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잇 최용석] 2014년도 벌써 한장 남은 마지막 달력인 12월을 코앞에 두고 있다. 아직은 날씨가 조금 추워진 것을 빼고는 겨울이라는 느낌이 채 와닿지 않지만, 마음만큼은 벌써 연말과 신년 맞이로 들떠있다.
이러한 가운데 요즘 PC 업계에서 가장 분위기가 들뜬 곳 중 하나가 바로 그래픽카드 업체들이다. 아직 12월이 멀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래픽카드만 사면 대형 마우스패드나 USB 메모리 등 다양한 선물을 잔뜩 안겨주거나, 평소 대비 대폭 할인해 판매하는 반짝 특가 행사 등 각종 이벤트가 눈에 띄게 늘었기 때문이다.
특히 그래픽카드를 구입하는 게이머들을 노린 ‘무료게임’ 증정 행사가 눈에 띈다. 예전에는 고작 특정 게임의 한정 아이템 쿠폰 증정이 전부였지만, 요즘에는 출시된지 불과 1년도 안된 최신 정품 게임 풀버전을 그야말로 펑펑 뿌리고 있다.
소비자들에게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게임 증정’ 행사는 공통점이 있다. 기존처럼 유통사나 제조사 차원이 아니라 양대 GPU 제조사인 AMD와 엔비디아가 직접 나서서 게이머들도 충분히 만족할만한 양질의 게임들을 앞다퉈 제공한다는 것이다.
게임 증정은 연중 행사, AMD의 ‘네버 세틀 포에버’ 프로모션
본격적인 정품 게임 무료 증정의 선구자(?)는 단연 AMD다. 올해 초 AMD는 게임 개발사와의 협력 확대와 자사의 ‘라데온 R9’ 시리즈 판매 증진을 위해 전 세계에 상당한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는 대작 게임 ‘배틀필드 4’를 그래픽카드 구매자들에게 무료로 증정하는 초강수를 뒀다.
▲ 올해 초 그래픽카드 업계에서 화제가 됐던 AMD의 '배틀필드 4' 증정 프로모션
가뜩이나 우수한 가성비로 그래픽카드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던 ‘라데온 R9’ 시리즈 그래픽카드는 프로모션 실시 이후 판매량이 폭증했다. 정품 패키지 가격만 해도 수 만원대에 이르는데다, 그저 그런 게임도 아닌 최고 기대작 중 하나이자 최신 게임인 배틀필드 4를 덤으로 주는 것은 그야말로 호랑이 등에 날개를 단 격이었다.
배틀필드 프로모션이 끝난 이후로도 AMD의 무료 게임 폭격은 그치지 않았다. ‘네버 세틀 포에버(Never Settle Forever)’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새로운 프로모션은 구매한 그래픽카드의 종류에 따라 최대 3개의 게임을 무료 제공하고 있다.
▲ 가장 최근에 진행되고 있는 '네버 세틀 포에버:스페이스 에디션' 프로모션(사진=이엠텍, AMD)
제공되는 게임들도 ‘머더드:소울 서스펙트’ ‘씨프’ ‘툼레이더’ 등 최신 또는 유명 타이틀을 중심으로 종류도 다양했다. 또 시즌이 거듭될수록 제공되는 게임도 늘어나고, 누구나 충분히 구매할 수 있는 메인스트림 라인업 제품에까지 적용 대상을 확대함으로써 더 많은 구매자들에게 무료 게임의 혜택을 제공해오고 있다.
우리는 양보다 질, 엔비디아의 ‘픽 유어 패스’ 프로모션
AMD의 영원한 맞수 엔비디아도 마냥 손을 놓고 있지만은 않았다. 엔비디아는 ‘게임=지포스=엔비디아’라는 공식이 떠오를 정도로 일찌감치 게임 업계와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해왔다. 무료 게임들을 내세운 AMD의 공세는 상당히 부담스러웠을 것이다.
▲ 지난 5월 엔비디아 역시 대작 게임으로 꼽히던 '와치독'을 무료로 증정했다.(사진=엔비디아)
지난 5월 경쟁사가 ‘네버 세틀 포에버’ 프로모션으로 무료 게임을 지속적으로 증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엔비디아도 마침내 칼을 뽑았다. 배틀필드 4에 못지않게 게임업계의 2014년 기대작이자, 당시 막 출시된 따끈따끈한 대작 게임인 ‘와치독(Watch Dogs)’ 정품 게임을 지포스 그래픽카드 구매자들에게 무료로 증정한 것. 반응도 좋아서 수 차례 앵콜 진행됐다.
‘와치독’ 증정 프로모션으로 재미를 본 엔비디아는 11월 20일부터 경쟁사의 ‘네버 세틀 포에버’와 비슷한 ‘픽 유어 패스(Pick Your Path)’라는 이름의 프로모션을 새롭게 시작했다.
경쟁사와는 달리 게임 수가 적고, 대상 제품도 가장 최신 그래픽카드인 지포스 GTX 970/980으로 한정되어 있지만 제공되는 게임들의 면면은 상당히 화려하다. 가장 최신작인 ‘어쌔신 크리드 유니티’와 ‘파크라이 4’, ‘더 크루’ 등이 무료로 제공되는 게임으로, 대상 제품을 구매하면 그 중 하나를 선택해 무료로 다운받을 수 있다.
▲ 엔비디아가 11월 새로 시작한 ‘픽 유어 패스’ 프로모션 (사진=이엠텍, 엔비디아)
소비자들 중에는 번들 게임 증정보다 가격할인을 바라는 이들도 적지 않다. 하지만 이왕 같은 가격으로 최신 그래픽카드를 구매하면서 그 성능을 즉시 체험해 볼 수 있는 최신 게임을 무료로 듬뿍 얹어주는 것만으로도 소비자 입장에선 충분히 흐뭇한 일이다.
물론 GPU 및 그래픽카드 제조사들이 제공하는 무료 게임 증정 프로모션은 무한정이 아닌 선착순으로 진행되는 프로모션이다. 수능도 끝나고 겨울 방학도 얼마 남지 않은 지금, 그래픽카드 업그레이드 계획이 있다면 절호의 기회를 놓치지 말자.
최용석 기자 rpch@i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