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농구게임 ‘프리스타일’의 외전 격인 ‘프리스타일 매니저’가 7일부터 10일까지 나흘간의 테스트에 들어갔다. ‘프리스타일’ 티저사이트에 선착순으로 접속한 2,000명만이 참여하는 이 테스트는 ‘프리스타일 프리미엄 PC방’에서만 접속이 가능하다.
제이씨 측은 이렇게 제한적인 인원으로 지정된 장소에서 상대적으로 ‘조용한 테스트’를 실시하는 이유에 대해 마케팅 차원의 서비스가 아닌 타겟 그룹을 대상으로 한 심도 있는 테스트를 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한 사람이 하나의 캐릭터를 움직이던 ‘프리스타일’과 달리, 한 사람이 하나의 팀을 운영하는 방식의 ‘프리스타일 매니저’는 정통 스포츠게임 방식으로의 ‘회귀’를 의미하기도 한다. 지스타 2008 이후 오랜만에 만난 제이씨엔터테인먼트 서정욱 본부장을 통해 보다 발전된 게임의 진면목에 대해 들어보았다.
게임메카: 지난 지스타2008 통해 첫 공개된 이후 거의 반 년 만에 게임을 공개한다. 잘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프리스타일 매니저’가 어떤 게임인지 다시 한번 소개 부탁한다.
서정욱 본부장: ‘프리스타일 매니저’를 한마디로 소개드리면 오리지널 스포츠게임 포메이션으로 돌아갔다고 생각하면 된다. 원래 스포츠게임이라고 하면 대부분 팀 컨트롤이고 1:1 매칭이 기본적인 모드였는데, 그에 반해서 ‘프리스타일’은 온라인으로 세 명이 하나의 팀으로 만들어 경기를 하는 것으로 당시에 인기를 모았다.
‘프리스타일 매니저’는 다시 오리지널 모드로 돌아간 게임이다. 그 때의 ‘프리스타일’과 지금의 ‘프리스타일 매니저’가 기술적으로 가장 다른 부분은 인공지능(AI) 부분일 것이다.
당시는 내가 한 명의 캐릭터를 키운다, 다른 사람과 편을 이루어 농구 경기를 하는 재미였다면, 지금은 팀을 키우고, 팀의 로스터를 관리하고 어떻게 선수들을 구성하고, 어떤 전술 전략을 써서 이기느냐가 핵심적인 재미다. 콘트롤적인 부분은 기존 ‘프리스타일’ 보다 조금 약화시킬 생각이다. 엔진은 거의 동일한데, 컨트롤에 대한 난이도를 약화시키고 선수 개개인에 대한 성장보다는 로스터나 팀의 성장에 더 신경을 썼다.
게임메카: 같은 엔진을 썼다면, 업그레이드가 더 이루어진 것인가?
서정욱 본부장: 부분적으로는 업그레이드가 이루어졌지만 전체적으로는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대신 AI가 완전히 새로 들어간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 전 ‘프리스타일’의 AI는 경기를 실제로 한다기 보다는 유저가 처음에 적응하기 도와주는 정도 수준의 AI였다면, 이제는 실제로 같이 경기를 해야 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과 멀티플레이를 할 수 있는 수준의 AI다.
경기방식은 기존과 똑같이 3:3 길거리 농구방식이고, 세 명의 선수가 그대로 나오지만 콘트롤 자체는 혼자서 하게 된다. 쉽게 생각하면 우리가 잘 아는 콘솔 게임의 NBA 농구와 같은 방식이다.
게임메카: AI(인공지능) 개발이 생각 이상으로 까다로운 것으로 알고 있다.
서정욱 본부장: 맞다. 생각보다 더 어려웠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 예전에 축구게임을 개발하면서부터 인공지능 개발을 했다. 처음에는 ‘프리스타일’에 적용해보았고, 이번에 2세대 개발이 이루어진 부분을 ‘프리스타일 매니저’에 적용해보았다. 사실상 ETRI에서는 원천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기 때문에 게임 개발에 바로 적용할 수는 없다. 원천 기술을 가지고 우리 게임에 맞게 다시 개발이 이루어진다. ETRI의 인공 지능 개발 프로젝트에 우리가 참여해 공동 개발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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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이씨엔터테인먼트 사업1본부 서정욱 본부장 |
하지만 무조건 AI가 뛰어나야 게임이 재미있는 것은 아니다. 테스트를 하다 보면 어느 순간에는 AI가 약간씩 멍청한 순간이 나와야 의외의 상황에서 재미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게임메카: 현재 개발은 어디까지 이루어졌고, 테스트에서는 어떤 내용이 공개되는가?
서정욱 본부장: 이번에 공개되고 테스트되는 내용은 기존 ‘프리스타일’ 유저가 얼마나 적응을 쉽게 하고, ‘프리스타일 매니저’만의 차별화된 재미들을 얼마나 잘 즐기는가 이다.
