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인크래프트’는 여러 분야에서 러브콜을 받는 게임입니다. 게임 자체도 5,000만 장이 넘는 판매고를 기록했으며, PC는 물론 스마트폰, 콘솔 등 다양한 기기로 제작되기까지 했죠. 그 성과를 눈여겨본 MS가 '마인크래프트' 제작자 '모장'을 한화로 2조 5,000만 원이 넘는 돈에 인수했을 정도로 '대박'친 인디게임으로 평가됩니다.
이렇게 인기가 많다보니 '마인크래프트'는 게임을 넘어 다른 분야까지 진출했습니다. 특히 해외에서는 학교에서 쓰는 '교육용 게임'으로까지 만들어졌죠. 여러 맵을 돌아다니며 모은 재료로 자유롭게 원하는 것을 만든다는 독특한 게임성이 아이들의 창의력을 자극할 법 합니다. 또한 최근에는 영국 시장이 '마인크래프트'로 시의 게임 지원 정책을 발표해 화제가 되기도 했죠.
이렇듯 '마인크래프트'는 게임 자체는 물론 여러 분야에 이름을 내며 유명세를 높여왔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가상현실'에까지 손을 뻗었죠.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고 있는 GDC 2016를 통해 공개된 '마인크래프트 VR'이 그 주인공입니다. 현장에서 열린 비공개 간담회를 통해 '마인크래프트 VR'을 직접 즐겨볼 수 있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핫한 게임 '마인크래프트'와 떠오르는 신 기술 'VR', 그 조합이 과연 어떻게 완성됐을지 궁금한 마음에 직접 찾아가 즐겨보았답니다. 이번에 공개된 '마인크래프트 VR'은 삼성 모바일 VR 기기 '기어 VR'에, 조작은 Xbox One 컨트롤러를 지원하는데요. 20분 간 진행된 시연을 통해 게임의 핵심 재미라 할 수 있는 재료 수집과 제작을 체험해볼 수 있었습니다.
▲ '마인크래프트' VR 시연 현장
▲ 이것이 시연 기기들
편의를 위한 두 가지 모드, 리빙룸과 인게임
원작과 가장 다른 부분은 'VR' 전용 모드가 있다는 것입니다. 리빙룸과 인게임이 그 주인공이죠. 먼저 '리빙룸 모드'는 '기어 VR'을 머리에 장착하고 앉으면 거실 같이 넓은 공간이 보입니다. 그리고 눈앞에 커다란 스크린이 생기죠. 그리고 그 스크린에 게임 화면이 보입니다. 말 그대로 '거실에서 넓은 화면으로 게임을 즐기는 듯한' 느낌을 살린 거죠.
'리빙룸 모드' 플레이어는 소파에 앉아 3인칭 시점에서 ‘마인크래프트’를 즐기는 상태가 됩니다. 게임 안에 들어가서, 그 게임을 하는 사람을 '간접체험'하는 묘한 느낌이 듭니다. 여기에 스크린 안에 보이는 게임은 물론 쇼파나 액자, 책장 등 가구도 블록을 연상시키는 ‘마인크래프트’ 특유의 3D 픽셀 아트로 표현되어 있죠. 게임에 들어가는 과정에 '가상현실'이 들어갈 뿐 실제 플레이는 PC나 콘솔로 ‘마인크래프트’를 하는 것과 크게 다를 바 없습니다.
이어서 '인게임 모드'는 플레이어가 캐릭터가 되어 ‘마인크래프트’ 세계로 들어가는 겁니다. '리빙룸 모드'에서 '인게임 모드'로 전환하면 모니터 안으로 들어가는 연출과 함께 사방에 ‘마인크래프트’ 세계가 펼쳐지죠. 두 가지 모드는 기어VR 헤드셋을 착용했을 때, 정수리 부분에 있는 터치패널을 누르면 전환됩니다. 즉, 유저가 직접 주인공이 된 듯한 '본격 VR'은 '인게임 모드'부터 시작된다고 봐도 무방하죠.
