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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레이크 제온. "짭제온"의 명성을 이어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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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온. 서버와 워크스테이션을 위한 인텔 CPU의 이름입니다. 용도가 용도이다 보니 코어 시리즈나 펜티엄과는 다르게 일반 소비자들이 접해볼 기회가 많지 않고, 상당수의 제온 프로세서 모델은 몸값까지 비싼 데다 구하기 어려운 서버용 칩셋 메인보드까지 필요로 하기에, 일반 소비자들과는 남의 나라 이야기처럼 보이는 제품이기도 한데요. 참 재밌는 건 이 제온 프로세서 중에 가격 대 성능비의 대표 주자 취급을 받는 제품이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그리 옛날 이야기도 아닙니다. 제품 수가 워낙 적었던 브로드웰 아키텍처를 제외하고, 실질적으로 한 세대 전의 데스크톱 CPU 아키텍처라 할 수 있는 하스웰이나 하스웰 리프레시 시절만 해도 있었던 일이거든요. 제온 E3-1200V3 시리즈는 4코어 8스레드의 우수한 스펙을 지녔지만, 코어/스레드 수로는 동급이라 할 수 있는 코어 i7 프로세서보다 많이 저렴한데다, 일반 데스크톱 메인보드에서도 사용이 가능해 '짭제온'이란 별명까지 붙으며 높은 인기를 누렸습니다.

 

그런데 이 모든 설명이 과거형인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현 세대인 스카이레이크 기반 제온 E3 시리즈 프로세서가 기존의 '짭제온'과는 다른 모습을 여럿 보여 주였기 때문이지요. 스카이레이크 기반 CPU의 가격이 전반적으로 많이 오르면서 하스웰보다 가격 대 성능비가 떨어진다는 인상을 심어준데다가, 메인보드까지 일반 데스크톱용이 아닌 서버용 칩셋을 쓴 제품을 골라야 하기에 제온 시스템을 맞추기가 전보다 많이 까다로워진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스카이레이크 제온이 마냥 나쁜 선택만은 아닙니다. 최신 아키텍처인 스카이레이크에 신형 메모리인 DDR4 기반 시스템과 4코어 8스레드라는 호화로운 스펙을 모두 만족시키는 CPU는 그리 많지 않으며, 그중에서 가장 저렴한 프로세서가 바로 제온 E3-1230 V5거든요. 따라서 스카이레이크 제온을 지원하는 적절한 가격대의 메인보드가 나와주고, 성능이 동급의 코어 프로세서와 비슷하다면 여전히 '짭제온'의 가성비는 괜찮다고 평가할 수도 있겠습니다.

 

이 글에서는 이래저래 말이 많은 스카이레이크 '짭제온'의 가성비를 확인해 보고자 합니다. 먼저 제온 프로세서와 일반 코어 프로세서 사이에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를 알아보고, 스카이레이크 제온 시스템에서 쓸만한 메인보드는 어떤 것이 있는지를 찾아본 후, 이 시스템의 성능은 얼마나 나오는지, 발열이나 전력 사용량은 어떻게 되는지를 테스트하면 되겠지요. 혹시 가능하다면 성능을 더 올릴 다른 방법이 없는지도 찾아서 확인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제온의 정체, 제온을 위한 칩셋의 정체

 

앞서 제온은 서버와 워크스테이션을 위한 CPU라고 했습니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서버, 워크스테이션, 임베디드, 데이터센터, 비즈니스 등의 분야에 쓰이는 것이지요. 사실 서버 하나만 놓고 봐도 그 종류는 다양합니다. 소형 서버 중에는 데스크톱 PC 수준으로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게 있는 반면, 대형 서버에선 CPU를 한두 개도 아니고 몇십, 몇백 개씩 쓰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따라서 제온도 여기에 맞춰 다양한 라인업이 출시되고 있습니다.

