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전쟁
아르케 플레이 화면(퀘스트 받는 장면)
여기 ‘웹게임’의 상식을 뒤엎으려는 게임이 있다. 서비스사인 엔트리브는 ‘아르케’에 대해 웹게임이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웹게임과 다르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우리가 알고 있었던 웹게임의 상식은 뭘까? 첫 번째는 우선 메인 게임이 아니라 서브 게임이라는 것. 턴제나 시간단위로 명령으로 라이프사이클을 유지하는 게임의 특성상 기다림은 미학이 아니라 필수다. 따라서 장시간 게임을 하기보다는 틈나는 대로 명령을 내리고 시간이 되면 결과값을 확인하는 식의 플레이 패턴이 이어진다. 굳이 게임을 오래 한다고 해서 고수가 되는 것이 아니라 메인게임을 하다가 잠깐 들려서 클릭 몇 번만 해주면 된는 것이다.
두 번째는 저렴한 비주얼이다. 클라이언트 게임이 아니라 웹브라우저로 구동되는 게임이다보니 이미지 보다는 텍스트 의존도가 높다. 가령 클라이언트 게임은 PC가 NPC를 공격하면 눈을 사로잡을 화려한 비주얼과 복잡한 연산활동이 서버에서 이루어지지만 웹게임은 “간단한 사진 두 장과 PC가 NPC를 공격했습니다 -10대미지” 등의 텍스트만 출력해주면 된다. 웹게임이 꼭 이래야 한다는 공식이 최근 들어 많이 깨지고 있지만 지금까지는 그랬다.
세 번째는 쉬운 접근성이다. 서브게임의 형태로 게임을 하다 보니 진입 문턱은 일반 온라인 게임보다 낮다. 하지만 반대로 애정이 식으면 쉽게 접는다는 단점이 있다. 본인도 출장 때마다 하던 웹게임 여럿 접었다.
이렇듯 우리가 흔히 웹게임이면 떠오르는 보편적인 개념이 있다. 최근 들어 다양한 스타일의 웹게임이 등장하고 있지만 웹게임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부분을 굳이 버리려고 하지 않는다. 웹게임은 웹게임이니까. 그러나, 스네일게임즈에서 개발하고 엔트리브에서 서비스하는 ‘문명전쟁 아르케’는 이런 웹게임의 고정관념을 과감히 깨부시고 완전히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다. 슬로건도 거창하다. 이른바 하이엔드 웹게임. 게임메카는 ‘문명전쟁 아르케’가 웹게임의 고정관념을 ‘어떻게’, ‘왜’, 깨트렸는지 엔트리브를 찾아가 직접 물어봤다.
▲엔트리브
퍼블리싱 사업1팀 강지훈 팀장
해외 수많은 웹게임 중 ‘문명전쟁’을 선택한 이유가 궁금하다. 특별히 끌렸던 점이 있었나?
2009년에 소싱팀이 차이나조이를 보러 중국을 갔는데 게임을 둘러 보는 중 스네일게임즈의 ‘아르케’가 눈에 들어왔다. 사실 웹게임을 소싱하러 간건 아니었는데 스네임게임즈에서 먼저 제안을 줘서 검토에 들어갔다. 아르케가 보면서 놀라웠던 것은 게임 퀄리티가 타 웹게임보다 월등히 높다는 것이었다. 당시 대부분의 웹게임들이 텍스트 위주로 정적인 게임성을 보여줬는데 아르케는 비주얼은 물론 전체적인 게임방향이 일반 MMORPG와 견줘봐도 뒤지지 않을 않을 정도로 스케일이 컸다. 또, 개발사인 스네임게임즈가 노하우나 기술력이 매우 뛰어난 회사고 벌써 여러나라에서 서비스하고 있어서 그냥 팔아먹고 나몰라라 하는 개발사는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바로 계약하고 작년 1월부터 로컬라이징 작업에 들어갔다.
지난 프리오픈 테스트 반응이 궁금하다.
프리오베 때 MCU(Max Concurrent User, 최대동시접속자)를 약 4,000명 정도 찍었다. 클로즈베타테스트에서는 1,500명 수준에서 랙이 발생했는데 개발사 쪽과 이야기 해서 최적화 작업을 다시하고 서버 스펙 자체를 거의 RPG 수준으로 맞춰놓아 안정성 확보를 최우선으로 했다. 또, 땅따먹기의 형태의 게임특성상 사람이 많을수록 재미있게 때문에 서버수용 인원을 3만 7천명 수준으로 3배 가까이 끌어 올렸다. 프리오베가 중 유저반응을 계속 체크했는데 역시 예상했던 것처럼 다양한 의견이 쏟아졌다. 첫 번째 반응은 ‘이게 정말 웹게임 맞냐’는 등의 게임 퀄리티에 감탄하는 의견이었고 두 번째는 웹게임 치곤 게임이 복잡하고 손이 많이 간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아르케는
외부 세력의 침략을 막고 또, 점령을 통해 문명을 키워나가는 것이 주목적인 게임이다
게임을 해보니 나도 그런 느낌을 받았다. 명령을 내리고 기다리는 식의 플레이가 아니라 게임에 접속해 있으면서 계속 플레이를 해야 하더라. 기다림이 없어 좋긴 하지만 이러면 웹게임의 장점을 잃어버린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내부에서도 그런 말을 많이 들었다. 근데 이 부분은 웹게임에 대한 고정관념에서 비롯됐다고 본다 ‘아르케’는 서브 게임이 아니라 메인 게임으로 포지셔닝 한 게임이다. 때문에 기존 웹게임을 즐겨왔던 유저들은 조금 이해하기 힘들 수도 있다. 하지만 조금만 관점을 달리 생각해보면 답이 금방 나온다. 현재 웹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은 전체 게임유저의 5%미만이다. 퍼블리셔들은 이런 작은 시장에서 서로 경쟁을 하고 있는 것이다. 웹게임의 유저풀을 늘리기 위해서는 기존 웹게임 유저를 대상으로 마케팅하고 끌어 올게 아니라 아직 웹게임을 즐기지 못한 일반 유저들을 상대로 승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는 ‘아르케’를 웹게임으로 설득하려는 논리보다 패키지 게임과 같은 느낌으로 확장했다.
