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가 뭐에요?’ 하는 사람을 위한 구매 가이드
조립PC를 구매할 때 어떤 어떤 파워서플라이를 선택해야 할까? 아마 대부분의 유저들이 자신만의 파워서플라이 구매 기준을 갖고 있을 것이다. 혹자는 브랜드 인지도를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삼을 것이고, 누군가는 출력 용량을 우선시 할 것이다.
또한 효율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도 있고, 케이블 확장성을 먼저 확인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처럼 모든 사용자들이 파워서플라이에 대한 구매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어떤 방법이 정답이라고 말하기는 무리가 있다. 이에 이번 기사에서는 초보자들이 한층 쉽게 파워를 구매하기 위한 기본적인 방법에 대해 알아보겠다.
→ 다나와 가격비교 사이트에 등록된 파워서플라이 제품 보기
그렇다면 파워를 구매할 때 용량을 봐야 할까? 효율을 봐야 할까? 우선 이런 것들을 떠나 구매하고자 하는 제품이 정격인지의 여부를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것이 좋다. 지난 해부터 KC 자율안전인증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소위 뻥파워라 불리는 비정격 파워의 수가 크게 줄기는 했지만, 여전히 오프라인에서는 이들 제품을 손쉽게 구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일전에 게재된 오해금지 '파워서플라이의 출력은 높을수록 좋다?’ 기사를 통해 살펴보았듯 정격 파워에 대한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실수로라도 비정격 파워를 사용하게 된다면 PC의 부하가 높아질수록 파워가 오작동을 일으킬 확률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이러한 사고들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구매하고자 하는 제품의 상품정보 혹은 박스에 표기된 정보를 잘 확인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KC 자율안전인증 마크가 있는지도 반드시 확인하도록 하자.
정격 여부를 확인했다면 다음으로 출력 용량을 정해야 한다. 초보자들의 경우 상당히 헷갈리는 작업이 될 수 있지만, 따지고 보면 그리 어려울 것도 없다. 가장 흔한 방법으로는 각 부품의 최대 소비전력을 알아보고 이에 맞는 넉넉한 용량의 파워서플라이를 구매하는 것이다. CPU나 그래픽카드 등 주요 부품을 구매할 때 스펙표에 설계전력 또는 TDP(Thermal Design Power)라고 적혀있는 것을 볼 수 있다.
▲ 설계전력의 표기 예
이는 사전적 의미로 부품의 열을 빼는데 들어가는 최대 전력을 뜻하는데, 일반적으로 최대 소비전력을 뜻하는 말로 통용되기도 한다. 물론 단순히 최대 소비전력이라고 이야기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각 부품 별로 표기된 TDP의 합을 구한 다음 이보다 높은 정격 파워를 구매한다면 용량이 부족해 문제가 되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보다 더 좋은 방법이라면 전력 측정계를 구매하는 것인데, 굳이 PC의 소비전력을 측정하고자 이를 구매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용량이 높다고 좋은 건 아니다. 효율과 안정성도 함께 고려하자
사실 PC의 구성으로만 보자면 400W 이하의 파워서플라이로도 충분히 안정적인 구동이 가능한 보급형 PC들이 많다. 아래의 PC 구성을 살펴보자. 이 같은 구성은 현재 온라인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이 가장 일반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PC 중 하나다. 그렇다면 아래와 같이 PC를 조립한다고 했을 때 어느 정도의 전력이 소모될까?
<온라인 게임을 위한 PC 구성의 예> |
|
CPU |
인텔 코어i3-4세대 4160 (하스웰 리프레시) |
메인보드 |
B85 |
메모리 |
DDR3 8G PC3-12800 (8Gx1) |
그래픽카드 |
지포스 GTX750 Ti 2GB |
SSD |
128GB |
ODD |
삼성전자 Super-WriteMaster SH-224FB |
설계전력이 54W인 CPU와 60W 미만인 그래픽카드로 구성됐다. 여기에 기타 장치들의 전력을 30W 내외 정도로 잡는다면 실질적으로 소모되는 전력은 많아야 200W를 넘기지 않을 것이다. 때문에 절대적인 전력의 수치만으로 따지자면 400W 이하의 제품으로도 아무 문제없이 돌릴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의 입장에서는 500W~600W에 눈이 갈 수밖에 없다. 제품의 가짓수가 현저히 많고, 가격 차이도 얼마 나지 않는데다 소위 메이저급으로 불리는 업체들의 주력 제품이 대부분 500W 급에 포진돼 있기 때문이다. 현재 다나와에 판매 중인 400W 용량 파워의 개수는 총 70여 개인 반면 500W 파워는 약 150여 개에 달한다. 마찬가지로 300W도 60여 개에 불과하고, 450W도 20여 개 밖에 되지 않는다. 500W 제품이 타 용량의 제품들과 비교해 선택의 폭이 월등히 넓은 셈이다.
가격 면에서도 큰 차이가 없다. 과거에는 용량에 따라 가격 차이가 컸는데, 최근 출시되는 제품들의 가격이 워낙 저렴해져 많은 차이를 보여주지는 않는다. 결국 이런저런 제반 여건들이 소비자들로 하여금 500W 파워를 고를 수밖에 없게 만드는 것이다. 그러나 절대로 용량이 크다고 해서 좋은 제품은 아니다. 필자 역시 보급형 PC를 맞출 때 기왕이면 300W 급의 제품을 고르고 싶어도 딱히 마음에 드는 제품을 찾기가 어려워 어쩔 수 없이 500W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아마 다수의 소비자들이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을 것이다.
