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도어즈의 ‘불멸온라인’ 서비스 소식은 솔직히 좀 의외였다.
엔도어즈는 ‘코룸온라인’부터 ‘군주’, ‘아틀란티카’까지 언제나 자체개발 게임으로 승부하며 건실한 길을 걸어왔던 몇 안되는 개발사 중 하나였다. 또, 최근에는 ‘삼국지를 품다’라는 걸출한 웹게임을 개발 소식을 전하면서 다시 한번 기술력과 아이디어로 승부하는 회사임을 보여줬다. 그랬던 엔도어즈가 중국산 게임을 서비스 한다는 소식을 전해왔을 때 개인적으로 좀 충격을 받았다. 대외적으로는 새로운 도전이었지만 어쩐지 요즘 업계의 대세인 ‘돈의 논리’에 순응하는 모습처럼 보였다. 근래 중국산 게임에 대한 인식이 그랬다. 현재 시장에 서비스되는 게임 중 제대로 살아 남은 게임이 별로 없을뿐더러 6개월 이상 서비스하면 업데이트 및 유지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서비스를 종료하는 것이 다반사였다. 이런 퍼블리셔들은 대체로 짧게 서비스하고 굵게 벌어 게임시장 질서를 어지럽혔다. 모든 중국산 게임이 다 그런 것은 아니었지만 대체로 그랬고 실제로 몇몇 게임들은 상당한 동시접속자를 확보했음에도 불구하고 버그에 대한 신속한 대응이 늦어 치명적인 서비스 문제점을 드러냈다. 핵과 오토는 거의 무대응에 가까웠다. 엔도어즈는 과연 무엇을 믿고 ‘불멸온라인’ 서비스를 결심했던 것일까? 게임메카는 엔도어즈 본사에 직접 찾아가 불멸온라인 서비스 목적과 향후 서비스 계획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엔도어즈
김재한 사업팀장
불멸온라인이 엔도어즈 첫 퍼블리싱 게임이다. 퍼블리싱 사업에 진출하게 된 이유가 궁금하다
취지는 간단하다. 개인적으로도 우리 개발본부에서 나오는 게임이 훌륭하다고 생각하는데 신작이몇 개월에 하나씩 뚝딱 나오는 것도 아니고 다음 게임이 나오기까지의 공백을 메워줄 새로운 콘텐츠가 필요하다고 생각되었다. 그래서 개발팀 외에 사업팀에서 뭔가 새로운 것을 해보자 싶어 이미 군주나 아틀란티카를 통해 키워온 서비스 역량을 가지고 퍼블리싱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불멸온라인을 보자마자 ‘쌈마이’ 느낌이 많이 났다. 그래서 별로 기대를 하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하다 보니 나름 재미는 있더라 엔도어즈에서는 ‘불멸온라인’의 어떤 점이 끌렸나 궁금하다.
슬로건을 잡는 데만 6개월이 걸렸다. 거창한 슬로건은 아니지만 “더많은 이들을 위한 정통 MMORPG’라는 게임의 특징을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문구로 갔다. 사실 이게임에 다른 게임에 없는 독특한 시스템이 들어있다거나 이거 하나만큼은 최고라는 요소는 없다. 다만, 이제까지 나왔던 MMORPG의 장점을 골고루 잘 섞었다고 생각한다. 우선 우리가 생각한 불멸온라인의 강점은 누구나 쉽게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편의요소’였다. 처음엔 게임이 너무 쉬워 밸런스가 왜 이러나 개발자에게 물어봤는데 MMORPG를 어려워하는 유저들을 위해 만든 게임이라는 설명을 들었다. 하드코어 유저가 많은 북미에서 이런 점이 먹히지 않아 밸런스가 재조정되어 서비스되고 있다고 들었다. 우리도 밸런스를 다시 조정할까 하다가 국내에서도 이런 편의요소가 먹히지 않을까 싶어 그대로 서비스를 진행했다.
▲솔직히
좀 빈티나 보였던 첫인상
안타깝게도 현재 중국산 온라인 게임에 대한 인식이 좋지 못하다. 인터뷰 전에 타업체 마케터 이야기를 들어보니 “중국산 온라인 게임은 6개월 정도 바짝 벌고 빠지면 본전 뽑고도 남는다.”는 말을 하더라. 실제로 현재 시장에 반년 이상 롱런한 게임이 드물다. 풍부한 콘텐츠를 바탕으로 초기 업데이트는 빠르게 이루어지지만 접속자가 빠지기 시작하면 핵이나 오토에 대한 대응도 전무한 실정이다.
이 게임을 처음 접하게 됐던 기회가 작업장을 방지하는 것을 공부하다가 알게 되었다. 게임 시스템이 작업장이 활동하기 굉장히 까다롭게 구성이 되어 있다. 어차피 사람이 하는 일이니 원천적으로 막을 순 없지만 작업장을 하기에 너무 힘들게 만들어져 있다. 이를 테면 몬스터가 골드를 떨어트리지 않는다거나 캐릭터 레벨에 따라서 소지할 수 있는 금액이 제한이 있다거나 하는 것들이다. 또, 게임 내에 캐시와 골드가 교환이 되는 시스템이 있어 작업장을 열어도 별로 재미를 보지 못한다.