 

이 모든 종류의 제온을 설명했다간 분량이 터무니없이 늘어나는 건 물론이고 이 글의 목적에도 맞지 않을 테니, 여기에선 제온 중에서도 E3 시리즈만 설명하겠습니다. E3 시리즈는 보급형/소형 서버를 위한 프로세서로서 그 기본 바탕을 데스크톱용 코어 시리즈 프로세서에 두고 있습니다. 물론 제온은 제온이라 안정성과 신뢰성에 맞춰 튜닝과 테스트를 하며 스펙도 다소 차이가 나지만, 코어 시리즈 프로세서 기반이라는 건 변하지 않습니다. 심지어 CPU 소켓까지도 같지요.

 

 

최신 아키텍처인 스카이레이크를 기반으로 하는 4코어 8스레드 프로세서의 스펙 비교입니다. 제조 공정, 코어와 스레드 수, L3 캐시, CPU 소켓, 메모리, PCI-E 레인 등의 수가 모두 같습니다. 대신 제온 프로세서는 안정성을 더욱 높이기 위해 클럭을 낮추면서도 TDP는 오히려 높였고, 내장 그래픽 등의 부가 요소를 배제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가격은 제온이 코어 i7-6700보다도 4만 원 정도 더 저렴하며, 코어 i7-6700K와 비교하면 그 차이는 10만 원 가까이 납니다.

 

그래서 하스웰 세대까지는 일반 데스크톱 칩셋에서도 똑같은 소켓을 쓰는 제온 E3 시리즈를 쓸 수 있었습니다. 허나 스카이레이크부터는 이야기가 달라지지요. 아무리 두 CPU의 소켓이 같아도 데스크톱용 칩셋에선 제온 프로세서를 쓰지 못하고, 꼭 전용 칩셋을 장착한 메인보드에서만 제온 프로세서를 쓸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이렇게 한 이유는 인텔만 알겠지만, 아마도 저렴한 제온 프로세서가 코어 시리즈의 판매에 영향을 줘서 그랬던 게 아닐까 추측해 봅니다.

 

 

스카이레이크 세대의 제온 프로세서를 사용하려면 C232와 C236 칩셋을 쓴 메인보드가 있어야 합니다. 서버용 칩셋이긴 하지만 제온과 RST 엔터프라이즈 기능을 지원한다는 것 외에는 데스크톱용 100 시리즈 칩셋과 스펙이 크게 다를 것도 없습니다. 제온 이외에 펜티엄이나 코어 프로세서도 장착할 수 있지요. 칩셋의 PCI-E 레인을 가지고 비교하면 C232는 B150에다가 일부 기능을 조절한 칩셋이고, C236은 Q170이나 Z170 기반의 칩셋이라고 할 수도 있겠네요.

 

현재 다나와에 등록된 C232 칩셋 메인보드의 수는 9개, C236 칩셋 메인보드는 2개로 그렇게 많진 않습니다. 허나 개중에는 15만 원 정도에 판매되는 제품도 있으니 Z170 칩셋 메인보드와 비교해서 그렇게 비싼 편도 아니지요. 물론 H110이나 B150처럼 저렴한 데스크톱 칩셋 메인보드와 비교할 수준은 아니지만, 제온을 지원하는 메인보드들이 상대적으로 고급 컨셉으로 나왔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메인보드가 터무니없이 비싸다고 할 순 없겠습니다.

 

 

선수 입장. 인텔 제온 E3-1230V5, ASRock E3V5 Performance Gaming/OC 

 

제온 E3-1200V5 시리즈는 8개에 달하는 다양한 라인업을 갖춘 제품군이며, 클럭과 스레드 수를 비롯한 여러 스펙이 조금씩 차이가 납니다. 여기에선 그 중 E3-1230V5를 골랐는데 그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이보다 하위 모델인 E3-1220V5나 E3-1225V5는 같은 4코어 4스레드인 코어 i5-6500/6600보다 클럭이 낮은데 가격은 더 비쌉니다. 대신 L3 캐시의 용량은 2MB가 더 크긴 하지만 가격 대 성능비를 극대화할만한 선택이라 보긴 어렵지요.

