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초반, 한국 시장은 슈팅 혹은 액션 게임이 지배하고 있었다. 당시 한국 RPG(Role Playing Game)는 ‘신검의 전설’이 유일했고 대부분의 RPG는 해외 게임이었기 때문에 소수의 사람만이 즐길 수 있는 장르였다. 그러나 이 게임의 등장으로 인해 한국 게임시장의 판도가 바뀌었다. 바로 손노리의 ‘어스토니시아 스토리’다. ‘어스토니시아 스토리’ 출시 이후 만트라의 ‘이스2 스페셜’, 소프트맥스의 ‘창세기전2’ 등이 등장하였고 일본 TGL의 ‘파랜드’ 시리즈가 번역되어 정식 발매되면서 한국 게임 시장은 RPG 중흥기로 접어들게 된다.
▲ 모든 것의 시작, 어스토니시아 스토리
손노리는 ‘어스토니시아 스토리’의 대히트 이후 외전인 ‘포가튼 사가’, ‘화이트데이’, 그라비티와 합작한 ‘악튜러스’ 등을 출시했으며 현재 ‘어스토니시아’ 세계관을 기반으로 한 온라인 게임 ‘어스토니시아 온라인’을 개발 중에 있다. 게임메카는 오는 2월 4일 1차 클로즈베타테스트(이하 CBT)를 실시할 예정인 ‘어스토니시아 온라인’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손노리의 이원술 대표를 만났다.
▲ 어스토니시아 온라인 1차 CBT 트레일러
어스토니시아 온라인의 장르는 ‘턴제 RPG’
‘어스토니시아 온라인’은 지난 2007년 2월 23일 이원술 대표가 개발하고 있음을 공개한 이래 3년의 시간이 지나서야 1차 CBT를 실시하게 되었다. 이원술 대표는 다양하게 개발을 시도한 까닭에 오래 걸렸다며 이야기를 꺼냈다.
“처음에 ‘어스토니시아 온라인’을 개발할 때 상당히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어스토니시아 스토리’는 턴제 RPG인데 온라인 게임은 대부분 그렇지 않잖아요? 결국 턴제 RPG가 아닌 MORPG로 7 ~ 8개월 정도 개발했습니다. 그러나 게임을 보니 ‘어스토니시아’가 아닌 것 같아서 결국 처음 의도대로 턴제 RPG로 다시 개발했습니다.”
이원술 대표는 턴제 RPG인 ‘어스토니시아’의 색깔을 그대로 간직하기 위해서 턴제 시스템을 고집했다. 그리고 그의 고민은 이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일반적인 MMORPG나 MORPG로 ‘어스토니시아 온라인’을 개발했다면 개발 시간은 1년 정도 앞당겨졌겠죠. 그러나 우리는 ‘진짜 어스토니시아 온라인’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결국 턴제 RPG로 다시 개발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이게 끝이 아니더라고요. ‘어스토니시아’에서 스토리가 빠지면 ‘어스토니시아’라고 할 수가 없었습니다. 또한 온라인에서 쉽고 오랫동안 할 수 있는 턴제 전투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도 문제였습니다. 2가지 조건을 모두 만족시켜야 진정한 ‘어스토니시아 온라인’을 개발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조건을 만족시키려다 보니 개발 기간이 늘어나버리고 말았습니다.”
결국 ‘진짜 어스토니시아 온라인’을 만들자는 이원술 대표의 욕심과 손노리의 자부심이 결국 개발 기간을 늘리고 말았다. 그러나 이에 대해 이원술 대표는 후회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우리의 목표는 ‘진짜 어스토니시아 온라인’을 만드는 것, 그리고 과거 ‘어스토니시아 스토리’ 시리즈를 즐겼던 유저들이 ‘어스토니시아 온라인’을 통해 과거에 느꼈던 감성을 다시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10년이 넘는 세월이 지났지만 ‘어스토니시아 스토리’를 기억해주는 유저들을 위해서 우리는 ‘어스토니시아 온라인’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 참고로 진짜 게임 화면이다. 뽀샵처리 같은 거 하나도 없다
전작의 연장선이자 새로운 이야기, 어스토니시아 온라인
공개된 티저 사이트에서는 충격적인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1편의 주인공인 ‘로이드 폰 로이엔탈’이 동료였던 ‘핫타이크’의 반란을 진압하던 과정에서 사망했다는 이야기였다. 그러나 이에 대해 이원술 대표는 정해져 있던 각본이라고 답했다.
