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오액트의 ‘카오스 온라인’이 오랜 침묵 끝에 마침내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3월 첫 비공개 테스트를 진행했던 ‘카오스 온라인’은 서버 접속불가 문제와 미흡한 완성도 등의 이유로 유저들에게 강력한 ‘비난의 일격’을 얻어맞은 바 있다. 그 충격의 영향인지 네오액트는 약 9개월 동안 조용히 개발에만 전념해왔다. 기자와 오랜만에 만난 정극민 팀장은 “첫 테스트 이후 힘든 시기가 분명 있었지만 개발자들 사이에서 잘 해보자란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만족스런 결과물을 창출해낼 수 있었다”고 털어놨다. 자신 있는 듯한 모습이었다.
확실히 이번에 공개된 ‘카오스 온라인’ 플레이 영상은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확’ 바뀐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럼 잠깐 영상부터 감상하고 보자.
▲ 카오스 온라인 신규 플레이 동영상
힘든 시기 넘기고 게임 퀄리티와 완성도에 신경 썼다
‘카오스 온라인’의 개발기간은 벌써 4년이 넘는다. 만약 내년에 공개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가정하면 5년차가 되는 셈이다. MMORPG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벼운 AOS 장르이고 ‘워크래프트3’ 모드 기반의 게임이라는 점을 감안해보면 개발 기간이 너무 늘어지는 듯 보인다. 하지만, 네오액트는 완성도와 퀄리티를 위해서 이 정도 시간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지난 테스트가 여러 복합적인 문제가 발생해 결과가 좋지 못했던 건 사실이지만, 우리는 카오스 온라인의 완성도와 퀄리티를 높이기 위해 지금까지 부단한 노력을 해왔다. 아마 곧 시작될 2차 CBT에서는 이런 부분들이 잘 반영돼 있을 것이다. 유저들이 게임을 보는 눈높이가 많이 오른 상태이기 때문에 이 정도 투자는 필요하다고 본다.”
▲ 네오액트 개발팀 정극민 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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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극민 팀장은 지난 테스트 이후 전체적인 비주얼, 네트워크 반응속도, 게임 내 속도감과 타격감, 인터페이스 등 대부분의 시스템에 개선 작업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이 작업을 진행할 때가 가장 힘든 시기였지만 다행히 개발자들 사이에서 ‘잘해보자’란 분위기가 자연스레 형성돼 다시 한번 힘을 낼 수 있었다고. 덕분에 지금 네오액트는 프로젝트에 참가하지 않는 사람들까지 모여 ‘카오스 온라인’을 즐길 만큼 그 분위기가 좋은 편이다. 기자가 네오액트를 방문했을 때 마침 ‘카오스 온라인’ 프로모션 매치가 생중계되고 있었는데 대부분의 개발자들이 삼삼오오 모여 경기를 관람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서로 소리 지르며 웃고 떠드는 걸 보니 확실히 ‘즐거워’ 보였다. |
“개발기간이 길어지면서 혼란스러워 하는 개발자들도 꽤 있었다. 개발 방향에 확신을 갖지 못했던 거다. 하지만 어느 순간 게임의 완성도가 높아지고 무엇보다 재미있어지니 개발자들 사이에서 일시적으로 ‘플레이 붐’이 일어났다. 자연스레 시간만 나면 모두 함께 게임을 즐겼던 거다. 이는 긍정적으로 두 가지 의미가 있는데 하나는 개발팀 분위기가 좋아졌다는 것이고, 하나는 개발자들이 자신의 업무 방향에 대해 확신을 갖게 됐다는 사실이다.”
물론 현재 팀의 분위기가 좋다고는 하나 힘든 시기를 버티지 못하고 퇴사한 개발자도 있다. 다행히 프로젝트를 이끌어가는 핵심 개발진은 그대로 남아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고 있으니 큰 문제는 없어 보인다. 네오액트는 남은 개발진들의 사기를 더 북돋아주기 위함인지 9개월간의 개발 과정은 담아낸 ‘메이킹 영상’을 제작해 배포하기도 했다.