 

제온 E3-1230V5부터는 모두 4코어 8스레드를 갖춘 제품입니다. 허나 상위 모델의 경우 가격이 코어 i7-6700K에 육박할 정도로 비싼데 클럭은 겨우 따라가는 수준이라 이것 역시 가성비를 논할만한 제품은 아닙니다. 그래서 이번 테스트에선 4코어 8스레드를 갖춘 스카이레이크 제온 중 가장 저렴한 제온 E3-1230V5를 골랐습니다. 클럭이 3.4-3.8GHz로 낮긴 하지만 다른 주요 스펙은 상위 모델과 발을 맞추고 있으니 가격 대 성능비는 가장 우수하다 평가할 수 있겠지요.

 

 

 

 

박스 표면에 제온이라 써진 것을 제외하면 전체적인 분위기는 코어 프로세서와 비슷합니다. 박스 크기도 같지요.

 

 

CPU와 정품 쿨러입니다. 이렇게 보면 코어 시리즈 프로세서와의 차이점을 찾아볼 수가 없는데요.

 

 

인텔 제온 E3-1230V5입니다. 이 CPU의 S-Spec은 두 종류가 있는데 이 제품은 2015년 10월 26일부터 나온 SR2LE에 해당됩니다. 기존의 SR2CN과 차이점이라면 코드와 데이터의 안정성을 높여주는 SGX(Software Guard Extensions) 명령어가 추가됐다는 것입니다.

 

사용하는 소켓은 LGA 1151. 스카이레이크 코어 프로세서와 같습니다. 뒷면에 붙어 있는 부품의 배열도 코어 프로세서와 비교해서 크게 다르지 않네요. 

 

 

정품 쿨러 역시 코어 프로세서에 번들 되는 제품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기본 클럭이 그리 높지 않으니 오버클럭을 하지 않는다면 정품 쿨러만으로도 쿨링에는 별 지장이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알루미늄 방열판 중앙에는 구리심이 박혀 있으며 써멀 그리스가 도포돼 있으니 따로 도포할 필요는 없습니다. 고정은 푸쉬 핀 방식을 사용해, CPU 소켓에 맞춰 꽂기만 하면 됩니다. 분리할 때는 4개 핀의 손잡이를 돌려주면 빠지지요.

 

 

쿨링팬은 델타의 12V 0.6A 팬을 사용했네요. 메인보드와는 4핀 케이블로 연결됩니다. CPU의 부하와 온도에 따라 자동으로 쿨링팬의 회전 속도를 조절합니다.

 

크기와 두께 모두 CPU 쿨러 중에선 매우 작은 편이라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미니 ITX처럼 내부 공간이 좁은 폼펙터에서도 사용하기에 문제가 없을 것입니다.

 

다음은 메인보드입니다. C232와 C236 칩셋을 쓴 메인보드는 크게 두 종류로 나눌 수 있는데요. 하나는 제온의 본분에 맞춰 워크스테이션이나 서버용으로 사용하는 걸 염두에 두고 나온 모델입니다. 이런 보드는 안정성을 중시하고 구형 인터페이스를 쓰는 제품을 연결할 수 있도록 디자인한 경우가 많지요. 다른 하나는 일반 사용자들을 위한 제품입니다. 이쪽에 해당되는 메인보드는 전반적으로 게이밍 컨셉에 맞춰 출시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요.

 

 

그 중에서 아직 국내에 정식 출시도 안 된 ASRock E3V5 Performance Gaming/OC 디앤디컴을 고른 이유는 딱 하나입니다. 아직까진 CPU 오버클럭 기능을 지원한다고 내세우는 제온 지원 메인보드가 이것뿐이기 때문입니다. 제온은 클럭 외에 다른 스펙은 코어 시리즈 프로세서와 발을 맞출 수 있으니, 클럭만 높여준다면 가격 대 성능비를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가성비를 논하기 위해선 이 메인보드가 얼마에 출시되는지를 두고 봐야 하겠지만요.