웹게임 유저풀을 더 늘려보겠다는 의도는 좋아 보이는데 기존 웹게임 유저들에게는 약간 불만이 있을 것 같다.
그런 피드백 많이 받았다. 그래서 가장 의견 많았던 상인이나 영웅 컨트롤 등 특히 손이 많이 가는 콘텐츠는 대대적으로 손을 봤다. 일단 상인은 레벨에 따라 이동구간이 확장되었다. 레벨이 60이상이 되면 6개 구간을 한번에 컨트롤 할 수 있게 되면서 좀더 여유로운 플레이가 가능해졌다. 영웅은 최대 10명까지 키울 수 있는데 모두 똑같이 키울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이럴 땐 연무장 시스템을 통해 경험치는 적지만 자동육성도 가능하게 만들었다. 이런 부분들은 정식서비스가 시작되더라도 꾸준히 피드백 받으며 업데이트에 반영할 예정이다.
▲잘
키운 영웅 하나 열 상인 안부럽다!
게임을 해보니 영웅도 중요하지만 상인이나 주교를 이용하는 플레이도 게임에 상당한 비중을 차지했다. 헌데 전반적인 인터페이스가 너무 영웅 중심으로 쏠려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맞는 말이다. 테스트 당시에도 영웅을 주력으로 키우는 유저들이 많았지만 대항해시대처럼 상인을 집중 육성에 재화를 축적하는 유저들도 많았다. 이 부분은 게임의 특성을 이해하면 좀더 설명하기가 쉽다. 영웅보다 상인 중심으로 플레이해도 상관은 없지만 ‘문명전쟁 아르케’는 게임명 그대로 문명 간의 전쟁을 중심으로 한 게임이다. 초반엔 돈을 모으는 재미가 쏠쏠하겠지만 규모가 커지고 확장을 할 단계가 오면 자연스럽게 전쟁을 하게 된다. 이럴 땐 영웅외 주교나 상인을 집중 육성한 유저들은 조금 불리할 수밖에 없다. 상인과 주교는 영웅의 성장을 도와주는 보조의 개념으로 이해했으면 좋겠다.
로컬라이징 작업을 하면서 수정된 부분이 많다고 들었다. 특히 신경 쓴 콘텐츠는 무엇인가?
아직 공개되진 않았지만 ‘전쟁’ 콘텐츠에 신경을 많이 썼다. 게임의 특성상 성을 부시거나 자원을 뺏고 빼앗기는 현상이 비일비재 한데 전쟁에서 지더라도 심한 박탈감을 느끼지 않고 게임을 지속할 수 있는 방안을 많이 고민했다. 가령, 병력이 우위에 있는 특정 유저가 약한 유저를 상대로 지속적으로 공격을 하면 당한 유저는 어쩔 수 없이 게임을 접어야하는 상황이 올 수밖에 없다. 그런식의 플레이가 계속 일어난다면 게임하는 유저들은 자연스럽게 줄어들 것이다. 그래서 생각한 게 기존 ‘개척시대’까지 침략에 보호되었던 것을 ‘봉건시대’’까지 끌어 올려 무분별한 침략을 방지했다. 또, 침략 당하더라도 빼앗을 수 있는 자원의 양을 제한시켜 상대방이 다시 병력을 회복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 두었다. 여기에 플레이어가 여행이나 출장 등으로 장기간 게임을 하지 못못하 되었을 때 자신의 기지를 보호할 수 있는 아이템 등을 마련해 두었다. 원래 중국에서는 이런 개념이 없었지만 국내에서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돼 넣은 부분이다.
개발사인 스네일게임즈와의 소통이 잘되는지 궁금하다. 중국게임 퍼블리싱하는 업체들이 대체적으로 커뮤니티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하곤 한다.
타회사와 비교하면 잘 이루어진다고 생각하는데 그만큼 노력이 많이 필요하다. 현재 스네일게임즈와 화상회의를 매주 1회 정기적으로 진행하고 있는데 좀더 설명이 필요한 경우에는 담당 PM이 직접 중국으로 가서 해결을 한다. 처음에는 의사소통도 잘 안되고 우리가 말하는 것과 나온 결과물이 전혀 달라 황당할 때도 있었는데 왜 한국사람끼리 이야기해도 잘 의사소통이 안될 때가 있지 않나? 문화가 언어가 다르다 보니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기획이 바뀌거나 중요한 업데이트가 있으면 직접 만나서 해결하고 그밖에 소소한 수정 사항은 화상회의를 통해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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