강조하고 싶은 사항이라면 용량이 낮더라도 효율과 안정성이 좋은 파워를 고르라는 것이다. 물론 80플러스 브론즈급 이상의 효율을 갖춘 파워라면 가격이 천차만별로 뛰겠지만, 굳이 그 정도의 효율이 아니더라도 기왕이면 80% 내외의 효율을 보여주는 파워를 고르는 것이 좋다. 아울러 전체 효율도 중요하지만, 구간대 별 효율 (제품마다 차이가 있다. 일반적으로 40~60% 구간대의 효율이 좋은 제품을 고를 것을 권한다)을 참고하는 것도 좋다.
또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PC를 안전하게 지켜줄 수 있는 안전장치는 잘 구비되어 있는지, 안정적인 출력을 위해 좋은 부품을 사용했는지(사실 이러한 부분을 초보자들이 일일이 따져가며 구매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등도 체크해 보는 것이 좋다.
부품과 파워서플라이 간 호환성 여부도 체크포인트
얼마 전 리뷰안테크사의 일부 SSD가 오작동 문제로 인해 논란이 됐던 적이 있다. 특정 파워서플라이 혹은 CPU와 호환성 문제로 인해 해당 제품이 디바이스 슬립(DevSleep) 기능, 즉 유휴 상태로 들어간 이후 정상적으로 활성화되지 못해 속도가 기존의 1/10 수준으로 떨어지는 현상 떄문이다.
아직까지 정확한 원인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지만, 일부 파워서플라이가 신규 15핀에 대한 채널을 변경했고, 이에 SSD와 호환성 문제를 일으켰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모든 SSD에 해당하는 문제가 아니라 특정 주차에 생산된 제품에만 국한된 경우였다는 점.
이에 제조사에서는 IDE to SATA 변환 케이블을 통해 IDE 파워로 SSD의 전원을 공급하는 등의 방법을 제시했고, 곧이어 호환성 문제를 개선한 펌웨어를 내놓음으로써 문제가 일단락됐다. SSD의 빠른 속도를 기대하고 제품을 구매했던 소비자 입장에서는 곤란함을 겪었던 에피소드.
이렇듯 파워서플라이와 특정 부품의 호환성 문제로 PC가 오작동을 일으키는 사례들이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다. 비록 이번 일이 상당히 드문 사례에 속하는 것이지만, 메인보드 혹은 그래픽카드가 특정 파워서플라이와 맞지 않아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라면 자주 접할 수 있다. 간혹 파워서플라이 업체와 메인보드 업체 간 오작동의 책임 공방 여부를 두고 언쟁을 벌이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물론 호환성 문제가 발생할 확률은 정상에 비해 지극히 적은 편이다. 대부분은 정해진 가이드 라인대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 오히려 더 이상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아무리 규격대로 만들어졌다 해도 수많은 변수가 있기에 확인이 되지 않는 이상 100% 궁합이 맞는다고 보기는 어렵다.
시중에 출시된 파워의 종류만 해도 수 천여 종에 이르기 때문에 특정 메인보드 및 그래픽카드와 모두 호환성을 맞춰 보기는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가급적이면 해당 제품을 구매한 사용자들의 댓글 및 체험기 등을 읽어보거나, 그조차 어렵다면 기술적으로 믿을 만한 브랜드의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그나마 호환성 문제를 줄이는 지름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케이블 개수도 꼼꼼히 따져볼 것
케이블의 개수나 길이 등도 따져보고 구매하는 것이 좋다. 물론 최근 출시되는 대부분의 정격 파워들이 일반PC를 조립하기에 부족함이 없을 정도의 케이블 사양을 갖추고 있어 문제가 발생할 일은 드물지만, 고사양PC를 조립하고자 한다면 구입 전에 기본적인 정보는 알아봐야 한다.
우선 파워서플라이의 케이블 개수가 조립하고자 하는 PC에 부족하지 않는지를 잘 따져야봐 한다. 일반적으로 주전원인 24(20+4)핀 케이블이 있고, CPU의 보조전원에 사용되는 4핀 혹은 8핀 케이블이 있다. (*간혹 실수로 PCI-E 그래픽카드 보조 전원을 CPU 보조전원 포트에 꽂는 경우가 있는데, 자칫 보드가 손상될 우려가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하이엔드 메인보드 중에는 간혹 8핀 이상(8+4핀 혹은 8+8핀 등)의 케이블이 필요한 제품도 있다. 드문 경우이기는 하지만, 이 때 파워서플라이에서 제대로 지원되지 않는다면 사용 자체가 불가능하다.
다음으로 SATA 케이블의 개수도 확인해야 한다. SATA 케이블은 ODD와 HDD 혹은 SSD 등을 연결하는 경우에 사용하게 되는데, 보통은 2~3개 정도만 쓰기 때문에 모자란 경우는 거의 없다. 하지만 최근들어 SSD에 HDD를 추가해서 쓰거나 HDD를 RAID로 묶어 쓰는 유저도 많기 때문에 기왕이면 4~5개 이상을 갖춘 제품을 쓰는 것이 좋다.
그래픽카드에 사용되는 PCI-Express 보조전원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요즘 출시되는 그래픽카드 중 엔비디아 지포스 GTX750 이하의 제품은 보조전원을 쓰지 않는 경우도 많지만, GTX750Ti급 이상이라면 6핀 이상의 보조전원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또한 GTX760 이상 제품 중에서는 8핀(6+2) 이상을 요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구매 전 미리 알아봐야 한다. 가급적이면 8핀 케이블 2개를 장착한 제품을 사는 것이 좋을 것으로 보인다.
다나와 테크니컬라이터 홍선우
(c)가격비교를 넘어 가치비교로, 다나와(www.da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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