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라온라인 종족 `반요` 플레이 영상 (영상 제공: NSE엔터테인먼트)
신생 개발사인 NSE 엔터테인먼트(이하 NSE)가 단 2년 간의 개발 기간으로 탄생
시킨 `수라온라인`의 글로벌 판권을 중국 최대 게임 업체인 텐센트가 가져갔다.
지난해 게임메카에서 NSE의 `수라온라인` 영상이 최초로 소개되고 조회수가 8만회에 달했다. 당시 영상을 본 게이머들의 반응은 직접 해보기 전 까진 섣불리 판단할 수 없다와 보는 것 만으로도 기대된다는 분위기가 주류였다. 그 와중에 고저스를 외치는 목소리가 심심찮게 나왔다.
그리고 한동안 잠잠했던 `수라온라인`이 올해 3월, 중국 최대 게임 업체인 텐센트의 신작 발표회에 모습을 드러냈다. 텐센트 게임즈가 처음으로 글로벌 판권을 획득한 게임으로 말이다. 당시 텐센트 게임즈의스티븐 마 부사장은 첫 글로벌 판권 게임으로 수라온라인을 결정한 배경을 두고 “수라 온라인은 장르를 비롯해 게임성 역시 글로벌적인 넓은 타겟층을 확보하기 용이했기 때문이다” 며 “NSE엔터테인먼트의 오픈 마인드가 글로벌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이끄는데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기대 됐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단지 저 이유 때문이었을까? 대륙의 가장 큰 회사와 손 잡게 된 진짜 이유(?)를 지난 23일 NSE 엄용준 대표로부터 직접 들어봤다.
수라온라인 계약은 개발초기 ‘프로토 타입’ 때 이미 체결
지난 텐센트 신작 발표회에서 마주한 적이 있던 터라 엄 대표와의 만남은 낯설지 않았다. 반갑게 맞이해 주는 엄 대표는 `수라온라인`의 차이나조이 출품 건으로 출장 준비를 하고 있었다. ‘날도 덥고 각자 할 일이 있으니 용건만 간단히 하고 끝내야겠군’ 이라는 생각은 엄 대표와의 인터뷰가 진행하면서 서서히 잊혀졌다.
NSE는 2009년 설립 됐다. 당시 회사를 차리긴 했는데 어떤 게임을 개발할지 고민이 많았다고 한다.
“개발에 착수하면서 아예 중국 시장을 겨냥했어요. 그러다 보니 동양 판타지 쪽으로 방향을 잡았는데 뭐가 동양 판타지인지 엄두가 안 나더군요. 당시 개발 PD와 기획팀장을 대동해 술을 마시면서 중국 타겟이 뭘까? 동양 판타지는 뭘까? 등을 고민했죠”
칼은 뽑았는데 어떻게 썰어야 할지 몰랐다는 것이다. 중국산 무를 썰기로 결정은 했는데 어떻게 썰어야 하나?가 문제였다. 판타지라면 보통 서양 판타지를 떠올리기 십상이다. 대다수의 게임들이 이 판타지 세계관을 기반으로 파생되고 있기에 동양 판타지는 감이 잡히지를 않았다. 더군다나 서양 판타지의 경우 정론화 되어 있어 각종 자료나 참고 문헌 등 기초 공사의 재료로 쓸 수 있는 자원들이 많았지만 동양 판타지는 정리된 자료 조차 희귀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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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수라온라인`은 역발상에서 시작 됐다.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프로토 타입을 만들어 중국 퍼블리셔에 보여주고 피드백을 받아 완성도를 높여 현지화 버전으로 가자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결론은 결과적으로 성공했다. 비록 프로토 타입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여러 퍼블리셔가 관심을 보였고 그 중 텐센트가 흥미를 갖고 나섰던 것이다. |
개발 중인 게임의 프로토 타입 단계에서 서비스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는 이례적인 경우다. 하물며 유명 또는 대형 개발사가 아닌 낮은 인지도의 신생 개발사가 대형 퍼블리셔와 손 잡는 경우는 손에 꼽히는 정도. |
운이 좋았던 것일까? 엄 대표의 얘기를 들어보니 단순히 운만 작용한 것은 아니다. 텐센트가 손을 내민 데 결정적인 요소로 작용한 것은 다름 아닌 게임의 기획에 있었다.
