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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트렌드 분석 기획기사]
2024년 트렌드 ① 모바일 MMORPG 사망선고
2024년 트렌드 ② 실전 본격 도입된 생성형 AI
2024년 트렌드 ③ 반 PC, DEI 게이머의 가시화
2024년 트렌드 ④ 주춤하는 서양 게임, 일본 게임 급부상
2024년 트렌드 ⑤ 훌쩍 뛴 게임 체감물가
‘모바일 MMORPG 전성시대’가 끝이 났다. 이 분야는 리니지M이 출시된 2017년 이후 국내 게임사 매출을 책임지는 핵심으로 떠올랐으나,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 성장이 정체되고, 수출 면에서도 중화권, 동남아시아 등 일부 지역에서만 두각을 드러내며 지역을 크게 넓히지 못했다.
이를 명확하게 볼 수 있는 부분 중 하나가 구글 플레이 게임 매출 순위 상위권이다. 최상위권이라 할 수 있는 TOP 10의 경우 리니지M, 오딘: 발할라 라이징 등 기존 MMORPG가 차지하는 비중이 줄고 ‘라스트 워: 서바이벌’, ‘WOS 화이트아웃 서바이벌’, ‘로얄 매치’ 등 해외 게임사의 비 MMORPG가 안정적으로 상위권을 지키는 경향이 짙어졌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 센서타워가 모바일 방치형 게임 ‘카피바라 Go!’의 출시 성과를 조명하며 공개한 한국 구글 플레이/애플 앱스토어 게임 매출 TOP 10을 봐도 MMORPG의 분위기를 살펴볼 수 있다. 10월 23일부터 11월 23일까지 매출을 추정한 것인데, 상위 10개 중 MMORPG는 ‘리니지M’, ‘오딘: 발할라 라이징’, ‘리니지W’가 전부다. 1위는 리니지M과 큰 격차를 벌린 라스트 워: 서바이벌이다.
가팔라진 매출 순위 하강 곡선, MMORPG 신작 현황
그렇다면 올해 출시된 국산 모바일 MMORPG의 성과는 어떠할까? 국내에서 가장 점유율이 높은 구글 플레이 매출 순위 추이를 살펴보면 시대가 완전히 저물었다. 지난 2월에 출격한 롬: 리멤버 오브 마제스티를 시작으로, 아스달 연대기: 세 개의 세력, 레이븐2, 에오스 블랙, 로드나인, 뮤 모나크2, 로한2 등 여러 MMORPG가 모바일게임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으나, 다수가 조기에 동력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우선 앞서 이야기한 게임 중 구글 게임 메출 10위 안에 들었던 타이틀은 롬: 리멤버 오브 마제스티, 아스달 연대기: 세 개의 세력, 레이븐2, 로드나인 외에는 없다. 뮤 모나크2가 11위로 아쉽게 10위 내에 들지 못했고, 로한2는 21위에 그쳤고, 에오스 블랙은 20위에 그쳤다. 모바일 MMORPG는 출시 초기에 매출 발생이 집중되고, 그 이후에는 하락곡선을 탄다는 점을 고려하면 출발점 자체가 다소 낮아진 셈이다.
더 큰 문제는 매출 순위 하강 곡선이 상당히 가파르다는 것이다. 최고 매출 순위 4위로 시작했던 아스달 연대기: 세 개의 세력은 출시 한 달 만에 20위로 밀려났고, 약 3개월이 지난 7월 30일에는 79위까지 내려간 이후 12월 18일에는 121위에 그쳤다.
이러한 상황은 다른 모바일 MMORPG도 마찬가지다. 로한2 역시 출시 두 달 만인 11월 16일에 70위로 하락했고, 이후 36위까지 다시 올랐으나 12월 18일에는 87위에 그쳤다. 최고 매출 순위 2위까지 올랐던 롬: 리멤버 오브 마제스티도 10월 23일에 4~60위대를 오르내리는 흐름을 보이고 있으며, 에오스 블랙은 10월 중순 이후 대부분 100위 밖에 머물렀다.
