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곤에서 개발 중인 정통 MMORPG ‘칸헬’의 개발을 총괄하는 유철호 PD는 그리곤의 대표 게임인 ‘씰 온라인’의 해외 로컬라이징 및 개발에 오랫동안 참여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그만큼 그가 개발 중인 ‘칸헬’은 ‘씰 온라인’의 서비스를 하면서 쌓은 노하우가 반영된 게임이다. 완전히 새로운 시스템보다는 유저들에게 친숙한 시스템을 최대한 편안하게 제공하겠다는 다짐은, 신선하지는 않지만 그의 이력만큼이나 해볼 법한 시도로 들린다. |
19일, ‘칸헬’의 대규모 클로즈베타테스트를 앞두고 테스트에서 다루어질 주요 콘텐츠와 MMORPG 장르에 대한 유철호 PD의 고민과 그 해답을 들어보았다.
게임메카: 프롤로그 테스트를 실시했지만, 이번 클로즈베타테스트가 사실상 첫 데뷔다. 유철호 PD가 생각하는 ‘칸헬’은 어떤 게임인가?
유철호 PD: 기존의 유저들이 즐기던 패턴을 반영하여 게임을 더 편안하게 즐길 수 있도록 만든 게임이다. MMORPG에서 제공하는 여러 시스템이 있지만, 특히 시간에 대한 보상 부분을 크게 고려해서 만들었다. 한정된 시간을 게임에 투자했다. 시간을 열정이라고 한다면, 게이머들에게 그 보상을 공정하고 지속적으로 줄 수 있을까 고민한 게임이다. 물론 RPG 장르에서 가장 중요한 레벨업이나 전투 같은 부분도 폭 넓게 고민하고 반영했다.
게임에 투자한 만큼, 공정한 보상 제공하는 방법 고민해
게임메카: ‘칸헬’을 보면, 한국형 MMORPG 수식어가 함께 따라 나온다.
유철호 PD: (칸헬은) 대작 게임처럼 완전히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었던 프로젝트는 아니고, 우리의 타겟이 되는 유저들이 좋아하는 패턴에 대한 분석을 마치고 만든 게임이다. 한국에 있는 이십 대 후반에서 삼십 대 남성 유저들이 특히 좋아하는, 편안한 게임을 어떻게 표현할까, 하는 부분에서 한국형 MMORPG가 함께 연상되는 것 같다.
게임메카: 한국형 MMORPG하면 떠오르는 인상은 부정적인 것이 대부분인데, 굳이 특징과 장점을 이야기하자면 무엇이 있겠는가?
유철호 PD: 아시다시피, 부정적 이미지라면 바로 노가다, PK(Player killer), 현질(아이템현금거래)이다. 시간에 대한 보상을 해 줄 수록 나오는 반작용이다. 그런데, 다시 말하면 RPG에서 그만큼 시간에 대한 보상이 매우 중요하다는 말이기도 하다. 게임을 진행할수록 인챈트처럼, 확률적인 부분을 통해 아이템을 얻는 부분과 시간에 대한 보상이 중요한데, 만약 충분한 보상이 이루어지지 않았을 때 유저들이 얻는 박탈감도 매우 크다.
한국형 MMORPG는 지나치게 높은 자유도와 게임 내 유저들끼리 룰을 정해서 즐기는 게임이라면, ‘칸헬’은 그런 부분을 좀 더 시스템화해서 제공하여 최대한 부작용을 줄여보겠다는 거다. 물론 오토프로그램 같은 부분도 게임의 경제에도 치명적이기 때문에 정책적으로, 기술적으로, 시스템적으로 최선을 다해 막을 계획이다.
게임메카: 이야기가 다른 데로 번지는데, 유저들이 한국형 MMORPG 장르나 그 말에 대해 가지는 반감이나 비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유철호 PD: 다른 장르 이야기를 해보자. FPS게임이나 스포츠게임이나 내 조작에 의해 이길 수도 있고, 많이 할 수록 단련이 되기도 한다. 그런 장르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그런 게임을 하면 된다. 반대로 ‘(조작은 잘 못해도) 내가 시간을 투자해서 내가 서버의 지존이 되겠다’라고 마음 먹은 사람이 있는 사람도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플레이패턴이 서로 다른 것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즐기는 게임인데, 각자 게임에 바라는 것은 다르지 않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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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곤엔터테인먼트 `칸헬` 유철호 PD |
각자의 취향이 있고 그것을 존중해주면 좋겠다. (한국형 MMORPG는) 한정된 자원을 두고 모두에게 공평하게 그 대가를 나눠줄 수 없는 상황에서 시간을 더 투자하거나 좀 더 운이 좋은 사람에게 권력이나 힘을 주는 게임이다. 부정적 효과가 부각되어 가지는 반감 자체는 이해한다. 하지만, 시간에 대한 보상과 의외의 보상이 적절하게 어우러지면 재미있는 게임이 될 수 있다.
한국형 MMORPG는 모두 나쁘다? 서로 다른 게임 취향 인정해주길
게임메카: ‘칸헬’의 타겟 유저는 누구인가?
유철호 PD: 현재 예상하는 유저는 비교적 단순한 콘트롤에 익숙한 20대에서 30대 유저들이다. 그렇지만 ‘던전앤파이터’같은 경우도 우리 나이대의 유저들은 모두 과거에 오락실에서 해봤던 게임이지만, 어린 유저들은 새롭다고 생각하고 즐긴다. 지금 게임을 시작한 유저들 중에서도 ‘칸헬’을 신선하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게임메카: 이번 1차 클로즈베타테스트에서 주로 테스트하는 내용은 무엇인가?