“텐센트가 특별히 관심을 보인 것이 두 가지가 있는데 전투 시스템과 도원 시스템이었어요. 거기에 유독 기대를 많이 하고 있더라고요”
거대 퍼블리셔를 유혹한 도원 시스템은 `수라온라인`만의 특징 중 하나다. ‘도원’은 독립된 자신만의 공간을 꾸밈과 동시에 발전 시켜 나갈 수 커뮤니티 시스템으로 일반 온라인게임에서의 길드, 파티, 친구, PVP등이 가능한 복합적인 기능이 내재되어 있다. 유저 간에 서로 공격과 방어가 가능한 일종의 개인 요새로 오프라인 상태에서도 활성화 되어 온라인 상태의 유저에게 공격을 받을 수도 있는데 이 때 같은 길드원이나 친구들이 보호해주거나 도와주는 상황이 발생되며 커뮤니티가 형성되게끔 설계 됐다.
텐센트가 `수라온라인`에 손을 내민 데 게임의 특징이 한 몫 했다면 NSE가 텐센트의 손을 잡는 데는 대형 퍼블리셔라는 것 외에 또 다른 이유가 있었다. 중국을 진출하고자 하는 국내 개발사라면 현지의 유명 퍼블리셔와 손 잡는 데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엄 대표에게 있어 마음에 쏙 들었던 부분이 텐센트에 있었다. 다름 아닌 현지 피드백을 통한 완성도 구축을 위한 시스템이었다.
“기자님이 얘기 했듯이 텐센트는 거대 퍼블리셔입니다. 어떤 업체든 중국 진출에 있어 함께 하고 싶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저희도 계약하는데 그 점이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긴 했지만 다른 요소도 한 몫 했어요. 유저 심리 분석가를 별도로 둔 피드백 시스템이 체계적으로 구축되어 있었던 것이죠”
유저 심리 분석가는 게이머들의 성향과 패턴, 심리적인 요인을 분석해 니즈를 파악하고 그에 걸맞는 콘텐츠를 개발 방향에 반영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는 피드백 시스템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다. 엄 대표는 이러한 텐센트의 피드백 시스템이 `수라온라인`의 완성도를 높이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이미 텐센트가 현지 게이머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테스트를 진행하며 피드백을 NSE에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다. 엄 대표는 현지 테스터의 반응이 괜찮았다고 만족해 했다. 또 텐센트를 통해 이번 차이나조이에 출품되는 `수라온라인`은 PVP 대회를 열어 유저 간 전투의 반응도 살펴볼 참이라고 말했다. 그는 `수라온라인`이 겉보기와 달리 플레이 하는데 어렵지 않아 유저들이 쉽게 적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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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먼저 런칭을 하지만 완성도를 갖춰 빠르게 한국도 서비스 할 계획이라는 엄
대표
중국은 테스트 베드, 한국은 완성도 높여 서비스
생각보다 별 탈 없이 개발과 서비스 준비가 진행 되어가고 있는 `수라온라인`이지만 엄 대표는 한가지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다고 조심스레 털어 놓았다.
“텐센트 신작 발표회에서 수라온라인이 중국에서 먼저 런칭 할 것이라고 공개 되고서 국내 유저들로부터 비난 여론이 있었어요. 애초에 중국을 타겟으로 삼고 시작하긴 했지만 국내 서비스를 아예 하지 않는 것은 아닌데 못 마땅해 하시는 분들이 계시더라고요”
“솔직하게 말씀 드리자면 중국에서 먼저 서비스를 한다고 해도 국내 서비스 시기와 크게 차이가 나지는 않을 거에요. 우선 중국 런칭을 기반으로 완성도를 높여서 국내 유저 입맛에 맞춰 내놓을 계획이거든요. 아무래도 국내 유저의 눈높이에 맞춰 게임을 선보이려면 일정 수준을 넘어서야 하지 않나 싶어요”
▲ 수라온라인 `신수` 종족 플레이 스크린샷(사진제공: NSE엔터테인먼트)
내년 상반기 중국에서 비공개 테스트를 목표로 수라온라인은 한창 개발에 몰두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개발사가 만든 게임이지만 애초에 시작 의도가 중국을 타겟으로 했기에 국내보다는 한 발 앞서 서비스를 할 계획인 것이다. 일부 유저들이 국내 MO 시장은 가망이 없어 처음부터 중국 서비스만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냐는 곱지 않은 눈초리를 보내는 것이 마음 한 켠에 걸린다고 했다.
