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PS 장르를 너무 쉽게 봤다가 큰 코 다친거죠. 절대 만만한 장르도 아니고 어찌보면 가장 어려운 장르인데 말이죠.”
네오위즈 게임즈 디젤 개발팀 한승훈 팀장의 말이다. 네오위즈 자체개발 신작 ‘디젤’은 지난해 12월 야심차게 1차 클로즈베타테스트를 진행했다. 근 미래시대를 배경으로 한 3인칭 슈팅게임(TPS) 장르는 이미 기어즈오브워, 뱅퀴시 등 콘솔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었지만 PC온라인 쪽은 변변한 게임이 없었다. ‘디젤’의 등장은 장르적 틈새시장 공략과 함께 1인칭 슈팅(FPS) 장르에 만족하지 못한 유저들을 끌어들이자는 목적이 있었다. 그러나 현실은 냉담했다. 돌아온 것은 ‘기어즈오브워’ 짝퉁게임이라는 차가운 비난뿐이었다. 주요 시스템을 그대로 답습했을 뿐만 아니라 답답한 모션, 부실한 엄폐시스템, 게다가 그래픽마저 만족스럽지 못해 시대에 뒤떨어졌다는 악평에 시달렸다. 창조적 혁신은 모방에서 시작된다지만 그 중간단계의 결과물을 원하는 게이머는 없다. ‘디젤’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났다. 네오위즈 한승훈 팀장은 당시를 상황을 회상했다.
“TPS 장르를 너무 쉽게 본거죠. 간단한 예로 ‘카메라웍’만 해도 그랬습니다. 1인칭 FPS와 다르게 TPS 장르는 자기 캐릭터가 보이잖아요. 그래서 조작감을 편하게 만들어 놓으면 게임이 어지럽고 어지럽지 않게 만들면 움직임이 답답해지는 딜레마가 있었죠. 그 균형점을 잘 찾는 게 중요한데 1차 CBT에서 저희가 놓친 게 바로 그런 부분이었죠. 2차 CBT에서 가장 신경을 많이 부분이고요.”
▲대폭
개선된 타격감, 이제 확실한 손 맛을 제공한다
한 팀장이 말하는 ‘디젤’의 재미는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역동적인 액션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엄폐시스템’과 이를 활용한 다양한 액션이다. ‘디젤’ 2차 CBT에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이다. 1인칭 FPS와 달리 3인칭 시점의 TPS 장르인 ‘디젤’은 캐릭터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굳이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더라도 시야를 확보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가령, FPS는 벽을 등지고 있다가 시야를 확보하려면 어쩔 수 없이 몸을 움직여서 적에게 자신의 위치를 노출해야 했지만 TPS는 몸을 살짝 움직이는 것만으로도 시야를 확보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적에게 자신의 노출하지 않은 체 총구만 내놓고 쏠 수 있는 ‘블라인드 파이어’ 등 다양한 플레이가 가능하다. 문제는 이로 인해 지나치게 소극적인 플레이가 될 수도 있다는 것. 때문에 근접액션에 좀더 무게를 둬서 캠핑유저를 막고 공격과 방어의 다이나믹한 액션을 유도하는 것이 디젤 액션의 핵심이다.
▲반쪽짜리
엄폐시스템도 완벽히 부활했다
▲몸이
완벽하게 은폐된 상태에서 쏘는 블라인드파이어
두 번째 재미는 바로 ‘게임모드’다. 디젤에서는 여타의 총싸움게임처럼 팀 데스매치, 개인전, 폭파전과 같은 익숙한 모드와 함께 ‘협력전’이라는 독특한 모드가 포함되어 있다. 협력적은 2인 1조로 한 팀을 이뤄 미션을 해결하는 모드로 ‘디젤’ 특유의 협력플레이를 돋보이게 할 수 있는 전략적 모드인 셈이다. 지난 1년 동안의 업데이트 분량을 텍스트로 풀어쓰기엔 할말도 많고 표현할 단어도 부족하다. 그래서 한승훈 팀장은 한 문장으로 압축했다. “디젤의 색깔을 내기 위해 오래 걸렸던 겁니다.”
▲총질이
전부가 아닌 근접무기를 활용한 액션도 활용도가 높은 편이다
지난 1차 CBT 이후 다음 테스트가 이루어지기 까지 걸린 시간은 무려 1년이다. 회사에서 보내준 신뢰와 믿음이 없었더라면 버티기 힘든 시간이었을 것이다. 한 팀장은 지난날을 이렇게 회상한다. “결론적으로 말해 고칠게 많았고 우리가 생각했던 시간보다 3~4개월이 더 걸렸습니다. 일단 1차 때 비교가 많이 되었던 ‘기어즈오브워’와 차별화도 신경 썼고 무엇보다 디젤만의 색깔을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했죠. 기다림이 길었던만큼 부담도 큰데 이제 우리가 무엇을 만들었는지 대중들에게 보여줘야죠.”
게임의 색깔을 보여준다는 말은 언뜻 듣기엔 뜬구름 잡는 소리로 들릴 수 있는 말이다. 총과 칼, 그리고 배경은 눈에 보이지만 게임의 색깔이 무엇인지 당장 눈으로 확인하기란 어렵다. 하지만, 기어즈오브워에서 우리가 느꼈던 것처럼 누군가 말해주지 않아도 묵직하고 과격한 액션, 현란한 근접 전투, 전장에 진짜 참여한 듯한 박진감 등 이 모든 것이 게임의 색깔을 말해주는 것이다. ‘디젤’ 역시 단순히 총 쏘고 피하고 임무를 해결하는 것 외에 이 모든 것을 하나로 표현해줄 수 있는 색깔을 찾는 것이 주요 목표 중 하나다. 손에 잡히지 않기에 자칫 덜 중요해 보일 수 있는 색깔이야말로 바로 시장에 넘치고 쌓인 총싸움게임 속에서 ‘디젤’이 살아남기 위한 수단인 셈이다. 한승윤 팀장은 말한다.
▲그로기
시스템은 팀웍의 중요성을 일깨워준다
“욕이라도 좋으니 게임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래야 우리가 잘못된 점을 수정하고 고쳐나가잖아요. 우리가 가장 무서워하고 두려워하는 것은 게임만 해보고 그냥 나가버리는 유저죠. 그러면 좋다 싫다 라는 피드백을 받을 길이 없잖아요. 처음부터 완벽한 게임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욕먹으면서 조금씩 좋아지는 거죠. 게임 런칭되면 많이 즐겨보시고 피드백 남겨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색깔은 찾았지만 아직 갈길이 멀다고 생각하는 한승훈 팀장.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FPS게임은 이제 긴장좀 하게 생겼다. 시장의 판도변화를 꿈꿀 무서운 신인이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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