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잇 노동균]
최근 PC 및 노트북의 업그레이드 1순위는 단연 SSD(Solid State Drive)다. 기존 하드디스크
드라이브(HDD)는 디스크가 회전하는 물리적인 방식으로 구동되는 특성상 오랜 시간
속도가 제자리걸음을 해왔다. 반면, SSD는 낸드플래시 메모리를 기반으로 전기적
신호를 주고받는 방식으로 구동되기 때문에 눈에 띄는 속도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단, SSD는 용량 대비 가격이 HDD보다 월등히 높다. 그나마 최근에는 보급형 SSD의 가격이 비교적 많이 하락해 120GB 및 128GB 제품 기준으로 7만원 전후의 가격에 구입 가능하다. 이 가격이면 데스크톱용 3.5인치 HDD 1TB 또는 노트북용 2.5인치 HDD 500GB를 구입하고도 남는다.
때문에 비교적 저렴한 저용량의 SSD로는 운영체제와 필수 프로그램만 운용하고, 대용량 데이터는 HDD에 보관하는 이원화된 방식이 보편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문제는 데스크톱 PC는 비교적 손쉽게 여러 개의 드라이브를 장착해 사용할 수 있지만, 노트북은 공간이 한정돼 있다는 점이다. 때문에 노트북의 SSD 업그레이드를 고려하고 있다면 다양한 변수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데스크노트라면 ODD 공간, HDD에 양보하세요
15~17형의 비교적 크기가 큰 데스크노트의 경우라면 비교적 업그레이드가 쉽다. 큰 크기만큼 노트북 내부도 넉넉하기 때문에, 일부 노트북은 아예 2개의 2.5인치 드라이브 공간을 제공하기도 한다.
또한 주로 15형 이상 노트북에서는 ‘멀티부스트’라는 옵션을 제공하기도 하는데, 이는 당초 광학드라이브(ODD)를 위한 공간으로 마련된 곳에 SSD 또는 HDD를 설치할 수 있도록 해주는 옵션이다. 단, 멀티부스트에 장착한 드라이브에 운영체제를 설치해 주 드라이브로 사용 시 일부 호환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멀티부스트에는 기존 HDD를 옮겨주고, 메인 HDD가 있던 자리에 SSD를 설치하는 것이 좋다.
▲ODD 공간을 2.5인치 드라이브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멀티부스트(사진= 다나와)
설치가 끝나면 메인 드라이브로 사용할 SSD에 운영체제를 새로 설치해주기만 하면 된다. 또는 일부 SSD의 경우 번들로 제공하는 마이그레이션 소프트웨어를 이용하면 기존에 사용하던 HDD의 데이터를 그대로 SSD로 옮겨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울트라북이라면 데이터 보유량 잘 따져야
슬림한 디자인의 울트라북이라면 고려해야 할 요소가 늘어난다. 우선 HDD가 기본으로 장착된 울트라북의 경우 이를 SSD로 대체하는 경우를 생각해볼 수 있다. 현재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소비자용 SSD의 규격이 노트북용 HDD와 동일한 2.5인치이기 때문에 원래 있던 HDD를 제거하고 SSD를 설치하기만 하면 된다.
단, 이 경우 기존 HDD의 용량보다 SSD의 용량이 작다면 보유하고 있던 데이터를 모두 옮길 수 없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물론 500GB 이상의 고용량 SSD를 구입하면 손쉽게 해결될 일이지만,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못하다면 이마저도 어렵다.
이러한 상황에 가장 적절한 선택지는 mSATA SSD다. mSATA SSD는 2.5인치 SSD의 약 1/4 크기의 카드 형태로, 크기는 작지만 성능은 거의 비슷하기 때문에 기존 HDD를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SSD 업그레이드 효과를 톡톡히 볼 수 있다. 속도와 용량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다.
