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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켓몬스터와 디아블로가 만났다?’ 아이엘: 소울브링거 개발자 2인

엔플레버가 개발하는 세 번째 게임 ‘아이엘: 소울브링거(iL: Soulbringer)’가 오는 27일 첫 클로즈베타테스트를 시작한다.

아기자기한 동화적 분위기의 ‘아이엘’은 화려한 전투와 함께 수집의 재미를 살린 온라인 게임이다. 유저들은 게임의 시작과 함께 초보 ‘계약자’로서 필드에 존재하는 다양한 에테르를 모아야 한다.

몬스터 사냥을 통해 얻은 ‘에테르’을 모아서 ‘피오알’을 부화시키면 총 100여종, 300가지 이상의 다양한 ‘피오’를 얻을 수 있다. 어떤 종류의 에테르를 모으느냐에 따라 ‘피오’의 종류도 결정된다. 부화된 ‘피오’는 총 3번에 걸쳐 유체/성장체/진화체로 성장을 계속하며 더욱 강력한 나만의 ‘피오’로 자라게 된다.

첫 테스트를 앞두고 일 년 만에 다시 게이머 앞에 모습을 드러낸 ‘아이엘’을 만나보았다. 인터뷰에는 ‘아이엘’을 개발 중인 두 명의 개발자, 김상근 크레이티브 디렉터와 이만재 기획팀장이 참여했다.

게임메카: 각자 맡은 역할이 궁금하다. 서로의 역할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준다면?

이만재 기획팀장: 김상근 크레이티브 디렉터는 이름처럼 게임의 전반적인 재미나 흐름을 점검하고 개발 쪽에서 필요로 하는 연출이나 기획이나 콘텐츠를 다방면에서 지원해준다.

김상근 디렉터: 마찬가지로 이만재 기획팀장 역시 게임에서 무엇을,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 세심하게 점검하고 개발을 조율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 김상근 디렉터(왼쪽), 이만재 기획팀장(오른쪽)

에테르를 모아서 나만의 피오를 키운다

게임메카: 일 년 전 강기현 프로듀서의 인터뷰를 통해 ‘아이엘’은 트레이딩 카드시스템과 포켓몬스터의 수집, 진화의 재미가 합쳐진 형태라는 설명을 들었다. 게임의 기본 골격은 그대로인가?

김상근 디렉터: 맞다. 게임의 기본적인 플레이 내용은 일 년 전이랑 크게 달라진 부분은 없다. 보통 RPG에서는 전투나 스킬 등이 플레이어의 능력으로 해결하는데, ‘아이엘’은 플레이어들이 수집하는 ‘피오’의 능력으로 게임을 해결하는 방식이다.

(알에서 부화된) ‘피오’는 크게는 무기형, 장신구형, 용병형이 있다. 무기나 방패에 붙어사는 ‘피오’가 있고, 반지 같은 장식구에 붙어사는 ‘피오’도 있고, 여기에 플레이어를 따라다니는 생명체 형태의 용병 ‘피오’도 있다.

이만재 기획팀장: 게임을 시작하면 캐릭터를 선택하고 한 개의 ‘피오’를 가질 수 있다. 기존 게임들에서 클래스(직업)라고 부르는 것은 없으며, 그런 특성은 각각의 ‘피오’로 나타난다. 플레이어는 기본적으로 ‘피오’와 함께 하면서 에테르를 모으거나 ‘피오’에게 제공하여 키운다.

왼손, 오른손, 반지, 옷, 이라고 생각해서 한 번에 소환할 수 있는 ‘피오’는 네 개까지만 가능하지만, 아이템화하여 인벤토리에 보관하는 것에는 제한이 없다.

플레이어는 일정 레벨이 지나면 ‘피오’ 역시 자유롭게 선택해서 키울 수 있다. 처음에는 무기형 피오 하나만 지급이 된다. 게임방식은 어려울 것이 없다. 일반적인 MMORPG와 마찬가지로 전투를 하면서 성장하게 된다.  

 ▲ 오랜만에 만나는 감성적인 분위기의 RPG, 아기자기한 동화적 판타지의 느낌을 살렸다.

캐릭터 클래스는 없다. 전투의 핵심은 다양한 형태의 ‘피오’

게임메카: 계약자로서 ‘피오’와 플레이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좀 더 설명해달라.