사실 그의 전반적인 개발 서비스 구상은 `수라온라인`의 시작처럼 다르게 접근 하는 것이다. 간혹 일부 완성도가 미흡한 정식 서비스 게임을 두고 우스개 소리로 국내 유저를 테스트 삼고 해외에는 정상적인 서비스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말이 있다. 엄 대표의 의중은 그런 우스개 소리가 나오지 않도록 해보자는 것이다. 테스트를 해외에서 진행해 각종 피드백을 받고 국내에는 완성도를 높여 서비스를 하겠다는 요량이다.
인터뷰를 마무리 하며 개발자들에게 한마디 해달라는 기자의 요청에 자신의 구상을 실현하기 위해 지금까지 함께 일 해온 소중한 소수정예(엄 대표는 개발자들을 이렇게 불렀다)에게 마지막까지 함께 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한 때 LOL에 빠져 결재도 빨리 못해주고, 블소 오픈 되고 37레벨까지 키우느라 개발자들에게 신경 쓰지 못했는데 쑥스럽네요. 수라온라인 개발자들이 지금까지 되게 오랫동안 함께 해온 가족 같은 사람들이에요. 계속 함께 하길 바랍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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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 게임은 대부분 플레이를 해 본다는 엄 대표
간 김에 살펴본 수라온라인 ‘어? 영상으로 봤을 때랑 다른 느낌인데?’
예상보다 일찍 도착하는 바람에 엄 대표와의 인터뷰 약속 시간이 30분 정도 여유가 있었다. 마침 내부 관계자의 권유(?)로 수라온라인의 최신 모습을 볼 기회가 생겨 얼마나 변했을까?라는 호기심과 함께 개발실 깊숙이 침투했다.
개발자 모두는 작업하는데 여념이 없어 낯선이의 방문도 눈치채지 못하는 것 같아 조심스레 한 켠에서 테스트 중인 장면을 응시했다. 최신 버전의 `수라온라인`은 영상에서 봤던 그것과는 사뭇 달랐다. ‘이게 내가 봤던 수라온라인이 맞나?’ 싶을 정도로 분위기가 확 달라진 느낌이라고나 할까.
무의식적으로 알쏭달쏭한 표정을 짓는 기자를 힐끔 보더니 공개된 영상의 어두운 배경과는 달리 밝은 배경을 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관계자는 설명했다. 게임 속 배경에 따라 게이머가 받아 들이는 느낌이 확연히 차이가 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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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라온라인의 종족 중 하나인 `선인` (사진 제공: NSE엔터테인먼트)
그리고 한가지 흥미로운 부분이 있었다. 논타겟팅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아니 반만 맞다 고 해야 하나? 이유인 즉 슨 제 아무리 개발자라고 하더라도 너무도 자연스럽게 컨트롤을 하는 시쳇말로 그 흔한 ‘삑사리’ 한번 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자세히 보니 타겟 + 오토 타겟으로 캐릭터의 공격 방향을 컨트롤 하고 공격이나 스킬을 사용하면 해당 방향의 범위 내에 있는 몹에게 자동으로 타격되는 방식처럼 보였다. 일반 논타겟에 데빌 메이 크라이의 락온 기능이 접목된 것 같은 느낌이랄까?
이는 조작 난이도를 낮추면서 타격감을 한껏 끌어올릴 수 있는 요소로 작용되는 듯 싶었다. 물론 정교한 조작을 원하는 게이머에게는 아쉬운 부분으로 남지만 적절한 타격음과 캐릭터의 모션도 한층 부드러워져 액션 MO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박진감과 속도감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직접 본 `수라온라인`의 모습은 한층 더 업그레이드 된 느낌이라는 표현이 맞겠다.
▲ 수라온라인 `선인`의 스킬 발동 장면(사진제공: NSE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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