그렇다면 굳이 두 가지 버전을 나눠둔 이유는 무엇일까요? 여기에는 플레이어가 좀 더 오래 게임을 즐기도록 배려한 개발진의 의도가 숨어 있다고 봅니다. 사용자가 가상세계에 들어간 듯한 느낌을 주는 VR은 처음에는 몰입감이 엄청나지만 오래 하면 쉽게 피로해진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여기에 오래 하면 멀미를 호소하는 사람도 많죠. 그런데 '마인크래프트'는 원하는 재료를 수집하거나, 정교한 작품을 만들 때 꽤 오랜 시간이 필요한 게임입니다.
그래서 '게임 속에 들어가는' 인게임 모드와 '마인크래프트'처럼 꾸며진 공간에서 가만히 앉아 게임을 즐기는 '리빙룸 모드'를 같이 넣어서 유저가 피로도에 따라 두 모드를 번갈아가며 즐기도록 배려한 것으로 보입니다. '인게임 모드'로 즐기다가 피로해지면 비교적 편안한 '리빙룸 모드'로 전환하는 식이죠. 긴 시간이 필요한 '마인크래프트'를 VR로 편하게 할 수 있도록 돕는 나름의 '방법'이라 말할 수 있겠네요.
▲ 실제로도 거실처럼 꾸며진 공간에서 시연이 진행됐다
편리하지만 VR로 해야 할 이유는 ‘아직’ 없다
‘마인크래프트’ VR은 앞서 말했듯 전세계적으로 흥행을 거둔 '유명 게임'입니다. 한국에도 '마인크래프트'를 전문으로 방송하는 BJ가 있을 정도니까요. 게다가 ‘탐험’과 ‘제작’이 핵심이다 보니 ‘간접체험'이 먹힌다고 평가되는 VR에 걸맞은 IP로 보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유저 피로도를 덜어줄 수 있는 '리빙룸 모드'를 추가한 것도 괜찮은 시도였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딱 그 정도 수준이라는 것이 가장 큰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아직 개발 중이지만 이번에 공개된 버전은 '마인크래프트'를 그대로 VR에 옮겨놓는 이상을 넘어서지 못했습니다. 지난 E3 2015 현장에서는 '마인크래프트' 자체를 현실에 불러와서 손으로 블록을 만지며 즐기는 '홀로렌즈' 시연이 공개되어 모두의 시선을 끌었는데요. 이번에 공개된 '마인크래프트 VR'은 '가상현실'에서만 할 수 있는 특이한 콘텐츠가 없었습니다.
여기에 기본적으로 '마인크래프트'가 1인칭 시점이라 '내 눈으로 세계를 본다'라는 느낌은 VR이 아닌 기존 버전에서도 충분히 얻을 수 있는 경험이죠. VR을 접목해 색다른 세계를 그려놓은 것이 아니라 '마인크래프트' 화면을 크게 보는 것 이상의 느낌을 받기 어렵습니다. 여기에 UI나 그래픽도 기존과 똑같기 때문에 '왜 굳이 VR로 해야 되나'라는 부분을 채우기는 부족하죠. 다시 말해, VR에 최적화된 즐길거리나 전용 콘텐츠가 없다는 것이 큰 공백으로 남았죠.
현장에서 공개된 시연 버전은 최적화도 덜 된 상태입니다. 체험 중 그래픽이 깨져 원래대로라면 초록색으로 덮여 있어야 할 땅이 까만색, 빨간색으로 나와서 당황스럽기까지 합니다. 여기에 컨트롤러를 사용해 시야를 돌리면 화면이 뚝뚝 끊겨서 직접 고개를 돌리는 게 낫습니다. VR 버전에 최적화된 조작 방식이 들어가면 더 편안하게 플레이할 수 있을 텐데, 아쉬운 부분입니다.
다만 이번에 공개된 것은 외부에 처음으로 선보인 데모입니다. 따라서 대략적인 방향성을 보여준 수준에 그친 버전이죠. 점점 프로젝트를 추진해 나가며 VR만의 매력을 살리는 요소를 추가하리라는 기대를 해 봅니다.
▲ 그냥 이 그래픽 그대로 가상 공간이 구현된다 (사진출처: 모장 공식 사이트)
▲ '마인크래프트' VR 시연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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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막내 위치를 벗어난 풋풋한 기자. 육성 시뮬레이션과 생활 콘텐츠를 좋아하는 지극히 여성적인 게이머라고 주장하는데, 이상하게 아무도 납득하지 않는 것 같음.glassdrop@gamemec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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