김상근 디렉터: 게임에서 계약자(플레이어)가 몬스터를 사냥하면 에테르를 얻을 수 있다. 이 에테르를 모아서 ‘피오알’을 부화시키고, ‘피오’에게 제공하면서 여러 가지 특성의 ‘피오’로 성장을 시키게 된다. 처음에는 우연을 통해 어떤 결과를 얻을 텐데 이 과정에 대한 정보를 플레이어들끼리 서로 나누면서 커뮤니티가 생길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게임메카: 몬스터에서 얻을 수 있는 그 에테르라는 것은 무엇인가? 에너지인가?

이만재 기획팀장: 에테르란 ‘피오’를 구성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게임내세상을 구성하는 가장 작은 단위, 원자와 같은 것이다. 계약자는 이 실체화된 에너지를 볼 수 있는 사람을 말한다. 에테르는 총 6가지 속성(빛, 물, 땅, 어둠, 불, 바람)이 있으며, 속성별로 색깔도 성능도 다르다.

계약자들에게 정보를 주는 NPC 캐릭터들이 있지만, 게임에서 제공하는 정보는 조금씩 드러날 뿐이다. 게이머들은 스스로 정보를 알아가야 한다.

김상근 디렉터: 어떤 몬스터를 사냥하느냐에 따라 얻을 수 있는 에테르도 다르다. 그리고 몬스터의 모습에서 어떤 에테르를 가지고 있는 지 짐작도 가능하다. 예를 들어 ‘땅’ 속성의 에테르라고 하면 우락부락한 이미지의 몬스터가 가지고 있고, ‘바람’이라고 하면 날렵한 이미지의 몬스터를 떠올릴 수 있는 것처럼, 게이머는 직관적으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 엔플레버는 애초에 `샤이닝로어`의 개발자인 판타그램 출신이 만든 개발사로, `아이엘` 역시 초기에는 `샤이닝로어`의 후속작으로 알려지면서 큰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사실상 게임의 컨셉은 전혀 다르다.

게임메카: 캐릭터의 레벨은 있지만, 전투의 능력이나 그 핵심은 ‘피오’에 있다.

이만재 기획팀장: 캐릭터들이 성장하지만 능력이 강해지는 것은 아니고, 캐릭터가 만 레벨이라도 ‘피오’가 1 레벨이라면 능력은 1 레벨 캐릭터는 마찬가지다. 전투를 할수록 ‘피오’도 자연스럽게 성장한다.

‘피오’는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플레이어가 마음대로 그것을 조작할 수는 없다. 대신에 어빌리티포인트(AP)를 가지고 있어, 플레이어가 원하는 방식으로 스킬을 찍어나갈 수는 있다. 마법사, 궁사, 이런 식으로 가능한데, ‘디아블로’를 떠올리면 쉽다.

김상근 디렉터: ‘피오’를 성장시킬 수 있는 공간이 따로 있는데, ‘피오팜’이라고 부른다. ‘피오’를 새로 탄생시키거나 육성을 시킬 수 있고 팁을 알려주는 일종의 ‘애견샵’으로 봐도 좋다.

네트워크RPG 디아블로식 던전에 시나리오의 몰입감까지

게임메카: `아이엘`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손꼽을만한 것은 무엇인가?

김상근 디렉터: 길게 설명했지만, 유저들이 느낄 수 있는 기본적인 즐거움은 몬스터를 잡고 탐험을 하면서 던전을 내려가는 것이다. ‘랜덤맵’을 통해 한 번 지나갔던 던전이지만, 다시 가도 새로운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네트워크 PRG’로 불리는 ‘디아블로’나 ‘판타지스타’같은 게임처럼, 반복해서 즐겨도 마치 새로운 게임을 하는 것과 같은 재미가 있다.

게임메카: 네트워크 RPG? ‘아이엘’의 던전 시스템에 대해 좀 더 설명해 달라.

이만재 기획팀장: 현재로서는 작은 단락의 시나리오를 경험해볼 수 있는 내용의 게임이 완성되어있다. 시나리오 기반의 게임 시스템이 가지는 단점이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네트워크RPG는 게임 플레이의 목적 자체는 불분명하고 정확한 시나리오도 없지만 계속 지하로 내려가고 던전을 탐험하면서 재미를 느낀다는 것이다.