▲ 1차 CBT 당시의 `카오스 온라인` 스크린샷
▲ 현재 `확` 바뀐 모습의 `카오스 온라인`
‘카오스’의 재미 100% 계승해서 e스포츠까지
이번에 공개된 영상을 보면 크게 두 가지 의미에서 놀라게 된다. 하나는 기존 버전에 비해 향상된 퀄리티 때문이고, 하나는 ‘워크래프트3’와 너무나 똑같은 기분 때문이다.
사실 기자는 ‘카오스 온라인’이 ‘카오스’를 기반으로 제작되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로 똑같을 줄은 몰랐다. 단순 ‘느낌’만 비슷한 게 아니라는 거다. 콘텐츠를 통한 재미요소도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 그렇다면 ‘리그오브레전드(이하 LOL)’처럼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변화/발전시키는 형태가 아니라 단순 모드에서 하나의 게임으로 ‘독립’하는 개념인데, 과연 이 부분이 얼마나 큰 가치가 있을까?
“우리는 카오스를 100% 계승하는 것이 1차 목표다. 카오스는 상당한 재미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모드라는 제한 때문에 플레이하는 데 제약과 불편함이 많았다. 그래서 카오스를 독립된 게임으로 즐겨보자란 콘셉으로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됐다. 물론 이를 원하는 유저들도 상당하다. 현재는 100% 계승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지만, 우리도 개발자로써 욕심이 있으니 이 과정이 끝나면 독창성 있는 콘텐츠도 추가해나갈 계획이다.”
▲ 비주얼 느낌부터 시작해 모든 것이 `카오스`와 흡사하다
‘카오스’의 게임성이나 느낌을 그대로 계승한다니 궁금한 것이 많아진다. 영웅(캐릭터)도 그대로 나올까? 참새와 다래, 그리고 뮤턴트란 이름도 다시 볼 수 있는 것일까? 설마 채팅창에 ‘조합’ 등을 입력해야 하는 불편함도 그대로 이어지나?
정답은 ‘그렇다’ 이다. 기존 ‘카오스’에 등장했던 영웅들은 외형은 물론 능력과 보유한 스킬까지 최대한 비슷하게 구현되며 이름도 유지된다. 단, ‘워크래프트’ 세계관에 등장하는 인물 ‘실바나스’나 ‘일리단’ 등은 저작권 문제로 이름만 바뀌었다. 채팅창에 조합을 입력하는 식의 인터페이스 적인 부분은 온라인으로 설계되면서 편리하게 개선됐지만 기존 ‘카오스’ 유저들이 원한다면 이 불편하지만 익숙한 방식까지 추가 구현할 계획이 있다고.
그럼 난이도는 어떨까? ‘카오스’는 게임 방식이 단순하긴 하지만 생각보다 손 조작이 많이 필요해 컨트롤이 중요한 모드다. 고유의 재미 때문에 매니아층이 탄탄하긴 하지만 그만큼 진입장벽도 높다. ‘카오스 온라인’은 대중성을 어느 정도 생각하고 있을까?