“처음 개발할 때부터 ‘어스토니시아 스토리’는 7부작으로 기획했었습니다. 그리고 그 중 하나가 ‘어스토니시아 온라인’에서 등장하는 ‘핫타이크의 반란’입니다. 과거 주인공의 이야기는 과거 이야기에서 끝을 맺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스토니시아 온라인’은 유저들의 이야기니까요.”
유저가 만들어가는 ‘어스토니시아 온라인’에서 전작 주인공의 등장은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이원술 대표는 생각했다. 그 결과 로이드는 사망하고 만 것이다.
‘어스토니시아 온라인’은 1편의 13년, 외전 ‘포가튼 사가’와 2편의 8년 후 이야기를 담고 있다. 티저 사이트에 공개된 세계관에서 ‘어스토니시아’ 시리즈 코어 게이머라면 이상한 점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어스토니시아 온라인’에서 ‘라테인 제국’은 남하하는 ‘쿠르나이 카슬록’과 ‘트라이켄 왕국’으로 인해 북방 국경 지대로 방위군을 위치시켰다는 것인데 ‘포가튼 사가’ 매뉴얼에서 ‘트라이켄 왕국’은 ‘라테인 제국’의 남서쪽에 위치한 것으로 표기되어 있었다. 그러나 이는 ‘포가튼 사가’ 매뉴얼이 잘못된 것으로 실제 위치는 다음과 같다.
▲ 이원술 대표에 의해 교정된 `라테인 제국`과 `트라이켄 왕국`의 위치
이 밖에 ‘포가튼 사가’에서 등장했던 말썽꾸러기 알렉리스트 촌장의 딸 ’미샤라’가 성직자 캐릭터로 등장하는 등 ‘어스토니시아 온라인’에는 전작과 연관된 점을 발견할 수 있다.
“게임 곳곳에서 전작의 단서를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같은 세계관이니까요. ‘어스토니시아 온라인’은 전작을 기반으로 새로운 스토리가 구축된, 또 하나의 세계라고 생각하시면 좋겠습니다.”
▲ 포가튼 사가를 해본 사람들은 놀랄지도...
스토리와 캐릭터는 어스토니시아 온라인의 중요한 콘텐츠
손노리는 티저 사이트를 통해 ‘어스토니시아 온라인’에 등장하는 캐릭터 11명을 공개했다. 기사, 궁수, 성직자, 마법사, 싸울아비, 전사의 직업을 갖고 있는 11명의 캐릭터는 각각 스토리를 갖고 ‘어스토니시아 온라인’의 세계를 모험하게 된다. 그런데 드워프족으로 보이는 전사는 남자만 공개됐다. 궁금해하는 기자에게 이원술 대표는 당연하다는 말투로 답변했다.
“어스토니시아 세계관에서 드워프 여자는 수염도 나고 드워프 남자와 다를 바 없는 모습을 갖고 있습니다. 그런 모습을 별로 보고 싶지 않습니다. 드워프 여자가 귀여울 리가 없잖아요?”
사실 다른 MMORPG에서 드워프 여자 캐릭터는 귀엽게 나오는 경우도 있지만 이원술 대표의 생각은 단호했다. 그의 확고한 생각에 기자는 땀 한 줄기를 흘릴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어스토니시아 온라인’의 캐릭터 커스터마이징 기능은 헤어 스타일이나 복장, 눈 색깔 정도만 바꿀 수 있을 정도로 극히 제한적이다. 왜냐하면 각 캐릭터는 스토리에 맞춰진 외모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어지는 이원술 대표의 말에서 ‘어스토니시아 온라인’의 큰 틀을 확인할 수 있었다.
“현재 공개된 캐릭터가 전부는 아닙니다. 앞으로 스토리를 추가하면서 등장인물은 계속 추가될 것입니다. ‘어스토니시아 온라인’은 단순한 온라인 게임이 아니라 온라인에서 즐길 수 있는 ‘스토리를 가진 패키지 게임’이라고 생각하셔도 좋습니다. 앞서도 말했지만 스토리가 없으면 ‘어스토니시아’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 자신만의 스토리를 가진 개성만점의 캐릭터가 계속 추가될 것이다
게임브리오 엔진으로 개발된 어스토니시아 온라인
‘어스토니시아 온라인’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와 같은 ‘게임브리오’ 엔진을 이용해서 개발되었다. 오는 1차 CBT에서 손노리는 가장 중요시 한다는 ‘어스토니시아 온라인’의 스토리를 유저들에게 공개하지 않을 예정이다. 의아해하는 기자에게 이원술 대표는 간단하게 설명했다.
