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관적인 비유를 들자면, 이번 매장탐방에 있어 가장 기억에 남은 것은 네온 컬러와 하늘색이다. 그렇다. 각각 닌텐도 스위치(이하 닌텐도)와, 플레이스테이션(이하 PS)에서 인기를 끄는 게임의 메인 색상들이다.
원래도 한동안 PS에는 하늘색밖에 보이지 않았었냐고? 맞는 말이다. 하지만 그 색상의 깊이가 달라졌다. 지난 약 반 년간의 하늘색이 호라이즌 포비든 웨스트의 물빛 하늘색이었다면, 이번 하늘색은 갓 오브 워 라그나로크의 시린 하늘색으로 변했다.
물빛이 아닌 겨울의 하늘색으로 뒤덮일 준비를 끝낸 PS 진영
단연코 PS 진영의 분위기를 반등시킨 일등 공신은 오는 11월 9일 출시되는 갓 오브 워 라그나로크다. 여기에 피파 23이나 NBA 2K23 등, 고품질 스포츠 게임이 하나 둘 출시되기 시작하며 기존 팬들의 마음을 끌어온 것도 유의미한 영향을 끼쳤다. 실제 선수와 비슷한 모습을 구현할 정도로 기기 성능이 좋은 덕에, 시리즈 팬들과 스포츠 팬들의 관심을 함께 모으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것이 매장 관계자의 견해였다.
여기에 더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1의 인기도 더해졌다. 지난 달, 의문 반, 관심 반으로 흥행을 쉽사리 예측하지 못했지만, 평에 비해 판매량은 제법 나왔다고. 더 라스트 오브 어스 출시 당시의 인기에 비할 수는 없지만, 그럼에도 훌륭한 그래픽을 즐기기 위해 구매를 하는 이들이 많았다는 것이 매장 관계자의 설명이다.
더해, 의외로 기존 팬들에게는 실망을 안겨줬다 평해지는 세인츠 로우의 경우 나쁘지 않은 판매량을 보여줬다는 말을 들을 수 있었다.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 2 2022의 경우 관심도가 그렇게 높지는 않은 상황이라 밝혔다. 매장 관계자들의 공통적인 의견은 “전자는 그래도 네임밸류가, 후자는 유저가 체감하는 가격진입장벽이 너무 높아서가 아닐까 한다”는 것이었다.
어쨌든 지난 달에 비해 관심도 높은 타이틀이 늘며 매장이 활성화된 것을 뚜렷하게 체감할 수 있었다. 이를 보여주듯 플레이스테이션 플러스 용산 아이파크몰의 경우 가동을 중지했던 두 대의 시연대를 함께 운용하기 시작했다. 한동안 접할 수 없었던 시연대가 다시금 활성화되는 모습이나, 여러 타이틀이 언급되는 모습에 안심이 됐다.
잉크로 닌텐도를 흠뻑 적신 스플래툰 3
다양한 타이틀의 선전을 확인한 PS와는 달리, 닌텐도 진영은 스플래툰 3의 열기가 유독 거셌다. 비유하자면, 스플래툰 3의 열기에 다른 타이틀이 탈진했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닌텐도 타이틀을 다루는 모든 매장에서 공통적으로 “9월 최고 판매 타이틀은 스플래툰”이라는 말을 들을 수 있었다. 아울러 스플래툰 뿐만 아니라 스플래툰 에디션을 달고 나온 공식 굿즈의 수요 또한 높았다는 소식도 함께 전해졌다.
이 관심은 9월 초 있었던 추석 특수에도 영향을 끼쳤다. 닌텐도 대원샵 매장 관계자는 “원래 추석의 경우 당월 발매된 신작과 함께 다른 타이틀의 판매량도 함께 증가하는데, 이번에는 상황이 조금 특이했다”며, “스플래툰 3의 판매량이 동물의 숲, 별의 커비 디스커버리, 포켓몬 레전드 아르세우스, 닌텐도 스위치 스포츠의 판매량을 더한 것보다 많은 수준”이라 밝혔다. 국제전자상가의 놀이터 매장 관계자는 “스플래툰 3는 이미 다 팔렸다”며, “타이틀뿐만 아니라 조이콘도 없어서 못 팔 지경”이라는 말을 더했다.
PS의 10월 기대작으로 갓 오브 워 라그나로크가 있다면, 닌텐도 진영에는 베요네타 3가 준비를 끝마친 상황이다. 올해 닌텐도를 견인한 타이틀은 모두 대상 연령층이 넓었다는 공통점이 있음을 생각해본다면, 청소년 이용불가 판정을 받은 베요네타 3가 얼마만큼의 영향을 끼칠 지 궁금해지는 것도 사실이다. 베요네타 3 한정판 ‘트리니티 마스커레이드 에디션’이 예약 당일부터 품절을 이어나갔기 때문이다.
온라인 상에서는 예약을 하지 못한 유저들의 아쉬운 목소리가 이전부터 가득했고, 취재 당일에도 가족 손님의 방문 수가 높은 대원샵에서나마 트리니티 마스커레이드 에디션의 수량이 소량 남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을 정도였다. 벌써부터 이런 치열한 인기를 보이고 있으니, 10월 닌텐도 진영을 이끌 타이틀은 스플래툰 3과 베요네타 3 중 무엇이 될 지 자못 궁금해진다.
오천 원에 샀어요~ 만 원에 팔아요~ 나는야 사기꾼~
종합하자면 9월은 닌텐도와 PS 모두 순항 중이다. 특히 PS는 지난 2월 엘든 링과 호라이즌 포비든 웨스트 출시 이후 오랜만의 활기가 돌아 고무적이다. 다만 이렇게 찾은 활력에 암초가 자꾸 발을 묶으려 든다. 환율을 노린 PS5 콘솔 기기 되팔이와, 희소성을 노린 스플래툰 굿즈 되팔이 때문이다.
“유저를 위해 준비한 것들이 누군가의 장사에 의해 쓰이게 돼, 원래의 가격보다 유저들이 비싸게 구매하는 손해를 보는 것도, 더 많은 유저에게 가지 못하게 되는 것도 속이 상한다”는 것이 공식 굿즈를 판매 중인 매장 관계자들의 공통된 말이다. 되팔이들이 주변 사람들이나 외국인까지도 데려와 구매를 시켜대 구매 제한을 두거나 판매를 거부할 경우, 현장에서 자신도 고객이라며 난동을 부리는 일도 잦은 실정. 구매에 있어 피해를 입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한 시점인 만큼, 비공식 판매처에서 구매를 하는 일은 지양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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