡은 세이브와 꿍의 주력 챔피언들이 섬머 시즌에 모두 하향세였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결국, 선수들의 좁은 챔피언 선택폭이 팀의 부진으로 이어진 셈이다.

문제는 나진 쉴드 선수들의 주력 챔피언들이 여전히 하향세라는 점이다. 만약 세이브와 꿍이 새로운 활로를 찾지 못했다면 KT 불리츠를 상대로 힘든 경기를 치를 공산이 크다. KT 불리츠의 새로운 두 선수에 대한 충분한 정보가 없다는 점도 나진 쉴드의 불안요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