“카오스 온라인은 캐주얼 장르처럼 게임을 아예 모르는 사람도 쉽게 접근할 수 있을 만큼 대중성을 지향한 건 아니다. 따라서 진입장벽은 존재할 수밖에 없다. 다만 게임 센스를 어느 정도 갖춘 유저라면 적응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다고 본다. 일례로 카오스를 아예 해보지 않은 개발자들도 게임에 금방 적응했고, 경험자보다 오히려 잘하는 경우도 있었다. 인터페이스도 많이 편리해졌기 때문에 카오스보다 접하긴 더 쉬울 것이다. 다만 한 가지, 우리가 생각하는 1차 타겟팅은 누가 뭐래도 기존 카오스 유저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 전체적인 인터페이스도 이전 버전에서 많이 개선됐다
이 정도면 ‘카오스’에 대한 개발진들의 애착이 얼마나 큰 지 새삼 실감할 수 있다. 실제로 ‘카오스’ 제작자인 하늘섬(ID)과 초고수(ID)가 프로젝트 시작부터 지금까지 개발팀에 합류해 힘을 주고 있고, ‘카오스’ 클랜인 ‘아나클랜’ 멤버들도 피드백에 적극 지원하고 있다. 제작자와 고수들이 모두 지원해주고 있으니 재미요소와 밸런스는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덕분에 e스포츠도 생각해볼 수 있게 됐다. 실제로 아프리카를 통해 방송되는 고수들의 ‘카오스’ 경기는 최대 1만 명까지 동시 시청할 정도로 그 인기가 높다. 전혀 투자를 하지 않았음에도 1만 명이라면 그만큼 ‘보는 맛’이 있다는 증거다.
“이번에 진행 중인 프로모션 리그는 e스포츠를 위해 계획된 것이다. 선수들 유니폼도 직접 맞추는 등 최대한 e스포츠와 비슷하게 꾸며보려고 노력했다. 화면을 더 넓게 보이게 하고 옵저버 장치를 구현하는 등 방송 전용 UI도 일부러 제작했다. e스포츠 종목으로써의 가능성은 상당히 높으니 정식 론칭되면 이쪽으로 더 투자할 계획이다.”
기자가 ‘카오스 온라인’ 프로모션 리그를 시청할 당시 오후 4시였는데 순간적으로 동시 시청자가 1,000명까지 상승했다. 아직 론칭되지 않은 게임임을 감안한다면 절대 작다고 할 수 없는 수치다. 확실히 ‘가능성’은 있어 보인다. 그럼 이제 성공적으로 론칭하고 시장에 안정적으로 포지셔닝하는 ‘가장 중요한’ 일만 남았다.
▲ 방송용 뷰에서는 위처럼 `리플레이` 기능도 실시간으로 처리된다
2011년 시장 트랜드는 AOS 장르가 될 것
“지금까지 RPG, FPS, 액션 장르가 차례로 트랜드를 이끈 이후 아직 ‘대세’라고 부를만한 장르가 없다. 이제 새로운 장르가 뜰 때가 됐는데, 난 그것이 AOS라고 본다.”
정극민 팀장은 AOS 장르의 비전을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그럴만한 게 해외 쪽에서는 ‘LOL’이 큰 성공을 거두면서 그 영향력의 범위를 넓혀가고 있고, 국내에서도 ‘카오스’를 시작으로 ‘아발론 온라인’과 ‘로코’가 론칭됐다. 내년이면 ‘LOL’도 국내 서비스가 시작될 전망이고 퀄리티 높은 다른 작품들도 대거 출시될 예정인데, 검증된 장르인 만큼 이들이 서로 경쟁을 시작한다면 그만큼 시장의 파이는 커질 수밖에 없는 셈.
‘카오스 온라인’의 OBT 일정은 아직 확정되진 않았지만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두고 있다. 얼마 남지 않은 셈이다. OBT에 앞서 이른 시일 내에 2차 CBT를 한 번 더 진행한다고 했으니 맛 볼 시간은 충분하다. ‘카오스’의 관심이 있는 유저라면 한번쯤 해보고 ‘아주 솔직한’ 평가를 내려주는 것도 좋을 거 같다.
“카오스 온라인은 만드는 사람도 즐겁게 할 만큼 재미있는 게임이다. 때문에 반드시 성공하리라 믿는다. 물론 평가는 결과물로 받는 것이기에 빨리 유저들에게 공유하고 싶다. 카오스의 새로운 역사를 창조할 생각이니 앞으로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린다.”
▲ 결과물로 평가받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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