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고니카’의 자신감이 대단하다. 개발 총괄을 맡고 있는 바른손 인터랙티브의 김영주 PM은 게임메카와 인터뷰를 하는 동안 여러 번 서비스에 자신이 있음을 간접적으로 표출했다. ‘드래고니카’가 국내에서 OBT를 하기 전 이미 해외 11개국에서 서비스를 하고 있는 만큼, 게임의 완성도는 물론이거니와 운영이나 향후 업데이트까지 전혀 막힘이 없다는 설명이다. 현재 바른손 인터랙티브의 ‘드래고니카’ 개발팀은 올해 12월까지 1개월 마다 한번씩 콘텐츠 업데이트가 가능하도록 모든 준비를 끝낸 상황이며, 내년을 위해 새로운 형태의 콘텐츠를 개발 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김영주 PM은 OBT 이후 게임이 꾸준히 상승곡선을 유지해주면 2010년 게임대상에서 우수한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 내다봤다. 내심 대상을 노리는 것 같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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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궁금한 것이 있다. ‘드래고니카’에서 드래곤은 어떤 의미로 등장하나? 적이 될 수도, 우호적인 관계가 될 수도 있다. 유저들을 캐릭터를 성장시키며 여러 번 드래곤과 접촉할 수 있게 되는데, 적으로 만나게 되는 드래곤은 엘가나 본 드래곤으로 꽤 규모가 큰 전투를 경험할 수 있게 해준다. 또, 길드방어전을 하게 되면 방어 측에 우호적인 드래곤이 등장해 길드원들을 돕기도 한다. 한국 서비스를 기점으로 앞으로 나올 새로운 콘텐츠는 대부분 드래곤을 기반으로 설계할 계획이다. ◀ 바른손 인터랙티브 김영주 PM |
OBT가 시작됐다. 애초에 기획했던 대로 게임은 잘 나왔다고 생각하나?
게임 자체는 만족스럽지만 애초에 기획했던 것과 달라진 부분은 있다. 특히 게임 플레이 형태가 많이 바뀌었다. 원래는 단순히 앞뒤로만 움직이며 플레이하는 방식이었는데, 너무 단순하다고 판단해 뷰를 다양한 형태로 설계해봤다. 특히 시점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것이 큰 목표였다. 이에 특정 던전에서는 쿼터뷰 형태로 플레이를 진행해 나가게 되기도 하며, 단순히 앞뒤 이동이 아니라 8방향으로 이동하며 전투를 하게 되기도 한다.
현재 반응은 어떤 편인가?
한달 정도는 지켜봐야 알겠지만 나쁘지 않다. 주말과 평일에 관계없이 늘 비슷한 수준의 동접자 수가 나와 주고 있어 들쭉날쭉한 상황은 아니다. 다른 국가에서 높은 인기를 구사하기도 했고, 이미 기반은 다듬어 왔기 때문에 더 성장할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한다. 앞으로 우리가 내놓는 업데이트의 평가에 따라서 그 결과가 달라질 것 같다.
▲ OBT 시작은 순조롭다고 평가 받고 있는 `드래고니카`
개발인원은 얼마나 되나? 해외 쪽 빌드까지 같이 만지다 보면 힘들 것 같은데.
약 50명 정도 된다. 작은 회사와 비교해보며 많은 편이지만, 큰 회사에서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하지만 팀 구성에서 업무에 대한 프로세스가 워낙 잘 잡혀있기 때문에 업데이트 주기와 게임 퀄리티 문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유저들은 어떤 부분에서 가장 크게 만족하고 있나?
아무래도 ‘라이징콤보액션’을 밀다 보니 액션 자체에 가장 큰 만족을 느끼고 있다. 이를 뒷받침해주는 깔끔한 그래픽도 한몫했다는 의견도 상당하다.
그렇다면 단점으로는 어떤 것들이 지적되고 있나?
해상도가 고정이라는 부분이 가장 큰 것 같다. 해외에서는 노트북과 17인치 모니터에 최적화돼 있기 때문에 한번도 관련된 피드백을 받은 적이 없다. 이는 10월 중 업데이트를 통해 해결할 계획이다. 또, 간혹 랙이나 튕김 현상이 발생하기도 하는데 이는 보안에 관련된 문제일 뿐, 클라이언트와 서버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개발팀과 운영팀이 유저들의 글을 늘 주시하고 있으며 사소한 것 하나라도 의견이 올라오면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 `드래고니카`의 가장 큰 특징, 라이징콤보액션!