현재 가상 로스터를 만들어놓은 상황에서 팀을 생성하고, 그 로스터의 선수들을 고용해보고 게임을 즐기고 팀을 운영하는 재미를 느끼게 하고 있다. 콘트롤 부분과 다른 사람과 매칭해서 게임을 즐기는 부분 같은 기본적인 게임 플레이의 재미를 확인할 계획이다.
또 ‘전술’ 부분 테스트도 있다. AI가 ‘전술’을 넣지 않았을 때는 기본적인 행동 패턴에 따라서만 움직이는데 만약 ‘2대1패스’라는 ‘전술’을 넣으면, 그에 맞는 행동을 AI가 해 준다. 처음 하는 테스트니 넓은 범위의 내용보다는 좁은 범위로 집중할 생각이다.
게임메카: 이번 ‘프리스타일 매니저’를 개발하면서 KBL과 선수 로스터 사용에 대한 라이센스 계약을 맺었다. 그렇다면 실제 현존 농구 선수들이 등장하는가?
서정욱 본부장: 나중에는 KBL 선수도 많이 들어갈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기본적으로 길거리 농구이기 때문에 NBA 게임처럼 실존 선수들 위주로 로스터가 만들어지고 시뮬레이션 되는 방식은 아니다. ‘프라스타일 매니저’는 가상 리그에 KBL 선수가 참여하는 식의 세계관을 가지고 있다. KBL 팀 전체나 선수가 모두 게임에 나오는 것은 아니다. 이번에는 세 명 정도의 선수만 뽑아서, 한 팀이 되어 등장할 것이다.
이번 테스트 자체는 콘텐츠 자체보다는 시스템, 곧 게임 컨셉 자체를 테스트하기 때문에 캐릭터와 팀은 임의대로 만들게 되었다. 이 팀은 공격 위주다, 이 팀은 수비 위주다, 이 팀은 스피드가 빠르다 식으로 우리가 몇 개 정도의 팀을 만들어 놓은 것을 유저들이 테스트한다. 우리가 테스트해보고 싶은 조합을 두고 이런 조합은 어떨까? 저런 조합은 어떨까? 이런 팀을 만들어놓고 유저들의 반응을 보게 될 것이다.
기존 ‘프리스타일’에 익숙해져 있는 사람들에게는 어떤 느낌일까? 기존 ‘프리스타일’을 어려워하던 사람들에게는 어떤 느낌일까? 예를 들어, AI가 자동으로 리바운드해주고 수비해주는 기능이 있는데 이것조차도 내부에서는 이견이 많았다. 어떤 사람들은 ‘이게 무슨 농구게임이냐?’ 식으로 반발하고, 또 다른 사람들은 ‘나는 프리스타일을 잘 못 했는데 이런 기능이 있어서 좋다’라는 식으로 반응이 갈리더라.
일단 우리의 기본적인 정책 방향은 기존 ‘프라스타일’ 유저뿐만 아니라 ‘프리스타일’ 유저들이 커버하지 못 했던 유저들을 가져가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래서 너무 하드코어한 유저들보다는 ‘나는 손이 좀 느리지만, 프리스타일 하고 싶다’는 유저들을 즐기게 하는 것이 목표다. 그래서 실제 유저들에게 이 게임이 얼마나 도움이 되는 지 확인하려고 한다.
그렇다고 게임이 무조건 쉬워지는 것은 아니다. 어떻게 보면 게임이 더 어려워지는 부분도 있다. 기존 ‘프리스타일’ 같은 경우는 내 캐릭터 하나만 움직이면 되니까 비교적 단순한 부분이 있었다. 머리를 쓰기 보다는 동물적인 반사 감각이나 반응 속도에 의한 콘트롤이 더 중요한 부분이 많았다. ‘프리스타일 매니저’ 같은 경우에는 기본적으로 반응 속도도 중요하지만, 자기가 어떤 식으로 선수를 구성하고 패스를 하는 식의 전략을 구성하는 게 더 중요한 게임이다.
게임메카: 선수들을 키우고 관리한다는 게 어떤 방식인가?
서정욱 본부장: 기본적으로 선수들이 등급이 있고, 등급에 따라 기본적인 스탯이나 본인이 가지고 있는 모션이 다르다. 처음에 팀을 선택하면 그 팀에 맞는 기본적인 세트를 가지고 시작하는데 경기를 하다 보면 선수가 부족하다. 그러면 새로운 선수들을 영입하고 키우게 된다.
이번 버전에는 안 들어가지만, 싱글 플레이 모드도 있기 때문에 선수들을 영입할 수 있는 드래프트권을 얻을 수 있다. 그 드래프트권을 통해 좋은 선수를 얻을 수도 있고, 상대적으로 좋지 못한 선수를 얻을 수도 있다. 또 운이 좋게 S급 선수를 얻었지만 자신의 팀에게 필요 없다 싶으면 다른 사람과 교환하거나 팔 수도 있다. 선수 캐릭터도 부분적으로는 레벨 업을 한다. 기본적인 레벨이 있고, 선수등급에 따라 제한적이지만 올라갈 수 있는 최고 레벨이 다르다.