 

 

ASRock E3V5 Performance Gaming/OC 디앤디컴은 애즈락의 게이밍 제품군인 Fatal1ty에 속한 제품으로 전체적인 디자인부터 방열판이나 오디오 등, 게이밍 컨셉에 맞춘 다양한 기능을 갖춘 메인보드입니다. 겉모습만 본다면 제온 프로세서를 위한 C232 칩셋이 들어간 제품같지가 않지요. 주요 스펙으론 ATX 폼펙터, 크로스파이어 X를 구성할 수 있는 2개의 그래픽카드 슬롯, 6개의 SATA 6Gbps 포트와 4개의 USB 3.0, 7.1채널 사운드와 기가비트 랜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제온 E3-1200V5 외에도 일부 6세대 데스크톱 프로세서를 장착할 수 있는 LGA 1151 소켓입니다. 하지만 제온이 아닌 다른 프로세서를 쓰기 위해서라면 굳이 C232 칩셋을 쓴 이 메인보드를 구입할 필요는 없겠지요. 또 CPU 오버클럭을 지원하는 제품답게 CPU 전원부는 고급형 부품을 사용한 10 페이즈로 구성됐으며, 여기에 온도를 낮추고 보다 안정적으로 동작하도록 알루미늄 방열판도 부착했습니다.

 

 

이 메인보드에서 가장 중요한 부품이라고도 할 수 있는 C232 칩셋입니다. 이거 하나로 제온의 사용 여부가 갈리지요.

 

 

테스트: 3.4GHz, 3.8GHz, 4.08GHz, 4.42GHz

 

 

테스트 환경은 제온 E3-1230V5와 ASRock E3V5 Performance Gaming/OC 디앤디컴 메인보드 외에 삼성 DDR4-2133MHz 8GB x2, 지포스 GTX 970, 지포스 361.91 드라이버, 샌디스크 X110 SSD, 윈도우 10를 사용했습니다.

 

 

또 ASRock E3V5 Performance Gaming/OC 디앤디컴 메인보드의 가장 큰 특징인 오버클럭이 가능하다는 점을 빼놓을 수 없겠지요. 여기에선 가격 대 성능비를 극대화하는 것이 목적인 만큼, 우선은 정품 쿨러를 사용해서 오버클럭을 시도했습니다.

 

 

 

기본 클럭인 3.4GHz입니다. 테스트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절전 기능이나 터보 부스트 등은 꺼놓고 테스트했습니다.

 

 

 

400MHz 더 높여 3.8GHz를 만들었다면 크게 무리한 오버클럭이라고 할 순 없겠지요. 전압을 이보다 더 낮춰도 3.8GHz는 문제없이 달성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정품 쿨러로 오버클럭했을 때엔 4081MHz가 한계였습니다. 4250MHz에서 부팅은 가능했으나 테스트 도중 시스템이 멈추었기에 실제 사용은 불가능하다고 판단, 테스트에선 제외했습니다. 물론 오버클럭은 CPU의 뽑기나 메모리의 조합에 따라서 결과가 달라질 수 있으니 숫자는 참고만 하시기 바랍니다.

 

 

 

CPU를 더 높게 오버클럭하기 위한 가장 직관적인 방법이라면 역시 CPU 쿨링을 보강하는 것이겠지요. 대형 공냉 쿨러인 NH-D14에 140mm 쿨링팬을 조합해서 100% 회전하도록 설정하자 4420MHz까지 오버클럭이 가능했습니다. 또 전압도 대폭 높여 1.408V로 올렸습니다. 이제 각 클럭별로 성능은 어떻게 나왔는지 보실까요.

 

 

산드라 2015의 연산 성능 테스트입니다. 의아하게도 앞의 두 정수 테스트는 기본 클럭인 3.4GHz에서 가장 높은 성능이 나오네요. 오버클럭한 후엔 성능이 떨어졌다가 클럭이 오를수록 높아지긴 하지만 최고 클럭인 4.42GHz도 정격 클럭보다 성능이 못합니다. 뒤쪽의 부동소수점 테스트는 클럭 순대로 성능이 높아지니 상식적인 결과이긴 하지만 앞의 테스트와는 또 다른 결과지요.

 

 

 

산드라 2015의 멀티미디어 테스트입니다. 여기에서도 대부분의 테스트가 정격 클럭일 때 가장 높은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것이 벤치마크 프로그램 자체의 문제인지 아니면 CPU의 설정이 관련된 문제인지는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산드라처럼 순수한 연산 성능을 측정하는 프로그램이 아니라, 실제 사용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벤치마크 프로그램에서는 어떠한 결과가 나오느냐는 점이지요.