소위 말해 ‘잘나간다’는 횡스크롤 액션 게임은 어떤 공통된 특징이 있다고 생각하나?
기반도 잘 갖춰져 있지만, 무엇보다 업데이트가 유저들이 원하는 형태로 잘 되고 있다. M모 게임의 경우 신규 종족이나 직업을 추가하고 유저들이 고렙을 달성할 때쯤 만렙 콘텐츠를 풀어 넣는다. 이 상태로 몇 개월 두다가 지루해질 때쯤 다시 종족과 직업을 추가한다. 물론 중간 중간 이런 저런 소규모 업데이트는 당연히 이루어진다. 이 방식이 계속 이어지면 콘텐츠는 꾸준히 축적된다. 유저들은 이에 적응돼 ‘이정도 되면 큰 업데이트가 하나 들어오겠구나’라며 은근히 기다리기도 한다.
우리도 이러한 점을 잘 벤치마킹해 기본적인 업데이트는 물론 장기적인 플랜과 단기적인 플랜을 체계적으로 설계해 운영해 나갈 계획이다.
그럼 반대로 실패하는 게임은 어떤 이유가 가장 크다고 생각하는가?
완성도 문제가 가장 크다. 이런 게임들은 대부분 오픈하고 버그나 오류 등의 문제로 골머리를 썩는다. 결국 이쪽에 집중하면 유저들이 원하는 개발 방향이나 콘텐츠 업데이트를 준비하는 게 느슨해질 수밖에 없다. 유저들은 콘텐츠 업데이트는 기다려줄 수 있지만, 버그나 오류를 고쳐줄 시간은 기다리지 않는다. 이건 기본이다.
▲ 깔끔한 그래픽이 인상적인 `드래고니카`
횡스크롤 RPG 시장은 사실상 포화상태라고 봐도 무방하다. 경쟁력 강화 측면에서 특별히 내세울만한 것은 무엇이 있는가?
질적양적으로 풍부한 콘텐츠가 큰 힘이 될 것 같다. 이미 75~80렙까지 콘텐츠는 다 만들어져 있고, 적용할 준비도 됐기 때문에 순차적으로 업데이트할 것이다. 또 유저들에게 늘 ‘새로운 것’을 보여주고 싶은데 이러한 아이디어는 업데이트 중간 중간에 포함시킬 계획이다.
횡스크롤 RPG 시장이 포화상태인건 사실이기 때문에 “힘들지?”란 말을 많이 듣는데, 나의 경우 오히려 반대라고 생각한다. 그만큼 고객이 많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잘 나가는 게임들이 어마어마한 유저풀을 형성해 두었고, 이들은 모두 이 장르에 중독된 유저들이다. 이런 상황이 어찌 보면 기회가 될 수도 있는 거 아니겠는가?
그러게, 횡스크롤 RPG에 유독 열광하는 유저들이 꽤 많다.
우리가 어린 시절에는 ‘스트리트 파이트’나 ‘캐딜락’ 같은 횡스크롤 형태의 격투 게임이 큰 인기를 누렸다. 지금의 횡스크롤 RPG는 바로 이 격투 게임이 온라인으로 성장한 형태라고 보면 된다. 우리가 어렸을 적 그렇게 열광했던 것을 보면 왜 지금 인기 있는지 알 수 있다. 원래 있어야 할 시장인데, 오히려 조금 더 늦게 출현했다고 본다.
해외 유저들과 국내 유저들의 성향 차이는 분명 있을 거 같다.
분명히 있다. 플레이 타임은 물론 즐기는 방식도 모두 다르다. 유럽의 경우 평일에 열심히 하다 주말에는 접속을 하지 않고, 다른 국가는 그 반대가 된다. 하지만 가장 큰 차이는 소통에 있다. 국내 유저들은 활발한 게시판 문화 때문인지 게임을 하며 불편한 점이나 개선해야 할 부분에 대해 많은 피드백을 넣어준다. 다른 국가는 큰 문제가 있어도 조용히 지나갈 뿐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때문에 개발하는 데는 국내유저들이 커다란 도움이 된다.