보안 관련 이슈에 대해서도 원래 웹런처인데 게임런처 방식으로 바꿨고 2차 비번도 강제적으로 도입해 약간 불편함은 있지만 보안을 좀더 강조했다. 심지어 게임 내에서도 별도의 비밀번호가 있어 가방에 있는 아이템이나 착용하고 있는 아이템을 팔거나 교환하거나 버릴 수 없게 구성되어 있다. 현재까지 해킹 건은 제로는 아니지만 보안과 관련되어 이슈가 되었던 적은 없다.
캐시 아이템 쪽도 보시면 알겠지만 아이템 리스트가 상당히 적고 가격도 싸다. 심지어 어떤 유저는 “니들 이래서 밥이나 먹고 살겠냐”라고 말씀해주시는 분들도 있다. 앞으로도 캐시 아이템이 계속 나올 예정이지만 무리하게 진행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다. 중국산 게임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은 것은 게임 자체의 문제보다 서비스에 대한 퍼블리셔의 노력에 비롯된다고 본다. 이런 인식을 깨트리는 게 우리의 또 다른 미션으로 생각하고 있다.
테라 오픈 베타 이후 ‘불멸온라인’이 가장 피해를 많이 봤다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실제로 PC방 트래픽이 많이 떨어졌더라.
동접이 첫날 조금 빠지긴 했는데 이틀 후 바로 회복이 됐다. PC방 트래픽을 근거로 많이 빠졌다고 이야기가 나왔지만 아시다시피 불멸온라인은 클라이언트가 가벼워 PC방 유저에 비해 집에서 하는 유저들이 월등히 많다. 그래서 첫날 가장 많이 빠졌을 때도 %단위로 한자리수로 왔다 갔다 했다. 지금은 완전히 회복하고 오히려 유저 유입이 늘어 신규서버까지 열어 놓은 상태다.
마케팅이 참 잘됐다. 특히 엔도어즈에서 내새웠던 슬로건이 잘 먹힌 느낌이다. 실제로 여성유저나 직장인 유저가 많은 편인가
아틀란티카를 서비스해봤기 때문에 그 데이터와 비교해보면 유저 연령층은 비슷한 편이다. 물론 마케팅으로 타겟팅 잡았던 직장인 유저나 주부 유저들도 상당히 많았지만 기대 이상이라고 해야하나? 뜻밖이라고 해야 하나? 기존 게임의 주 고객층인 20대 초반 30대까지 유저가 많이 찾아와 게임을 즐기고 있다.
▲지하철에
붙은 불멸온라인 광고, 문구나 컨셉이 좋았다
개발사와의 소통은 잘되고 있나? 해외게임 서비스하는 퍼블리셔의 공통적인 고민이 개발사와의 소통 문제로 순간적인 대처가 늦다는 것이다. 자잘한 버그야 몰아서 처리해도 상관없지만 밸런스를 흔드는 버그가 생겼는데 대처가 늦으면 치명적이다.
어떻게 해서든 잘 다독거려 서비스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처음엔 우리도 소통 문제 때문에 고생을 많이 했었다. 대표적인 예로 국내는 PC방 인프라가 잘 구축되어 있어 이를 통한 다양한 이벤트를 실시하고 또 게임 서비스와 연동하는데 중국 현지에서는 이런 시스템이 전무하니 이해시키기가 무척 힘들었다. 결론은 이해할 때까지 설득하는 수밖에 없다. 메일 보내서 안되면 전화로 전화로 안되면 직접 찾아가서라도 해결해야 한다. 다행인 점은 현재 국내 서비스 성과과 좋아 개발사에서도 신경을 많이 써주고 있다는 것이다. 불멸 온라인을 통해 첫 서비스를 시작하는 만큼 유저들에게 ‘같은 게임도 엔도어즈가 서비스하면 다르다’는 인식을 심어주고 싶다.
다음 업데이트 계획을 듣고 싶다.
올 초에 전장 업데이트를 계획했었는데 QA팀에서 문제점을 발견해 잠시 미뤘다. 이 부분이 다음 업데이트에 반영될 예정이고 게임 흐름상 미리 막아놨던 부분을 빠르면 27일 업데이트할 계획이다(현재 업데이트 완료). 확장팩 수준의 업데이트는 올해 상반기 중으로 업데이트를 진행할 예정인데 확실히 국내 유저들의 콘텐츠 속도가 빠르긴 하다. 내부에서도 한달 안에 90레벨은 절대 안 나온다고 장담을 했는데 현재 한 두 명씩 나오고 있다(웃음). 대기중인 콘텐츠가 충분히 있으니 마음껏 즐겼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불멸 온라인’에 대한 서비스 각오를 듣고 싶다.
우리가 ‘불멸온라인’을 중국게임이라서 들여온 것은 아니지만 분명 시장 분위기가 중국게임에 대한 선입견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이것을 해소하기 위해 엔도어즈가 어떤 노력을 하는지 앞으로 관심을 가지고 유저분들이나 업계분들이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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