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식 CJ인터넷 전 상무가 지아이게임즈 대표이사로 게임업계에 복귀했다. 그가 누군가. CJ인터넷에 몸담았던 시절 퍼블리싱 사업을 총괄하며 ‘마구마구’나 ‘서든어택’ 등의 인기게임을 대거 발굴해내며 넷마블을 거대 게임포털로 자리매김 시킨 장본인 아닌가. 갑작스런 CJ인터넷 퇴사에 모두가 의아해했지만, 업계 복귀까지는 1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안정적인 대기업 직책을 버리고 직원 10명 남짓한 중소기업 대표로 돌아왔으니, 본인이 원하는 방향대로 시장에서 뜻을 한번 펼쳐보겠다는 의지가 다분히 엿보인다.
한때 권 대표는 업계에서 ‘미다스의 손’이라 불릴 만큼 게임을 ‘보는 눈’이 남다르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카르마’, ‘서든어택’, ‘마구마구’, ‘그랜드체이스’ 등 그의 손을 거친 게임이 무려 40종에 이르는데 성공을 거둔 작품이 다수 포함돼 있기 때문.
이에 대해 권 대표는 “당시 넷마블은 회원수도 많고 플랫폼 자체의 파워도 좋았다. 이를 기반으로 괜찮은 게임을 많이 소싱 했기 때문에 좋은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고 본다. 초기에 성공을 많이 하면서 그런 별명이 붙은 거 같은데, 실적이 좋지 못했거나 아예 서비스조차 못했던 게임도 많았다”라는 겸손한 말로 자신의 과거를 평가했다.
▲ 지아이게임즈 권영식 대표
중소 개발사와 상생하는 퍼블리셔 되겠다
지아이게임즈는 퍼블리싱 전문 업체로써 설립 배경이 조금 특별하다. 소위 말해 잘 나간다는 게임을 가져와 서비스하는 형태가 아닌, 중소개발사 게임 위주로 서비스해 그들과 상생할 수 있는 회사가 되겠다는 것. 게임산업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중소 개발사의 입지가 점점 줄고 있는데, 바로 이들에게 도움이 되겠다는 거다.
그래서 권 대표는 요즘 중소 개발사를 직접 방문해 그들과 소통하는 걸 주 업무로 삼는다. 그의 경험에 따르면 대부분의 중소 개발사는 사업 경험부족과 자금조달, 인력부족 등의 문제로 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고. 비록 서비스 계약을 체결하진 못하더라도 그의 인맥과 정보, 지식 등을 공유하기도 하고, 간혹 진행 중인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아이디어를 제시해주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상생’을 위해 직접 발로 뛰고 있는 셈이다.
“게임이 산업화됐으니 예술작품이 아닌 돈을 벌어야 하는 게 맞다. 과거의 성공, 실패 사례를 잘 분석해 긍정적 요인을 잘 부각시키면 그게 새로운 하나의 장르라고 본다. 장르를 큼직하게 구분하는 것이 아닌 세부적으로 분류해 시장에 진출하는 것도 가능성이 있다.”
권 대표는 회사의 사업전략을 ‘틈새시장’으로 잡았다. 올해만 해도 다수의 대작이 쏟아지는 만큼 이들과 직접적으로 경쟁하기엔 무리가 따르기 때문이다. 그는 “장르는 특별히 가리지는 않겠지만 ‘틈새 장르’가 될 만한 게임 위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게임을 볼 때 개발사의 개발능력, 장기적인 파트너십, 해외 수출 가능성 등 모든 부분을 염두에 두고 꼼꼼히 살핀다고. ‘대작’을 찾는 게 아니라 숨은 ‘수작’을 찾는 셈이다. 해외사업은 서비스 초기부터 적극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메이저 퍼블리셔의 경우 여러 게임의 판권을 소유하고 있는데다, 해외에는 신작 위주로 판매하다보니 오래된 게임은 그만큼 기회를 놓칠 수밖에 없다. 바로 이 과정에서 불만이 생겨 신뢰에 금이 갈 수 있는데, 권 대표는 바로 이 부분은 애초에 배격해 유기적인 관계를 끝까지 유지하겠다고. |
“지난 경험들을 들춰보면 개발사와 퍼블리셔 간 신뢰관계가 무너졌을 때 해외사업이 가장 힘들더라. 때문에 향후 해외사업만큼은 개발사와 유기적인 관계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진행할 생각이다. 혹여나 지아이게임즈가 대형 퍼블리셔와 견줄 정도로 성장하더라도 이 부분은 변함없을 것이다. 이를 위한 프로세서도 함께 성장할 것이다.”
권 대표가 현재 꿈꾸는 목표는 ‘행복한 회사’를 만드는 것이다. 물론 이 바닥에서 행복하다는 의미는 게임의 성공, 안정적 자금 확보 등 다양한 부분들이 충족되어야 비로소 성립되는 것이니 무조건 이상적이라 할 수는 없다. 큰 꿈인 셈이다.
“함께 파트너 관계를 맺고 있는 개발사들, 우리 직원들 모두가 행복해지는 회사를 만드는 게 꿈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회사를 안정화하는 게 순서니 첫 퍼블리싱 작품인 좀비 온라인을 성공시키는 게 당장의 목표다.”
▲ 앤앤지랩이 개발하고 지아이게임즈가 서비스하는 `좀비온라인`
좀비 온라인, 성공 가능성 충분해
지아이게임즈가 선택한 첫 서비스 작품인 ‘좀비온라인’은 앤앤지랩에서 개발한 2D 횡스크롤 MMORPG 게임이다. ‘귀혼’과 ‘서유기전’으로 이름을 알린 장연우 실장이 만든 세 번째 작품으로 호러스런 분위기를 잘 연출해낸 것이 특징이다.
장연우 실장은 소신과 뚝심 있는 개발자로 잘 알려져 있다. 무엇보다 열정이 높다. 과거 게임메카와의 인터뷰에서 “실패할 생각했으면 시작하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우리는 세계 최고의 2D 개발사”라고 호언할 정도였다. 권 대표가 처녀작으로 ‘좀비온라인’을 선택한 이유는 조건이 잘 맞은 부분도 있겠으나, 무엇보다 개발자의 의지가 한몫하지 않았나 싶다.
원래 ‘좀비온라인’은 게임하이가 국내 및 일본 서비스 판권을 소유하고 있었다. 서비스 시기까지 구체적으로 확정됐지만 게임하이가 넥슨에 인수합병 되면서 양사 협의 하에 계약이 해지됐다. 그래서 현재 서비스 판권은 지아이게임즈가 소유하고 있다.
권 대표는 “호러 MMORPG의 대기 수요는 시장에 분명 존재할 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새로 게임을 접하는 신규 유저들도 많을 거다. 수치상으로 어느 정도 성과를 내줄 것이라 말할 수는 없겠지만 ‘기본적인 성공’은 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 `겁나 쩌는게임`으로 슬로건을 잡은 `좀비온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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