▲mSATA SSD 플렉스터 M6M(사진= 플렉스터)
최근 출시되는 대부분의 노트북은 2.5인치 드라이브 공간 외에 별도로 mSATA 슬롯을 갖추고 있지만, 제품에 따라 일부 노트북에서 호환성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때문에 반드시 mSATA SSD 구매 전 제조사에 모델명을 알려주고 호환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PC에 능숙하지 못한 사용자라면 SSD 장착 및 데이터 마이그레이션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를 활용하는 것도 좋다.
구형 노트북이라면 하이브리드 드라이브도 대안
120GB 및 128GB 용량의 SSD와 별반 다를 바 없는 낮은 용량의 HDD를 탑재한 구형 노트북이라면 하이브리드 드라이브로 속도와 용량을 모두 업그레이드하는 방법도 고려해볼 만하다. 하이브리드 드라이브는 하나의 2.5인치 드라이브에 SSD와 HDD를 조합한 형태를 말한다. 씨게이트의 SSHD와 WD의 듀얼드라이브가 대표적이다.
씨게이트의 노트북용 SSHD는 500GB 및 1TB 용량의 HDD에 8GB SSD를 넣어 자주 쓰는 데이터는 SSD로 빠르게 처리하고 일반적인 작업은 HDD가 맡는 방식으로 구동된다. WD의 듀얼드라이브는 아예 물리적으로 1TB HDD와 120GB SSD를 하나의 2.5인치 드라이브에 담아 하나의 제품으로 2개의 드라이브를 사용하는 효과를 낸다.
▲씨게이트 2.5인치 SSHD(왼쪽)와 WD HDD+SDD 듀얼드라이브(사진= 씨게이트, WD)
설치는 기본적으로 HDD와 동일한 형태의 씨게이트 SSHD가 직관적이고 손쉽다. WD 듀얼드라이브는 HDD처럼 설치한 후 별도의 소프트웨어를 통해 SSD 활성화 과정을 거쳐야 한다. 가격도 씨게이트 2.5인치 SSHD는 500GB 제품이 6만원대, 1TB 제품이 10만원 초반대로 비교적 합리적인 수준인 반면, WD 듀얼드라이브는 1TB HDD+120GB SSD 제품이 20만원이 넘는다. 가격이 큰 장벽이 되지만 않는다면 하나의 드라이브 공간을 활용하는 가장 좋은 대안으로 손꼽힐 만하다.
용량 빠듯한 SSD 기본 탑재 노트북이라면 액세서리로 날개를
애플의 맥북 에어 등장 이후 1kg를 아슬아슬하게 넘나드는 초슬림·초경량 노트북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이러한 제품들은 디자인을 위해 2.5인치 드라이브마저 제외하고, mSATA 또는 m.2 방식의 소형 폼팩터 SSD를 기본으로 탑재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문제는 일부 고가 모델은 제외하면 대부분 SSD 용량이 128GB이기 때문에 운영체제를 비롯해 꼭 필요한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나면 실제로 사용 가능한 공간은 얼마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외장하드를 들고 다니자니 전용 케이블 등으로 인해 번거롭고, 정작 가벼운 노트북의 메리트가 무색해진다. 이 경우 노트북 USB 포트에 항시 꽂아두고 사용할 수 있는 플러그 앤 스테이(Plug & Stay) 드라이브와 같은 액세서리가 유용하다. 무선 마우스의 나노 리시버와 같은 초소형 크기로 매번 꽂고 뺄 필요 없이 USB 드라이브를 보조로 사용할 수 있는 셈이다.
▲USB 및 SDXC 슬롯을 활용해 저장공간을 확장할 수 있는 아이디어 액세서리(사진= 샌디스크, 니프티드라이브)
맥북 사용자 중 사진을 많이 취급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자주 사용하지 않는 SDXC 슬롯을 용량 확장 포트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제품도 있다. 앞서와 마찬가지로 SDXC 슬롯에 카드를 항시 꽂아두고 내장 드라이브처럼 사용할 수 있어 맥북 특유의 디자인을 해치지 않고도 용량을 확장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노동균 기자 yesno@i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