“1차 CBT는 유저들에게 ‘어스토니시아 온라인’의 모든 것을 확인하기 위한 테스트가 아니라 ‘어스토니시아 온라인’의 전투 시스템을 중점적으로 시험하기 위해서 실시하는 것입니다. 다른 온라인 게임과 다른 턴제 RPG 장르를 선택했기 때문에 전투 시스템은 스토리 못지 않게 중요합니다.”
이원술 대표는 1차 CBT의 주 목적이 ‘전투 시스템 체크’라고 했다. 또한 ‘전투 시스템’에 대한 유저들의 반응 역시 궁금하다고 했다. 이미 턴제 온라인 게임은 ‘아틀란티카’가 출시된 바 있다.
“‘어스토니시아 온라인’의 전투 시스템에는 ‘작전 타임’과 ‘행동 타임’이 있습니다. ‘작전 타임’에서 각 캐릭터 별로 명령을 지정하면 ‘행동 타임’에 캐릭터가 공격하는 시스템입니다. 과거 ‘어스토니시아 스토리’에서는 민첩 능력치에 따라 행동 순서가 달라졌지만 ‘어스토니시아 온라인’에서는 유저가 명령한 순서대로 캐릭터가 행동합니다.”
▲ 명령을 내린 뒤에 행동 타임에서 화려한 전투신을 볼 수 있다
각 캐릭터는 유저가 명령한 순서대로 적과 전투를 벌인다. 그러나 단순히 전투만 벌이면 지루할 것이다. 이를 대비하여 ‘딱지 시스템’을 도입했다.
“딱지 시스템은 전투의 패턴화를 막고 유저가 재미있는 전투를 즐기도록 하기 위해 도입했습니다. 카드게임에서 등장하는 ‘인터럽트 카드’와 비슷한 시스템입니다. 자신이 갖고 있는 ‘딱지’가 전투 중간에 랜덤으로 사용되어 전투에 영향을 미치는 시스템입니다. 의외의 변수를 통해서 유저가 전투를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시스템이기도 합니다.”
이원술 대표는 또한 ‘어스토니시아 온라인’ 1차 CBT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공개했다. 1차 CBT의 만렙은 30이다. 만렙을 30으로 결정한 이유에 대해 이원술 대표는 “어차피 CBT라 초기화되고 기분 상 30레벨은 되야 게임을 한 것 같은 느낌을 유저가 가질 것 같다.”라고 간단하게 이유를 설명했다. 또한 ‘어스토니시아’ 시리즈의 마스코트 ‘패스맨’ 역시 만날 수 있다고 한다. 물론 전작에서처럼 패스워드 입력 잘못했다고 게임에서 강제로 나가게 하는 일은 하지 않는다. 현재 티저 사이트에 공개된 캐릭터는 11명이지만 1차 CBT에서는 6명(루이, 미샤라, 이재, 린츠, 라모나, 록파우더)만 사용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어스토니시아 온라인’은 반드시 다른 사람과 함께 해야 하는 온라인게임이 아니라 혼자서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게임이 될 것이라고 이원술 대표는 말했다.
▲ `어스토니시아 온라인`에서는 어떤 센스를 보여줄 것인지 기대된다
모든 인터뷰가 끝난 후 이원술 대표는 ‘어스토니시아 온라인’을 기다리는 유저들에게 이러한 말을 남겼다.
“어스토니시아 온라인에 많은 기대를 가져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현재 티저 사이트를 통해 진행 중인 ‘추억담’ 이벤트를 하나하나 읽으면서 눈물이 찡했습니다. ‘어스토니시아’ 시리즈에 많은 감동과 추억이 있다는 것을 느꼈고 절대 유저 여러분들을 실망시키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손노리는 ‘게임은 마음으로 만드는 것이며 재밌어야 한다’는 가치관이 있습니다. 가치관에 걸맞는, 그리고 지금까지 열심히 게임을 개발한 직원들과 도와주신 분들, 게임을 기다려주신 유저분들의 기대와 관심에 보답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들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손노리 이원술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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