그렇다면 유저들의 피드백이 개발하는데 큰 영향을 줄 것 같다. 각 국가마다 빌드가 다를 수밖에 없을 텐데 어떤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나?
몇 가지 그룹으로 분류해 관리하고 있다. 특정 국가에서 꼭 필요해 넣어야 할 콘텐츠가 A라고 치면, 우선 그 국가에 업데이트를 한 뒤 다른 곳에도 차근차근 적용하는 방식이다. 공통으로 가져갈 수 있는 대규모 업데이트는 한꺼번에 진행하기도 한다. 이런 프로세서를 구축하기 위해 한 1년 정도 고생했다. 다행이 연초에 마무리돼서 빌드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경우는 없다. 물론 업데이트에 소요되는 시간도 특별히 더 걸리거나 하지 않는다.
▲ 게임 내에는 이런 엽기적인 요소들도 곳곳에 마련돼있다
‘드래고니카’만의 색깔 있는 콘텐츠는 앞으로 어떻게 풀어나갈 계획인가?
우선 몬스터와 캐릭터간의 전투 패턴을 더 다양하게 넣어 콤보 액션의 재미를 극대화시킬 예정이다. 몬스터가 특정 반응을 했을 때 유저가 어떤 액션을 취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결과를 낳을 수 있게끔 유도하는 것이다. 이는 게임모드와 미니게임의 접목이라는 콘텐츠 통합이 큰 힘이 될 것이다. 또 커뮤니티를 강화할 예정이다. 친구, 길드 같은 단순한 것이 아닌 이걸 확대해서 거대하게 형성할 계획이다. 한 마디로 표현하면 생활형 게임을 만드는 거다.
유저들의 요구하는 것과 개발팀의 콘텐츠 생산 방향이 서로 맞지 않을 경우 어떻게 대처할 생각인가?
사실 유저들의 의견은 맞고, 틀리고가 없다고 생각한다. 핵심은 ‘왜’ 그런 이야기를 했는지에 있다. 한 예로 유저들이 ‘콘텐츠가 없다’고 요구했을 때 대부분의 개발사는 후반부 레벨 지역을 오픈한다. 이게 정답이기도 하지만, 아닐 때도 있다. 레벨 확장에는 한계가 있다. 이렇게 되면 결국 업데이트 속도와 유저들의 콘텐츠 소비 속도가 경주를 시작하는데, 결국 개발측은 질 수밖에 없다. 나의 경우 유저들이 콘텐츠가 없다는 것은 “월드 안에서 생활할 수 있게 해 달라”는 요구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늘 핵심을 파악하고 이를 이해하려는데 노력하고 있기 때문에, 원만하게 해결해 나갈 수 있다고 본다.
해외에서 서비스를 했을 때 주로 게임을 즐겼던 연령층은 어떻게 되나?
대부분 ‘드래고니카’를 보며 초등학생이나 중학생이 주로 즐길 것이라 생각하는데, 실제로 데이터를 분석해보면 17세에서 20대 중반까지가 가장 많다. 해외에서도 주류는 20대였다. 게임 자체는 아기자기하지만 무게감 있는 콘텐츠가 많이 들어가 있는 것이 이유라고 본다. 때문에 작년부터 어린 유저들이나 여성 유저들도 쉽게 적응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게임메카 독자 분들에게 한 마디 부탁한다.
OBT를 시작한 지 일주일이 됐다. 지금이 전부가 아니라 향후에 정말 실망 안 줄 정도로 다양한 형태의 업데이트를 준비하고 있으니 꼭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다. 바른손 인터랙티브가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어차피 퍼블리셔인 엔씨소프트가 앞쪽에서 이름을 날리고 있고, 우리는 뒤에서 열심히 개발하고 있으니 분명 좋은 결과가 나타날 것 같다. 앞으로도 ‘드래고니카’에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린다.
아, 그리고 2010년 게임대상도 노리고 있다(웃음). OBT 이후 꾸준히 반응이 좋으면 우리는 게임에 자신이 있으니 충분히 노려볼만 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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