올해 출시된 MMORPG 중 선방한 게임은 로드나인, 레이븐2, 뮤 모나크2 정도로 압축된다. 로드나인의 경우 2~30위대를 유지 중이고, 레이븐2 역시 11월 14일에 40위로 떨어진 이후에 약 1주 뒤인 23일에 27위로 복귀하여 2~30위대를 지키고 있다. 뮤 모나크2 역시 3~40위 사이를 오르내리는 상태다. 다만 앞서 이야기한 게임 모두 매출 20위 안에 드는 경우는 상당히 드물었다.
모바일 MMORPG 약화, 게임사 실적에도 영향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MMORPG 영향력이 줄어든 부분은 이를 주력으로 삼은 국내 게임사의 실적악화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곳이 엔씨소프트와 카카오게임즈다. 우선 엔씨소프트는 올해 3분기에 영업손실 143억 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8월에 신작 ‘호연’을 출시했음에도 모바일게임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7.5% 줄었고, 리니지M 매출은 증가했으나 상대적으로 신작인 리니지W 매출은 48% 감소했다.
카카오게임즈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80.1% 감소한 57억 원에 그쳤다. 특히 모바일게임 매출이 31.3% 줄었는데, 오딘: 발할라 라이징은 건재하지만, 롬: 리멤버 오브 마제스티 등 외부 퍼블리싱 타이틀 매출이 감소한 것이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카카오게임즈 역시 신작이 기존작을 받쳐주지 못하는 문제에 빠진 셈이다.
넷마블은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영업이익 흑자전환을 달성했으나, 그 효과는 MMORPG가 아닌 액션 RPG인 나 혼자만 레벨업:어라이즈에서 비롯된 것이다. 실제로 올해 2분기와 3분기에 넷마블 매출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타이틀은 ‘나 혼자만 레벨업:어라이즈’며, 3분기 기준으로 레이븐2와 아스달 연대기: 세 개의 세력은 각각 6%, 3%에 불과했다.
서브컬처, 스팀, 콘솔에는 새로운 길이 있을까?
모바일 MMORPG가 황혼기에 접어들며 내년 출시를 예정한 국내 신작 중 이 분야가 차지하는 비중도 크게 줄었다. MMORPG 대표작은 현재 사전예약 중인 위메이드의 레전드 오브 이미르, 카카오게임즈의 프로젝트 Q, 넷마블의 RF 온라인 넥스트, 더 레드: 피의 계승자, 엔씨소프트의 아이온2 등으로 압축된다.
국내 주요 신작을 살펴볼 수 있는 지스타에서도 MMORPG는 많지 않았다. 현장에 출품된 주요 타이틀 중 MMORPG는 아키텍트: 랜드 오브 엑자일, 그라비티의 라그나로크 3, 프로젝트: 어비스로 압축된다. 그 빈자리를 채운 것은 퍼스트 버서커: 카잔과 붉은사막과 같은 PC∙콘솔 기반 RPG 신작과 몬길: 스타 다이브, 드래곤 소드 등 서브컬처 테마를 앞세운 게임이 주류를 이뤘다.
다만 서브컬처 게임은 원신, 블루 아카이브, 승리의 여신: 니케 등 기존작이 건재한 가운데 올해만해도 명조: 워더링 웨이브, 젠레스 존 제로, 소녀전선2: 망명 등 지속적으로 신작이 더해지며 시장이 빠르게 레드오션에 접어들고 있다. 스팀으로 대표되는 PC와 국내 입장에서 미개척지라 할 수 있는 콘솔 역시 신규 타이틀에 유리하지 않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실제로 밸브가 지난 19일에 공개한 ‘2024년 스팀 돌아보기’에 따르면 스팀 유저들이 올해 출시작을 플레이한 시간은 전체의 15%에 불과하다.
모바일 MMORPG를 넘어 새 영역 찾기에 나선 국내 게임사가 내년에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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