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 커뮤니티 위주로 가는 게 안타깝죠. 물론, 그런 방향이 자체가 나쁘다는 말은 아니고요. 리듬 게임도 엄연히 게임의 장르의 하나인데 너무 한쪽으로 치우친 느낌이랄까요? 일단 게임성이 뒷받침 되고 그 후에 커뮤니티가 형성되어야 하는데 요즘엔 앞뒤가 조금 바뀐 것 같아요.”
KRG소프트 ‘리듬앤파라다이스’ 개발을 맡고 있는 ‘이호철’ 개발실장은 게임메카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며 게임성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현재 국내 리듬 게임 시장은 ‘오디션’, ‘러브비트’, ‘알투비트’로 3강 구도가 형성되어 있다. 표면상으로는 T3, 네오위즈, 엔씨소프트가 적당한 경쟁구도가 형성된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1위와 2위의 갭이 상당하며 세대교체가 적절하게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리듬게임은 ‘게임성’보다 ‘커뮤니티’가 중심이 되는 쪽으로 기울어졌다. 이 때문에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커뮤니티라는 것은 대게 게임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보통이지만 장르적 특성상 여성유저들이 몰리면서 이상한 형태로 점점 변질되기 시작했다. 신작이나 후속작들도 이런 부작용을 막기는커녕 오히려 커뮤니티를 더욱 강화하면서 그저 게임을 할 수 있는 짝짓기 커뮤니티가 된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리듬앤파라다이스를
개발하고 있는 KRG 이호철 개발실장
리듬게임, 커뮤니티보다 게임성을 먼저 인정 받아야
이호철 개발실장이 말하는 ‘리듬앤파라다이스’의 특징은 간단하다. 리듬게임다운 모습을 찾자는 것이다. ‘파라파 더 래퍼’가 만들고 ‘비트매니아’가 이끌었던 리듬게임의 흐름은 온라인으로 넘어오면서 색을 잃어버렸다. ‘오디션’의 성공 이후 리듬게임에 대한 대중적인 유저풀을 확보하는데 성공했지만 후속타가 지지부진하면서 게임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줄어들게 되었다. 찾는 사람이 없으면 게임도 없다. 간단한 시장논리다. 시장이 더 죽기 전에 판도 변화를 꾀해야하는 것이 이호철 개발실장의 설명이다.
“게임성 자체에 승부를 거는 리듬게임을 만들어보고 싶었습니다. 커뮤니티가 중요하다는 것은 물론 저희도 잘 알고 있지만, 정말 리듬게임의 초고수가 되어보자고 생각하는 게이머들도 많거든요. 그런 유저들의 니즈를 `리듬앤파라다이스`로 충족시켜주자 이거였죠.”
그렇다면 ‘리듬앤파라다이스’가 추구하는 게임성은 무엇일까? 이호철 실장은 우선 다양한 게임모드를 예로 들었다. 지난 1차 CBT에서는 롤리롤리, 터치터치, 톡스톡스, 캐치캐치 이렇게 4가지 모드를 선보였다. 모드마다 플레이스타일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플레이어들은 자신의 취향이나 성향에 따라 알맞은 모드로 플레이하면 된다.
▲톡스톡스
게임모드로 플레이하는 장면
리듬앤파라다이스, 모드별 다양한 게임성으로 승부
먼저 톡스톡스 모드는 리듬게임에 관심은 있지만 몸이 따라주지 않은 유저들을 위한 마우스 전용 모드로 사방에서 날아드는 노트를 포크로 터트려주는 형태다. 입문자에게는 알맞기는 하나 난이도에 따라 상당한 순발력을 요구하게 된다. 터치터치 모드는 키보드 오른쪽 숫자키 8개를 사용한느 모드로 기존 리듬게임 팬들에게는 익숙하게 즐길 수 있는 모드라고 할 수 있다. 롤리롤리 모드는 테트리스와 리듬게임이 결합된 형태로 중앙에 표시된 모양에 맞게 좌우 방향키로 퍼즐을 바꿔가며 맞추며 퍼즐게임 느낌으로 진행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상급자 모드 같지만 순발력만 있다면 즐겁게 플레이 할 수 있는 모드로 이번 1차 CBT에서는 가장 신선했던 모드로 평가 받고 있다. 마지막으로 캐치캐치 모드는 화면 전체에 랜덤하게 등장하는 노트를 시간에 맞춰 입력하는 모드로 4방향키+스페이스 조합이기 때문에 센스보다는 순발력과 타이밍이 상당히 중요한 모드라고 할 수 있겠다.
1차 CBT에서는 완성도 문제로 등장하지 않았지만 2차 CBT에서 새롭게 등장하는 모드로 ‘카피카피’가 등장 한다. 이호철 개발실장의 말에 따르면 이 모드는 순간적인 기억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기존 리듬게임 플레이 스타일에 익숙한 유저들에게는 난이도가 있는 모드라고 한다.
▲테트리스
요소가 결합된 롤리롤리모드
그렇다면 단순히 레벨업을 빨리 올리기 위해 쉬운 모드로만 플레이하려는 꼼수가 있지 않을까? 예컨대 롤리롤리 모드보다 톡스톡스 모드가 쉽다면 유저들은 자연스럽게 톡스톡스 모드로만 레벨업하지 않을까라는 우려다. 이에 대한 이호철 개발실장의 답변은 간단하다. 어떤 식으로든 자신이 하고자 하는 모드에서 최고가 되길 바란다는 것. 기존 리듬게임에서는 아무리 노력해도 최고의 경지에 이르기 위해서는 커다란 벽이 존재했다. 일부 난이도에서는 선천적으로 탁월한 감각이 요구되기도 했다. 이것이 바로 리듬게임의 장벽이라는 해석이다.
“기존 리듬 게임은 최고가 되려면 노력 이상의 선천적인 감각을 요구했습니다. 저희 ‘리듬앤파라다이스’는 그것을 피하고 싶었던 거죠. 그저 자신에게 맞는 모드를 즐기다보면 자연스럽게 최고가 될 수 있는 게임. 그것을 원했던 겁니다. 간단하게 말해 한계를 두고 싶지 않았어요.”
리듬게임도 결국 `게임`이다
시대가 변하고 하는 사람은 달라졌어도 변치 않은 진리는 리듬게임도 게임이라는 사실이다. 커뮤니티를 아무리 강조해봐야 게임에서 흥미를 주지 못하면 유저들은 결국 등을 돌린다. ‘리듬앤파라다이스’도 마찬가지다. 새로운 시도를 통한 변화는 장르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좋은 기회지만 역시 재미있어야 한다. 시도 자체가 재미를 보증해주지 않는다는 말이다. 이호철 개발실장은 인터뷰 말미에 “리듬앤파라다이스를 통해 누구에게든 즐기는 행위에 따라 동등한 기회가 돌아가는 그런 게임을 만들어보고 싶다.”고 밝혔다. 그의 말마따나 굳이 피나는 노력을 하지 않더라도 게임을 즐기면서 재미를 얻고 자연스럽게 고수가 되는 그런 게임. 리듬앤파라다이스가 이런 이상적인 게임으로 다가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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