 

 

 

7 Zip의 압축 벤치마크, CPU-Z의 내장 벤치마크, 프리츠 체스 벤치마크의 결과입니다. 모두 CPU의 연산 성능과 캐시/메모리의 대역폭에 영향을 받는 테스트들인데요. 여기에선 한결같이 클럭이 높아질수록 성능 역시 따라 향상되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곳의 3개 테스트 역시 CPU의 연산 성능을 측정하는 것이지만, 여기의 결과 값은 연산에 걸린 시간을 측정하는 것이기에 숫자가 낮을수록 성능이 높습니다. 프라임과 POV-RAY 테스트에서도 클럭이 높을수록 전반적으로 높은 성능을 기록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보면 일단 제온 E3-1230V5의 오버클럭이 분명 상당한 성능 향상 효과를 가져왔음을 알 수 있는데요.

 

 

제온 E3-1230V5 프로세서는 싱글스레드 성능도 성능이지만 4코어 8스레드라는 스펙이 매력적인 제품입니다. 따라서 멀티스레드 성능에 더욱 큰 관심을 갖지 않을 수가 없는데요. 여기에선 멀티스레드 성능을 측정하기 위해 X.264 1080p 동영상 인코딩과 시네벤치를 실행했습니다. 기본 클럭에서도 딱히 나쁜 성능은 아니나 클럭을 높일수록 효과가 매우 크네요. 클럭이 1GHz가 차이나는 3.4GHz와 4.42GHz는 마치 다른 CPU를 보는 듯한 결과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X.264 동영상 인코딩 벤치마크를 실행했을 때의 CPU 점유율입니다. 어떤 클럭으로 테스트하건 간에 8개의 스레드 모두에서 100%에 가까운 사용률이 나왔기에 스크린샷은 한 장만 첨부했습니다. 물론 동영상 인코딩은 옵션에 따라 CPU 점유율이나 결과가 천차만별이겠으나, 대용량 동영상을 자주 인코딩할 일이 있다면 제온 E3-1230V5 같은 8스레드 프로세서를 오버클럭해 사용하는 것도 꽤나 매력적인 대안이 될 수 있으리라 봅니다.

 

 

다음은 PC마크 8의 홈 테스트와 3D마크 파이어 스트라이크의 각 프리셋별 피직스 스코어입니다. 여기에서도 클럭이 오름에 따라 점수 또한 차곡차곡 향상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3D마크는 테스트 자체가 동일하다보니 프리셋을 올려도 피직스 스코어 자체는 크게 변하지 않았습니다.

 

 

게임에서 CPU의 성능 차이를 확인할 때는 보통 게임 해상도를 최저로 낮춰놓고 테스트하곤 합니다. 그래야 격차가 눈에 보일 정도로 벌어지거든요. 하지만 그 경우 실제 게임 플레이 상황과 연관이 높은 테스트라고 보긴 어려울 것입니다. 스카이레이크 세대의 최신 제온 프로세서를 가지고 게임을 한다면 풀 HD 정도의 해상도는 쓴다고 보는 게 자연스럽겠지요.

 

그래서 여기에선 2560x1440 해상도에 모든 게임의 옵션을 최고 등급으로 올려두고 테스트했습니다. 이 경우 게임 프레임에는 CPU보단 그래픽카드가 더 큰 영향을 미치기에, 게임 테스트 결과 오차 범위 안에 들어가는 비슷한 프레임이 나왔습니다. 물론 이걸 가지고 CPU 클럭 변화가 성능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할 순 없겠지요. 클럭이 높아지면서 어떤 결과가 나왔는지는 위의 다른 테스트에서 이미 충분히 보셨을 테니까요.