유철호 PD: 일단, 전투 부분의 밸런스다. 몬스터와의 전투나 유저들 간의 전투에서, 특히 집단대집단의 전투에서 나오는 결과를 확인할 계획이다. 쟁탈전이나 필드에서
드랍 아이템의 소유권을 두고 분쟁이 많이 생길 수 있는데, 그 부분도 관심거리다. 지난 번 테스트가 궁금증을 해결하는 차원에서 캐릭터만 선보였다면, 이번 테스트는 어느 레벨에서 얼마나 성장하고 얼마나 얻는 지를 유저와 개발사가 서로 확인하는 작업이다.
‘칸헬’은 퀘스트보다는 전투가 중심이 되는 게임이기 때문에 타격감을 비롯하여 전투에 대해 집중적으로 테스트하고, 콘텐츠의 양적인 부분은 다음에 테스트할 생각이다.
게임메카: 현재 쟁탈전의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
유철호 PD: 현재의 쟁탈전은 쟁탈이 가능 한 시간이 있고, 크루가 그 지역을 가지는 방식이다. 나중에는 성문을 부수고 NPC들과 싸우는 식의 대형 전투도 가능한데, 현재는 가장 간단한 형태의 쟁탈전이 이루어질 것이다.
시스템 상으로 제한을 두고 있지만, 20명 정도의 5~6개 길드가 한꺼번에 싸우는 것을 기준으로 하면 약 100여명 정도가 되겠다.
독특한 페이스오프 시스템과 그래픽, ‘그리곤 스타일’ 찾았다
▲ 그리곤에서 처음 시도하는 실사풍 MMORPG. 유철호 PD는 "얼핏 비슷해 보이는 그래픽이지만, 게임을 할수록 그리곤만의 차별화된 색깔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게임메카: 일반적인 MMORPG의 길드시스템보다 보다 발전된 것이 ‘크루시스템’이다. 이번에 크루시스템은 어느 정도 공개되는가?
유철호 PD: 이번에는 전투 위주로 테스트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일반적인 길드 시스템처럼 보일 것이다. 크루는 길드보다 좀 더 발전된 조직형태다. 한국형 MMORPG에서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길드의 방식을 시스템화한 것으로 생각하면 된다.
예를 들어, 우리가 회사에 들어가도 일반직장인인 내가 누릴 수 있는 것이 있고, 없는 것이 있다. 크루 내에서도 그 권한 설정을 다양하게 체계화하고 싶었다. 권한 단위도 세부화하고 그룹이나 개인별로 설정이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창고의 권한 같은 것도 그룹이나 개인별로 창고에서 돈을 꺼낼 수 있거나 아이템을 꺼낼 수 있는 부분을 세세하게 설정하는 것이다. 크루 자체도 레벨링이 가능하고 그룹 별로 연합도 가능하도록 하는 게 목표다.
게임메카: 지난 번 테스트가 캐릭터만 선보이는 차원이었다면, 이번에는 그래픽 자체도 좀 더 향상된 것으로 알고 있다.
유철호 PD: 같은 그래픽이라도 ‘칸헬다운’ 분위기를, 실사풍에서 ‘그리곤 스타일’을 찾고자 했다. 그리곤에서는 처음 시도하는 실사풍 그래픽이라 시행착오가 컸다. 하지만, 비슷비슷한 스타일이 아닌 어디서 봐도 이 디자인은 ‘칸헬’이라고 알아볼 수 있는 수준으로 차별화되었다. 실제 게임을 해 보면 느낄 수 있다. 퍼포먼스에서도, 많은 부분을 옵션으로 걸어서 그래픽에 부담을 주는 게임이 아니다.
지포스 5700에 맞추는 것이 목표인데, 아직은 필드에 유저들이 많이 안 몰리는 상황이라 지포스 6000으로 생각하고 있다.
▲ `칸헬`의 페이스오프 시스템. 개성적인 캐릭터를 좋아하는 유저들은 카오틱 플레이를 해도 좋지만, 대신에 마을에 입장을 제한받거나 경험치 등에서 약간의 불이익을 받게 된다. |
게임메카: 유저들의 플레이 성향이 반영되어 캐릭터 외형이 바뀌는 ‘페이스오프 시스템’으로 기대하고 있는 효과는 무엇인가? 또, 그 시스템 자체에 대해 자세하게 듣고 싶다.
유철호 PD: 이제까지 유저들의 ‘카오틱’ 성향이 올라가거나 게임 내 특별한 행위에 대해서는 캐릭터명의 색깔이 바뀌거나 타이틀이 추가되거나 변경되는 정도의 변화만 있었다. ‘칸헬’에서는 아예 얼굴이나 분위기 자체가 달라진다.
카르마 수치라는 것이 제공되어 퀘스트를 수행하거나 필드에서 하는 행위에 따라 카오틱(부정적인 행위) 부분은 강제적으로 얼굴이 달라지고, 선한 행동에 대해서는 본인이 보상을 선택할 수 있다. 처음에 유저들이 캐릭터를 만들면 이 카르마 수치가 중간이다. (카오틱으로 바뀐) 카르마 수치는 몬스터를 사냥하거나 같은 카오틱 유저를 공격하는 식으로 회복도 가능하다.
게임메카: ‘칸헬’의 서비스 일정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가?
유철호 PD: 가능하다면, 여름 정도에 오픈베타테스트 정도를 생각하고 있다. 전투의 틀이 만들어졌기 때문에 마무리만 하면 되는 상황이고, 크루시스템이나 게임에 대한 어느 정도의 가이드가 되는 퀘스트 같은 양 적인 부분의 보강이 필요하다. 이번 테스트에서는 오로지 전투 밸런스를 테스트가 목적이 되기 때문에 퀘스트는 마을과 상점 이용 정도 밖에 안 들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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