게임메카: 선수들을 키워서 다른 사람들과 교환하고 사고 파는 과정이 커뮤니티 구성에서 중요한 부분이 될 것 같다.
서정욱 본부장: 맞다. 상시로 열려있는 경매 시스템이 도입될 것이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특히 우리가 ETRI와 기술 제휴한 부분이 바로 AI가 유저로부터 행동 패턴을 배우는 기능이다. 단순히 AI 완성도만 높은 것이 아니라 일종의 학습 기능을 추가한 것이다. 내가 어떤 슛 동작에서 블록을 하고, 어떤 리바운드는 잘 잡고, 어떤 리바운드는 또 잘 못 잡는 식의 상황이 유저 개개인마다 다르다. 그런 부분을 AI가 배울 수 있게 할 생각이다.
단순히 캐릭터 스탯을 올리고 치장하는 정도 수준이 아니라 내 플레이 패턴을 AI가 배우는 것이다. 이런 과정이 순조롭게 이루어지면 내 플레이패턴이 익혀진 뛰어난 캐릭터를 팔 수도 있는 것이다. 나중에 도입될 부분이며, 다소 고급 플레이어들에게 한정된 부분이기도 하다.
게임메카: 게임이 지난해 처음 공개되던 당시에 이름만 듣고는 ‘풋볼매니저(FM)’과 같은 시뮬레이션 게임을 생각했다. 설명을 듣다 보니 오히려 다른 장르지만 ‘슬러거’같은 온라인 야구게임이 떠오른다.
서정욱 본부장: 맞다. ‘마구마구’, ‘슬러거’ 이런 스포츠게임들이 모두 팀제이고, 1:1방식이다. 사실상 이게 오리지널 스포츠게임의 모드이고, ‘프리스타일’이 특별한 방식의 스포츠게임이었다. 우리는 ‘프리스타일’의 성공을 기반 삼아, 더 넓은 시장의 정통 스포츠게임 장르로 들어가보자는 게 원래의 목표였다.
게임메카: ‘프리스타일’과 ‘프리스타일 매니저’가 서로 시너지 효과를 얻을 만한 부분이 무엇이 있는가?
서정욱 본부장: 먼저 런칭부터 기존에 ‘프리스타일’을 즐기던 분들이 많기 때문에 게임을 알리는 데 도움이 많이 될 것이다. ‘프리스타일’이 3:3이기 때문에 그 동안은 자기 팀 내에서 실력 차가 게임에 큰 영향을 주었다. 상대 팀에게 지는 것은 차라리 괜찮은데, 자기 팀에 욕 먹는 것은 엄청난 부담이고 스트레스다. 그러다 강퇴당하는 경우도 생기고. 이 부분을 해결하지 않고서는 유저층이 확대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움직이고 슛하는 방식으로 ‘프리스타일’ 게임 자체가 매우 어려운 것은 아닌데, 3:3이라는 게임 모드상 이런 단점이 크게 부각된 면이 있었다.
또 오래 호흡을 가지고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프리스타일’ 같은 경우는 캐릭터 하나를 키우는 방식이다 보니 한 판 한 판 자체는 짜릿한데, 그 스트레스가 커서 오래 하기 힘든 느낌도 약간은 있다. 그래서 마치 RPG처럼 상대적으로 스트레스를 적게 가져가고, 호흡을 오래 가져갈 수 있는 게임을 가져가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게임메카: KBL 이야기로 돌아가서, ‘프리스타일 매니저’에도 다른 스포츠게임처럼 왕년의 스타선수들이나 추억의 선수들이 등장하는 경우도 있을까?
서정욱 본부장: 물론, 현재의 선수들뿐만 아니라 ‘이충희’ 등 추억의 스타선수들을 등장시킬 계획도 있다. 그런데 그 선수들은 현재 KBL 현역선수로 등록되어있지 않고, 은퇴한 상황이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그 선수들을 따로 만나서 계약해야 하는 부분도 있다.
하지만, ‘프리스타일’처럼 가상리그라는 세계관이 장점이기 때문에 오히려 농구선수뿐만 아니라 다양한 캐릭터나 스타가 등장할 수 있다. 계약하기에 따라서 원더걸스나 소녀시대를 ‘프리스타일 매니저’에서도 스페셜 캐릭터로 만날 수 있다.
게임메카: 좀 더 많은 유저들이 참여해볼 수 있는 테스트 일정은 어떻게 되는가?
서정욱 본부장: 일단 게이머들이 참여해 볼 수 있는 형태의 일반적인 클로즈베타테스트는 7월경 정도에 실시할 계획이다. 개발이 진행되는 것을 보아서, 제한적인 포커스그룹 테스트는 추가적으로 더 해볼 생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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