 

 

오버클럭에서 간과할 수 없는 것이 온도와 전력 사용량입니다. 정품 쿨러를 써서 오버클럭했을 땐 89도까지 올라갔는데 이 정도 온도면 CPU를 장시간 안정적으로 운용할만한 온도라 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제온 E3-1230V5를 가지고 오버클럭을 하실 예정이라면 정품 쿨러가 아닌 고성능 CPU 쿨러를 사용하길 권장합니다. 이 테스트만 보더라도 녹투아 NH-D14를 쓰자 클럭을 4.42GHz까지 높일 수 있었던 건 물론이고 온도도 79도로 떨어졌음을 알 수 있습니다.

 

전력 사용량은 클럭에 따라 정직하게 상승합니다. 3.4GHz와 4.42GHz는 전력 사용량이 60W 정도 차이가 나는데, 이는 제온 E3-1230V5가 아이들 시 사용하는 수준과 맞먹습니다. 결코 적은 양이 아니지요. 다만, 1GHz가 오버클럭됐고, 이 경우 상당한 성능 향상을 가져온다는 점은 앞에서 확인했으니 사용 용도에 따라서 감수할 만한 수준이라 할 수도 있겠습니다.

 

 

결론: 관건은 CPU가 아닌 메인보드

 

 

제온 E3-1230V5는 기본 클럭이 3.4GHz로 스카이레이크 기반의 코어 시리즈 프로세서보다 낮고, 제온을 위한 특수한 칩셋을 장착한 메인보드를 써야 하지만, 인텔의 최신 4코어 8스레드 시스템을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구축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습니다. 따라서 정격 클럭의 제온 E3-1230V5는 싱글 스레드보다는 멀티 스레드 성능이 더욱 중요할 때 요긴한 제품이라고 평가할 수 있겠습니다.

 

또 기본 클럭이 낮다는 건 그만큼 오버클럭할 수 있는 여지가 많다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이번 테스트에서도 고급형 공냉 쿨러를 장착해 1GHz를 더 오버클럭하는 데 성공했는데요. 이렇게 오버클럭된 제온 E3-1230V5의 성능은 고클럭 스카이레이크 코어 i7 프로세서와 비교하기에 충분한 수준이었습니다. 멀티 스레드 성능은 물론이고 싱글 스레드 성능에서도 결코 뒤지지 않는 제품이 된 셈이지요.

 

관건은 메인보드입니다. 만약 내장 그래픽이 필요 없고 오버클럭을 안 하며 인텔의 4코어 8스레드 프로세서를 저렴하게 쓰는 것이 목적이라면? C232 칩셋을 쓴 저렴한 메인보드가 15만 원 쯤 되니 제온 E3-1230V5와 합하면 50만 원 정도 되지요. 제온 E3-1230V5와 클럭이 비슷하고 스레드 수는 같은 코어 i7-6700이 40만 원 정도 되는데 여기에 메인보드를 더하면 조합에 따라 50만 원이나 그 이상도 나올 것입니다. 따라서 이 경우 제온 시스템의 가격 대 성능비는 나쁘지 않은 편입니다.

 

오버클럭를 염두에 둔다면 판단이 까다롭습니다. 아직까진 스카이레이크 제온을 오버클럭할 수 있는 메인보드가 이 테스트에 쓴 ASRock E3V5 Performance Gaming/OC 디앤디컴 밖에 없거든요. 만약 이게 저렴하게 나와준다면 제온 E3-1230V5의 오버클럭이 가격 대 성능비를 극대화하는 선택이 되겠으나 아직은 가격을 알 수 없습니다. 냉정하게 판단해 보면 게이밍 제품군에 속하는 메인보드가 보급형과 비교할 정도로 저렴하게 나오리라 생각되진 않습니다.

 

결론은? 제온 E3-1230V5의 가격 대 성능비는 프로세서 그 자체보다는 이를 뒷받침할만한 메인보드가 과연 어떤 것이 나오느냐에 달려 있다고 봐도 무방할 것입니다. 지금 스카이레이크 제온을 지원하는 메인보드의 수가 많지 않으니 이는 더욱 두드러지는 증상이기도 합니다. 허나 다른 메인보드 회사에서 제온 오버클럭이 가능한 메인보드를 내놓으리라고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당장 애즈락조차도 일반 데스크탑용 메인보드에서 스카이레이크 Non-K 오버클럭 기능을 뺀 상황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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