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잃어버린 이름' 크랭크인 현장 (사진출처: 동신대학교 홈페이지)
보건복지부의 ‘게임중독’ 공익광고가 도마에 오른 가운데, ‘청소년의 게임중독’을 소재로 다룬 영화가 촬영에 들어가며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13일, 동신대학교는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청소년영화 ‘잃어버린 이름’이 크랭크인(촬영개시)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연출을 맡은 차두옥 교수는 “청소년들에게 게임은 스트레스를 푸는 오락일 수도 있지만 최근 들어 부쩍 늘어난 폭력성 온라인게임의 유해성을 간과할 수는 없다”라며 “기성세대들이 사회적으로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온라인게임에 깊은 관심을 갖고 그 폐해를 교육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생각으로 이 작품을 연출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한 가지 우려되는 부분은 영화에 대한 설명이다. ‘인터넷 게임에 중독된 30대 부부가 영아를 방치해 굶어 죽게 만들었다’와 같이 실제 사건을 언급하며 당시를 ‘사회적으로 게임중독의 폐해가 심각하게 드러났던 시기다’라며 강조하고 있다. 한국교원단체연합회가 교원을 대상으로 진행했다는 설문조사도 뒤에 덧붙여 있다.
문제는 이번 영화가 게임에 대한 객관적이지 않은 인식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1월에 공개된 보건복지부의 게임중독 광고에 대해 게임규제개혁공대위는 “게임중독은 과학적, 객관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용어다.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게임을 중독을 일으키는 물질로 표현하거나 규정하지 않는다”라며 “이번 광고는 국민들에게 게임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불러일으킬 뿐 아니라, 최근 박근혜 대통령과 정부가 강조하는 문화콘텐츠산업 육성, 창조경제, 문화융성과도 배치된다”라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문제의 광고는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에 안건으로 상정되어 조기 중단 결정이 내려졌다.
청소년영화 ‘잃어버린 이름’ 역시 위와 같은 인식을 관객에게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동신대학교 차두옥 교수는 “게임이 나쁘거나 하지 말아야 할 것이 아니라, 지나치게 빠지지 말자는 메시지를 담은 것이다. 게임은 분명 콘텐츠산업의 중심이며 한국인 중 8~90%가 게임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모든 면에는 음과 양이 있다. 이번 영화는 어두운 부분을 조명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차 감독의 설명에 따르면 ‘잃어버린 이름’은 학교에서 집단따돌림을 당하던 주인공이 게임을 접하고, 온라인세계에 빠져들어 가상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하는 상황에 이른다. 이러한 상황을 부모와의 대화를 통해 풀어간다는 내용을 담았다고 그는 설명했다. 차두옥 감독은 “아이를 낳아 길러보면 알 수 있겠지만 아이가 게임에 빠져 밥을 안 먹거나, 학원에 늦으면 부모 입장에서는 속이 터질 지경이다”라고 언급했다.
‘잃어버린 이름’은 2월 말까지 제작을 완료해 전국 중∙고등학교와 청소년 관련 시설 단체에 DVD로 배포될 예정이며 극장 상영도 추진 중이다. 한 가지 짚어볼 부분은 게임에 대한 청소년의 시각, 그리고 가족불화나 왕따와 같은 학교문제와 같이 아이가 게임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게 만든 환경을 균형 있게 다루고 있냐는 점이다. 이에 대해 묻는 질문에 차 감독은 “그런 부분은 조명하지 않았다. 영화는 소설, 드라마와 같이 창작의 자유가 있으며 작품을 어떻게 해석하느냐는 관객의 몫이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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