김상근 디렉터: `아이엘`은 게임에서 던전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게임의 환경을 구성하는 시스템 대부분이 던전을 재미있게 하는 것으로 이루어졌다. 어렸을 때 ‘미로찾기’와 같은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한 층을 내려갈 때마다 얻는 보상과 다른 사람과의 경쟁도 재미있다. 물론, 파티도 가능하다. 네트워크RPG의 약점으로 지적되는 시나리오 부분도 우리의 경우 주요 NPC 캐릭터와 교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 몬스터를 사냥하고 에테르를 수집하여 피오를 키우는 과정은 생각만큼 어렵지 않다. 일단 게임을 시작하면 직관적인 전투방식이나 쉬운 조작은 여느 게임이나 마찬가지.

게임메카: `아이엘`의 ‘피오’가 엔플레버의 전작 ‘라펠즈’의 ‘크리처’와 다른 점이 무엇인가?

이만재 기획팀장: 전혀 다르다. ‘라펠즈’에서는 ‘크리처’가 조력자가 된다면, ‘아이엘’에서는 피오가 핵심이고, 오히려 플레이어가 조력자가 되는 거나 마찬가지다.

게임메카: ‘아이엘’을 포스트모던 네트워크 RPG라고 정의했는데?

김상근 디렉터: ‘아이엘’은 MMO나, 혹은 MO라고 정의하기 어려울 만큼 여러 가지 게임성이 얽혀있다. MMO나 MO란 단어가 흔히 네트워크 방식 같은 기술적인 부분만 설명하는 말인데, ‘아이엘’같은 경우는 RPG를 하면서 양 쪽 모두에 연결된 부분이 있다.  

MMO는 게임의 밀도 자체가 낮고, 게임의 목적 자체가 크다. 여기서 밀도란 게임성이 얼마나 통제되어 있느냐를 말한다. MO는 마치 방안에만 갇혀있는 느낌도 크고, 방안에 나오고 나서는 서로 커뮤니케이션의 필요성이 낮은 특성이 있다. 방을 벗어나면 커뮤니티 자체도 깨지는 느낌을 준다.

이만재 기획팀장: 실제로 내, 외부 테스트를 하면 "어, 이거 MMORPG 아닌가요? 그런데 공성전이 없어요? 뭐가 없어요?"라고 묻는다. 또 반대로, "어, 이거 MO게임인데 이게 가능하네요!" 식으로 되묻는 일이 많았다(웃음). 우리는 게임을 만들거나 즐기는 데 제한을 많이 없애고, 장르와 상관없이 되도록이면 게임의 재미에 집중했다.

MMO이거나 MO이거나, 경계선 없는 포스트모던 RPG

게임메카: 겉으로 보여지는 것보다 게임 개발에 걸린 시간이 생각보다 길었다.

이만재 기획팀장: 타격감을 완성하고 전체적으로 내부 커뮤니케이션의 시간이 길었기 때문에 게임 개발기간도 길었다.

특히 타격감에 많이 신경 썼다. 타격감은 이펙트 하나, 혹은 사운드 하나만 잘 맞아서 되는 게 아니다. 애니메이션, 이펙트, 모션, 사운드, 전반적으로 모든 것의 퀄리티와 밸런스가 맞아야 한다.

김상근 디렉터: 게임이 말랑말랑하고, 쫀득쫀득하다(웃음). 진짜다. 직접 전투를 해보면 안다.

 ▲ 김상근 디렉터는 충혈된 눈을 가리느라 선글라스를 썼다고 미리 양해를 구했다.

일단, 3년 가까이 만들면서 유저들의 반응을 한 번도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유저들의 깊은 피드백을 받고 싶다. 게임에 대한 설명은 길었지만, 실제로 해보면 하나도 어렵지 않다. 기본 ‘피오’만 가지고도 전투나 게임의 재미는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이만재 기획팀장: 게임을 처음 시작하는 1318세대부터 ‘디아블로’같은 네트워크RPG의 재미를 기억하는 장년층 게이머들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타겟은 라이트 게이머다. 지금까지 나왔던 게임들이 하지 못 했던 부분들을 많이 시도했기 때문에, 그 부분을 확인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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